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림 번역 한 편 나갑니다.
며칠전 포린 어페어즈 인터넷 판에 재미있는 글이 한편 올라왔는데 오늘 이걸 보고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꽤 재미있는 글이어서 읽자 마자 번역을 했습니다.
군사적 공유경제: 독일-네덜란드 통합군
엘리자베스 브로Elisabeth Braw
네덜란드 제43기계화보병여단의 장병들은 새로운 직속상관의 지휘에 적응하고 있다. 사실 그들은 다른 나라 군대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바로 독일군이다. 이번달 중으로 네덜란드 제43기계화보병여단은 독일군 제1기갑사단의 예하 부대로 상설 편제될 예정이다. 독일군과 네덜란드군은 병력 뿐만 아니라 전차, 군함, 기타 장비들을 공유할 것이다. 두 나라는 급진적인 개념을 도입하고자 한다. 바로 ‘군사력의 공유’ 이다.
이 이야기는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네덜란드는 국방예산 감축으로 전차 운용을 완전히 포기했다.(소수의 전차가 비축물자로 보관되어 있기는 하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재단(SIPRI)의 추산에 따르면 네덜란드의 국방예산은 1990년 GDP의 2.5퍼센트에서 2014년 1.2퍼센트로 급락했다. 전차를 비롯한 주요 군사장비는 어느 나라의 군대이건 간에 핵심적인 요소이지만, 네덜란드의 국방예산으로는 전차를 새로 도입하기는 커녕 가지고 있는 것 조차 유지할 수 없었다. 네덜란드 제43기계화보병여단의 여단장 안토니 뢰베링Anthony Leuvering 대령은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우리 국방부장관은 ‘네덜란드 군은 전차 운용능력이 필요한데 이제 더 이상 전차를 보유하고 있지 않소. 그러니 독일에 부탁을 합시다.’ 라고 말했습니다.”
유럽의 군사통합을 옹호해왔던 독일 정부는 이를 지원했고, 독일연방군은 네덜란드 국경으로 부터 40마일 떨어진 지점에 주둔하면서 독일 서부 국경의 방어를 담당하고 있던 제1기갑사단의 전차를 네덜란드군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독일 제1기갑사단은 이라크군 교육을 비롯해 수많은 대외 임무를 수행한 독일군의 정예 부대였다.
2015년 12월, 새로운 통합사단은 독일과 폴란드 국경의 삼림지대인 오버라우시츠Oberlausitz에서 실험적인 훈련을 실시했다. 이 작전은 두 나라의 군인들이 서로에게 익숙해 지도록하고, 네덜란드 군인들은 전차 운용에 숙달될 수 있도록 복합적인 전투 훈련을 실시하는 것 이었다. 이 훈련에서 양국 군인들은 대부분 독일 연방군 소유의 장비를 운용하면서 주로 독일어로 의사소통을 했다. 올해 2월 독일의 국방장관 우르슐라 폰 데어 라이옌과 네덜란드 국방장관 Jeanine Hennis-Plasschaert는 공식적으로 통합사단 창설에 합의했다. 3월 17일 통합 기갑사단이 편성되면 독일 병사들과 네덜란드 병사들이 네덜란드군 대대장의 지휘를 받게 되며, 네덜란드군 대대장은 독일군 사단장의 지휘를 받게 될 것이다. 통합 기갑사단 사단장으로는 현 제1기갑사단장 요한 랑엔에거Johann Langenegger 소장이 유임될 예정이다.
현재 계획은 통합 기갑사단이 임무 수행능력을 갖출 예정인 2019년 까지 이 사단이 새로운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다. 기갑사단에 더하여, 2월 부터는 양국 해군이 네덜란드 해군의 5,000톤급 수송능력을 갖춘 보급함을 공동 운용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해상 작전에 풍부한 경험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맞춰서 독일의 항만과 수로 경비를 담당하고 있는, 엘리트 잠수사들이 포함된 독일 해군 지상병력 800명이 네덜란드 해병대에 통합될 예정이다.
