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에 발표된 Russian Concepts of Future Warfare Based on Lessons from the Ukraine War를 읽었습니다. 이 보고서는 마이클 피터슨(Michael Petersen), 폴 슈워츠(Paul Schwarts), 가브리엘라 로사-헤르난데즈(Gabriela Iveliz Rosa-Hernandez)가 공동으로 집필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러시아의 군사 엘리트들이 미래전에서 기동전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회복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봅니다.
이 보고서에서 특히 제 관심을 끄는 부분은 러시아군 내부에서 우크라이나 전선의 교착상태를 타개하고 작전술 차원의 기동전을 모색하는 내용입니다. 러시아에서 발표된 주목할 만한 몇편의 글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모자이스키 군사우주대학의 가브릴로프(А. Д. Гаврилов) 중장은 Вестник АВН 2024년 2호에 기고한 "특수군사작전 2년차 : 약간의 성과들, 향후의 전망(Два года специальной военной операции:некоторые итоги, вероятные перспективы)"이라는 글에서 전쟁 이전의 '군사개혁'이 현재와 같은 교착상태를 만들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지상군의 규모를 감축하면서 사실상 군대를 빈껍데기로 만들었다는 겁니다. 즉 상당한 수준의 소모를 상정하는 전통적인 소련식 기동전을 수행하려면 군대의 규모가 커야 한다는 이야기죠. 가브릴로프 중장은 전통적인 규모의 3~4개 야전군과 충분한 항공지원이 있었다면 '특수군사작전'을 신속히 완수할 수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다음으로는 Армейский сборник 2024년 7월호와 9월호에 실린 칼리스트라토브(А. Каллистра́тов)의 글 "진지전 교착상태의 문제에 관하여(К вопросу о «позиционном тупике»)"의 내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칼리스트라토브의 글도 가블리로프와 비슷한 주장을 합니다. 칼르스트라토브도 우크라이나 전선의 교착 상태를 타개하려면 지상군을 크게 증강해야 하며 특히 포병전력이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이 보고서의 참고문헌 표기는 오류가 있습니다. К вопросу о «позиционном тупике»를 수칼렌코(Е. Сукаленко)와 베소노프(Е. Бессонов)의 글이라고 잘못 표기하고 있습니다.
저도 기본적으로는 가브릴로프와 칼리스트라토브의 논지에 공감은 합니다. 그런데 러시아가 어떤 방식으로 대규모의 지상군을 육성하고 장비를 갖출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2023년 이후 러시아의 군수물자 생산이 상당히 증가했지만 이게 소모를 동반하는 대규모 돌파작전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이건 앞으로 있을 러시아의 공세작전을 봐야 판단할 수 있겠지요.
이 보고서에서는 러시아의 군사이론가들이 기동전을 위해서 지상군의 증강 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의 ISR(Intelligence, Surveillance, and Reconnaissance) 역량을 극복할 방안을 모색하는 점도 주목합니다. 2022~23년 러시아의 공세는 대부분 우크라이나군에게 사전에 탐지되어 공격 준비 단계 부터 큰 타격을 받고 무력화 되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정찰위성과 정찰 드론을 물리적으로 무력화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일부 논자들은 전면전이 발발한다면 핵무기로 적의 위성을 무력화 하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찰용 드론은 위성 보다는 난이도가 낮은 상대입니다. 러시아는 전통적인 지상방공 전술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소형 정찰 드론을 제압하는데 취약했다고 보고 여러 대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23mm에서 57mm 구경의 기관포를 중심으로 하는 야전방공체계, 전자전 강화, 그리고 좀 수동적이긴 하지만 위장을 강화하고 기만체를 늘리는 등의 방식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적의 ISR을 극복하는게 가장 난이도가 높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