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urnal of Slavic Military Studies 38-2에 실린 Malina Kaszuba와 Leszek Pawlikowicz의 공동연구인 The Evolution of the Ratio of Forces in the Russian-Ukrainian War During the First Twelve Months of Operations (February 2022–February 2023)를 읽었습니다. Malina Kaszuba는 폴란드의 Siedlce 대학 교수이고 Leszek Pawlikowicz는 폴란드 Rzeszów 대학의 부교수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폴란드 연구자들이 흥미로운 연구를 많이 내놓았는데 이것도 그 중 하나입니다.
이 연구는 개전 직전인 2022년 2월 부터 2023년 1월 까지 침공군인 러시아군과 방어군인 우크라이나군의 전력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추정하고 있습니다. 아직 전쟁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공개된 자료에 기반해 수행한 연구입니다. 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흥미로운 결론을 보여줍니다.
개전 직전인 2022년 2월 18일 기준으로 러시아는 현역 900,000명, 준군사조직 554,000명, 예비전력 약 2,000,000명을 가지고 있었다고 추정됩니다. 우크라이나는 현역 210,600명, 준군사조직 102,000명, 예비전력 900,000명이 있었다고 추정됩니다. 러시아는 현역 병력에서 4.27:1, 준군사조직에서 5.43:1, 예비전력에서 2.22:1로 우위를 보이고 있었다고 평가합니다. 그나마 예비전력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사정이 나은 편이고 덕분에 개전초 동원령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전선에 배치한 병력을 보면 러시아가 열세였다고 평가합니다. 러시아가 전선에 배치한 정규군은 149,000명이었던 반면 우크라이군은 216,600명으로 우크라이나가 1:1.45로 우위를 보였다고 추정합니다. 준군사조직의 병력도 러시아군이 69,000명 남짓한 수준으로 추산되는데 비해 우크라이나는 216,600명을 배치하고 있었다고 봅니다. 개전 직전 전선에 배치된 총 병력은 러시아가 219,000명인데 비해 우크라이나는 329,600명으로 1:1.51의 우위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양측의 장비를 비교해 보면 개전 직전 러시아는 총 13,617대의 전차(전투부대 3,417), 보병전투차 15,070대(전투부대 6,570), 보병수송장갑차 15,922대(전투부대 9,922), 150mm 이상 구경 화포 7,999문(전투부대 2,154), 공격헬리콥터 최소 407대, 수송헬리콥터 645대, 전투기 및 전폭기 723대, 폭격기 111대, 공격기 199대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전차 우크라이나가 최소 2,119대(전투부대 최소 987), 보병전투차 최소 1,305대(전투부대 1,305), 보병수송장갑차 최소 831대(전투부대 831대), 150mm 이상 구경 화포 최소 838문(전투부대 838), 공격헬리콥터 35대, 수송헬리콥터 70대, 전투기 및 전폭기 70대, 폭격기 14대, 공격기 31대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즉 전차는 6.43:1(전투부대만 비교시 3.46:1), 보병전투차는 11.55:1(전투부대만 비교시 5.03:1), 보병수송장갑차는 19.16:1(전투부대만 비교시 11.94:1), 150mm 이상 구경 화포는 9.55:1(전투부대만 비교시 2.57:1), 공격헬리콥터는 11.63:1, 수송헬리콥터는 9.21:1, 전투기 및 전폭기는 10.33:1, 폭격기는 7.93:1, 공격기는 6.42:1로 러시아가 모든 분야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었다고 평가합니다.
