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페이스 북에서 제2차 세계대전 기 미육군 전차부대의 전투 보고서와 여기에 기반한 전후 작전연구의 신뢰성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원 자료가 되는 전투 보고서와 전차 승무원들의 인터뷰가 제대로 교차검증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에 기반한 작전 연구도 좀 회의적인 시각으로 봐야 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했지요. 전투 보고서 등을 보면 약간 의구심이 드는 내용도 많은데 이것들을 일일이 교차검증 하는 것이 매우 어려우니 이것을 사용하더라도 신뢰성에 대해서는 한발짝 물러서서 회의적인 관점을 가지는게 어떻겠냐는 것 입니다. 페이스북에서는 통계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으니 블로그에서 간략하게 나마 다뤄보는게 좋을 듯 합니다.
이때 이야기를 꺼낸 미 제4기갑사단의 로렌 전역 전투 결과에 대해 이야기를 조금 해 보지요. 여기 나온 통계들은 모두 1954년 6월에 나온 “Ballistic Research Laboratories Memorandum Report 798”에 기반한 것 입니다. 이 연구는 총 98건의 교전 사례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1~54까지는 제3기갑사단의 교전 사례이고 55~98은 미 제4기갑사단의 교전 사례입니다. 이 중에서 55~67번 교전 사례는 아라쿠르(Arracourt) 전투에서 있었던 교전으로 여기에 판터와의 교전 데이터가 가장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 M4셔먼 및 TD가 판터와 교전한 사례들을 꼽아 보았습니다.
표1. 로렌 전역에서 미 제4기갑사단 소속 셔먼과 판터의 교전 결과(거리 단위 야드)
교전 사례
|
격파 거리
|
판터 격파
|
셔먼 손실
|
57a
|
75
|
2
|
0
|
57b
|
600
|
1
|
0
|
57c
|
900
|
5
|
0
|
57d
|
1300
|
3
|
0
|
57e
|
500
|
3
|
0
|
57f
|
2000
|
1
|
0
|
64a
|
900
|
2
|
0
|
64b
|
600
|
1
|
0
|
66
|
800
|
0
|
2
|
67a
|
600
|
2
|
0
|
67b
|
900
|
2
|
0
|
67c
|
1500
|
0
|
1
|
67d
|
1500
|
0
|
1
|
67e
|
1500
|
2
|
0
|
67f
|
1300
|
2
|
0
|
[표 출처: “Ballistic Research Laboratories Memorandum Report 798”(1954. 6), Appendix; Data on World War II tank Engagements: Involving the U.S. Third and Fourth Armored Divisions, (Merriam press, 2012), pp.33~37.]
이 도표를 거리 별로 정리해 보면 대략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표2. 로렌 전역에서 미 제4기갑사단 소속 셔먼과 판터의 교전 결과(격파 거리에 따른 구분)
격파 거리
|
판터 격파
|
셔먼 손실
|
1~500
|
5
|
0
|
500~1000
|
13
|
2
|
1000~1500
|
2
|
2
|
1500야드 이상
|
1
|
0
|
[표 출처: “Ballistic Research Laboratories Memorandum Report 798”(1954. 6), Appendix; Data on World War II tank Engagements: Involving the U.S. Third and Fourth Armored Divisions, (Merriam press, 2012), pp.33~37.]
이 데이터를 보면 전반적으로 셔먼이 압승을 거두고 있는데 그나마 판터는 교전 거리가 멀어야 약간의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음은 로렌 전역에서 미 제4기갑사단에 배속된 TD(대부분 M18 헬캣)가 판터를 상대로 거둔 전과를 정리한 것 입니다. 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TD의 교전 결과는 더욱 놀랍습니다.
표3. 로렌 전역에서 미 제4기갑사단 소속 TD와 판터의 교전 결과(거리 단위 야드)
교전 사례
|
격파 거리
|
판터 격파
|
TD 손실
|
55a
|
100
|
2
|
1
|
55b
|
1900
|
3
|
0
|
55c
|
600
|
0
|
2
|
55d
|
600
|
2
|
0
|
56a
|
1000
|
4
|
0
|
56b
|
800
|
1
|
0
|
56c
|
1100
|
1
|
0
|
56d
|
1200
|
2
|
0
|
58a
|
400
|
2
|
0
|
58b
|
300
|
1
|
0
|
58c
|
1600
|
1
|
0
|
58d
|
1800
|
1
|
0
|
58e
|
3000
|
1
|
0
|
[표 출처: “Ballistic Research Laboratories Memorandum Report 798”(1954. 6), Appendix; Data on World War II tank Engagements: Involving the U.S. Third and Fourth Armored Divisions, (Merriam press, 2012), pp.43~44.]
이 표를 다시 거리 별로 분류한 것은 아래와 같습니다.
표4. 로렌 전역에서 미 제4기갑사단 소속 TD와 판터의 교전 결과(격파 거리에 따른 구분)
격파 거리
|
판터 격파
|
TD 손실
|
1~500
|
5
|
1
|
500~1000
|
7
|
2
|
1000~1500
|
3
|
0
|
1500야드 이상
|
6
|
0
|
[표 출처: “Ballistic Research Laboratories Memorandum Report 798”(1954. 6), Appendix; Data on World War II tank Engagements: Involving the U.S. Third and Fourth Armored Divisions, (Merriam press, 2012), pp.43~44.]
전반적으로 꽤 놀라운 내용이 많은데 TD가 3,000야드에서 판터를 격파했다거나 75mm포 탑재형으로 추정되는 셔먼이 2,000야드에서 판터를 격파했다는 보고는 일단 의구심이 듭니다. TD의 경우는 시계가 훨씬 좋고 셔먼의 경우 전차병 숙련도가 높아 1,500야드에서도 명중탄을 날리는 기록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만 미군의 광학장비는 독일군의 광학장비 보다 성능이 나쁘고 주포의 위력도 부족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회의적인 생각이 들게 됩니다. 게다가 경험이 풍부한 미군 전차병 조차도 장비 식별에 상당한 애를 먹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사실 셔먼이나 TD가 1,500야드 이상에서 판터를 격파했다는 주장은 다소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이 연구에 사용된 자료는 승무원들의 인터뷰와 작전 보고에만 한정되어 있어 독일측 기록과의 교차 검증은 전혀 이루어져 있지 않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1,000야드 이내에서 달성한 격파 기록은 신뢰성이 높다고 보고 1,000야드 이상, 특히 1,500야드 이상의 거리에서 달성한 격파 기록은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로렌 전역에 투입된 미군의 셔먼은 대부분 75mm 탑재 셔먼이어서 관통력을 고려하면 1,000야드 이상에서는 판터를 상대로 유효한 타격을 주기가 어렵고 전차용 광학장비는 미국측이 인정하듯 독일군의 광학장비 보다 성능이 나빠서 원거리에서의 표적 확인에 문제가 많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독일군의 기록과 교차 검증이 전혀 안된 미국측의 일방적인 기록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