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14일 수요일

브레진스키의 중국의 미래에 대한 전망

이번의 해경 순직 사건에서 나타난 것 처럼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이 일어날 때 마다 평소에는 대중의 관심 밖에 있던 중국의 위협적인 측면이 드러납니다. 어느 순간 두려움을 느낄 정도로 거대해진 이 국가가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 것인지는 바로 옆에 붙어있는 나라의 국민으로서 결코 관심을 끊을 수 없는 문제이지요. 여전히 불확실성은 많고 중국의 미래에 대해서도 엇갈리는 전망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물론 제 입장이야 중국이 위협적이지 않은 국가가 되는 것 이지만 현실주의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중국의 국력이 신장될 수록 그에 걸맞는 지위를 요구하리라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게 어떠한 것이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 중국의 행태를 봐서는 도저히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군요.

이번과 같은 사건을 접하고 나면 분노의 뒤에 막연한 공포가 밀려오게 됩니다. 저 괴물은 어디까지 나가게 될 것인가?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되는가? 하나같이 막연한 물음이고 그에 대한 답은 더 흐릿합니다. 이럴 때는 중국의 패권국화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에 귀가 솔깃하게 됩니다. 즈비뉴 브레진스키가 15년 전에 했던 예측이 그에 속하는데 약간 인용해 보지요.

그러나 말 그대로 중국이 세계의 중심국가로 부상하리라고 보는 이 진단은 많은 함정을 가진다. 가장 명백한 것은 그러한 진단이 기계적 통계에 의존해 있다는 점이다. 그와 같은 오류는 오래지 않은 과거에 일본이 미국을 대신해서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새로운 대국이 될 수 밖에 없을 것 이라 예측했던 사람들이 이미 범했던 것이다. 그러한 관점은 일본 경제가 지닌 취약성이라는 변수와 정치적 불연속성이라는 변수를 감안하지 못한 것이다. 똑같은 오류가 중국이 필연적으로 세계 강국이 되리라고 주장하거나 두려워하는 사람들에 의해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

Z 브레진스키 지음, 『거대한 체스판 : 21세기 미국의 세계 전략과 유라시아』,  (삼인, 2000),  209쪽

과연 미래의 중국은 어떤 길을 걷게 될까요?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기는 하겠습니까만 살짝 부족한 조국의 국력에 불안감을 느끼는 입장에서 이런 전망에 귀가 솔깃해 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방금 전 물 한잔 마시러 나갔다가 잠시 보게 된 뉴스에는 이번에 순직한 경찰분의 유가족들이 오열하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착잡한 마음과 함께 중국에 대한 분노, 그리고 약간의 불안감을 느꼈습니다. 굉장히 어수선한 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