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March 31, 2012

안내사항

안녕하세요. 2012년에도 변함없이 제 재미없는 블로그를 들러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2006년 이래로 제 블로그를 들러주신 분들은 식상하시겠지만 안내사항을 간단히 적어보겠습니다.


1. 이 블로그는 술자리 잡담 같은 방향을 추구합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적당히 취기가 오른 상태로 진지한듯 하면서도 진지하지 않은 이야기가 오가는 대학가의 맥주집' 같은 분위기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학창시절 친구들과 알딸딸한 상태로 약간의 허세를 부리며 천하대사를 논하던 기억을 가진 분들이라면 이 블로그의 분위기에 잘 적응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좀 가벼운 인간이라서 뭔가 심각한걸 기대하고 오시는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아마도 블로그질을 그만두는 순간까지도 이런 분위기를 유지할 것 같습니다.

2. 아무래도 제가 아는 분야가 제한되어 있다보니 블로그에서 다루는 이야기가 제한적입니다. 주로 하는 이야기는 산업혁명 이후의 군사문제와 외교안보에 관련된 것 들 입니다. 좀 더 폭넓은 이야기를 해 보고 싶긴 한데 제가 아는게 별로 없는지라 별 발전이 없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이야기는 자료들에 제 단견을 양념으로 곁들인 것들이라 깊이라고는 없으니 그냥 가볍게 읽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3. 가끔 댓글을 달 수 없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솔직히 저는 다른 곳에서 제 블로그에 접속한 경우에도 특별한 문제를 느끼지 못했는지라 그 원인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의도적으로 댓글을 막아놓은 것은 절대 아니니 오해는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댓글을 달 수 없어 불편을 겪는 분들께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4. 특정한 포스팅과 관련이 없는 말씀은 여기에 댓글을 남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제가 좀 괴팍한 면이 있어서 포스팅에서 관련없는 이야기를 하시면 삐질 우려가 있습니다.

Tuesday, March 6, 2012

스타하노프 운동의 성과?

스타하노프 운동의 결과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평가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러시아 인들을 훌륭한 노동자로 만들었다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러시아 노동자들의 근면함을 자본주의자들도 인정했으니 말입니다.

인력문제는 우리의 큰 걱정거리이고 매우 심각한 문제요. 독일인은 군인으로서 최고이며, 창조적인 일과 조직적인 일을 하는데 있어서도 최고라고 할 수 있소. 이탈리아인들은 좋은 노동자이지만 러시아인들이 이탈리아인들 보다 두 배에서 세 배는 더 일을 잘 하고 있소. 러시아인들은 우리의 손아귀에 있는 최고의 노동력이라 할 수 있소. 러시아인 노동자들을 독일로 데려올수록 우리에게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오.

1943년 3월 11일, 아돌프 히틀러가 자포로제에 위치한 남부집단군 사령부에서 열린 작전회의에서 주요 지휘관들에게. Eberhard Schwarz, Die Stabilisierung der Ostfront nach Stalingrad, (Munster-Schmodt Verlag, 1985) pp.259~260

그래서 러시아 노동자들은 자본주의 국가에 가서도 마구 착취당했습니다. 음?

Friday, March 2, 2012

짜증

선거를 앞두고 서점에 깔리는 몇몇 책을 보니 황당하기 짝이 없다. 그런 쓰레기들에 따르면 우리는 자애로운 노짱의 통치를 받다가 이명박이 통치하는 지옥에 살게 된 모양이다.  몇년 되지도 않은 시절의 사실에 대한 왜곡과 기만이 넘쳐나는 요즘 꼴을 보다보니 속이 뒤집히지 않을 리가 있겠나.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노무현 귀신을 팔아먹는 쓰레기들에겐 쇼스타코비치의 일갈이 적절할 듯. 휴머니스트라는 단어를 수괴급 노빠로 대체하면 딱 맞겠다.

