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1~2년 전 쯤 어떤 분으로 부터 유럽의 근대 전쟁사에 대한 쓸만한 개설서가 없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저도 특별히 공부를 제대로 한 게 아니다 보니 제대로 대답을 못 했었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근대 유럽전쟁사에 관심이 있긴 있습니다. 2차대전사에 관심이 많다 보니 자동적으로 그 이전 전쟁인 1차세계대전에도 관심이 가게 되고 1차대전에 대한 관심은 다시 유럽의 근대전쟁으로 쏠리게 되더군요.
그러나 수백년에 걸친 군사사를 달랑 책 몇 권만 가지고 이해하기는 어려운 일이지요. 간간히 그럭 저럭 유명한 저작들을 한 두권 찿아서 읽긴 했는데 체계적으로 독서를 하는 것도 아니다 보니 아주 두리뭉실한 상 밖에는 안 떠올랐습니다. 그렇다 보니 저 역시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를 포괄하는 쓸만한 개설서가 뭐 없나 찿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걸린 녀석이 바로 이 책 입니다.
저자인 Russel F. Weigley는 미국 군사사와 관련해서 꽤 이름있는 저작들을 출간한 군사사가입니다. 예전에 이 사람이 쓴 The American Way of War를 조금 읽어 본 적이 있어서 이 책도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수준은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구매했습니다.
이 책은 개설서로서 상당히 무난하다고 생각되는데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30년 전쟁부터 나폴레옹 전쟁 까지 유럽과 아메리카에서 벌어진 유럽인들의 전쟁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지도는 꽤 많이 실려있는 편이고 지도의 수준도 개설서로서는 합격선이라고 생각됩니다. 주요 전투에 대한 서술 역시 짧지만 핵심적인 부분은 잘 설명해 놓았다는 느낌입니다. 개설서로서는 매우 훌륭한 수준이라고 생각됩니다. 페이퍼백으로 출간 돼 있기 때문에 가격도 적절합니다.
약간 아쉬운 점 이라면 주요 전투의 경우 전투서열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점입니다. 개별 전투를 세부적으로 분석하는 저작은 아니지만 전투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 군단급 수준의 전투 서열을 실어 주는것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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