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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26일 수요일

함부르크, 킬, 플렌스부르크

일요일에 드레스덴을 얼렁뚱땅 구경한 뒤 베를린으로 돌아와 다시 한번 친구의 집으로 쳐들어갔습니다.(이 어린양은 낯짝이 두껍거든요.)
편히 푸욱~ 쉰 뒤 아침에 길을 나섰습니다. 일요일에도 비가 올것 같은 날씨였는데 월요일 부터 비가 주룩 주룩 내리더군요.

베를린 안녕~

함부르크에 가는 이유는 두 가지 였습니다. 첫 번째는 킬로 가는 기차를 갈아타기 위해서, 그리고 두 번째는 책을 사기 위해서 였습니다. 함부르크에는 군사서적을 취급하는 서점이 몇 곳 있지요. 물론 시간과 돈이 부족해 다 갈 수 는 없었습니다만.

함부르크 중앙역

중앙역에서 Holstenstrasse로 가는 S 반으로 갈아탔습니다.



이날 찾아간 서점은 예전에 페리스코프 게시판에 간단히 소개한 적이 있지요.

바로 여기!

5년만에 뵌 주인장 아주머니는 귀여운 아들이 하나 생기셨습니다. 오호. 그러나 5년전 문을 열면 우렁차게 울리던 사이렌은 고장이 난건지 잘 안울리더군요.

언제나 그렇듯 문제는 항상 돈 보다 책이 많다는 것

비가 내려서 그런지 거리는 썰렁~ 했습니다.


책을 몇 권 산 뒤 함부르크 중앙역으로 되돌아가 킬로 가는 기차를 탔습니다.


의외로 킬 까지 가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더군요.

킬 중앙역

킬 중앙역은 좀 평범하게 생겨서 별다른 인상이 없었습니다.


중앙역은 물론이요 시가지도 평범했습니다.


그렇다면 킬에는 뭐하러 왔느냐?

항구 보러 왔습니다!

그러나 킬은 좀 썰렁한 항구더군요. 시끌벅적한 함부르크와는 분위기가 반대였습니다.



물론 그냥 항구를 보러 온 건 아니었습니다. 킬 하면 독일해군을 대표하는 곳이니 독일해군 기지 구경을 해야지요!

해군기지로 가는 길에 자그마한 수족관이 하나 있었습니다. 공사중이라 어수선 하더군요.



그리고 다시 썰렁한 부두를 따라 계속 걸었습니다. 비와 함께 맞는 북해의 겨울 바람은 정말 좋더군요!(진짜로요)


보통 도시에 비둘기가 있다면 항구 도시에는 갈매기가 있다!

계속 걷다 보니 기념비 하나가 나타났습니다.


무엇인가 살펴보니 1차대전 당시 전사한 독일 해군 병사들을 기리는 기념비더군요.


그리고 기념비에 뭔가 덤으로 붙어있는게 있었으니...


2차대전 당시 독일해군 돌격대대 병사들을 기리는 표식이었습니다. 어쩌다 1차대전 기념비에 더부살이를 하게 된건지.

그리고 계속 걸어 해군기지에 도착했습니다. 물론 관광객이 멋대로 들어갈 수는 없지만...


밖에서 배를 구경할 수는 있었습니다.



아. 그러나 100년 전 쯤에는 최고의 오타쿠 빌헬름 2세의 위풍당당한 전함들이 위용을 뽐냈을 이곳에는 밋밋하니 멋이라곤 없는 군함들이 들어앉아 있었습니다.

군항을 대충 구경한 뒤 다음 목표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목표는 킬 운하였습니다. 킬의 거의 유일한 관광명소(?) 라더군요.

조금 더 걸어 운하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야밤이라 사진을 찍어봐야 시커먼 바닷물 밖엔 안보이고 또 기념사진을 찍으려 해도 지나가는 사람이 없으니....(하긴, 버스 종점에다 저녁이고 비까지 내리니 사람이 있을리가 없겠지요.)

돌아오는 길에 헌 책방 몇 곳을 발견했습니다. 한 블럭안에 옹기종기 모여있더군요.

은은한 전등 아래 놓인 책들이 정말 보기 좋습니다.

처음 들어간 이 책방의 쥔장은 우아하게 생긴 여자분이었고 주로 소설류를 많이 취급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책장 한 구석으로 사회과학 분야를 취급하고 있었고 10유로 이하의 쓸만한 책들이 가득 있더군요.

