어느날 저녁, 한 장교가 자신의 부하들을 모아놓고 농담을 했다. 병사들은 농담을 듣고 모두 웃었는데 유독 한명의 병사는 무뚝뚝하게 있는 것이었다. 장교는 정치위원을 불러서 가만히 있는 병사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건지 물어보라고 했다.
정치위원이 병사에게 물었다.
“동무, 혹시 집에서 무슨 나쁜 소식이라도 들었소?”
그 병사는 아니라고 대답했다. 자신의 전우들은 모두 무사하고 또 자기 자신도 별 다른 문제가 없다는 것 이었다. 정치위원이 다시 물었다.
“아니? 그런데 왜 웃지 않은거요?”
그 병사가 대답했다.
“저는 다른 연대 소속입니다. 저 분은 제 연대장이 아닙니다.” (웃는 것도 장교의 명령에 따라야 할 정도로 장교의 권위가 높았다는 이야기)
Catherine Merridale, Ivan’s War : Life and Death in the Red Army 1939-1945, Metropolitan Books, 2006, p.199
이 이야기가 웃기십니까?
이야~ 붉은 군대는 명령에 웃고 명령에 인상쓰는 아주 기강이 잘 잡힌 군대였군요.
답글삭제그런 기강을 뭘로 잡았을지 상상만 해도 눈가가 촉촉해집니다....
답글삭제무슨 한국군 이병들이 일병 상병들 앞에서 굳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군요. -_-;;;
답글삭제그나마 연대장님은 연배가 높아서 다행이죠.
답글삭제저희 과 모선배분의 경우 상병시절 얄짤없이 새로 들어온 이병 3명을 마구 굴려놓은 다음 사회에서 다시 만났더니 학벌,직업,연령 모두 자신을 크게 앞지르더라.. 라는 안습한 상황이 있었더랍니다.
(여담이지만 소련군이 군기가 없어서 엄청난 사상자를 냈다는 모 주장은 역시 좀 OTL하군요.)
웃기기보다는 무섭군요--;;
답글삭제해외에서 오래간만에 조국의 소식을 들었을 떄 같은 친근함이 몰려옵니다 ( '')
답글삭제제 배에 있었을때 '함장님께 편지쓰기' 라는 것을 몇 했습니다...
답글삭제그다음날 함장님 한마디 하시기를...
'어쩨 내용들이 하나같이 똑같지?' 라고 하시더군요....
막 들어갔을 때, "웃으면 죽어."하면서도
답글삭제뒤로 일부러 막 웃겨대던 고참들 생각이 나서
눈에서 짠물이. 아아 남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행인님 // 말을 안들으면 나강 리볼버가 눈 앞에서 작렬한다지요.
답글삭제아텐보로님 // 동감입니다
윤민혁님 // 크하! 이런 적절한 비유가!
라피에샤사쥬님 // 그거 안습이군요.
소련군의 경우 1930년대부터 1941년까지는 군기가 개판이었습니다. 대숙청기간에는 아예 병사들이 장교들을 고발한다고 박박 기어올랐다는 알흠다운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지요.
저 농담의 소재가 된 혹독한 기강 관리는 1941년 대 패배를 연달아 겪은 뒤 1942년 초 부터 정립됐다고 합니다.
슈타인호프님 //아니! 혹시 동질감을 느끼시는게 아니신지?
sonnet님 // 참으로 훈훈한 미담입지요.
카린트세이님 // 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