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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25일 월요일

[번역글] 특수군사작전 2년차 : 몇가지 성과들, 향후의 전망

 가끔 미국이나 유럽쪽의 우크라이나 전쟁 연구에 인용되는 러시아 문헌들을 찾아서 번역기로 영역을 해서 읽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프로파간다를 감안해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조금씩은 나옵니다. 최근에 읽어본 글 중 흥미로운 것을 몇개 올려보려 합니다. 이 글은 Вестник Академии военных наук(군사과학학회보) 2024년 2호에 실린 Два года специальной военной операции:некоторые итоги, вероятные перспективы(특수군사작전 2년차: 몇가지 성과들, 향후의 전망)입니다. 필자는 가브릴로프(А. Д. Гаврилов), 그루디닌(И. В. Грудинин), 마이부로프(Д. Г. Майбуров), 노비코프(В. А. Новиков) 등 입니다. 글이 쓰여진 시점은 우크라이나의 2023년 반격을 막아낸 뒤 전략적 주도권을 되찾았지만 군수물자가 부족해 북한에 포탄을 지원받기 시작했고, 아직 북한군까지 참전하지 는 않은 2024년 초 입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민간인 공격을 규탄하는 등 러시아의 파렴치한 프로파간다로 가득차 있지만 러시아의 시각을 잘 보여주는 재미있는 내용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확대하지 않는 이유는 러시아가 정의와 휴머니즘을 추구하기 때문이라는 정신나간 소릴 하는데서는 기절할 것 같습니다. 꼬여있는 전황을 타개하기 위해 간접적으로 총동원을 촉구하는 부분이 주목됩니다.

 영어 중역이라서 번역의 질은 담보할 수 없습니다. 러시아인들은 대충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하고 참고삼아 읽으시면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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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군사작전 2년차: 몇가지 성과들, 향후의 전망


가브릴로프

그루디닌

마이부로프

노비코프


 '특수군사작전'이 개시된지 2년이 넘었으니 군사적, 정치적 측면에서 몇가지 평가를 할 수 있을듯 하다. 우크라이나와의 분쟁에서 러시아를 전략적으로 패배시키려는 범 서방의 지구적 목표가 성공하지 못했음은 명백하다. 러시아가 내부의 모순으로 분열해 붕괴할거라는 기대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러시아 대통령 선거 결과를 보면 푸틴에 대한 지지도가 거의 90%에 달한다. 러시아는 새로운 영토를 얻었다. 일부는 '특수군사작전' 초기에 루한스크와 도네츠크 공화국을 승인함으로서 획득했고 초기의 성공적인 작전으로 자포리자와 헤르손 주를 얻었다. 전투 작전에서 러시아군의 타격력은 크게 증가했으며 장병들은 귀중한 실전경험을 얻었다. 가장 큰 발전을 이룬 분야는 러시아의 군산복합체다. 러시아의 군수물자 생산은 크게 증가했다. 서방의 전례없는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경제는 '갈기갈기' 찢기기는 커녕 전례없는 회복력을 보여주면서 주요 지표가 확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 무시받았던 농업 부문도 기적적으로 부활했다. 러시아는 백년전 처럼 세계 상위권의 농산품 수출국 지위를 되찾았다.

 소련이 붕괴한 뒤 주권을 가지게 된 우크라이나는 (소련 덕분에) 상대적으로 발달한 공업과 농업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정치적, 경제적 독립성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서방의 재정 지원에 의지해 연명하는 처지가 되었다. 2024년에는 미국 의회의 대립때문에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자금지원이 지연되면서 '독립국' 우크라이나의 재정 정책은 막다른 골목에 몰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지도부는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문명화된 세계를 수호"해야 하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임금과 연금을 주기 어렵다면서 서방에 구걸하는 처지가 되었다. 미국 의회는 향후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높은 도널드 트럼프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부담을 유럽연합에 떠넘기려는 뜻이 있음을 염두에 두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저렴한 에너지 공급을 거부한 뒤 경제 및 사회-정치적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 유럽의 산업은 침체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도 높아지고 있다. 농민들은 길거리에 쓰레기를 쏟아붇고 관공서에 퇴비를 투척하고 있다. 사회복지도 축소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두 번째로 많은 원조를 하고 있는 독일의 군부와 정치 지도자들은 독일 국민들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에 재정 및 군사원조를 계속하려 한다.

 우크라이나의 하계 '반격'이 실패하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 낙관적인 선전선동과 최전선의 '가짜 뉴스'에 속아 한껏 높아져있던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사기는 곤두박질쳤다. 길거리에서는 군대에 보낼 사람들을 강제로 잡아들이고 있다. 무의미한 개죽음을 당하려고 모병소에 자원입대하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다.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을 실시한 이래, 즉 2023년 6월 4일 부터 2024년 2월 15일까지 입은 피해는 엄청나다. 우크라이나군의 피해는 전차 및 장갑차 15,000여대, 야포와 박격포 8,000문, 무인기 12,500여대, 항공기 571대, 헬리콥터 266대, 방공미사일체계 500문에 달한다. 적의 인명손실은 전사자와 부상자를 합쳐 약 430,000여명에 달한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이 교체되고 전략적 방어로 전환한 이래 하루 인명피해는 850명에서 950명 수준이다. 유럽에서 군사력이 강하다는 나라들이 보유한 전차는 우크라이나가 여름 공세에서 잃어버린 전차 보다 적다. 독일은 300여대, 튀르키예는 316대, 프랑스는 406대다. 유럽의 나토가맹국이 보유한 전차를 전부 합쳐도 최신 전차(독일의 레오파르트2, 영국의 챌린저2, 프랑스의 르클레르, 이탈리아의 아리에테) 2,300여대, 구형전차 4,000여대(미제 전차 2,500대 포함)에 불과하다. 또 과거 바르샤바 조약기구에 속했던 국가에 1,500여대의 소련제 탱크가 있다. 

 하계 공세를 시작할 무렵 우크라이나는 약 2,200대의 전차를 보유하고 있었고 나토 국가들이 추가로 전차 700여대를 지원했다. 실전 결과를 보면 서방의 최신 전차도 구형 전차들 처럼 격파할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군 고위층도 전투 부대에 배치된 전차와 장갑차의 50%를 잃었다고 말할 정도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경제 및 군사원조는 전례없는 규모이다. 우크라이나는 외국의 개입 없이는 국가로서 생존할 수 없는 지경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및 탄약 지원은 모든 '레드 라인'을 훌쩍 넘었다. 어떤 전문가들은 그들이 "수치심으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고 한다. 참고로, 현재 국제법상의 규범, 또는 지금까지 남아있는 국제법상의 잔재에 따르면 다른 나라에 재래식 무기, 군사장비, 탄약, 기타 군사관련 물품을 수출하는 나라는 전쟁 상태에 있는 걸로 간주해도 무방하다.

 예를들어 소련은 우방국인 베트남에 100문의 S-75 방공미사일체계와 7,000발의 미사일을 제공했고 이로인해 미국은 수많은 비행기와 조종사를 잃고 베트남에서 철수해야 했다. 또 6,000여명의 소련 군사고문단이 베트남을 도왔다. 그러므로 외국인 교관들이 서방 무기체계를 직접 운용한다고 해서 놀랄일은 아니다. 예를들어 2024년 1월 24일 우크라이나군 포로를 태운 Il-76 수송기가 미국제 패트리어트 방공 미사일에 격추된 사건이 있다. 참고로 국제법은 다른 나라에 군사원조를 할때 다음과 같은 사항을 준수하도록 요구한다.

 -원조한 무기를 민간인에게 사용하는 것을 금지함

 -어느 전쟁 당사국의 국민에 대한 대량학살 및 인종 청소를 금지함

 -원조한 무기를 테러 행위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함

 -핵물질 방호협약(CPPNM: Convention on the Physical Protection of Nuclear Material) 준수

 -군사 예산에 대해 표준화된 보고 체계 적용(원조 받는 국가의 재정 지출 중 보건 및 교육 예산이 국방비 보다 높을 때 원조를 가능하게 하는 등) 등

 지금까지 우크라이나가 마이단 혁명 이후 10여년간 모든 국제법을 위반했음을 보아왔다. 우크라이나는 서방에서 지원받은 무기를 아무 제약 없이 사용했고, 키이우 정권에서 조건을 위반하지 않겠다는 거짓 약속만 하는걸로 무기를 제공한 나라들은 만족했다. 게다가 '특수군사작전'이 시작된지 2년이 넘은 현재 독일의 장거리 타우루스 미사일, 미국의 F-16 전투기를 비롯한 각종 항공기도 지원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군이 큰 승리를 거두고 상황이 진전되어 우크라이나군에 더 효율적인 장거리 무기체계가 지원된다면 무력 충돌이 격화될 수 밖에 없다. 

 러시아의 군사과학은 러시아에 대한 안보 위협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그리고 군사 기술 측면에서 문제점이 있음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그 원인은 러시아군 수뇌부가 아군의 전투력을 평가하고 잠재적인 적의 의도롤 파악하면서 너무나도 기만에 잘 넘어가고 생각이 짧은데 있다. '특수군사작전'에서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부대 운용이 나타났기 때문에 서방의 "협력국"에 대해 네트워크 중심전을 수행하고, 적국이 수행하는 범지구적 단위의 타격과 항공우주 작전을 효과적으로 격퇴할 준비를 갖추며, 짧은 기간에 적을 결정적으로 섬멸할 지상 작전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연구는 필요하지 않았다. 10여년 전 서방 국가들이 '평화를 애호하는 협력국'이라고 생각하고 군사훈련을 대테러작전 중심으로 전환하고 지상군의 구조를 여단과 군단 체제로 개편한건 치명적인 오류였다. 전술 차원에서는 대대전술단이 널리 활용됐다. 대대전술단에는 모든 병과가 포함되었고 기동력이 높았으며 지휘하기도 쉬웠다. 하지만 대대전술단은 파괴공작과 정찰대를 격퇴하고, 테러리스트들과 싸우고, 규모가 작고 무장이 허술한 적군을 상대하는 특정한 임무에 적합했다. '특수군사작전' 당시 전선은 1,200-1,300km에 달했는데 대대전술단으로 이런 전장에서 일어나는 전술 문제를 해결하는건 아주 힘들었다.

마찬가지로 '특수군사작전'을 준비하면서 서방의 '협력국'들이 러시아를 '전략적으로 패배'시키기 위해 전례없는 수준으로 단합하리라는 점을 예측하지 못한 점도 군사-정치적인 예측이 실패한 사례이다. 미국의 지도하에 거의 대부분의 유럽국가와 다른 미국의 위성국가(거의 50여개국)가 반러시아 전선으로 단결했다. 서방은 러시아에 대해 전례없는 수준의 제재를 연달아 부과했다. '특수군사작전'이 시작된 이래 총 15,821건의 제재로 이루어진 13개의 제재안이 통과됐다. 그리고 노르트 스트림 가스관이라는 세계 최구의 인프라를 파괴하는 전무후무한 테러 공작도 일어났다. 헝가리를 제외한 유럽 국가들은 자국의 경제에 해가 되는 걸 알면서도 러시아의 저렴한 에너지 자원을 거부하고 세배나 더 비싼 비용을 내면서 미국에서 수입을 했다.

