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4일 월요일

독일 야전군의 작전일지에 관한 잡상

이곳에 온 뒤 시간이 날 때마다 마이크로 필름실에 있는 독일 노획문서들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시간이 별로 많지 않아서 많은 문서를 보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 제2기갑군, 제3기갑군, 제4군, 제9군의 작전일지를 대략이나마 훑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작전일지들의 틀은 같지만 세부적인 내용에서는 차이가 보인다는 것 입니다. 독일 야전군의 작전일지는 일정한 작전이 끝난 뒤 정리한 일지와 그 일지에 부속되는 문서들로 구성된 부록으로 포함됩니다. 작전일지도 중요하지만 연구자들에게 더욱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일지의 기초자료가 되는 부록이라 하겠습니다. 이 부록의 구성은 기본적으로 야전군의 참모부가 작성한 일지와 그 예하제대, 혹은 상급제대간의 교신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재미있게도 일지의 구성은 조금씩 차이가 나는데 예를 들어 1943년 말 이후 제4군과 제9군은 작전참모부의 일지가 각 부서별로 세분화 되어있고 특히 대전차전 담당 참모Stopa, Stabsoffizier für Panzer-Bekämpfung의 보고서가 별도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반면 제3기갑군은 작전참모의 일지에 모든 정보가 통합되어 있는 식 입니다. 제3기갑군의 작전일지에는 대전차전 담당 참모의 기록이 매우 소략합니다. 제9군의 대전차전 담당 참모의 일지는 꽤 상세해서 1944년 7월 이후의 경우에는 야전군 예하 제대들의 기갑차량 및 대전차포 현황은 물론 매일 매일의 전차 손실, 적 기갑차량 격파에 대한 정보가 매우 풍부합니다. 제4군의 경우는 보병용 대전차화기에 대한 정보도 상당히 상세한 점이 장점입니다. 그 밖에 제9군의 작전일지는 하위 제대의 병력 현황에 대한 정보가 다른 야전군 보다 상세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상당한 장점이지요. 다른 야전군의 경우는 병력 현황에 대한 정보가 불규칙적으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시간이 조금 더 넉넉해서 다른 야전군과 하위 제대의 일지들도 살펴볼 수 있다면 더 흥미로운 점을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략 훑어보면서 느낀 감상은 야전군 수준의 자료만으로도 제법 미시적인, 바꿔 말하면 꽤 재미있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많이 발굴해 낼 수 있겠다는 것 입니다. 물론 하위 제대의 자료까지 찾아볼 수 있다면 더 좋겠습니다만 불행히도 시간적인 여유가 없군요.

댓글 2개:

  1. 잘 지내시나요? 혹시 아직도 아이젠하워 도서관 쪽에 계십니까? 거기에도 제가 찾는 것들이 있어서요. 일단 NARA 분보다 먼저 보내드리오니 혹시 다음 문서를 탐색,촬영이 가능하실련지요.

    a letter from longtime CIA operative Jim Kellis to President Dwight D. Eisenhower, May
    24, 1954, DDEL

    A Program for the Development of New Cold War Instruments,"
    March 3,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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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제 귀국도 얼마 남지 않은 데 어떻게 지내시고 계신지요? 일전에 말씀드렸던 부탁문서 목록을 보내드립니다. 시간이 촉박하실 것 같은 데 가능하실런지요. 너무 늦은 게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http://pds21.egloos.com/pds/201302/22/99/nara_docu_list.r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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