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직후 한국군의 재편성 시기의 기록을 보면 꽤 재미있는 것이 많습니다. 특히 미국측이 검토하다가 폐기한 한국군 편제를 보면 아주 재미있지요. 여기서는 1954년에 검토되었던 한국군 해병사단 창설안 중 하나를 이야기 해 볼까 합니다. 1954년 5월 17일자로 되어 있는 미해군 군사고문단 소속의 해병대 군수고문관이 작성한 문서를 보면 한국군 해병여단을 미군 해병사단의 편제에 근접하는 규모로 확대개편하고 이에 필요한 지원부대를 편성할 경우 필요한 군수지원품목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에 따르면 한국군 해병여단을 사단으로 확대 개편하기 위해 필요한 추가 전투장비는 다음과 같습니다.*
카빈(M2) : 876정
소총 (M1) : 2,206정
자동소총(M1918A2) : 212정
권총(M1911A1) : 1,247정
기관총 (M1917A1) : 118정
기관총(50구경 M2) : 87정
유탄발사기 : 1,400정
105mm 유탄포 : 42문
155mm 유탄포 : 18문
3.5인치 바주카포 : 320문
60mm 박격포 : 53문
81mm 박격포 : 89문
4.2인치 박격포 : 30문
75mm 무반동포 : 15문
화염방사기 : 188대
전차 (M26/M4A3 105mm) : 85대
40mm 대공포 : 32문
LVT-A : 18대
LVT-4 : 224대
이 안에 따르면 한국군 해병대를 사단급으로 확대개편하고 지원부대를 증편하는데 필요한 비용은 총 2786만6452달러가 소요되었고 여기에 1년치의 군수품을 합하면 총 비용은 8500만3349달러에 달했습니다. 한국전쟁 발발 직전 미국정부가 한국에 대한 군사원조를 위해 1950년 회계연도 예산으로 배정한 비용이 1천만 달러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엄청난 규모의 지원이 아닐수 없었습니다.(그 사이의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더라도) 지원내역에 들어있는 장비를 보면 M-26전차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것은 당시 한국 육군에 배치되고 있던 전차가 M4A3E8이었다는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것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만약 이 원조안 대로 한국 해병사단을 편성했다면 장비상으로 한국군 최강의 전력이 되었을 것이 틀림 없습니다.
물론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듯 여기에 언급된 원조안은 채택되지 못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한국 육군 20개 사단 계획에 필요한 예산만 해도 막대한 규모였기 때문에 해병대까지 요란하게 무장시킬 비용이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많은 경우 실현되지 못하고 폐기되는 계획들은 실제로 실행되는 계획보다 근사한 법이지요.
*'Expansion Program for the Korean Marine Corps plus support for one(1) year, Cost of', RG 330, 330.2 General Records of the Office of the Secretary of Defense(OSD), 1941-87, 330.2.4 Records of Other Special Assistants, Entry 185, Van Fleet Report Files, Box 11, Korean War Corps Expansion Program
당대 동급 육군 사단 3개 사단 전력에 해당되는군요. (주한미군이냐? ) 뭔가 대단히 불균형한 전력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 다만 실제로 실현된다고 한들 소총과 상륙장갑차를 제외한 전장비들을 1980년대말까지 운영할 것이 눈앞에 보이니 그딱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답글삭제1. 유탄발사기라기에 "웬 M203? XM208도 안 나왔을 시기인데..." 했다가 총류탄 발사기라고 이해한 1人.
답글삭제2. 화염방사기 188대에서 "이거들고 해안가에서 뭐하라고..." 생각중. 북한 해안선 중에 저거 들고 다녀야 할 만큼 요새화된 곳이 있을래는지...
3. M4A3에 105mm달린 게 있었나요? 셔먼중에 105mm면 이스라엘제 슈퍼셔면 말고는 없는 걸로 아는데. M26은 주포 구경이 얼만지 모르겠네요 그러고보니.
4. LVT? 이거 웬 돈질이랍니까. 그러고 보니 국내 해병대가 LVT를 그렇게까지 보유했던 게 여기서부터였을지도?(물론 믿으면 골룸)
뱀다리: 한국 욕군에 이지에잇이 도입된 적이 있었군요. 그런데 제가 아는 이지에잇은 M4A3E8로 알고 있었는데요. M4A4모델도 있었던 건지 아니면 오타신지 모르겠습니다.
세상은 예산이 지배하는 법이지요...
답글삭제언제나 그림 속의 여인네가 더 이뻐 보이는 법이고요...
그 점은 인간이 국가라는 체제를 운영하는 한 절대 변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답글삭제M4A3에 화력지원을 위해 105mm포를 탑재한 경우가 있습니다.
답글삭제그리고 "M4A4E8"은 제 오타가 맞습니다. 수정하겠습니다.
예. 실현이 안되긴 했습니다만 어쨌든 지나치게 과잉전력인 것 같습니다. 같은 시기에 한국 육군사단의 경우 보병대대 6개로 축소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왔던 걸 감안한다면;;;;;
답글삭제그리고 50여년 후에 한국 해병대는 미 해병대와 마찬가지로 "Marines"마크가 찍힌 VTOL기와 공격헬기로 비행갑판이 뒤덮인 강습상륙함을 꿈꿉니다.^^;
답글삭제사실 저는 현재의 한국해병대가 영국해병대 보다 더 규모가 큰게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답글삭제예전에 모 군사 사이트에서 해병 완전 독립론(사관학교까지 따로 만들자는)을 주장하던 어떤 해병 예비역으로 추정되는 분은, "영국 해병대는 해병 혼을 잃어버려서 그렇게 된것!" 이라고 주장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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