러시아는 서방의 무기와 교관, 용병의 지원을 받는 유럽에서 두 번째로 강력한 군대와 대결하게 됐다.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제압한다는 초기의 목표는 실패했다. 혁명적인 사상을 가진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 깃발을 흔들고 꽃다발, 빵과 소금으로 러시아군을 열렬히 환영할 거라는 기대도 물거품이 되었다. 우리 군대를 맞이한 적군은 강하고 잘 훈련되었으며 우수한 무기를 갖췄으며, (정보 체계, 지휘 통제 체계, 통신장비, 현대식 무기와 장비, 다양한 정밀 유도무기 등) 필요한 모든 것을 서방에서 공급받을 수 있었다.

전투 작전의 규모와 결과라는 측면에서 '특수군사작전' 초기의 군사 작전을 평가하자면 그저 낙천적인 생각의 결과물이었다. 정면 3,500km-종심 800km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전역의 중요한 군사 시설은 장거리 정밀타격 무기로 일시에 타격할 대상이었다. '특수군사작전'을 시작하고 겨우 2주 동안 800여발의 지대지 및 공대지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사용한 걸로 추산된다. 이는 미국이 이라크 전쟁, 유고슬라비아 사태, 리비아 사태 당시 사용한 것 보다 두 배는 많은 숫자였다. 가장 최신의 고정밀 무기를 사용했다. 이스칸데르, 칼리브르, 킨잘, Kh-101, Kh-555, Kh-69 등 모두 매우 정확하고 치명적인 효율성을 가진 무기였다. 공중강습과 상륙작전도 병행됐다. 우크라이나군은 작은 집단으로 쪼개져 포위망에 갇히거나 요새화된 거점에 고립됐다.

 도네츠크 인민공화국 군대와 러시아군은 병력면에서 우크라이나군 보다 열세했는데, 이는 전통적인 군사학 기준과 반대되었다. 또 나토식으로 훈련받은 우크라이나군은 전쟁에서 암묵적으로 따르는 규범과 반대로 행동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자국 국민들에게도 무자비했으며 민간인을 지하실에 몰아넣고 인간방패로 사용했다. 초기 작전이 성공할 수 있었던 원인은 우크라이나군의 지휘통제가 무너지고, 우크라이나군의 방공 체계가 제압되었으며, 우크라이나군 비행장과 항공기 대부분을 격파해 공중우세를 달성하고, 우크라이나군 여단과 연대들의 전략적 기동성을 빼앗아 전장에서 효과적으로 고립시킬 수 있었던데 있다. 

 그 다음에는 우크라이나군이 서방의 강력한 지원을 받아 저항을 강화하면서 전쟁이 장기화되었다. 이 기간 중 양측은 각자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두었다. 미국이 80%를 소유하고 통제하는 서방의 모든 언론 매체들은 우크라이나 국민과 전 세계에 우크라이나가 곧 승리를 거두고 크름 반도를 탈환할 것이며 우크라이나 군이 모스크바를 점령하고 티파티를 열 거라고 선전했다. 하지만 실제 전장의 상황은 완전히 달랐고 지금은 전세가 러시아에 유리하게 역전되었다. 주된 이유는 미국의 우크라이나 원조가 지연되고, 미국이 유럽에 부담을 떠넘기려 했기 때문이다.

 '특수군사작전'을 2년 동안 수행하면서 군사조직과 전쟁수행에 있어 몇가지 특이한 점이 발견되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술적, 조직적, 기술적 혁신이 결합하면 군사혁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한다. 게다가   '특수군사작전' 수행으로 광범위하고 다양한 전투 경험이 공개적으로 논의되면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견해가 나오고 있다. 이는 미래의 전장에서 벌어질 전투의 새로운 경향과 본질을 설명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기인한다. 이토록 짧은 기간(사실상 실시간의)에 일어나는 전투 과정의 본질과 내용을 객관적인 평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때문에 연구자들은 전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재래식, 또는 최신 전투 수단의 역할과 위치의 관계에서 가장 보편적인 변화와 이것이 다양한 전투 임무를 해결하는데 기여하는 방식을 구별하고 설명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다음과 같은 사항은 특히 흥미롭다. 전차 부대는 제병협동전투(작전)의 핵심 타격 요소로서의 위치가 흔들리지 않을 것 처럼 보였지만 이제는 이것을 확신할 수 없다. 작전에서 전차를 운용한 경험에 관해서 여러 전문가들이 다양한 결론을 내놓고 있다. '투명한' 전장 상황에서 전차는 전혀 신뢰할 수 없으며 적이 보유한 다양한 무기(지뢰, 포병, 무인기)에 전차가 매우 취약하다는 주장부터 기술적으로 향상된 최신형 전차가 필요하며, 제병협동전투를 준비하고 수행하는새로운 조건하에서  새로운 전차 운용 방법을 개발하고 실증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동시에 요새화된 적 방어선을 전차 부대를 집중해서 돌파하는 전통적인 개념은 완전히 부적절하다는 결론도 내려졌다. 물론 미래의 전투 체계에서 전차가 차지할 위치는 시간과 전장 환경의 변화에 달려있겠지만, 한세기 동안 '전통적'이었던 적극적인 전차 운용 방식이 큰 변화에 직면했다고 말 할 수 있다.

 그리하여 전차의 공격으로 적 부대를 돌파하는 신속하고 기동적인 전투 작전 대신, 지상군 부대들은 장기간의 진지전을 수행하게 되었다. 적이 공들여 구축한 요새 지대를 점령하는 작전과 도시를 해방하는 작전은 특수한 부대 운용 방식과 많은 노력과 자원을 필요로 하는 독립적인 작전이 되었다. 시가전은 매우 복잡하고 공격측은 큰 손실을 입는다. 전통적인 작전술적 공세의 기본 교리(가장 가까운 목표와 차후 목표를 4-5일의 기간에 점령하는 등)는 더이상 적용되지 못하며 앞으로 한동안 그러할 것이다. 만약 3~4개의 제병협동군과 전차군이 공군과 해군의 지원을 받으며 대규모의 공세를 펼쳤다면 특수군사작전의 목표를 보다 일찍, 그리고 확실하게 달성하고 교전 상태를 끝냈을 것이다. 작전술의 원칙을 따랐다면 모든 병과와 병종의 화력을 사용해 3~4일안에 공세 방향의 적을 모두 소멸하고 당당하게 우크라이나 서부 국경에 도달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완전히 다른 성격의 작전으로 양측 모두 큰 인명 피해를 입었을 것이며, 광범위하고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을 것이다.

 포병은 전술 및 작전술 차원에서 주된 파괴 수단으로서의 지위를 확인했고, 정찰용 무인기를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정밀유도탄약 사용이 늘어나면서 그 지위가 더욱 강화됐다. 특수군사작전 지역에서 신형 크라스노폴 유도포탄을 사용하면서 포병의 효율성이 크게 향상됐다. 20세기에 개발된 크라스노폴 유도포탄은 신형 레이저 유도 체계를 통합해 새로운 쓰임새를 얻었다. 개량된 크라스노폴 유도포탄은 이동하는 목표에 대해서도 80%의 명중율을 보장한다. 이와 같은 유도포탄은 D-20 곡사포와 므스타-B 곡사포, 아카치야 자주포, 므스타-S 자주포(개량형 포함), 칼리챠-SV 자주포, 말바 자주포  등이 사용한다. 포병부대가 표적 식별 능력을 획득함으로서 포병은 새로운 수준에 도달했다. 특정한 화력 임무에서 모든 단계의 적 화력 자산을 신속하게 정찰하고, 이를 통합 목표 배분 체계에 통합하는 능력이다. 필요한 데이터를 전송하는 체계만 갖춰지면 화력 임무를 거의 실시간으로 수행하고 목표 식별에서 교전에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 할 수 있다. 게다가 적의 화력 교전 체계가 가진 새로운 능력은 필요할 경우 여러가지 형식의 정찰 및 화력 장비, 그리고 다양한 유형의 부대들을 단일한 정찰 및 화력 모듈로 통합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무기가 지정된 목표와 교전하도록 보장할 수 있는 능력을 크게 향상시킨다.

 극초음속무기를 포함한 고정밀 무기 체계도 광범위하게 사용됐다. 이스칸데르, 칼리브르, 킨잘, 그리고 다양한 공중발사, 그리고 해상발사 순항미사일 등으로 방산업체와 같은 우크라이나의 핵심 군사 인프라를 정밀하게 타격했다. 이른바 정밀 무기를 이용한 대량보복은 우크라이나를 비무장화하는 임무에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2022년 3월 9일 흐멜니츠키주(Хмельницька область) 스타로코스탼티니우(Старокостянтинів)에 있던 우크라이나군과 나토군의 지휘통제통신센터는 킨잘 극초음속미사일에 공격받았다. 푸틴 대통령이 2018년 대국민 담화에서 새로 개발하는 사르마트 미사일과 지르콘 미사일에 관해 이야기 했을때 서방은 이를 사전선거운동이라고 비웃었다. 또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은 2017년 12월에 실전 시험을 했다.

 '특수군사작전'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양상은 방공무기체계가 유인항공기에 우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이는 군사전문가들조차 예측하지 못한 현상이었을뿐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는 수십년간 지속되어온 항공기의 폭격이 방공무기체계에 우위를 보이던 경향이 완전히 역전된 것이다.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전장에서 도전받지 않던 유인 항공기의 우위도 끝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된다면 작전술과 전술 차원에서 공군력을 운용하는 근본적인 기반 자체가 본질적으로 바뀔 수 밖에 없다.

 무인기의 발전과 정찰, 타격, 전자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운용하는 것은 진정한 혁명적 발전이다.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쪽 모두에게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군은 2024년 2월 초 무인기 운용인력을 훈련시키고 전투에 투입할 인력과 수단을 군의 독립된 병종으로 만들었다. 소형 무인기가 대규모로 운용되고 그 규모도 갈수록 늘어나면서 전장은 '완전히' 투명한 상태가 되었고, 부대 뿐만이 아니라 장갑차 한대, 병사 한명 조차 들키지 않고 움직일 수 없다. 소형 무인기 집단에 단독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공무기체계는 없다. 소형 무인기 집단에 대응하려면 전자전을 비롯한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모두 사용해야 한다.

