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 3국과 폴란드는 러시아와 소련의 침략으로 재난을 겪은 역사가 길다보니 러시아의 위협에 매우 민감합니다. 이 네 나라의 러시아군 연구는 수준이 높아서 참고할 가치가 있습니다. 올해 1월 에스토니아 해외정보국에서 발표한 보고서 "International Security and Estonia 2024"는 러시아의 군수산업 역량을 다음과 같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1. 포병 탄약 생산 능력
이 보고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의 포병 탄약 사용량은 감소 추세라고 평가합니다. 2022년 봄 러시아가 도네츠크-루한스크 방면에서 공세를 감행했을 때는 하루에 평균 60,000발의 탄약을 소모했으나 2023년 하반기 이후로는 하루 평균 10,000발에서 15,000발 수준으로 격감했다고 평가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4년 초 기준으로 러시아군은 하루에 우크라이나군에 비해 3배에서 4배 더 많은 포병탄약을 사용하고 있다고 봅니다.
중요한건 러시아의 탄약 생산능력입니다. 이 보고서 또한 러시아의 탄약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2022년에는 포병탄약을 약 1백만발 신규생산하거나 재생했으나 2023년에는 350만발로 증가했고, 2024년에는 450만발로 늘어나리라 예측하고 있습니다.
2. 기갑차량 생산 능력
러시아의 기갑차량 생산 능력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위협적으로 평가합니다. 러시아의 기갑차량 손실이 너무 심각하다 보니 현재 역량을 파괴된 차량을 수리하거나 치장물자를 재생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봅니다. 러시아 정부에서는 2026년까지 치장물자 2,000대를 재생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 목표는 달성 가능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경제제재로 인해서 전차에 사용할 부품이 부족하다는 점, 러시아가 품질 관리를 제대로 못해서 생산한 기갑차량의 성능이 들쑥날쑥하다는 점은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식 차량들을 계속 재생해서 숫적으로는 어느 정도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포병 탄약과 기갑차량 등 두 분야에 대해서만 분석을 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역량이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하는 건 다른 서방국가의 분석과 동일합니다. 유감스럽게도 장기전으로 가게 되면 우크라이나가 불리하다는 점은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이 장기전 상황에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할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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