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une 26, 2009

어떤 동성애자의 사형

John A. Lynn 2세의 Women, Armies, and Warfare in Early Modern Europe에는 군인으로 전쟁에 참여한 여성들에 대한 흥미로운 일화가 몇 가지 실려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남자로 위장하고 군대에 입대한 여성 중에는 동성애자가 더러 있었는데 이들은 동성애자라는 점이 발각되더라도 징역형 정도로 처벌이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합니다. 비록 르네상스 이후 종교의 권위가 약화되었다 하더라도 여전히 기독교의 영향력이 강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살짝 의외라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예외도 있었는데 1721년 작센(Sachsen)에서는 카타리나 링크(Catharina Linck)라는 여성을 교수형에 처했습니다. 링크는 이미 탈영으로 체포되어 사형 언도를 받았으나 여자라는 점이 밝혀져서 석방된 전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자와 동침했다는 사실이 발각되자 사형에 처해지게 됩니다. 링크는 사형 당한 뒤 시체까지 불태워지는 처벌을 받았습니다.

링크가 동성애자 치고도 가혹한 처벌을 받은 이유는 가죽으로 만든 성기를 차고 상대 여성과 성관계를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상대 여성은 그것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3년 형을 언도 받고 형기를 채우면 작센에서 추방되는 형을 선고 받는데 그쳤습니다.

비슷한 사례로 대략 100년 전인 1624년 세빌리야에서 체포된 여성 동성애자도 도구를 사용해 동성애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교수형에 처해진 일이 있다고 합니다. 유독 도구를 사용한 경우에 처벌이 가혹했다는 점이 흥미롭군요.

이 책에서는 간략하게 이런 사례도 있었다는 설명만 하고 넘어가는데 관련 연구도 꽤 있으니 기회가 되면 한번 읽어 볼까 생각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