 러시아군이 다양한 종류의 무인기를 대규모로 운용한 것은 우크라이나군에게 진정한 재앙이었다. 가장 중요한 기종으로는 란셋 무인기와 10여종에 달하는 파생형이다. 란셋은 전차, 보병전투차, 병력수송장갑차, 야포 등의 기갑장비와 고정 목표물에 큰 위력을 발휘했다. 란셋1과 란셋3 무인기는 시리아에서 실전 시험을 거친뒤 여러 차례 개량을 했다. 란셋은 지형 지도를 탑재해 위성 통신에 의존하지 않기때문에 전자전으로 교란하기가 어렵다. 또한 레이저에 대한 방어가 가능하며 폴리머 복합재로 만들어져 방공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으며, 유도체계도 갖추고 있다. 공격용 무인기는 전차와 보병전투차가 가장 취약한 상면을 타격한다. 공격용 무인기가 사용하는 탄은 장갑차량의 정면과 측면 장갑을 관통하기 어렵다. 약 50여년전 미국은 "몰려오는 소련 전차"들을 상대하기 위해 '어설트 브레이커(Assault Breaker)' 정찰타격체계(Reconnaissance and Strike System)을 개발했는데, 이 무기체계는 장갑 목표물을 탑재한 탄약으로 정밀 타격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현대 무인기의 시초격이다.) 우연히도 수년전 새로운 기술 환경을 바탕으로 이 계획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

 현재 러시아 국내의 군산복합체는 란셋 무인기와 그 파생형을 대량 생산하고 있다. 오부호프(Обухов) 공장 한곳만 해도 3교대 근무로 1달에 3,000여대의 란셋 무인기를 생산한다. 또한 이란의 샤헤드-136 무인기를 기반으로 신형 추진 체계와 재밍 방어능력을 가진 게란-2 무인기의 대량 생산도 시작되었다. 전술 차원의 전투 임무를 수행하는데 소형무인기의 역할과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므로 적 무인기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무기체계를 개발하고 러시아군의 무인기 전력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포병 전력을 강화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경제적, 정치적 문제는 대구경 포병 탄약이 매우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다. 현재 러시아의 군산복합체는 포병 탄약 생산을 늘리는 문제를 극복하는데 있어 우크라이나 보다 훨씬 성공적이며 전선에 배치한 포병 무기의 숫자도 더 많아서 우크라이나군 보다 화력면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특수군사작전' 2년차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우크라이나군의 포병 탄약은 거의 다 고갈됐으며 나토 국가들의 탄약창도 고갈되기 직전이다. 또 유럽과 미국은 다시 탄약을 생산하면서 자원, 예산, 기타 경제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래에도 대구경 포탄 수요가 유지될 지 확실한 보장이 없어서 생산량을 급격히 늘리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대구경 포탄 생산을 늘리려는 미미한 시도가 있기는 하다. 특히 독일의 숄츠 총리는 새로운 포탄 공장을 건설하는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또 미국은 2025년까지 연간 포탄 생산량을 120만발로 늘릴 계획이다.  이에 비해 러시아의 군산복합체는 1년에 대구경 포탄 450만발을 생산할 수 있다.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약속한 1백만발의 포탄 중 고작 30만발만 보내졌다. 물류 및 재정 문제로 나머지 포탄을 보내는게 지연되고 있다. 그결과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에 비해 10배 이상의 우위를 가지고 있다. 

 무인기를 대규모로 운용하는 현상은 극히 소수의 전문가만이 예측했다. 우리는 무인기의 대규모 운영으로 인해 공격 무기의 가격과 타격할 목표물의 가격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경향이 나타났고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가장 최첨단의 무기 체계가 단순하고 저렴한 무인기, 또는 무인기를 포함한 복합 타격 체계에 효과적으로 공격받고 있다. 이러한 경향이 초래한 현상은 육해공 모든 분야의 전투의 물질적 환경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만약 이런 현상을 초래하는 조건이 계속 유지된다면 서방 진영의 군대가 압도적인 기술적 우위로 '원주민' 군대를 압도하는 식민주의 전쟁은 종말을 맞을 것이다. 아주 가까운 미래에는 저항하는 민중과 정부를 '직접 상대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도륙하는 행위도 과거의 일이 될 것이다. 또한, 재래식 무기체계 전체의 상성관계가 무너지고 무기체계와 이를 운용하는 플랫의 비용과 효율성의 새로운 균형점을 찾게 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악명높은 현대적  '포함 외교'의 주된 수단인 미국의 공군력과 나토 국가들이 보유한 소수의 항공모함은 애물단지로 전락할 것이다.

 심오하고 복잡한 국제 정치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우크라이나 정권을 무장해제하고 탈나치화하려는 '특수군사작전'의 복잡성과 다면적인 성격은 군사술의 발전에 있어 수많은 경향을 만들어내고 있다. 미래의 전쟁과 분쟁에서 이런 새로운 경향들은 더욱 강화되고 계속해서 지배적인 영향력을 끼칠것이다. '특수군사작전'에서 매우 두드러졌으나 영향력은 끼치지 못할 다른 경향들은 앞으로 사후 분석의 대상으로만 남을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가장 일반적인 경향들과 비교했을때, 무력 충돌의 결과가 통신 환경에 따라 전적으로 좌우되는 경향은 앞으로도 계속 중요하고, 그 중요성도 커질 것이다. 스타링크 시스템은 이런 경향을 보여주는 시초격이라 할 수 있다. 스타링크 시스템 처럼 신속하고 고도로 조직화된 데이터 전송 시스템이 없으면 무기 체계 개발, 미래 전쟁에서 군사 조직 및 기타 조직을 운용하는 방식을 발전 시킬 수 없다. 군사작전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데 있어 통신 체계는 너무나 중요하므로 통신 장비를 다양화하고 적의 강력한 방해공작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예비 장비, 정비 수단, 복구 수단을 갖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특수군사작전'을 준비하고 수행하는데 관한 세부적인 사항을 통해 앞으로의 전망, 성과, 영향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특수군사작전'의 공식적인 최종 목표는 우크라이나 정권을 비군사화하고 탈나치화하는 것이며, 이 목표는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서방은 우크라이나를 이용해 "러시아를 전략적으로 패배"시키려는 그들의 소망을 현실화하려 한다. 동시에 원래 러시아를 봉쇄하는 목표의 명분으로 내걸었던 것을 최근에 바꾸는 점이 주목된다. 이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무찌르지 못하게 막는다." "우크라이나가 패배하지 못하게 한다.", 또 우크라이나가 패배한다면 세계의 자원을 식민주의적으로 재분배하면서 재정적, 경제적 번영을 유지하는 "서구 문명"의 존속에 치명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명분을 주로 말하고 있다.

 단합된 서방의 지원을 받는 강력한 군대를 가진 우크라이나를 비군사화하고 탈나치화하려면 우크라이나 정권을 완전히 항복시키고 말살해야한다. 비군사화는 전쟁을 포기하게 하고, 무장을 해제하고 추후에도 무기 획득과 생산을 금지시키고, 요새와 군사시설을 해체시키고 군대를 보유할 가능성을 없애는 것이다. 지금의 우크라이나 정권은 비군사화에 자발적으로 동의하지 않을 것이므로 우크라이나 군대를 철저하게 패배시켜야 비군사화가 가능하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정부는 법적으로 러시아와 어떠한 협상도 할 수 없게 제약을 걸었으며, 지금까지 이루어졌던 합의도 서방의 요구로 취소됐다. 또 한편으로 어떠한 서방의 정부 기관을 배제하고 우크라이나 정권과 타협을 이룬다 하더라도 그 결과를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없다. 그러한 대표적인 사례가 민스크 합의다. 서방의 협상 대상국들은 나중에 협상 과정의 진정한 목표는 우크라이나가 서방에서 피할수 없다고 간주하는 러시아와의 군사적 대결을 보다 효과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버는 것이라고 하면서 협상 자체가 거짓이었음을 드러냈다. 나토가 동쪽으로 더 팽창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명시한 것, 우크라이나가 1991년 소련에서 분리독립할 당시 헌법에서 중립국 지위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도록 명시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터커 칼슨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비나치화란 신나치즘 운동을 금지하고 생활 속에서 나치 사상과 행동을 버리지 않고 지키려 하는 사람들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 문제는 본질적으로 현재의 우크라이나 정권을 무조건 교체하고 입법부 단위의 국가 기관에 해결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정권은 권력을 잃을때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있으므로 평화적인 문제 해결 방법을 모두 거부하고 끝까지 권력을 움켜쥐려 할 것이다. 또한 서방도 우크라이나의 내부 자원이 완전히 바닥날때까지 지원을 계속할 것이다. 그러니 러시아에게는 한가지 선택지 밖에 없다. '특수군사작전'의 목표를 단호하게 달성해야 한다. 우리 필자들은 '특수군사작전'의 핵심 결과는 필연적으로 나치즘 부활의 근원이며, 한치의 영토만 남아있더라도 러시아의 국가 안보에 철저한 위협이 되는 우크라이나라는 국가를 철저하게 말살하는 것이라고 본다. 우크라이나 국가의 말살은 각 지역의 역사적 기원과 국민들의 민족 구성에 따른 우크라이나 국토 분할로 이어질 것이다.

 전선에서 결정적인 변화가 없는, 전문가들이 뚜렷한 발전이 없는 일종의 교착상태라고 해석하는 이상 이 분쟁은 몇년 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군이 숫적으로 우세하고 (서방의 군사 및 기술 원조를 받아 특히 첩보 및 정보에서 기술적 우위를 가진) 현재의 병력 비를 고려하면 '특수군사작전' 목표를 신속하게 달성하는 건 비현실적이다. 틀림없이 서방은 앞으로 전쟁을 확대하려 할 것이다. 확전의 다음 단계는 이미 유럽의 군사, 정치 지도자들이 공공연히 발표하고 논의한 바와 같이 F-16, 타우루스 미사일 같은 장거리 타격 수단을 지원하는 것이리라 본다. 유럽연합은 물론 미국도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재정을 지원하려는 다양한 방안을 고안하고 실행하려 한다. 나토군을 우크라이나에 직접 배치하는 방안(프랑스는 유럽 국가의 연합군을 결성해 이를 준비하려는 의도가 있다.) 나토 주요 국가들이 무기와 군용장비를 생산하는 기업들에게 금융 및 경제, 기타 다양한 우대 조치를 통해 군산복합체를 강화하려는 시도, 러시아의 종심 깊이 위치한 중요한 전략 시설을 파괴하려는 계획 등이 공공연하게, 그리고 치밀하게 조율되어 공개되고 있다.

 서방의 전략가들은 이제 공공연히 이번 분쟁에 핵무기가 사용될 가능성을 논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영내에서 전술핵을 사용할 가능성 뿐만아니라 나토 회원국 중 하나(아마도 러시아를 전략적으로 패배시키기 위해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국가)에 대한 선제 타격을 감행할 가능성까지 논의하고 있다. 이런 추측을 하는 이유는 러시아 지도층과 러시아 국민을 협박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다. 하지만 서방에서 이런 논의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우려스러운 일이다. 서방 국가들이 꾸준하고 일관되게 확전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아직까지 적의 도발에 대해 대응하지 않은 러시아의 군사-정치 지도자들의 입장은 명백히 비대칭적이다. 서방은 이 분쟁에 말려드는 길을 걷고 있다. 방탄모, 의료장비 등의 개인보호장구류 같은 인도주의적 지원으로 시작해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장거리 무기 공급과 같은 노골적인 개입, 유럽에게 전적으로 파괴적인 러시아와의 완전한 경제적 단절과 중국과의 부분적인 단절, 군사-정치 영역에서 우크라이나와 서방 정보 기관의 직접적인 테러행위(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파괴와 같은)에 대한 노골적인 지원등이다.