하지만 2022년 2월 18일 기준으로 실제 전선에 배치된 장비만 비교하면 양측의 격차는 크게 줄어듭니다. 전차는 러시아군이 약 1,200대를 배치한데 비해 우크라이나는 최소 987대를 배치하고 있었습니다. 보병전투차 및 보병수송장갑차는 러시아가 2,900대, 우크라이나가 2,136대, 야포 및 다연장로켓포는 러시아가 1,600대, 우크라이나가 최소 985를 배치하고 있었습니다. 헬리콥터는 러시아군이 240대, 우크라이나군이 105대, 전술항공기는 러시아군이 330대, 우크라이나군이 124대를 배치하고 있었습니다. 즉 전차는 1.22:1, 보병전투차 및 보병수송장갑차는 1.35:1, 화포는 1.60:1, 헬리콥터는 2.29:1, 고정익항공기는 2.66:1로 러시아가 우세했습니다. 러시아는 총 전력에서 압도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전선에 상대적으로 적은 병력을 배치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전체적으로 매우 불리했으나 실제 전선에서는 병력면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장비는 부족했으나 압도적인 열세는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러시아가 부족한 전력으로 침공을 감행한 결과 우크라이나는 수도 키이우를 지켜내고 2022년 여름과 가을에는 제한적인 반격을 감행해 성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는 동원령을 선포해 병력을 크게 증강시켰고 미국과 유럽에서 군사지원을 받아 어느 정도 장비를 보충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러시아는 여전히 제한적인 병력 동원을 하고 있었습니다. 필자들은 그 결과 2023년 초가 되면 전선의 지상군 전력비가 우크라이나에 유리하게 기울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2023년 1월 초 기준으로 비교하면 러시아는 정규군 1,190,000명, 바그너그룹 등 용병을 포함한 준군사조직 559,000명, 예비전력 1,500,000명을 보유했다고 추정합니다. 우크라이나는 정규군 683,000명, 준군사조직 150,000명, 예비전력 400,000명으로 추정합니다. 총병력을 비교하면 우크라이나는 정규군에서 1.74:1로 열세, 준군사조직에서 3.73:1로 열세, 예비전력에서 3.75:1로 열세였습니다.
그러나 전선에 배치된 전력에서는 우크라이나가 우위를 보였다고 평가합니다. 즉 러시아는 2023년 1월 기준으로 우크라이나 전선에 정규군 326,000명을 배치한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683,000명으로 우크라이나가 1:2.10의 우위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다만 바그너그룹과 같은 러시아의 준군사조직에 대한 자료가 없어서 준군사조직에 대해서는 평가를 내리지 못합니다. 이 당시 러시아가 바그너그룹에 크게 의존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2023년 초가 되면 장비의 격차도 조금 줄어들었습니다. 양측이 보유한 장비를 비교하면 러시아는 전차 총 7,070대(전투부대 2,070), 보병전투차는 총 9,160대(전투부대 5,160), 보병수송장갑차 총 14,950대(전투부대 8,950), 150mm 이상 야포 총 6,554문(전투부대 1,954), 공격헬리콥터 최소 369대, 수송헬리콥터 625대, 전투기 및 전폭기 719대, 폭격기 100대, 공격기 185대를 보유했다고 추정됩니다.
같은 시기 우크라이나는 전차를 최소 953대(전투부대 953), 보병전투차를 최소 770대(전투부대 770), 보병수송장갑차 최소 1,325대(전투부대 1,325), 150mm 이상의 야포 최소 774문(전투부대 774), 공격헬리콥터 35대, 수송헬리콥터 55대, 전투기 및 전폭기 50대, 폭격기 5대, 공격기 20대를 보유한 것으로 추산합니다.
전차는 7.42:1(전투부대만 비교시 2.17:1), 보병전투차는 11.87:1(전투부대만 비교시 6.70:1), 보병수송장갑차는 11.28:1(전투부대만 비교시 6.75:1), 150mm 이상 야포는 8.47:1(전투부대만 비교시 2.52:1), 공격헬리콥터는 10.54:1, 수송헬리콥터는 11.36:1, 전투기 및 전폭기는 14.38:1, 폭격기는 20:1, 공격기는 9.25:1로 러시아가 여전히 큰 우위를 가지고 있었다고 평가합니다.
그러나 2023년 1월 초가 되면 우크라이나 전선에 배치된 지상장비의 규모에서 우크라이나가 다소 우위가 되었다고 추정합니다. 2023년 1월 초 기준으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전선에 전차 419대, 보병전투차 및 보병수송장갑차 2,928대, 헬리콥터 572대, 전술항공기 485대를 배치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같은 시기 우크라이나군은 전선에 전차 802대, 보병전투차 및 보병수송장갑차 3,498대, 헬리콥터 107대, 전술항공기 85대를 배치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차는 1:1.91로, 보병전투차 및 보병수송장갑차는 1:1.17로 우크라이나가 우위를 보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반면 헬리콥터와 고정익 전술항공기는 여전히 러시아가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봤을때 2023년 초가 되면 우크라이나가 압도적인 우위는 아니지만 그래도 한번 공세를 감행해 볼 만한 환경은 조성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2023년 하계 공세가 실패하면서 우크라이나는 기회를 잃었고 그후 장기전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러시아는 전쟁 초 부터 큰 피해를 입으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도적인 우위를 잃었지만 그래도 국가의 체급으로 버티면서 지금까지 전략적인 우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양측의 자료가 완전히 공개되어 정확한 실상을 파악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