나는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다. “당신은 왜 이러저러한 서류에 서명했습니까?” 그러나 수백만의 인명이 희생된 백해 운하의 건설을 왜 찬미했는지 말로(Andre Malraux)에게 이유를 물어본 사람이 있었던가? 아니다. 아무도 묻지 않았다. 정말 유감이다. 사람들이 질문을 더 자주 해야 하는데. 어쨌든 이런 신사들이 대답하는데 장애물은 하나도 없지 않은가. 그때나 지금이나 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면 저 유명한 휴머니스트 포이트벵거(Lion Feuchtwanger)의 경우는 어떤가? 나는 그가 쓴 책 『1937년의 모스크바』를 읽고 극도로 불쾌했었다. 책이 출판되자 마자 스탈린은 그것을 번역시키고 대규모로 출판하도록 지시했다. 책을 읽으면서 저 찬양받는 휴머니스트에 대한 경멸과 역겨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포이트벵거는 스탈린이 단순한 사람이고 선한 의지가 충만하다고 썼다. 나는 한때 포이트벵거가 눈에 무엇이 씌웠나 보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중에 다시 읽어보니 그 위대한 휴머니스트는 고의로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내가 알게 된 사실은 굉장한 것이다.” 그는 선언했다. 그가 알게 되었다는 것은 모스크바에서는 정치 재판이 필요하며 또 훌륭한 재판이라는 것 이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그런 재판이 민주주의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 이럴 수가 있을까. 그런 말을 하려면 바보라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 악당이어야 하고 또 유명한 휴머니스트이기도 해야 한다.

그에 비해 명성이 조금도 덜하지 않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의 경우는 또 어떤가. 그는 이런 말을 했다. “나는 독재자라는 말에 겁먹지 않는다.” 당연한 일이지. 쇼가 겁낼 필요가 있을까? 그가 살던 영국에는 독재자가 하나도 없었으니까. 영국의 마지막 독재자는 크롬웰이었지 싶다. 쇼는 그냥 독재자를 구경하러 왔을 뿐이다. 소련에서 돌아가는 길에 쇼는 이렇게 말했다. “러시아 사람들이 굶주린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 모스크바에서만큼 식사를 잘한 곳이 없는데?”
바로 그때 수백만이 굶주리고 있었고 농부 수백만은 이미 굶어 죽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쇼의 말을 듣고 그의 재치와 용기에 환호를 보냈다. 그에 관한 내 입장은 확고하다. 그가 유명한 휴머니스트라고 내 교향곡 제7번의 악보를 보내 주라는 억지 명령도 받았지만 말이다.

또 로망 롤랑의 경우는 어떤가? 그는 생각만 해도 구역질이 난다. 이런 유명한 휴머니스트들이 내 음악을 찬양했기 때문에 특히 더 속이 뒤집힌다. 쇼도 그렇고 롤랑도 그렇다. 그는 『멕베스 부인』을 특히 좋아했다. 나는 은하계처럼 빛나는 진실한 문학과 음악 애호가의 스타 군단 중에서도 특히 더 유명한 이 휴머니스트를 만나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러나 나는 가지 않았다. 아프다는 핑계를 댔다.

한 번은 이런 의문에 괴로워 한 적이 있었다. 왜? 왜? 왜 이런 사람들이 전 세계에 거짓말을 하는가? 왜 이런 유명한 휴머니스트들이 우리에 대해, 우리의 생명과 명예와 존엄성에 대해서는 조금도 유념하지 않는가? 그러다가 갑자기 침착해졌다. 우리 생각을 조금도 하지 않겠다면 하지 말라고 해. 지옥에나 가라지. 그들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유명한 휴머니스트로서의 쾌적한 생활이다. 이는 그들을 진지한 사람으로 여길 수 없다는 뜻이다. 내 눈에는 그들이 어린아이나 마찬가지다. 버릇 나쁜 어린이. 푸쉬킨이 흔히 말하듯이 그런 애들은 천차만별이다.
(중략)