 현재까지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은 2022년 2월 24일 이후 러시아에 적용한 군사적, 정치적, 경제적 조치에 대해 단 한번의 대응도 받지 않았다. 서방 동맹은 '확전 경쟁'에서 러시아에 대해 8-10 단계 앞서나가면서 무기고가 바닥나고 있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러시아 지도부가 이토록 자제하는 진짜 이유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한가지 짐작되는 것은 러시아가 이렇게 자제함으로서 서방을 포함한 전 세계에 러시아가 정의, 휴머니즘, 그리고 식민주의 엘리트 집단만이 아닌 전 인류가 공평한 발전을 이룩해야 한다는 원칙을 견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러시아가 서방에 대응 조치를 많이 취하지 않는 이유는 서방 동맹국 뿐만 아니라 그들의 우두머리인 미국을 은유적인 "군사-정치적 싸움"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라고 여겨진다. 마치 우크라이나 해군보병대가 정예 부대들을 꾸준하고 체계적으로 도살장에 밀어넣게 하는 것 처럼 말이다. 타당한 평가인지 확신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수준의 정보만으로 판단할때 갈수록 쇠락하는 유럽 경제가 제살을 깎아먹는 과정이 진행중이며 점차 가속화되는 것이 확실하다. 서방 국가 중에서는 미국 경제만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이유는 정상적인 사회 경제의 발전 법칙에 따른 것이 아니라 주로 국방비를 과도하게 지출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동맹국의 경제를 뜯어먹기 때문이다.

 또한 2년간 '특수군사작전'을 치르면서도 러시아는 아직 사용하지 않은 수단들이 남아있으며, 장소와 시간, 적에게 끼칠 영향력을 선택할 수 있는 뚜렷한 우위를 가지고 있다. 러시아가 대립을 더 격화하기 위해 고를 수 있는 첫번째 수단은 러시아 영토내의 시설과 민간인을 공격하는 부대와 무기체계를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미국과 나토 국가들의 첩보 및 정보 자산을 목표로 삼는 것이다. 탐지와 목표물 지정, 목표에 무기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고정밀 무기 체계의 직접 통제하는 것이 서방 군사전문가들의 참여하에 이루어지고 있으니 이 문제를 첫 번째로, 최우선 순위에 두 해결해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서방이 "방관자"인척 한발 빠져있는 편안한 상태에 있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영토 깊은 곳을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해도 감소시킬 수 는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의 민간 목표를 타격하는 빈도가 크게 늘어나면서 민간인 피해가 증가하고 있으며 중요한 후방의 정부 및 군사 시설이 파괴되고 있어 민감한 정치적, 선전적 요소가 되어 양측의 대중 여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서방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강력한 적을 맞아 군사적 대결이 장기화되면서 비극적이지만 인력 자원을 포함한 러시아의 국부를 대규모로 사용하는 등 거대한 러시아의 국방 잠재력을 끌어낼 수 밖에 없게 되었는데, 이는 사회경제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밖에 없다. 전장의 상황을 고려하면 '특수군사작전' 전선에 배치된 러시아군의 전투력이 확고한 우위를 달성하고 전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결정적인 행동을 취할 필요가 있다.

 신뢰할 수 없는 서방과 협상을 해서 분쟁을 외교적으로 해결하겠다는 희망은 부질없다.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있는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끝내겠다고 발언한 것은 그냥 선거운동 구호라고 봐야 한다. 서방의 이익을 위한 슬라브인의 싸움은 더 커지고 서방은 계속 후원할 것이다. 서방 엘리트 집단의 자질은 아주 저급하며 정치적으로 매우 편향되어 있어 동등한 입장에서 상호간에 이익이 되는 대화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게다가 서방 엘리트들은 자국의 이익을 희생하면서까지 미국을 기쁘게 하고 미국의 의도를 이행하려는 억제할 수 없는 욕망을 가지고 있어서 유럽연합과 나토가맹국의 대중들은 그들의 지도자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리고 있다. 서방 정치인들은 우크라이나의 전쟁터에 정치적 자산을 모두 걸어놓았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우크라이나가 "비참한 최후를 맞을때 까지" 원조를 해야한다는 주장을 반복할 수 밖에 없다.

 서방 엘리트들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면서 전세계에 그들의 제국주의적 본질을 드러냈으며 문명간의 충돌을 계속할 것임을 확인해 주었다. 따라서 현재 서방 지도자들은 그들의 예외적인 존재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으며 가장 냉소적인 표현 조차 피하지 않고 있다.(주제프 보렐[Josep Borrell, 당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유럽은 정원이다. 우리는 정원을 만들었다. 모든 것이 작동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지금껏 인류가 만들어낸 체제 중에서 정치적 자유, 경제적 번영, 사회적 통합이 가장 이상적으로 결합했다. 나머지 세계, 세계의 다른 대부분의 국가들은 정글이다. 정글이 정원을 침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블링컨[Antony Blinken] 미국 국무장관은 "전반적으로 우리는 자발적인 동맹과 협력에 기반한 강력한 네트워크라는 상대적인 이점을 가지고 있다. 만약 국제적인 체제라는 식탁에 앉지 못한다면 메뉴판에 올라가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사실상 서방의 모든 지배 엘리트들이 이런 성향을 드러내고 있으니 (최소한 지금의 정치 체제하에서) 서방의 대표들과 건설적인 접촉을 하겠다는건 허망한 일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러시아의 국가적 안보를 강화하는 목표를 이룩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공개적으로 선언한 목표를 완전히 달성하여 '특수군사작전'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지난 2년간 우크라이나에서 '특수군사작전'을 수행하면서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근본적인 상황이 러시아군에 유리하게 바뀌었다. 우크라이나의 '하계공세'는 실패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막대한 군사장비와 병력을 잃었다. 서방의 무기와 군사장비 지원에도 불구하고 전황에는 이렇다 할 영향이 없었다. 러시아 국내의 군산복합체가 모든 종류의 군사장비, 무기, 탄약 생산을 늘리면서 소모전을 하는 것도 유리하다. 정찰, 지휘, 통신, 전자전, 무인무기체계, 정밀유도무기, 기타 무기 체계도 많이 개발되어 전장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특수군사작전'의 목표를 완전히 달성하려면 국가와 사회의 조화로운 발전하에 군사, 정치, 경제적 도전을 골고루 해결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러시아가 전쟁은 이겨도 평화를 얻지 못했던 저주를  무슨 일이 있어도 벗어나야 한다. 우리가 역사적으로 경험한 것에서 배워야 할 때이다.

2026년 4월 20일 월요일

[번역글] 소모와 적응: 진화하는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

얼마전 IISS 홈페이지에 최근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양상에 관한 Yurri Clavilier 짧은 논평이 올라왔습니다. 분량도 짧고 핵심적인 문제들을 다루고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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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와 적응: 진화하는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

병력 획득 문제와 서방의 지원 감소로 러시아군의 돌파를 막을 우크라이나의 역량은 갈수록 압박을 받고 있다.


2025년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전장에서 유의미한 승리를 거두지 못하게 막고 영토를 빼앗기는 것을 최소화 했다. IISS는 2025년에 서방의 지원이 지속되고 더 강화될 것이며 우크라이나 정부의 인력 획득 체계도 구조적으로 개혁될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이렇게 해서 러시아가 대규모의 돌파를 하지 못하도록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2026년에 들어오면서 병력 획득 문제와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를 감축하기로 결정하면서(유럽은 이를 벌충하기 위해 고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갈수록 압박을 받고 있다.


물질적 도전

2025년에 유럽 국가들은 원조를 늘리기 위해 박차를 가했지만 여전히 미국은 가장 중요한 협력국이었다. 2025년 1월 트럼프 행정부 2기가 들어서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물자 지원이 크게 감소했다. 미국 국방부가 원조를 자주 지연시키면서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 노력은 타격을 받았고 러시아는 진격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유럽 국가들의 포병 무기체계와 탄약 지원에 우크라이나가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야포들을 합치면 미국의 원조가 줄어든 것을 벌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장거리 및 중거리 방공체계를 미국에게 크게 의존한다. 서방 국가들이 지원한 장거리 지대공미사일은 거의 대부분 미국제 패트리어트 시스템이다. 프랑스-이탈리아 합작개발품인 SAMP/T(수직발사관을 사용하는 미사일 요격능력을 가진 장거리 대공병기)의 첫번째 개량형은 2026년 우크라이나에 지원될 예정이며, 추가로 향후 2년간 7대가 더 지원될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만큼 아스터 미사일 생산이 늘어난다면 미국제 장거리방공체계에 대한 의존도가 좀 더 낮아질 것이다.


인력

우크라이나는 인력 문제에 있어서 부분적으로 대응하는데 그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2025년에 통일된 전투서열에 따라 18개의 군단을 창설하는 군사 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우크라이나군의 군단은 나토의 증강된 사단 규모로서 많은 비판을 받아왔던 임시적인 지휘 체계를 대체했다. 개편 초기의 보고를 보면 국가근위대 제1, 2군단과 제3군단 등의 엘리트 부대에서 개혁이 시작되어 러시아군의 도브로필리아 공세를 저지하고 우크라이나군이 쿠퍈스크 방면 역습에 성공하는 등 긍정적인 결과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매력적인 금전적 보상으로 인력 부족을 해결하려는 목표에서 실시한 18-24세 연령대(18-24 계약병)의 자원 복무 프로그램은 충분한 수의 신병을 획득하는데 실패했다. 부족한 병력 동원, 보병의 인명피해, 형편없는 여단을 엘리트 여단으로 교체해 달라는 잦은 요구, 구조적인 탈영 문제는 (부대간의 수준이 일정치 않은) 우크라이나군의 이질성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유명한 부대들은 계속해서 상황이 좋아지고 있으며 유능한 신병들을 끌어들인다. 약한 부대들은 더욱 더 수준이 떨어지고 담당 구역이 위태로워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보병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서 무인무기체계에 크게 투자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에서 무인체계군은 20,000여명 수준의 병종으로 성장했으며, 우크라이나군의 전체 병종의 모든 기동여단에는 최소한 1개 중대 또는 1개 대대의 무인기(UAS) 부대가 있다. 여단 예하의 기동대대에는 보통 소대 규모의 무인기 부대가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2025년에 무인지상차량(UGV) 부대를 창설했다. 우크라이나군의 무인지상차량 운용 역량은 2024년에 비해 크게 향상됐다. 이제 무인지상차량은 '최전방(Zero-line)'까지의 보급품 수송, 의무 후송, 심지어 최전방의 정찰 및 강습 임무도 수행하고 있다.

여전히 우크라이나 사회의 네트워크는 혁신을 일궈내는 비옥한 토양이지만, 가장 검증된 무기체계의 생산을 늘리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비정부기구들의 기금 모집은 부족한 정부 지원을 벌충하는 주된 수단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무인무기체계 제작 회사들에 수출을 허가해 자금 조달원을 다변화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전장

우크라이나군의 무인기 및 자폭드론 부대는 전장에서 중요한 역할(러시아군에게 가장 큰 인명피해를 입히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안전한 보직이라는 인식이 있다)을 하고 있기에 보병 부대보다 더 많은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 이는 투입할 수 있는 보병의 숫자가 너무 적다는 뜻이다. 전장에서 일어나는 전술적 진보(소형 무인기의 대량 사용)와 맞물려 보병 전술은 변화했고 병력 밀도가 극도로 희박해졌다.

