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전여옥 여사가 미네르바의 정체를 미리 간파한 것은 예언 축에도 못 낄 정도로 엄청난 예지력을 갖춘 분이 과거에 계셨으니 한 시대를 풍미한 조병옥(趙炳玉) 박사가 되시겠습니다.
1945년 8월 초 조병옥 박사는 상경하던 도중 소련의 참전 소식을 듣고 이런 생각을 하셨다고 합니다.
이렇게 일본의 패망의 날이 올 것을 우리 한민족들은 36년동안 매일같이 손꼽아 기다렸거니와 나 자신은 일본패망론에 대하여 일찍부터 간파한바 있어 올것이 왔고나 하고 생각 하였던 것이다. 내가 천안서 소개(疏開)생활을 하였을 때에도 그 일본패망론을 동리사람들에게 말하였드니 처음에 그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처다 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나는 다시 설명하기를 미국은 물질자원이나 인적자원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과학력이 고도로 발달되어 입체전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절대 필요한 공군력이 몇 배나 일본보다 강하고 원자탄이 제조되어 일본이 연합군측에게 끝까지 항전하는 경우에는 일본민족은 전멸될 것이라고 말하였던 것이다.
또 일본의 경우로 말하면 남방을 점령하여 거기서 인적 물적자원을 충당시켜 보려고 하였으나 그곳 원주민들이 대일협력을 하지 않을뿐만 아니라 오히려 반항적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한국같은 가난한 나라의 대대손손이 간직해 내려오는 유기(鍮器)그릇 또는 은가락지 금반지 및 비녀 숟가락 등을 공출해 내라고 하니 그 자원에 있어 벌써 미국에 지고 들어가는 고로 일본은 도저히 장기항전을 못할 것이라고 하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일본은 가까운 장래에 손을 들 것이라고 말하였던 것이다.
이런 말을 시골에 가서 한 지 2년도 못되어 일본은 패망의 날이 내일로 닥쳐왔구나 하는 것을 생각할 때 나는 참으로 감개무량하였던 것이다.
趙炳玉, 『나의 回顧錄』, 民敎社, 1959, 141쪽
조박사께서는 미국이 원자폭탄을 실전에 투입하기 2년여 전에 원자폭탄의 개발을 알고 계셨던 것 입니다. 물론 이런 예지력을 가진 분이 북괴의 남침 날자를 정확히 예견하지 못 하셨다는게 궁금하긴 합니다만 뭐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