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어 군사용어에 관한 잡담
번역을 할 때 마다 문장의 전체적 의미 뿐만 아니라 개념어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점을 깨닫습니다. 제가 번역을 할 때 취약한 점도 바로 개념어를 옮기는 데 있지요. 부분적으로
한국어 어휘의 부족을 탓할 수는 있겠지만, 어쨌거나 최종적으로는 번역자인 제 문제인 것 입니다.
독일어 Gegenstoß와 Gegenangriff가 개념적으로 명확히 구분된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비교적 최근의 일 입니다. 2012년에 로버트 폴리가 쓴 논문 "
A Case Study in Horizontal Military Innovation The German Army, 1916–1918"를 읽고서야 독일어 용어에서 이 두 단어가 구분되는 개념이라는걸 알게 됐습니다. 폴리의 설명에 따르면 전자는 1차대전 당시 전장 상황에 맞춰 즉각적으로 실시하는 임기응변적인 역습을 지칭할때 사용하는 단어였고, 후자는 사전 계획하에 실시하는 반격에 사용하는 단어였다 하는군요.
다음에 번역할 책을 두 권 선정했는데 그 중 하나는 독일쪽 저작입니다. 역시나 몇가지 독일어 용어가 신경이 쓰입니다. 일차적으로 독한사전의 빈약한 어휘에 불평을 늘어놓다가도 결국에는 제 어휘력과 상상력의 부족이 가장 큰 문제임을 깨닫게 됩니다. 비록 시간이 많이 걸리고 효율이 떨어지긴 하지만 번역은 여러 모로 좋은 공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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