우크라이나군 보병 분대는 방어 전투를 할 때 2명 내지 3명 단위의 팀으로 분산해 위장과 은폐를 하는데 각 팀은 수백미터 간격으로 떨어져있다. 러시아군의 공격작전시 전술도 마찬가지로 대부분 소규모 보병 화력팀의 침투 전술로 전환했다. 단지 기상 조건에 따라 시야가 제한되고 무인기 작전도 제한될 때만 기계화부대로 압박을 할 뿐이다. 이런 전술 변화때문에 시가지 보다도 개활지에서 방어하는게 더 쉬워졌다. 시가지는 침투하는 보병에게 은폐물이 되기 때문이다.


러시아

2025년에 러시아군의 기갑차량 손실은 감소했다. 이는 부분적으로는 기동성이 높고 흔적이 적게 남는 보병 전술이 널리 퍼지면서 기갑차량 운용이 감소한데 기인한다. 러시아군은 2025년에도 여전히 많은 병력을 잃었다. 2024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하루 평균 1,000여명을 잃었다. 소형 무인기가 운용되는 킬존의 범위가 접촉선에서부터 종심 깊숙히 늘어나면서 의무 후송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으며, 전사자와 부상자의 비율이 줄어들면서 2025년은 가장 인명피해가 큰 해가 되었다. IISS는 2026년 초까지 러시아군의 전사자가 최소 300,000여명에 달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렇게 많은 인명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지속할 수 있을 만큼 많은 병력을 획득하고 있다. 하지만 2025년 말 부터 병력 보충이 점차 감소하는 것이 관측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장거리 지대지 공격 역량이 갈수록 발전해 2025년에는 러시아의 석유 산업단지에 대한 공격이 절정에 달하면서 러시아의 주요 자금 조달원 중 하나가 큰 압박을 받았다. 또한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의 그림자 선단을 추격하는데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러시아의 석유 판매 역량도 방해를 받고 있다. 러시아는 앞으로 몇달간 지금 수준의 공세를 계속할 수 있겠지만 2025년 보다는 훨씬 취약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전망

패트리어트 미사일 부족과 러시아의 대규모 무인기 및 미사일 공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에 가장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방공무기체계이다. 우크라이나군의 인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군사개혁을 해야 할 것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두 나라는 여전히 2026년 한해동안 전쟁을 지속할 역량이 있으며 어느 한쪽도 붕괴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2026년 3월 29일 일요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작전술 차원의 기동전을 모색하는 러시아

 2025년 7월에 발표된 Russian Concepts of Future Warfare Based on Lessons from the Ukraine War를 읽었습니다. 이 보고서는 마이클 피터슨(Michael Petersen), 폴 슈워츠(Paul Schwarts), 가브리엘라 로사-헤르난데즈(Gabriela Iveliz Rosa-Hernandez)가 공동으로 집필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러시아의 군사 엘리트들이 미래전에서 기동전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회복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봅니다. 


 이 보고서에서 특히 제 관심을 끄는 부분은 러시아군 내부에서 우크라이나 전선의 교착상태를 타개하고 작전술 차원의 기동전을 모색하는 내용입니다. 러시아에서 발표된 주목할 만한 몇편의 글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모자이스키 군사우주대학의 가브릴로프(А. Д. Гаврилов) 중장은 Вестник АВН 2024년 2호에 기고한 "특수군사작전 2년차 : 약간의 성과들, 향후의 전망(Два года специальной военной операции:некоторые итоги, вероятные перспективы)"이라는 글에서 전쟁 이전의 '군사개혁'이 현재와 같은 교착상태를 만들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지상군의 규모를 감축하면서 사실상 군대를 빈껍데기로 만들었다는 겁니다. 즉 상당한 수준의 소모를 상정하는 전통적인 소련식 기동전을 수행하려면 군대의 규모가 커야 한다는 이야기죠. 가브릴로프 중장은 전통적인 규모의 3~4개 야전군과 충분한 항공지원이 있었다면 '특수군사작전'을 신속히 완수할 수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다음으로는 Армейский сборник 2024년 7월호와 9월호에 실린 칼리스트라토브(А. Каллистра́тов)의 글 "진지전 교착상태의 문제에 관하여(К вопросу о «позиционном тупике»)"의 내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칼리스트라토브의 글도 가블리로프와 비슷한 주장을 합니다. 칼르스트라토브도 우크라이나 전선의 교착 상태를 타개하려면 지상군을 크게 증강해야 하며 특히 포병전력이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이 보고서의 참고문헌 표기는 오류가 있습니다. К вопросу о «позиционном тупике»를 수칼렌코(Е. Сукаленко)와 베소노프(Е. Бессонов)의 글이라고 잘못 표기하고 있습니다. 

 저도 기본적으로는 가브릴로프와 칼리스트라토브의 논지에 공감은 합니다. 그런데 러시아가 어떤 방식으로 대규모의 지상군을 육성하고 장비를 갖출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2023년 이후 러시아의 군수물자 생산이 상당히 증가했지만 이게 소모를 동반하는 대규모 돌파작전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이건 앞으로 있을 러시아의 공세작전을 봐야 판단할 수 있겠지요.


 이 보고서에서는 러시아의 군사이론가들이 기동전을 위해서 지상군의 증강 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의 ISR(Intelligence, Surveillance, and Reconnaissance) 역량을 극복할 방안을 모색하는 점도 주목합니다. 2022~23년 러시아의 공세는 대부분 우크라이나군에게 사전에 탐지되어 공격 준비 단계 부터 큰 타격을 받고 무력화 되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정찰위성과 정찰 드론을 물리적으로 무력화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일부 논자들은 전면전이 발발한다면 핵무기로 적의 위성을 무력화 하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찰용 드론은 위성 보다는 난이도가 낮은 상대입니다. 러시아는 전통적인 지상방공 전술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소형 정찰 드론을 제압하는데 취약했다고 보고 여러 대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23mm에서 57mm 구경의 기관포를 중심으로 하는 야전방공체계, 전자전 강화, 그리고 좀 수동적이긴 하지만 위장을 강화하고 기만체를 늘리는 등의 방식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적의 ISR을 극복하는게 가장 난이도가 높아 보입니다.

 

 

2025년 8월 23일 토요일

우크라이나 전선의 양군 전력비 변화에 대한 폴란드의 연구

 The Journal of Slavic Military Studies 38-2에 실린 Malina Kaszuba와 Leszek Pawlikowicz의 공동연구인 The Evolution of the Ratio of Forces in the Russian-Ukrainian War During the First Twelve Months of Operations (February 2022–February 2023)를 읽었습니다. Malina Kaszuba는 폴란드의 Siedlce 대학 교수이고 Leszek Pawlikowicz는 폴란드 Rzeszów 대학의 부교수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폴란드 연구자들이 흥미로운 연구를 많이 내놓았는데 이것도 그 중 하나입니다.

이 연구는 개전 직전인 2022년 2월 부터 2023년 1월 까지 침공군인 러시아군과 방어군인 우크라이나군의 전력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추정하고 있습니다. 아직 전쟁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공개된 자료에 기반해 수행한 연구입니다. 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흥미로운 결론을 보여줍니다.


개전 직전인 2022년 2월 18일 기준으로 러시아는 현역 900,000명, 준군사조직 554,000명, 예비전력 약 2,000,000명을 가지고 있었다고 추정됩니다. 우크라이나는 현역 210,600명, 준군사조직 102,000명, 예비전력 900,000명이 있었다고 추정됩니다. 러시아는 현역 병력에서 4.27:1, 준군사조직에서 5.43:1, 예비전력에서 2.22:1로 우위를 보이고 있었다고 평가합니다. 그나마 예비전력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사정이 나은 편이고 덕분에 개전초 동원령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전선에 배치한 병력을 보면 러시아가 열세였다고 평가합니다. 러시아가 전선에 배치한 정규군은 149,000명이었던 반면 우크라이군은 216,600명으로 우크라이나가 1:1.45로 우위를 보였다고 추정합니다. 준군사조직의 병력도 러시아군이 69,000명 남짓한 수준으로 추산되는데 비해 우크라이나는 216,600명을 배치하고 있었다고 봅니다. 개전 직전 전선에 배치된 총 병력은 러시아가 219,000명인데 비해 우크라이나는 329,600명으로 1:1.51의 우위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양측의 장비를 비교해 보면 개전 직전 러시아는 총 13,617대의 전차(전투부대 3,417), 보병전투차 15,070대(전투부대 6,570), 보병수송장갑차 15,922대(전투부대 9,922), 150mm 이상 구경 화포 7,999문(전투부대 2,154), 공격헬리콥터 최소 407대, 수송헬리콥터 645대, 전투기 및 전폭기 723대, 폭격기 111대, 공격기 199대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전차 우크라이나가 최소 2,119대(전투부대 최소 987), 보병전투차 최소 1,305대(전투부대 1,305), 보병수송장갑차 최소 831대(전투부대 831대), 150mm 이상 구경 화포 최소 838문(전투부대 838), 공격헬리콥터 35대, 수송헬리콥터 70대, 전투기 및 전폭기 70대, 폭격기 14대, 공격기 31대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즉 전차는 6.43:1(전투부대만 비교시 3.46:1), 보병전투차는 11.55:1(전투부대만 비교시 5.03:1), 보병수송장갑차는 19.16:1(전투부대만 비교시 11.94:1), 150mm 이상 구경 화포는 9.55:1(전투부대만 비교시 2.57:1), 공격헬리콥터는 11.63:1, 수송헬리콥터는 9.21:1, 전투기 및 전폭기는 10.33:1, 폭격기는 7.93:1, 공격기는 6.42:1로 러시아가 모든 분야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었다고 평가합니다.
하지만 2022년 2월 18일 기준으로 실제 전선에 배치된 장비만 비교하면 양측의 격차는 크게 줄어듭니다. 전차는 러시아군이 약 1,200대를 배치한데 비해 우크라이나는 최소 987대를 배치하고 있었습니다. 보병전투차 및 보병수송장갑차는 러시아가 2,900대, 우크라이나가 2,136대, 야포 및 다연장로켓포는 러시아가 1,600대, 우크라이나가 최소 985를 배치하고 있었습니다. 헬리콥터는 러시아군이 240대, 우크라이나군이 105대, 전술항공기는 러시아군이 330대, 우크라이나군이 124대를 배치하고 있었습니다. 즉 전차는 1.22:1, 보병전투차 및 보병수송장갑차는 1.35:1, 화포는 1.60:1, 헬리콥터는 2.29:1, 고정익항공기는 2.66:1로 러시아가 우세했습니다. 러시아는 총 전력에서 압도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전선에 상대적으로 적은 병력을 배치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전체적으로 매우 불리했으나 실제 전선에서는 병력면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장비는 부족했으나 압도적인 열세는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러시아가 부족한 전력으로 침공을 감행한 결과 우크라이나는 수도 키이우를 지켜내고 2022년 여름과 가을에는 제한적인 반격을 감행해 성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는 동원령을 선포해 병력을 크게 증강시켰고 미국과 유럽에서 군사지원을 받아 어느 정도 장비를 보충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러시아는 여전히 제한적인 병력 동원을 하고 있었습니다. 필자들은 그 결과 2023년 초가 되면 전선의 지상군 전력비가 우크라이나에 유리하게 기울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2023년 1월 초 기준으로 비교하면 러시아는 정규군 1,190,000명, 바그너그룹 등 용병을 포함한 준군사조직 559,000명, 예비전력 1,500,000명을 보유했다고 추정합니다. 우크라이나는 정규군 683,000명, 준군사조직 150,000명, 예비전력 400,000명으로 추정합니다. 총병력을 비교하면 우크라이나는 정규군에서 1.74:1로 열세, 준군사조직에서 3.73:1로 열세, 예비전력에서 3.75:1로 열세였습니다.
그러나 전선에 배치된 전력에서는 우크라이나가 우위를 보였다고 평가합니다. 즉 러시아는 2023년 1월 기준으로 우크라이나 전선에 정규군 326,000명을 배치한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683,000명으로 우크라이나가 1:2.10의 우위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다만 바그너그룹과 같은 러시아의 준군사조직에 대한 자료가 없어서 준군사조직에 대해서는 평가를 내리지 못합니다. 이 당시 러시아가 바그너그룹에 크게 의존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2023년 초가 되면 장비의 격차도 조금 줄어들었습니다. 양측이 보유한 장비를 비교하면 러시아는 전차 총 7,070대(전투부대 2,070), 보병전투차는 총 9,160대(전투부대 5,160), 보병수송장갑차 총 14,950대(전투부대 8,950), 150mm 이상 야포 총 6,554문(전투부대 1,954), 공격헬리콥터 최소 369대, 수송헬리콥터 625대, 전투기 및 전폭기 719대, 폭격기 100대, 공격기 185대를 보유했다고 추정됩니다. 
같은 시기 우크라이나는 전차를 최소 953대(전투부대 953), 보병전투차를 최소 770대(전투부대 770), 보병수송장갑차 최소 1,325대(전투부대 1,325), 150mm 이상의 야포 최소 774문(전투부대 774), 공격헬리콥터 35대, 수송헬리콥터 55대, 전투기 및 전폭기 50대, 폭격기 5대, 공격기 20대를 보유한 것으로 추산합니다. 
전차는 7.42:1(전투부대만 비교시 2.17:1), 보병전투차는 11.87:1(전투부대만 비교시 6.70:1), 보병수송장갑차는 11.28:1(전투부대만 비교시 6.75:1), 150mm 이상 야포는 8.47:1(전투부대만 비교시 2.52:1), 공격헬리콥터는 10.54:1, 수송헬리콥터는 11.36:1, 전투기 및 전폭기는 14.38:1, 폭격기는 20:1, 공격기는 9.25:1로 러시아가 여전히 큰 우위를 가지고 있었다고 평가합니다.

