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7일 슈피겔 온라인판에 레오파르트를 생산하는 크라우스-마파이 베크만社 최고경영자를 취재한 짧은 기사가 하나 실렸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 문제가 되고 있는 독일의 기갑차량 생산 능력에 대한 기업측의 관점을 보여주는 재미있는 내용입니다.
***************
전차 생산기업 크라우스-마파이 베크만社는 독일 정부의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전차 생산기업 크라우스-마파이 베크만社(이하 KMW)에 따르면 기업의 관점에서 생산량을 크게 늘리는데 방해가
되는 요인은 없다고 한다. KMW의 최고경영자 랄프 케첼(Ralf
Ketzel)은 협력업체들의 생산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꾸준히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우리 협력업체들은 ‘그건 좀 어렵겠는데요’ 같은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명확한 정치적 합의 입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전쟁이 발발한지 1년이 거의 다 되어간다. 서방 군수기업들의 생산 능력과 생산 속도는 일요일 까지 열리는 뮌헨안보회의(MSC)에서
핵심 주제가 되었다. 이러는 동안 독일 군수산업계에서는 수많은 정치적 선언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이렇다
할 계약이 체결되지 못했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KMW는 레오파르트2 전차와
자주곡사포2000(이하 PzH2000) 등의 무기체계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4,000명의 사원이 있으며 유럽에서
으뜸가는 궤도 및 차륜 장갑차량 제조 기업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냉전 시대에는 KMW에서 1년에
300대의 레오파르트 전차를 생산할 수 있었다. 대략 하루에
1대의 전차를 생산한 셈이다. 그러나 이후로 사업 모델이
변화했다. 최근의 신규 생산 계획을 보면 1년에 레오파르트
전차 50대를 생산할 수 있다. 또한 연간 60대에서 70대 가량의 전차를 개량하는 계획이 있다. 이와 별도로 50대의 전차를 정비하는 사업도 있다. KMW 최고경영자의 말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전의 통계와 최근의 차량 교체를 감안하면 500에서 600대의 레오파르트2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이것들을 아주 단기간에 생산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 유럽의 인프라와 생산 라인을 감안하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규모다.
“차량 조립 및 체계 통합을 하는데 1년 정도의 준비 기간이 필요합니다. 엔진, 광학장비, 전자장비, 특수
광학장비 들을 공급하는 주요 협력업체들에게 당장 주문을 해야 한다는 말이죠.” 케첼은 이렇게 말했다. “상당수 부품은 이미 거대한 생산 라인이 확보되어 있어서 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간혹 사소한 문제가 말썽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차량용 반도체 같은 겁니다.”
케첼은 외국이나 독일 본토에 새로운 생산 라인을 구축해 공동 생산에 들어가는데 1년에서 2년 정도가 걸릴 거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협력 업체들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독일 연방정부와 독일 연방군 조달청(Bundesamt für
Ausrüstung, Informationstechnik und Nutzung der Bundeswehr)에서는 아직까지도 무기체계를
대량으로 주문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1년이나
지났는데도 말이다. 기갑차량 생산을 늘리라는 신호가 있었는지 질문을 하자 케첼은 이렇게 답했다. “없었습니다. 우리 회사에는 연방군 조달청과 여러 건의 계약을 협의하는
중이긴 합니다. 우리가 봤을 때 일은 바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계약 규모가 세자리 숫자에 미치지는 못 합니다.”
향후 4년 내에 달성해야 할 “명확한
목표 수치”가 기업에서 결정을 내리도록 해 주는 명확한 정치적 합의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푸마 보병전투차량입니다. 2027년까지 1개 사단에 배치할 수량이 필요하다는 명확한 언급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투자를 한 겁니다. 영국 정부도 좋은 사례입니다. 영국
정부는 향후 10년간 500대의 복서 장갑차를 도입하겠다고
했습니다. 이것도 진행 중 입니다.”
케첼 최고경영자는 KMW는 민수용 자동차나 컴퓨터 생산기업과 달리
완전히 자유롭게 시장에 의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모든게 전쟁무기통제법(Kriegswaffen kontrollgesetz)에 달려있습니다. 간단합니다. 먼저 무기를 생산하는 기업들은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건 독일의
법 입니다. 변하지 않는 것이죠. 합리적이기도 합니다. 우리 회사는 규정에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