두 나라의 군대는 언어 통합도 계획하고 있다. 독일군 대대와 여기에 소속된 네덜란드군 중대에서는 독일어가 공용어로 사용될 예정이다. 여단급과 사단급에서는 장교와 병사 모두 영어를 사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뢰베링 대령도 인정하듯, 두 나라의 문화와 정체성을 융합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뢰베링 대령은 독일인들은 형식에 구애받는 경향이 강하지만, 네덜란드인들은 그런 경향이 덜하다고 덧붙였다. 네덜란드와 독일 국경 근처의 흐로닝언Groningen 대학에서 통합 부대의 문화적 통합 계획과 그 성공 여부를 연구할 연구팀이 꾸려질 것이다.
협력 안보
물론 군사적 협력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예를들어 독일과 프랑스는 1989년 이래로 양국에 주둔지를 두고 있는 4,800명 규모의 통합여단을 운용 중이다. 독불통합여단의 일부는 현재 말리에 파병되어 말리군의 훈련과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독일과 네덜란드는 1995년 부터 독일-네덜란드 연합군단을 위한 통합사령부를 운용하고 있었다. 이 통합사령부는 나토의 후원하에 13개 회원국이 공동으로 작전하는 완벽히 통합된 신속 대응부대였다. 하지만 이런 과거의 통합 부대들은 실전 부대라기 보다는 유럽의 통합과 유럽 국가들간의 분쟁 방지라는 정치적 상징을 위해 조직된 것 이었다.
최근 수년간 유럽 각지에서 통합된 전투 조직의 편성이 이루어졌다. 유럽 연합 가맹국들은 신속대응군으로 활용하기 위해 회원국의 군대들로 여러개의 전투단을 편성했다. 그리고 작년에 독일과 폴란드는 자국의 1개 대대, 약 500명의 병력을 상대국 군대의 지휘하에 넣는 것에 합의했다. 이와 유사하게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및 리투아니아와 통합 여단을 편성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지난 1월 스테판 폴토락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폴란드 통신사 PAP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정부는 이 통합여단이 우크라이나군의 전투력을 향상시킬 동력이 되리라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통합여단은 폴란드 루블린에 본부를 두고 2016년 공식 편성될 예정이다. 통합여단은 우크라이나군을 지원하는 것 외에도 유엔의 평화유지군으로 활동할 것이다. 이와 같은 새로운 편제의 부대들은 유럽연합과 나토의 신규 가맹국들이 기존의 서유럽 국가들과 통합될 수 있도록 촉진하는 한편, 자원을 공유함으로서 참여국들의 국방 예산 절감에도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두 나라가 양국 군대를 완전히 합쳐서 사단을 통합 편성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마치 마트료시카 같은 제1기갑사단의 편제는 독특하다. 독일-네덜란드 통합기갑사단은 독립된 국제 연합군이 아니라 독일 연방군 소속이다. 뢰베링 대령은 독일 연방군의 이메일 주소까지 가지고 있다. 게다가 독일 연방의회의 동의 없이는 네덜란드 정부가 제43기계화여단을 운용할 수 없을 정도로 이 편제의 통합성은 완벽하다.
뮌헨의 독일연방군대학 국제정치학 교수인 카를로 마살라Carlo Masala는 기자에게 이와 같은 실험은 “유럽의 군사적 통합을 진전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국가들은 군대를 독자적으로 유지하고 싶어한다. 그러므로 독일과 네덜란드의 군사적 공생관계는 그 자체로 성공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동일한 경제, 정치적 연합에 속한, 우호 관계에 있는 국가들이 군사적 자원을 공유하려는 것은 합리적이다. 폰 데어 라이옌 장관은 네덜란드-독일의 군사 통합에 적극적이며, 이에 대해 “유럽 방위 연합”의 모범 사례라고 평하면서 더욱 확대하고자 한다.
