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울을 수복한 미 제10군단장 알몬드 소장을 만나기 위해 동군단 사령부가 있는 부평을 방문하였다. 우리 군단이 그들이 맡고 있는 경인 지구에 들어왔기 때문이기도 했으나, 서울 수복 작전을 축하하고 인사하기 위해서였다. 마침 알몬드 소장은 출타 중이었고 참모장 라후나 소장이 마중하여 적정과 일련의 상황을 설명해 주어, 나는 ‘우리는 귀 군단을 추월하여 평양으로 북진한다’고 말한 후 식사를 대접받았다. 양식으로서는 생전 처음 맛있게 먹으면서도 무슨 요리인지를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치즈버거라는 것이었다. 어떻게나 맛이 있는지 “미국 사람들은 싸우면서도 이렇게 맛있는 것을 먹는구나”하고 감탄하였는데, 지금도 햄버거를 먹을 때면 그 때의 생각이 나지만 맛만은 그 때의 맛이 아닌 것 같다.
유재흥, 『激動의 歲月: 劉載興 回顧錄』, 을유문화사, 1994, 205쪽.
도토리묵 이야기의 625 버전이군요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