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까지 리에쥬로 가기 위해서 암스테르담도 역 근처(.....) 벼락치기로 구경하고 간단히 늦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실수로 카메라를 배낭과 함께 사물함에 집어 넣어서 이날 암스테르담 사진을 찍지 못 했습니다. 식사를 마친 뒤 다시 기차를 타고 브뤼셀로 향했습니다.
리에쥬로 가려면 그냥 암스테르담에서 마스트리히트를 거쳐 들어가는게 더 빠른데 왜 시간을 더 들여 브뤼셀로 돌아갔냐고요? 동네 하나라도 더 구경하려고 욕심을 부렸거든요. 물론 브뤼셀에 도착하자 마자 다시 리에쥬행 열차가 도착해 브뤼셀은 역만 구경했습니다.;;;;;
리에쥬에 도착하자 마자 여관에 들어가 바로 잤습니다. 그런데 벨기에 사람들의 프랑스어 억양의 영어는 정말 알아듣기 어렵더군요. 여관 아저씨가 여권좀 보여달라고 하는데 t발음은 거의 들리지 않게 '빠스뽀~트'라고 하니 처음에는 여권 달라는 이야기인지 몰랐습니다. 버스는 '뷰~스'라고 하더군요.;;;;;;;
제가 묵은 방의 구조는 아주 기묘했습니다. 폭이 좁고 2층으로 된 구조였는데 텔레비젼은 1층과 2층 어디서도 보기 어려운 애매한 위치에 달린데다가 리모컨이 안보이더군요.;;;;
어쨌건 피곤해서 샤워만 하고 바로 잤습니다.(실은 리모컨이 없으니 TV를 볼수가 없었지요^^)
자고 일어나 아침을 먹었습니다. 이것 저것 푸짐한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와 달리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벨기에는 아침식사도 프랑스 식이더군요. 갓 구워낸 바게뜨에 치즈 정도. 그래도 너무 맛있었습니다. 커피 맛도 아주 좋더군요.
그런데 바게뜨를 다 먹고 식당(호텔에서 식당도 겸하고 있었습니다) 아줌마에게 이게 다냐고 손짓으로 물어보니 이 아주머니 흐뭇한(?) 미소를 지으면서 바게뜨를 한바구니 더 주십니다. 땡잡았습니다!
식사를 마친 뒤 버스정류장으로 갔습니다. 바스토뉴는 기차가 들어가지 않거든요. 정류장은 기차역 바로 옆에 있어서 찾기가 쉬웠습니다.
리에쥬를 출발해 바스토뉴로 가는 길은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아르덴느 지역의 도로들은 하나같이 구불구불한게 마치 한국의 경상북도 어느 시골같은 느낌이더군요.
바스토뉴로 향하던 버스는 중간에 우팔리즈(Houffalize)에서 잠시 멈췄습니다. 버스기사 아저씨가 화장실을 가는 모양이더군요. 그런데 버스 밖을 내다보니 아주 낮익은 물건이 하나 있는게 아닙니까.
잽싸게 내려 사진 한장을 찍었습니다.
버스는 다시 바스토뉴를 향했습니다.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니 책에서 설명한 아르덴느 지역의 지형이 이해가 되더군요. 역시 百聞不如一見이라더니!
그리고 드디어 바스토뉴에 도착했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나오니 바로 앞에 매컬리프 장군을 기리는 광장이 있더군요. 매컬리프 장군의 동상 옆에는 셔먼 한대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바스토뉴 시내는 꽤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시간 여유만 있으면 하루 정도 묵으면서 근처 구경을 하고 싶더군요. 바스토뉴 시가지를 벗어나서 바스토뉴 박물관으로 가는 길에 2차대전 당시 전사한 벨기에 군인들을 기리는 기념비가 있었습니다.
이 기념비를 지나 언덕을 올라가니 드디어 바스토뉴 박물관이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박물관 구경은 못 해도 야외 전시물은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M10이 아닌 아킬레스를 가져다 놓은 건지?
야외 전시물 구경을 마친 뒤 박물관 옆에 있는 미군참전을 기리는 구조물을 구경했습니다.
각 기둥에는 벌지전투에 참전한 미군 부대들의 부대명을 기록해 놓았더군요.
이 구조물 위로 올라가 보니...
각 방향별로 당시 전투가 어떻게 전개됐는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박물관(건물) 구경을 마친 뒤 다시 바스토뉴로 돌아갔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아까 보지 못한 셔먼 전차의 잔해를 보게 되었습니다.
바스토뉴 시내로 돌아와 간단하게 점심을 먹었습니다. 특히 와플이 맛있었습니다. 벨기에 만세!
식사를 마친 뒤 다음에는 만헤이로 향했습니다.
만헤이로 가는 길은 날씨가 좋다 보니 아주 즐거웠습니다.
만헤이로 간 이유는 1944년 12월에 만헤이에서 벌어진 아주 흥미로운 전투 때문입니다.
Das Reich 기갑연대 4중대의 만헤이(Manhay) 전투
에른스트 바르크만의 만헤이 활극 - 채승병님의 글
만헤이에 도착해 보니 한국의 작은 면소재지 정도의 마을이었습니다. 한가하고 조용하더군요. 아마 바르크만이 쳐들어갔을 때와 비교해도 크게 변한것은 없을것 같았습니다.
만헤이는 생각 보다 훨씬 작은 동네더군요. 바로 그랑므닐로 갔습니다. 그랑므닐은 만헤이에서 대략 500미터정도 떨어진 더 작은 동네입니다. 그랑므닐은 폴 대위의 주력 부대가 향한 방향입니다.
그랑므닐로 가다가 주위를 살펴보니 길이 주변 초지들 보다 높더군요. 크노케의 전차가 왜 도로에서 벗어나다가 처박혔는지 이해가 갔습니다.
어슬렁 어슬렁 걸어서 그랑므닐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동네에 들어서자 마자 또 익숙한 무엇인가가 눈에 띄었습니다.
바로 만헤이 전투당시 지뢰를 밟고 격파된 2소대 소속의 판터였습니다.
그랑므닐을 구경한 뒤 다시 만헤이로 돌아왔습니다. 에레제 까지 갈 수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시간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더군요. 만헤이의 어느 카페에서 맥주 한잔을 마시며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생각해 보니 리에쥬까지 가도 독일로 가는 기차를 탈 시간이 남을 것 같아 다시 우팔리즈로 돌아갔습니다. 아침에 잠깐 본 판터를 구경하려고요.
우팔리즈에서 버스를 타고 다시 리에쥬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은 가는 길 보다 더 빠르더군요. 벨기에 버스 기사들도 해 떨어지면 속도를 높이는 건지 궁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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