군사 연합을 만드는 것은 유럽인들의 오랜 꿈이었다. 1948년 브뤼셀 조약은 프랑스, 영국, 베네룩스 3국이 통합적인 유럽 방위 체제를 만들려는 시도였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4년 뒤에는 프랑스, 서독, 이탈리아, 베네룩스 3국이 범유럽 방위군을 조직한다는 조약을 체결했으나 프랑스 의회의 거부로 실패했다. 정치인들은 노력을 계속했다. 유럽연합을 출범시킨 마스트리히트 조약의 개정안인 2009년의 리스본 조약에서는 잠정적으로 방위 협력을 명시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은 진행되지 않았다. 최근의 4년 동안 유럽 각국의 국방장관들은 유럽 연합 회원국 별로 차별화된 임무를 담당하여 자원을 공유하고 국방비를 절감하는 방안을 협의해 왔으나 실패했다.
예산과 병력을 가진 유럽 차원의 통합군은 존재하지 않지만, 개별 국가들은 독일과 네덜란드 처럼 군사 협력을 추진하여 예산을 절감하면서도 군사력을 강화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 뢰베링 대령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성공하게 된다면 다른 나라들도 뒤를 따르겠지요.” 뢰베링 대령과 그의 동료들은 그 때문에 다른 유럽 국가들이 독일-네덜란드 통합기갑사단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 같은 유럽의 강국들이 통합 사단을 편성한다면 유럽에서 가장 규모가 큰 두개의 군대가 합쳐지게 되는 셈이므로 그야말로 강력한 존재가 될 것이다. 하지만 두 나라는 상대국의 하위 파트너가 될 생각이 없으므로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리고 잔데이Zandee가 지적하는 것 처럼, 프랑스제 장비들은 독일 연방군의 독일제 무기와 통합해 운용하기에는 부적절하다. 네덜란드는 독일제 장비 뿐 아니라 스웨덴과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생산한 장비도 갖추고 있다. 마살라는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독일과 네덜란드의 군사 관계는 독일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네덜란드는 보조적인 역할을 맡았기에 가능합니다.” 그리고 “네덜란드 측에서는 경제적 이유 때문에 이것이 합리적이죠.”
독일과 네덜란드의 군사적 공유경제는 국력 차이가 큰 다른 나라들에서 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살라는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으나 프랑스와 벨기에가 유사한 통합 부대를 조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국력이 강한 국가가 첨단 장비만 가지고 경제적으로 쪼들리는 약소국을 끌어들일 수는 없다. 잔데이는 “엄청난 신뢰가 없다면 군부가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것 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독일에 비하면 약한 나라이지만, 독일측은 우리가 가진 것들에 대해 관용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강한 나라가 관용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는다면 하위 파트너는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겠죠”라고 지적했다. 독일은 자국을 방위하는데 네덜란드를 필요로 하지 않지만, 네덜란드는 항만 및 수로 방어와 같은 중요한 분야에서 특장점을 가지고 있다.
다시 네덜란드 제43기계화보병여단 이야기를 해 보자. 이 여단의 간부와 병사들은 요즘 독일어를 열심히 배우고 있다. 독일어와 네덜란드어는 유사한 점이 많기 때문에 이것이 큰 부담은 아니다. 그리고 이제 두 나라의 군인들은 훨씬 어려운 임무에 도전하고 있다. 상대방의 짬밥에 익숙해 지는 것이다.
EU가 흔들리는 이 때 이런 상호이익적인 군사적 공유가 버팀목이 될 수 있다면 좋겠네요.
답글삭제꽤 재미있는 현상인데 지금까지 보면 네덜란드-독일-폴란드의 군사 협력은 잘 돌아가는 모양새입니다.
삭제마지막 문구: 상대방의 짬밥에 이숙해 지는것이다.
답글삭제진정 커다란 장벽일지도모르겠습니다. 유럽통합군을 막는 가장 거대한장벽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짬밥과 독일 영국 짬밥의 차이일지도..
독일군 짬밥은 포츠담에서 빈둥거릴때 한번 먹어볼 일이 있었는데 나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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