그러나 2023년 1월 초가 되면 우크라이나 전선에 배치된 지상장비의 규모에서 우크라이나가 다소 우위가 되었다고 추정합니다. 2023년 1월 초 기준으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전선에 전차 419대, 보병전투차 및 보병수송장갑차 2,928대, 헬리콥터 572대, 전술항공기 485대를 배치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같은 시기 우크라이나군은 전선에 전차 802대, 보병전투차 및 보병수송장갑차 3,498대, 헬리콥터 107대, 전술항공기 85대를 배치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차는 1:1.91로, 보병전투차 및 보병수송장갑차는 1:1.17로 우크라이나가 우위를 보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반면 헬리콥터와 고정익 전술항공기는 여전히 러시아가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봤을때 2023년 초가 되면 우크라이나가 압도적인 우위는 아니지만 그래도 한번 공세를 감행해 볼 만한 환경은 조성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2023년 하계 공세가 실패하면서 우크라이나는 기회를 잃었고 그후 장기전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러시아는 전쟁 초 부터 큰 피해를 입으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도적인 우위를 잃었지만 그래도 국가의 체급으로 버티면서 지금까지 전략적인 우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양측의 자료가 완전히 공개되어 정확한 실상을 파악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합니다.

2025년 8월 4일 월요일

폴란드 동방연구소(Ośrodek Studiów Wschodnich)의 우크라이나 전쟁 요약 보고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을 넘기고 소모전 양상이 계속되다 보니 전쟁 초기 처럼 관심을 기울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비슷비슷한 소식이 계속되다 보니 정신적으로 피로감을 느끼는 것도 있습니다. 러시아 공군기지 공습 처럼 충격적인 사건이 터지면 관심이 살아나긴 합니다만. 하여튼 전쟁 초기 처럼 관련 보고서들을 찾아보는 일은 많이 줄었습니다. 요즘은 폴란드 동방연구소(Ośrodek Studiów Wschodnich)에서 1주일 단위로 정리해서 공개하는 보고서를 꾸준히 보는 정도입니다. 폴란드 동방연구소의 주간 보고서는 공개된 자료를 요약해서 정리하는 정도이지만 핵심적인 이슈들을 잘 모아놓고 있어서 전쟁의 흐름을 대략 파악하는데 도움이 많이 됩니다. 주간보고서외에도 중요한 이슈별로 내놓는 요약보고서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의 이웃나라이고 전쟁 초기부터 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오고 있다 보니 미국, 영국에서 내놓는 보고서들과는 어딘가 결이 다른 느낌을 받곤 합니다.

2024년 11월 3일 일요일

전후 러시아군의 전력 복구에 대한 예측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되면서 러시아는 소모전으로 우크라이나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도네츠크 등 동부전선에서는 2024년 하반기 들어 러시아군이 전술적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으며 이 추세로 나가게 된다면 작전적인 성공도 거둘지 모른다는 불안한 예측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군사원조는 우크라이나의 요구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군사원조가 계속 이 추세로 이어진다면 우크라이나가 2023년 여름과 같은 대공세를 펼치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정전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고 미국 대통령후보인 트럼프는 즉각 정전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전후 정세에 따라 러시아가 전쟁을 다시 시작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니 평화는 요원합니다. 상황이 이러니 전후 러시아가 군사력을 어떻게 복구할 것인가에 대한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된 연구들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저는 미국 전략예산평가연구소(CSBA, Center for Strategic and Budgetary Assessments)에서 2024년 3월에 낸 More of the same?: The Future of the Russian Military and its Ability to Change,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Chatham House, the Royal Institute of International Affairs)에서 2024년 7월에 낸 Assessing Russian Plans for Military Regeneration, 카네기국제평화대단(Carne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에서 2024년 9월에 낸 Russian Military Reconstitution: 2030 Pathways and Prospects 등을 읽어 봤는데 전반적으로 전쟁이 끝나더라도 러시아군이 효율적인 군대로 탈바꿈하기는 어렵고 수년간 전쟁에서 입은 피해를 복구하는데 주력해야 할 걸로 평가합니다. 아직 전쟁이 종결되지 않았고 전후의 국제관계가 어떻게 될지도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의 경향을 바탕으로 추론을 해 볼 필요는 있습니다.

 미국 CSBA의 보고서 저자는 Katherine K. Elgin입니다. 이 보고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결된 뒤 러시아가 군사력 재건을 시도하면서 안보적 위협으로 남겠지만 큰 혁신은 없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러시아 국가지도층, 특히 군지도층이 현재 러시아군이 처한 문제점을 제대로 진단할 능력이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의 전략사상 때문에 이번 전쟁에서 드러난 작전적, 전술적 문제는 외면하고 전략적인 측면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하위 제대에 자율성을 거의 부여하지 않는 군사문화를 가지고 있고 푸틴 시기의 개혁도 이때문에 실패한 전례가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지금까지 그래왔듯 러시아의 경직된 관료주의 때문에 대규모 개혁은 있을 수 없다고 봅니다. 러시아 군부 엘리트층은 개혁에 저항할 걸로 보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러시아의 고질적인 부정부패 문제가 있습니다. 필자인 Elgin은 러시아의 지도층도 부정부패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러시아가 부정부패를 근본적으로 근절하는건 불가능하다고 평가합니다. 그러므로 전후에 개혁을 시도한다고 한들 전쟁 이전의 궤적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이 연구는 그런 사례 중 하나로 전쟁 이전 세르듀코프 국방장관과 그 후임인 쇼이구의 개혁을 들고 있습니다. 세르듀코프와 쇼이구 시기 러시아는 국방개혁에 많은 자원을 투입했고 가시적인 성과도 있었지만 러시아의 부정부패와 경직된 관료 체제 등 본질적인 문제를 극복하지 못해 성공하지 못했다고 평가합니다. 

