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일 목요일

The Journal of Slavic Military Studies 30-4호에 실린 2차대전 논문 두 편


이번 The Journal of Slavic Military Studies 30-4호에는 제2차세계대전 관련 논문이 두 편 눈에 띕니다.

첫 번째는 빈 대학의 데니스 하블라트(Denis Havlat)가 쓴 Western Aid for the Soviet Union During World War II: Part II입니다. 올해 초에 나온 1부는 전쟁 초~중반 서방의 지원에 대해 다루었고 이번에 실린 2부는 1943~45년 시기 서방의 지원에 대해 논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연작 논문의 핵심이 2부인 것 같습니다.
하블라트는 1943~45년 시기 렌드리스와 미영 연합군의 군사작전이 독소전쟁에서 소련에게 어떠한 도움을 주었는지 논하고 있습니다. 렌드리스에서는 차량과 식량을 포함한 물자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시각이지만 매우 합리적입니다. 저자는 소련군의 차량화 수준이 1943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높아지는 것이 렌드리스 때문이라는 점을 통계를 통해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렌드리스를 통한 대량의 차량 지원에도 불구하고 소련군이 전쟁 말기까지 300만 마리가 넘는 마필에 의존해야 할 정도로 차량 생산이 부족했음을 지적합니다. 식량을 포함한 물자 지원 또한 저자가 강조하는 지점입니다. 하블라트는 독일군이 소련의 농업지대를 장기간 점령하고 있어 1943년에 이르면 소련 전역에서 초근목피로 연명하는 심각한 식량부족이 일어났기 때문에 렌드리스를 통한 식량 지원은 소련이 전쟁을 계속해서 수행하는데 결정적인 요인이었다고 평가합니다.
다음으로는 미영 연합군의 전략항공전과 대서양전투가 소련의 전쟁 수행을 어떻게 지원했는가를 논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있어 하블라트는 필립 페이슨 오브라이언(Phillips Payson O'Brien)과 유사한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전략항공 공세가 독일 공군을 붕괴시켜 소련이 동부전선의 제공권을 장악하도록 해 주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하블라트는 소련공군이 막대한 피해를 입으면서도 독일 공군에 소모를 강요하지 못했다고 평가합니다. 저자는 미국의 전략 항공공세가 없었다면 전쟁이 끝날때 까지도 독일은 동부전선의 제공권을 잃지 않았을 것이고 어쩌면 숫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소련 공군을 계속해서 압도했을 것이라고 봅니다.
두 편의 글을 통해 저자는 소련과 러시아의 주장과 달리 연합국, 특히 미국이 전쟁을 수행하는데 기여한 역할은 결정적인 것이며 렌드리스와 같은 지원이 없었다면 소련이 승리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립니다.

두 번째 논문은 Gaj Trifković의 ’The German Anabasis’: The Breakthrough of Army Group E from Eastern Yugoslavia 1944입니다. 이 글은 1944년 하반기 소련군이 남동부 유럽으로 진출하면서 독일군이 유고슬라비아 방면에서 실시한 지연전을 다루고 있습니다. 최근 몇년간 The Journal of Slavic Military Studies에 유고슬라비아 전선을 다룬 논문이 꾸준히 실리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한 전역에 대한 연구라는 점에서 특기할 만 합니다.

댓글 2개:

  1. 가을호에 안나와서 언제 나오나 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나왔군요. 저도 읽어봐야겠네요.

    개인적으로는 41~43년까지 식량이나 피복, 방한구, 유류 등의 지원이 소련군이 붕괴하지 않고 독소전 전반기를 지탱하고 버틸 수 있게 해줬다고 보는데 대전 전반기 비전투물자의 공급이 소련군에 미친 영향에 대해 다룬 논문이나 서적은 없으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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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쟁 초반'에 초점을 맞춘 연구는 잘 모르겠군요. 소련 경제사 다룬 연구들이 렌드리스로 들어온 비전투 물자에 대해 다루긴 합니다만 전쟁 전 기간을 아우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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