여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분명하다. 유명한 휴머니스트들과의 우정이란 있을 수 없다. 우리, 그들과 나는 극단적으로 정반대의 위치에 있다. 그들 누구도 믿지 않는다. 그들 중 어느 누구도 내게 좋은 일을 해 준 적이 없다. 그들이 내게 질문할 권리가 있다고 인정하지 않는다. 그렇게 할 도덕적 권리도 없고 감히 내게 설교할 수도 없다.
나는 그들의 질문에 한 번도 대답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설교는 한 번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다. 나는 흐릿하고 끔찍한 내 인생의 씁쓸한 경험으로 무장되어 있다. 내 제자들이 나의 의심을 물려받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기분이 씁쓸하다. 내 제자들도 유명한 휴머니스트들을 신뢰하지 않는데, 그런 점에서 그들은 옳다.
정말 불행한 일이다. 제자들이 유명한 휴머니스트 중에서 누구든지 신뢰할 만한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면 정말 기뻤을 텐데. 꽃이나 형제애 또는 평등과 자유 아니면 유럽 축구 선수권이나 기타 고상한 주제에 관해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났더라면. 그러나 그런 휴머니스트란 태어나지도 않았다. 불한당은 지나칠 만큼 많지만 그런 작자들과는 이야기하고 싶은 기분이 아니다. 그들은 몇 푼의 달러나 검은 캐비어 한 통에 당신을 싸구려로 팔아 넘길 것이다.
그래서 우수한 내 제자들이 나의 경험을 본받아 휴머니스트들과의 친교를 삼가는 모습을 보고 서글픈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다. 외로워지지 않도록 개라도 기르라고 진심으로 권한다.
여러분, 휴머니스트들을 믿지 말라. 예언자들도 믿지 말고 유명인사들도 믿지 말라. 그들은 돈 한 푼 때문에 당신을 속일 것이다. 자기 일을 성실하게 하라.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 말고 그들을 도와 주도록 노력하라. 단번에 전 인류를 구원하려고 애쓰지 말라. 먼저 한 사람을 구하려고 노력하라. 그 편이 훨씬 더 어렵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한 사람을 도와주는 일은 지극히 어렵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렵다. 때문에 전 인류를 한꺼번에 구하려는 유혹에 빠지는 것 같다. 그러다 보면 불가피한 일이기는 하지만 그냥 수백만 명만 없애면 모든 인류의 행복이 보장될 것 같이 생각하게 된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 그리 많은 수도 아니다.

솔로몬 볼코프 엮음/김병화 옮김, 『증언 :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회상록』, (이론과 실천, 2001), 336~344쪽

그런데 버나드 쇼는 노무현 귀신을 팔아먹는 쓰레기들과 비교하기엔 좀 과분한 것 같기도 하군.

Monday, February 27, 2012

Ring of Fire를 해 봤습니다

지난주 토요일에는 간만에 000000님을 종로에서 만나 보드게임을 했습니다. 제4차 하리코프 전투를 다룬 Ring of Fire라는 게임이었습니다. 이 게임은 처음 해 봤는데 정말 재미있더군요. 한 세턴 정도 넘어가니 재미가 있어서 시간 가는 줄을 몰랐습니다. 몸살기운이 있었는데도 계속 붙들고 있을 만큼 중독성도 있었습니다.

제가 소련군을 선택하고 000000님이 독일군을 골랐는데 실제 역사 보다도 소련군의 졸전이 두드러진 한 판이었습니다.

책을 가져가지 않아서 부대 배치는 임의로 했습니다.

8월 3일 전투 개시 직전의 상황
일단 전투 첫 날 부터 돌파구 하나 제대로 못뚫었습니다. ㅋㅋㅋ

8월 4일의 상황
결국 8월 7일이 되어서야 독일군 제1방어선의 좌익을 겨우 겨우 무너뜨렸습니다만 이미 아군 기동부대의 손실이 경악할 수준이었습니다. ㅋㅋㅋ

8월 7일의 상황
그리고 슬슬 독일군의 기동예비들이 속속 도착하여 아군 기동부대에 막대한 타격을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8월 10일의 격전으로 기동부대의 손실이 너무 커져서 일단 기동부대들을 재정비 하기로 하고 전선을 소총병사단들에게 인계하기 시작했습니다.

8월 10일의 상황
일단 아군 전선 좌익에서 돌파도 못하고 놀고 있던 기동부대들을 모조리 소환해서 아흐티르카 방면의 돌파구로 집결시키기 시작했습니다. 독일군은 지연전을 실시하면서 여유있게 제2방어선으로 후퇴.

8월 12일 게임 종료 당시의 상황

그러나 8월 12일 마지막으로 대공세를 펼치기 전 두통이 심해서 게임을 접었습니다.

아. 그런데 정말 머리 숫자로 밀어붙이는 소련군의 이미지를 잘 구현한 재미있는 게임이었습니다. 독일 전차의 사격 마다 터져나가는 T-34들 덕분에 게임을 하는 동안 진짜 실컷 웃었습니다.

실제 역사에서도 소련군이 이 정도로 졸전을 했다면 바투틴과 코네프는 시베리아 구경을 했을듯 싶더군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