 영국 왕립국제문세연구소의 보고서는 저스틴 브롱크(Justin Bronk), 롭 리(Rob Lee) 등 저명한 분석가 여러명이 공동으로 집필했습니다. 이 두명 외에 공동저자로 마티외 불레그(Mathieu Boulègeu), 캐롤리나 허드(Karolina Hird), 재클린 커(Jaclyn Kerr), 마이클 피터슨(Michael B. Petersen) 등의 러시아 군사연구자들이 참여해 러시아군의 지휘통제체계 및 인력구조, 지상군, 공군, 해군, 비대칭전력, 군산복합체 등 주제별로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지휘통제체계 및 인적 자원 문제는 캐롤리나 허드가 집필했습니다. 허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잃고 있는 인력은 '숫자상'으로 충분히 보충하고 있지만 질적 수준이 낮기 때문에 작전적인 수준에서는 큰 변화가 없을 걸로 보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의 개별 부대 단위에서는 전훈을 잘 분석해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사례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러시아군의 질이 낮아 성과가 확산되지 못한다고 봅니다. 특히 현재 대부분의 러시아군 부대들은 질이 떨어지는 병력으로 소모적인 보병 전투만을 벌이고 있어서 효율적인 제병협동 작전에 필요한 경험을 축적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하지만 러시아가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개혁에 나선다면 방심할 수 없다고 평가합니다. 
 러시아 지상군에 대한 분석은 롭 리가 집필했습니다. 롭 리 또한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된 러시아군의 질적 문제를 지적합니다. 공수군이나 해군보병대 같이 상대적으로 수준이 양호한 부대도 있지만 대부분의 지상군 부대는 질이 너무 낮아서 실질적인 보병 작전은 소수의 돌격부대에 의존하고 있다는 겁니다. 러시아 지상군의 포병 전력은 가장 높게 평가합니다. 포병의 숫자와 포탄의 양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쟁 경험을 쌓으면서 표적 획득 및 타격의 효율성이 크게 향상됐기 때문입니다. 특수전부대와 미사일 전력을 통한 종심타격 능력에 대해서도 높게 평가합니다. 하지만 러시아 지상군의 전투력 회복 여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결과에 달려있다고 지적합니다. 전쟁이 오래 계속되어 지금과 같은 소모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만큼 전력을 회복하는게 어려워집니다. 또 전쟁에 너무나 많은 장비를 잃었기 때문에 향후 숫적인 전력 증강을 위해 T-72 계열과 BMP-3 같은 기존 장비의 생산에 주력하고 아르마타와 같은 신형 장비 도입은 더 지연될 걸로 예측합니다. 
 러시아 공군 부분은 저스틴 브롱크가 담당했습니다. 브롱크는 러시아 공군을 크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지상군은 최소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점령하는 성과를 내고 있는데 러시아 공군은 전쟁이 시작되고 2년이 넘도록 우크라이나 영공에서 이렇다 할 항공작전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러시아 공군은 수십년 동안 지상관제소의 관제와 사전에 계획된 경직된 계획에 따라 작전하는 관행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미래에도 큰 발전은 없을 거라고 봅니다. 러시아 공군은 미래에 Su-57과 같은 진보된 항공기를 대량으로 도입하려고 시도는 하겠지만 러시아의 경제 력과 서방의 경제제재 때문에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걸로 전망합니다. 브롱크는 서방에게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는건 러시아의 지상방공전력에 그칠 걸로 봅니다. 
 러시아 해군은 마이클 피터슨이 집필했습니다. 피터슨은 러시아 해군이 지금까지 졸전을 거듭해 왔지만 과소평가를 해서는 안된다는 신중한 입장입니다. 우크라이나군이 지금까지 잘 싸워왔지만 우크라이나군에게 격침된 러시아해군 함선 중 '모스크바'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주력함은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러시아해군은 여전히 원양에서 작전할 능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합니다. 하지만 향후 전력 증강에는 어려움이 있을 걸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먼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큰 피해를 입은 지상군과 공군 등 다른 병종과 자원 경쟁을 해야 합니다. 또 러시아의 조선산업이 쇠퇴한 점도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 입니다. 
 러시아의 비대칭전력에 대한 부분은 재클린 커가 집필했습니다. 이른바 '하이브리드 전쟁'의 일환으로 지금까지 러시아가 수행한 사이버 여론공작 등은 지금까지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이 사실이지만 기본적으로 러시아는 위에서 아래로의 상명하달식 문화를 가지고 있고 민간 부문이 취약하기 때문에 한계를 안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군산복합체에 대해서는 마티외 불레그가 집필했습니다. 러시아의 군산복합체는 미래에 러시아의 군사적 부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 입니다. 불레그는 지금까지 수년간 계속된 서방의 경제제재로 러시아의 군산복합체는 큰 타격을 받았으며 당분간 계속해서 쇠퇴할 거라고 전망합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보고서는 지난 9월에 공개됐습니다. 필자는 카네기국제평화재단에서 러시아 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다라 마시코(Dara Massicot)와 국제정치컨설팅 기업인 Oxford Analytica의 러시아 경제전문가 리처드 코놀리(Richard Connolly) 두 사람입니다. 
 전후 군대를 재건하는데 고려할 가장 중요한 요인은 역시 인력 문제입니다. 이 연구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결된 이후 러시아군이 어떻게 인력을 수급할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현재 러시아군의 급여는 전쟁 전에 비해 크게 높아졌고 이 덕분에 모병에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난 뒤에는 국방예산이 삭감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군대의 급여 수준도 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금 처럼 대량으로 소모할 낮은 수준의 보병을 충원할 것이 아니라면 높은 급여를 지급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전후에 러시아군이 얻을 수 있는 인력은 매우 수준이 낮은 인력일 겁니다. 게다가 과거의 전쟁과 달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매우 많은 사람이 군에 입대했기 때문에 러시아 군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점도 문제로 꼽습니다. 게다라 러시아는 근본적으로 인구 구조가 썩 좋지 않으므로 미래로 갈 수록 병력 수급이 어려워 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현재 러시아 정부는 전후에도 2022년 보다는 더 많은 군대를 확보하려 한다는 정황이 있으므로 향후 러시아 정부가 인력 획득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지 궁금합니다. 
 장비 획득 문제에 대한 전망도 부정적입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지금 러시아는 손실을 메꾸기 위해 비축물자 재생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신규생산의 비중은 낮습니다. 전쟁이 일어난 이후 신규생산을 늘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서방의 경제제재 등으로 인해 큰 성과는 보고 있지 못 합니다. 러시아가 경제제재로 군용장비 생산에 필요한 전자부품을 획득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건 잘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에 노동력 문제도 있습니다. 노동력 문제는 군병력 획득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의 기본적인 인구구조가 문제입니다. 또 러시아는 여성 노동력을 중공업에 투입하지 않는 정책을 취하고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전후 러시아의 경제와 국가재정 문제가 있습니다. 러시아는 장기전을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전 수립한 국가재정 계획을 대폭 수정하고 국가 지출을 크게 늘렸습니다. 러시아가 현재 수준의 재정지출만으로 전쟁을 잘 수행해 온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러시아가 전쟁에서 입은 막대한 인적-물적 손실을 보충하고 군사력을 증강하기 위해서는 현재 수준의 재정지출만으로 부족합니다. 러시아가 군사력을 보다 급속히 증강하기 위해 재정지출을 급증시킨다면 소련 시기 보다 훨씬 더 경제가 군사화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 세편의 보고서 모두 러시아와 러시아군의 미래에 대해서 부정적인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정보만 가지고 판단하면 충분히 합리적인 예측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러시아가 전쟁에 승리한다고 해도 군사력을 복구하는데는 어려움을 겪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024년 7월 14일 일요일

에스토니아 해외정보국이 추정하는 러시아의 군수산업 역량

발트 3국과 폴란드는 러시아와 소련의 침략으로 재난을 겪은 역사가 길다보니 러시아의 위협에 매우 민감합니다. 이 네 나라의 러시아군 연구는 수준이 높아서 참고할 가치가 있습니다. 올해 1월 에스토니아 해외정보국에서 발표한 보고서 "International Security and Estonia 2024"는 러시아의 군수산업 역량을 다음과 같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1. 포병 탄약 생산 능력

 이 보고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의 포병 탄약 사용량은 감소 추세라고 평가합니다. 2022년 봄 러시아가 도네츠크-루한스크 방면에서 공세를 감행했을 때는 하루에 평균 60,000발의 탄약을 소모했으나 2023년 하반기 이후로는 하루 평균 10,000발에서 15,000발 수준으로 격감했다고 평가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4년 초 기준으로 러시아군은 하루에 우크라이나군에 비해 3배에서 4배 더 많은 포병탄약을 사용하고 있다고 봅니다.

 중요한건 러시아의 탄약 생산능력입니다. 이 보고서 또한 러시아의 탄약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2022년에는 포병탄약을 약 1백만발 신규생산하거나 재생했으나 2023년에는 350만발로 증가했고, 2024년에는 450만발로 늘어나리라 예측하고 있습니다. 


2. 기갑차량 생산 능력

 러시아의 기갑차량 생산 능력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위협적으로 평가합니다. 러시아의 기갑차량 손실이 너무 심각하다 보니 현재 역량을 파괴된 차량을 수리하거나 치장물자를 재생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봅니다. 러시아 정부에서는 2026년까지 치장물자 2,000대를 재생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 목표는 달성 가능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경제제재로 인해서 전차에 사용할 부품이 부족하다는 점, 러시아가 품질 관리를 제대로 못해서 생산한 기갑차량의 성능이 들쑥날쑥하다는 점은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식 차량들을 계속 재생해서 숫적으로는 어느 정도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포병 탄약과 기갑차량 등 두 분야에 대해서만 분석을 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역량이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하는 건 다른 서방국가의 분석과 동일합니다. 유감스럽게도 장기전으로 가게 되면 우크라이나가 불리하다는 점은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이 장기전 상황에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할 수 밖에 없습니다.

대러 경제제재의 한계와 대안을 모색하는 RUSI의 보고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 반 이상을 넘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쟁이 장기전으로 가고 있다는건 이제 모두가 인정하는 현실입니다. 이번 전쟁으로 러시아의 여러 측면이 재평가 되고 있습니다. 러시아 군대는 전쟁 전에 예상했던 것 보다도 훨씬 엉망이지만 러시아의 경제는 예상 외로 장기전에 잘 적응해 나가고 있습니다. 2022년 이래 러시아에 추가로 가해진 경제제재들이 당초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RUSI의 와틀링(Jack Watling)과 서머빌(Gary Somerville)은 올해 6월 대러 경제제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경제제재의 효율성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는 보고서 "A Methodology for Degrading the Arms of the Russian Federation"을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러시아가 서방의 경제제재에도 불구하고 무기 생산량을 늘려나가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예를 들어 러시아군의 주력 화포인 152mm 구경 곡사포 포탄 생산량은 2022년 25만발에서 2023년에는 1백만발로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2024년에는 132만발 이상이 될 걸로 추정됩니다. 122mm 로켓탄 생산량은 2023년에 33,000발이었으나 2024년에는 50만발 이상으로 늘어날 걸로 예상됩니다. 220mm 로켓탄은 2023년 2,800발에서 2024년에는 17,000발 이상이 될 걸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더 우려스러운 일은 수입하는 부품을 필요로 하는 유도무기의 생산량도 늘어났다는 사실입니다. Kh-101 미사일은 2022년에 56기를 생산했지만 2023년에는 420기 이상을 생산한 걸로 추정됩니다. 러시아군의 주력 전술탄도미사일인 9M723 미사일은 2023년 초 재고가 고작 50기였고 월간 생산량은 12기 남짓이었습니다. 현재는 생산량이 월 36기 가량으로 증가했다고 추정됩니다. 러시아가 이란에서 도입한 샤헤드-136 드론은 한달에 무려 250기나 생산하고 있다고 합니다. 

기갑차량의 신규 생산도 증가추세로 추정됩니다. BMP-3의 신규생산은 2023년 1/4분기에 100대 가량이었는데 2/4분기에는 108대로 늘어났고 3/4분기에는 120대, 4/4분기에는 135대로 완만하게 증가한 걸로 추정됩니다. 물론 경제제재가 무용지물은 아닙니다. 현재 러시아가 생산중인 티그르-M 전술차량은 전쟁 이전에 생산한 모델들과 비교했을때 화생방 방호능력이 떨어진다고 평가받습니다. 또 현재 러시아에서 재생하고 있는 전차들은 중국이나 벨라루스를 통해 도입한 관측장비를 탑재하고 있는데 이것은 전쟁 전 프랑스에서 수입하던 것 보다 성능이 낙후된 물건입니다. 

하지만 러시아가 다양한 방법으로 경제제재를 우회하면서 러시아의 군수산업 역량에 유의미한 타격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지금까지 러시아는 제재대상이 아닌 외국의 친러 인사를 통해 법인을 설립하는 등의 방식으로 제재를 우회해 왔습니다. 심지어 러시아의 정보총국 요원으로 의심되는 이고르 예블레프가 금수품목인 엔비디아의 반도체를 수입한 사건도 있습니다. 러시아가 생산한 샤헤드-136 드론에 대한민국 기업인 하이텍의 필리핀 공장에서 생산한 서보 모터가 사용된 사실이 밝혀 이를 차단한 일도 있었습니다. 란셋 드론에도 대한민국 기업인 원우 엔지니어링의 카메라가 사용됐습니다.


