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2일 수요일

외국 자료 수집에 관한 잡담


곰늑대님이 외국 아카이브 이용 문제에 대해 말씀하신 김에 생각나는 것 몇개를 끄적여 봅니다.

1. 사실 요즘은 외국의 여러 기관들이 보유한 자료들을 전산화해서 PDF로 공개하는 세상이기 때문에 인터넷만 가지고도 취미로 군사사 공부를 하는데 부족함이 없습니다. 다만 세상에 존재하는 자료는 너무나 많고 이것들을 전산화 하는건 너무나 시간이 걸리는 일이죠. 마이크로 필름으로 만드는 작업도 마치지 못한 상태에서 인터넷 시대가 열린겁니다. 어쨌거나 취미로 군사사 공부를 한다 해도 어느 정도 선에 이르면 인터넷에 공개된 자료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겁니다. 이럴 때 대안은 외국에 친구가 있다거나 연락처가 공개된 전문가들에게 부탁하는 방법이 있겠습니다. 후자는 연구자의 성향에 따라 쉽게 허락해 주는 사람도 있을테고 소요되는 비용을 청구하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인터넷을 뒤져보면 아카이브 조사 및 자료 수집을 대행해 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2. 하지만 역시 가장 확실한건 어떤 자료가 필요한지 알고 있는 본인이 직접 나가는 겁니다. 네. 그런데 이건 꽤 많은 돈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작업입니다.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 중에도 아카이브 작업을 해 보신 분이 있으시겠지만 언제나 돈이 문제죠. 그나마 유럽쪽, 특히 독일은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어서 편한데 미국 같은 경우는 아이젠하워 도서관 처럼 아카이브들이 깡촌에 소재한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자동차가 필수이다 보니 차를 빌리건 중고차를 사건 간에 돈이 제법 깨집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조사 기간 중 머무를 숙소를 구하는건데 현지에 아는 사람이 있지 않은 이상 이게 가장 큰 부담입니다. 단기간 체류한다면 근처의 싼 모텔을 들어가도 되겠지만 조사 기간이 길어진다면 생각만 해도 가슴이 무거워 지는군요.

하여튼 제 생각에 필요한 것은 첫번째도 돈! 두번째도 돈! 세번째도 돈! 입니다.


3. 돈과 시간 문제만 해결된다면 부담갈 이유는 없습니다. 미국이나 독일의 아카이브, 도서관은 전문성을 갖춘 사서와 잘 정리된 검색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개방성도 높으니 일단 준비만 갖추고 도착만 한다면 큰 어려움 없이 자료 수집을 할 수 있습니다. 제가 2003년 처음으로 프라이부르크의 BA-MA를 갔을때도 제 짧은 어학능력은 예상 만큼 큰 문제가 안됐습니다. 여러분이 독일어를 못한다면 영어에 능통한 아키비스트가 친절히 도와줄 것 입니다. 2003년 프라이부르크에서 실패했던 원인은 숙소를 구할 만큼의 돈이 없었다는거죠. 하여튼 그 이후에는 어떻게든 해당되는 문제를 해결해서 큰 낭패는 없었습니다.


4. 채승병님의 페리스코프가 활발하던 무렵 이곳에다가 프라이부르크의 BA-MA 및 포츠담의 연방군사사연구소(MGFA) 도서관에 관한 짧은 글을 올렸었는데 지금은 찾아보기가 어렵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