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벌어지는 몇 가지 논쟁을 보면서 약간의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제정치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서 저와 노무현을 지지하는 분들과의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이 뭐였을까 하는 것 이었습니다. 특히 노무현 집권 초기 부터 중기까지는 이런 간극이 두드러지게 표출되었지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노무현 지지자 중 상당수가 민족주의적 성향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성향이 국제인식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입니다. 서프라이즈 국제방에서 북조선의 강력한 군사력이나 프리메이슨의 세계 지배에 대한 이야기가 '진지하게' 오가는 것도 근본적으로는 민족주의의 영향일 것 입니다. 극단적 음모론에 심취하지 않은 분들도 기본적으로는 어느 정도 민족주의적인 경향을 가지고 계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민족주의적 경향은 한국의 국가적 역량에 대한 인식에서 차이를 가져옵니다. 노무현의 동북아 균형자론 제창 당시 지지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던 것 처럼 노무현의 지지층은 한국의 국가적 역량을 상당히 크게 평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 점은 아마도 저와 그 분들 사이에 계속해서 메꿀 수 없는 인식의 간극을 형성할 것이라고 봅니다. 이 어린양이야 소싯적 한델(Michael Handel)의 Weak states in the international system를 읽고 큰 감명을 받아 이것이야 말로 대한민국의 대학생 필독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입장인지라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봤을때 거의 매국노 수준으로 보일 것 입니다.
이 어린양이 민족주의자로 돌변할 일은 거의 없을테니 아마도 이 간극은 계속해서 존재하겠지요. 한국과 주변 열강들 간에 존재하는 국가적 역량의 격차가 크게 변화할 가능성은 당분간 보이지 않으니 말입니다. 어쨌든 우리가 사는 나라가 내외적으로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 것은 사실이니 다양한 논의는 계속 되어야 할 것 입니다.
ps. Weak states in the international system은 한국어판도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번 읽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물론 자신이 민족주의자라고 생각하신다면 읽지 않으시는게 좋겠습니다만...
Sunday, June 28, 2009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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