 이 연구는 효율적인 경제제재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러시아군에 드론을 납품하는 잘라 항공그룹을 예시로 들어 러시아의 해외 공급망 차단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제재를 우회하는 방식을 고도화 할 수록 경제제재도 더욱 더 촘촘하게 수행될 수 밖에 없습니다. 전쟁이 이미 여기까지 온 이상 단기간 내에 러시아의 군수 생산 능력에 타격을 주기 어렵다는건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 되었습니다. 군사작전이 장기화 되는 만큼 후방의 러시아 군수 산업에 타격을 주기 위한 경제제재도 더욱 더 정교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보고서의 필자가 지적하는 것 처럼 러시아 보다 경제력이 약한 이란 조차 수년간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를 버텨내고 있는데, 이란 보다 경제력이 월등한 러시아의 군수 산업이 단기간에 붕괴할 거로 기대하는건 힘듭니다. 이 장기전의 끝이 어떻게 될지 걱정입니다.

2024년 7월 7일 일요일

The Battle for Kyiv : The Fight for Ukraine's Capital




  통계에 기반한 군사작전 연구로 유명한 드퓨이 연구소(The Dupuy Institute) 소장 크리스토퍼 로렌스(Christopher A. Lawrence)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국면을 다룬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드퓨이 연구소의 설립자 드퓨이는 신뢰할 수 있는 통계가 충분하지 않으면 연구를 피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그의 후계자라고 할 수 있는 로렌스는 좀 과감한 선택을 했습니다. 러시아는 물론 우크라이나쪽의 통계도 완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개된 자료만 가지고 작전을 분석하려는 시도를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로렌스의 시도는 나쁘지는 않은 듯 합니다. 물론 추후 신뢰할 수 있는 자료가 공개된다면 대대적인 업데이트를 해야 겠지요.


 이 연구는 총 22개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장의 분량이 많지 않아서 호흡이 짧고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1장 부터 5장 까지는 전쟁의 배경을 간략히 다루고 있습니다. 1장은 고대 시대 부터 소련이 붕괴할 때 까지 우크라이나의 역사를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2장은 우크라이나가 독립한 뒤 부터 푸틴이 전면전을 결심할 때 까지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러시아의 크름반도 침공과 돈바스 전쟁을 잘 분석했습니다. 필자는 돈바스 전쟁 당시 러시아군의 작전에 깊은 인상을 받은 미군이 러시아군의 역량을 과대평가해 미국의 고위 정책결정권자들에게 까지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3장은 침공 직전 러시아군의 국경지대 집결과 이에 대한 서방의 분석을 다루고 있습니다. 로렌스는 본인 또한 2022년 2월 초 까지도 러시아군의 침공을 확신하지 못했다고 인정하면서, 러시아군이 충분한 병력을 동원하지 못하고 기상 여건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전면전을 일으켰다고 지적합니다. 또 미국의 모든 정보기관들이 우크라이나의 항전 의지를 과소평가해 키이우가 개전 후 72시간 내로 함락될 거라는 잘못된 예측을 했다고 비판합니다. 4장은 전쟁 직전 우크라이나군의 전력과 전투서열을 분석하는 내용입니다. 우크라이나군의 부대별 장비 현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큰 도움이 됩니다. 5장은 전쟁 직전 러시아군의 전력과 전투서열을 분석하는 내용입니다. 


 6장 부터 17장 까지는 러시아의 전면적인 침공이 시작되어 러시아군이 주도권을 쥐고 공세를 한 3월 말 까지의 상황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역시 호스토멜 공항을 둘러싼 공방전을 다룬 7장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하듯 이 전투야 말로 개전 초 키이우의 운명을 가르고 러시아의 전략을 수포로 만든 결정적인 전투였습니다. 필자는 호스토멜 공항을 강습한 부대를 지원하기 위해 벨라루스에서 출동한 제5근위전차여단과 제76근위공중강습사단의 엉성한 행군 계획때문에 두 부대가 42km가 넘는 차량 정체를 일으키고 예정보다 늦게 호스토멜에 도착한 점을 지적합니다. 호스토멜 방면으로 진격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에 대해 압도적인 숫적 우세를 확보하지 못한데다 작전 계획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짰다고 비판합니다. 11장은 개전 초기 항공작전을 분석하고 있는데 충분한 자료가 없어서 그런지 너무 소략합니다. 15장은 러시아군이 키이우를 조기에 점령하는데 실패한 뒤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공세를 재개한 3월 10일 부터 3월 말 까지의 작전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러시아군이 키이우를 포위하기 위해 키이우 서쪽 마카리우 방면으로 공격한 작전이 실패하는 과정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18장 부터 22장 까지는 결론입니다. 18장에서는 초기 작전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이 입은 피해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장비 손실에 대해서는 아직 공신력 있는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유명한 Oryx의 집계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인명피해에 대한 통계도 마찬가지로 불완전합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정부가 2022년 3월 12일 이후 우크라이나군의 인명 손실을 구체적으로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신뢰할 만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19장은 러시아군이 키이우와 하르키우 방면 작전을 중단하고 철수하기 시작한 3월 말 부터 4월 초의 상황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러시아 제90근위전차사단이 퇴각 과정에서 막대한 장비를 상실하고 와해되는 과정을 잘 분석했습니다. 20장은 초기 작전에서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이 보여준 성과를 평가하는 내용입니다. 필자는 비록 한계가 없지는 않으나 2014년 이후 우크라이나의 군 개혁이 성과를 거두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21장은 전쟁 초기 단계의 작전에서 도출한 교훈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러시아군이 충분한 전력 우위를 달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공세를 감행했고 보병이 부족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특히 이 장에서 주목할 내용은 러시아의 군사사교육에 대한 비판입니다. 로렌스는 러시아가 제1차세계대전에서 얻은 교훈을 취사선택했지만 제2차세계대전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문제점을 전혀 개선하지 못했다고 지적합니다. 제2차세계대전에 승리했기 때문에 수준 낮은 징집병에 의존하는 소모전 방식을 21세기까지 고수했고 그 결과는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의 실패로 이어졌다는 비판입니다. 필자는 러시아의 제2차세계대전 연구는 충분한 자료에 기반하지 못햇기 때문에 전훈을 분석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비판합니다. 소련과 러시아는 엉터리 연구로 전훈을 분석하고 소련군의 역량을 과대평가했기 때문에 자신들의 문제점을 직시할 수 없었다는 겁니다.

 

 이 연구는 아직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집필했기 때문에 한계가 많습니다. 특히 러시아에 관한 내용은 여러모로 미흡해 보입니다. 몇몇 작전에서는 러시아군의 전투 서열을 확실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개되어 있는 자료만 가지고 이 정도의 연구를 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할 만 합니다. 추천합니다.



2024년 4월 1일 월요일

밀리터리 밸런스 2024년도 판에서 추정한 러시아군 기갑차량 현황

 

밀리터리 밸런스 2023년도 판에서 추정한 러시아군 기갑차량 현황


밀리터리 밸런스 2024년도판의 러시아 부분을 읽었습니다. IISS에서 추정한 내용을 보면 러시아군이 보유한 기갑차량 숫자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지만 2023년판에서 평가한 내용과 비교하면 감소세가 완만해 졌습니다.

 

먼저 러시아군의 전차에 대한 추정치를 보겠습니다.

 

밀리터리 밸런스의 러시아군 전차 추정치

 

차종

2022

2023

2024

2023

대비

육군

T-55A

0

0

30

+30

T-62

0

150

200

+50

T-64A/BV

0

0

100

+100

T-72A/AV

0

0

300

-100

T-72B/BA

650

400

T-72B3

850

500

650

-100

T-72B3M

530

250

T-80BV/U

310

100

150

+50

T-80BVM

170

100

100

0

T-90A

350

200

100

-100

T-90M

67

100

120

+20

합계

2,927

1,800

1,750

-50

해군보병대

T-72B

50

170

100

-70

T-72B3

150

T-72B3M

30

T-80BV

50

50

100

+50

T-80BVM

50

합계

330

220

200

-20

공수군

T-72B3

150

50

50

0

T-72B3M

10

합계

160

50

50

0

치장물자

T-62

0

5,000

4,000

-1,000

T-72, T-72A/B

7,000

T-80B/BV/U

3,000

T-90

200

합계

10,200

5,000

4,000

-1,000

전차 총계

13,617

7,070

6,000

-1,070

 

 전체적으로 보면 전차의 총 숫자는 완만하게 감소했지만 질적인 악화가 두드러지게 눈에 띕니다. 2023년판에 들어가지 않았던 T-55가 현역으로 집계되었고 T-62의 숫자도 50대 증가했습니다. 2023년판에 없었던 T-72A도 집계에 들어가 있습니다. T-72B3 계열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자랑하는(!!!!) T-90M20대 증가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현재 러시아에서 완전한 신규생산이라고 볼 수 있는 전차는 T-90M 뿐입니다.

 

밀리터리 밸런스의 러시아군 보병전투차 추정치

 

차종

2022

2023

2024

2023

대비

육군

BMP-1

450

500

800

+300

BMP-1AM

20

BMP-2

2,900

2,350

2,100

-250

BMP-2M

70

BMP-3/3M

640

400

350

-50

BTR-80A

100

100

100

0

BTR-82A/AM

1,000

800

700

-100

합계

5,180

4,150

4,050

-100

해군보병대

BMP-2

400

300

300

0

BMP-3

80

70

70

0

BMP-3F

40

40

40

0

BTR-82A

740

600

600

0

합계

1,260

1,010

1,010

0

공수군

BTR-82AM

130

120

120

0

BMD-2

1,000

600

500

-100

BMD-4M

351

250

200

-50

합계

1,481

970

820

-150

치장물자

BMP-1

7,000

4,000

2,800

-1,200

BMP-2

1,500

합계

8,500

4,000

2,800

-1,200

보병전투차 총계

16,421

10,130

8,680

-1,450

 

 보병전투차 또한 전차와 유사한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숫적인 감소세는 완만하지만 질적인 악화가 눈에 띕니다. BMP-1 계열 차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해군보병대 보유 차량에 대한 평가는 전년도와 동일한데 어째서 전년도와 동일하게 평가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밀리터리 밸런스의 러시아군 보병수송장갑차 추정치

 

차종

2022

2023

2024

2023

대비

육군

BMO-T

미상

미상

미상

미상

MT-LB

3,500

3,000

2,500

-550

MT-LB VM1K

50

50

BTR-60

800

800

800

0

BTR-70

200

200

200

0

BTR-80

1,500

1,300

1,200

-100

타이푼-K 4x4

미상

미상

미상

미상

타이푼-K 6x6

미상

미상

미상

미상

합계

6,050+α

5,350+α

4,700+α

-650+α

해군보병대

MT-LB

300

250

250

0

BTR-80

100

50

50

0

합계

400

300

300

0

공수군

BTR-D

700

700

550

-150

BTR-MDM

122

100

90

-10

타이푼-VDV

미상

미상

미상

미상

합계

822+α

700+α

640+α

-160+α

치장물자

MT-LB

2,000

2,000

1,000

-1,000

BTR-60/70

4,000

4,000

1,300

-2,700

합계

6,000

6,000

2,300

-3,700

장갑차 총계

13,272+α

12,350+α

7,940+α

-4,410+α

 

 보병수송차를 보면 치장물자가 급속히 감소한게 눈에 띕니다.

 

 일단 IISS를 비롯한 서방측 기관들이 평가한 것이 대체로 맞다고 한다면 러시아군의 기갑전력은 전쟁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2022년 이전의 수준을 회복하는게 어려울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