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사키 이치히로(藤崎 一郎) 주미일본대사 |
강연제목은 Japan in Asia였습니다. 좀 모범답안 같은 분위기를 풍기긴 했습니다.
후지사키 대사는 주로 경제적인 문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요점은 일본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 서구에서 바라보는 것 처럼 심각한 위기는 아니라는 것 이었습니다. 일본대사는 현재의 경제위기 상황에서 미국과 독일의 리더쉽 부재를 일본에 빗댄 이코노미스트를 가지고 가벼운 농담을 던지면서 일본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직업외교관 답게 재미있게 이야기를 하더군요.
"오바하지 맙시다." |
원래 기대했던 센카쿠 문제라던가 과거사문제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이야기가 없었고 오키나와의 미군 재배치 문제에 대해서도 일본정부의 공식입장을 대변하는 모범답안만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래도 미군 재배치 문제는 나름 재미있더군요. 오키나와의 미군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지역의 안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요지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현재 골치가 아픈 후텐마 기지 문제도 간략하게 언급을 했는데 메모를 해 놓지 않아서 기억이 정확하지가 않네요;;;;
나름 재미있었던 부분은 현재 일본 청년들의 도전 정신의 부족을 질타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이건 무슨 일본판 20대 XXX론인가 싶었는데 일본 청년들이 일본에 만족하여 더 큰 세상에 도전하려는 성향이 없다는 이야기 였습니다. 일본 청년들의 시야가 일본 안으로 좁아지는 것에 대한 우려라고 받아들여야 할까요. 그리고 이와 관련해서 일본인들의 평균적인 영어 능력 부족에 대해서도 우려했습니다. 일본의 외국어 교육은 실패했다는;;;; 이 이야기를 듣고 있다보니 제 짧은 영어 실력이 생각나서 민망하더군요.
일본대사의 연설이 끝난뒤 사회자의 정리가 있고나서 방청석의 질문이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많이 제기된 질문은 센카쿠 문제였습니다. 홍콩에서 온 중국인 한명과 타이완 인 두명이 센카쿠 문제를 제기했는데 일본대사는 당연히 일본정부의 공식입장을 설명하고 끝냈습니다. 다소 귀찮아 한다는 느낌도 들더군요. 그리고 필리핀인으로 생각되는 여성 한명이 일본의 군사력을 "억제(Deterrence)"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느냐는 요지로 질문을 했는데 일본대사는 일본의 군사력은 어디까지나 "방어"를 위한 것이지 억제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고 답변을 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인 유학생 한명이 위안부 문제와 과거사 문제를 제기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일본정부가 아시아여성기금을 만드는 등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음을 강조하는 판에 박힌 답변을 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심심한 강연이었지만 직업외교관의 태도나 화술을 구경하는 재미는 있었습니다. 특히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 자신은 정책입안자가 아니라 옵저버의 위치에 있다고 전제하면서 답변하는게 기억에 남는군요.
흥미있는 강연 보고 오셨군요-일단 브루킹스 연구소...오오미!!!-
답글삭제일본인들의 영어능력부족이라면 예전에 어느 분이 다룬 적이 있지만 "분야 막론하고 뭐든지 외서는 일단 번역해서 출판하고 본다."라는 일본 출판계의 성향도 어느 정도 한 몫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뭘 공부하든지간에 해당분야의 기본적인 입문서적-그것도 일반인들 대상인 교양서적이 아닌 전문서적-은 당연히 일본어로 번역되어 있고, 좀 더 깊이 들어가는 책들도 구하기가 어렵지 않으니 우리나라처럼 학문연구하는데 영어,일본어는 기본으로 배워야 하는 처지에서나 목마른 놈이 우물판다고 열심히 해당 언어를 공부하지 일본쪽은 그럴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저도 일본 여행 몇 번 갈 때마다 느끼는 건데 나름 안되는 제 영어조차도 안통하는 경우가 너무 많더라고요^^;;;. 대신 엘리트들은 비록 발음은 좀 괴상하지만 어휘구사력은 정말 대단할 정도...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의 바로 옆에 붙어 있더군요.
삭제선진적인 번역 문화의 폐해라. 상당히 재미있는 가설입니다. 설득력도 있는 것 같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