헌 책을 몇 권 산 뒤 킬 중앙역으로 돌아왔습니다. 플렌스부르크행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역 구내서점에서 시간을 때웠는데 독일의 많은 역 구내서점이 그렇듯 군사서적을 여러권 취급하고 있었습니다.


서점에서 책을 구경하다가 다시 플렌스부르크행 기차를 탔습니다. 플렌스부르크 같은 독일 끄트머리의 촌동네는 뭘 하러 가느냐?
2차대전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다 아시겠지만 플렌스부르크는 제 3제국이 실질적으로 최후를 맞은 동네입니다. 되니츠 제독의 임시정부가 피난한 곳이지요. 늘 제 3제국이 최후를 맞은 플렌스부르크라는 동네는 어떤 동네인가 궁금해 하던 차였으니 킬 까지 온 김에 덤으로 구경하기로 한 것이지요.

그런데 도착해 보니 정말 촌동네였습니다.

플렌스부르크역

역에서 내려 시내를 돌아다녀 봤는데 정말 아무도 없더군요. 하긴. 야밤에 비까지 내리는데 특별한 일도 없이 싸돌아다니는 사람이 있을리가 있나요...

썰렁~

작은 여관이라도 잡고 다음날 아침에 답사를 해 볼까 생각도 했는데 아무래도 여행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 같아 포기했습니다. 언젠가 다시 올 기회가 있겠지요.

다시 플렌스부르크 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썰렁한 역 안

킬로 돌아가는 썰렁한 기차 안

킬로 돌아가는 기차는 정말 썰렁했습니다. 어쩌다 한 두명 타는 정도여서 너무나 조용하더군요.


킬 역에 도착해서 다시 함부르크로 가는 막차를 기다렸습니다. 역시 킬 역도 썰렁~ 했습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함부르크로 돌아가는 막차도 썰렁~ 했습니다. 조용하니 잠자기에 딱 좋더군요. 너무 편안하고 아늑해서 이대로 아침까지 달렸으면 싶었습니다.

끝까지 썰렁~

2008년 3월 24일 월요일

드레스덴

베를린에서 하루를 묵은 뒤 다음날인 일요일은 드레스덴으로 향했습니다. 드레스덴 가는 IC에서 치즈와 빵으로 간단하게 아침을 때웠습니다. 드레스덴은 예전에 프라하에 놀러갈 때 시간이 없어 잠깐 들러 점심만 먹었던 곳 입니다. 물론 이번 여행에서도 시간이 별로 없어 구시가지 일부만 날림으로 구경해 아주 아쉬웠습니다.

이게 볼품없어 보여도 예상외로 맛있었습니다

창밖 경치를 감상하며 잡생각을 하다 보니 금방 드레스덴역에 도착했습니다.


어차피 드레스덴 중앙역에서 구시가지까지는 거리가 얼마 안되기 때문에 걸어갔습니다. 가는 길에 드레스덴 시청이 있더군요.


시청 앞에는 사회주의의 흔적이 하나 남아 있었습니다.


시청에서 조금 더 가니 테아터플라츠(Theaterplatz)가 나옵니다.

작센의 국왕 요한의 동상

젬퍼오페라하우스(Semperoper)

오페라까지 볼 시간은 없어서 바로 쯔빙어 궁으로 들어갔습니다. 쯔빙어 궁에는 아주 좋은 볼거리가 두개 있지요.

하나는 미술관이고

다른 하나는 무기 박물관 입니다.

일단 미술관 부터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미술관은 그림이 많아 사진촬영이 허가되지 않았기 때문에 찍은게 없습니다. 대신 원체 소장하고 있는 작품이 많아 시간을 여기서 엄청나게 잡아먹었습니다. 돈내고 들어간 것이다 보니 전시된 그림을 모두 구경하지 않고는 못 배기겠더군요.



기껏 찍은 거라곤 이런 사진 정도입니다. 이곳을 구경했다는 생색내기용이죠. 중간에 지난 2002년 대홍수로 손상된 그림들을 복구하는 과정을 전시해 놓은 것도 있었는데 꽤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경비원이 옆에서 감시하고 있어 사진은 못 찍었습니다.


잠깐 창 밖을 내다봤습니다. 겨울이라 썰렁해 보이더군요.

사진은 못건지고 시간만 잡아먹은 미술관 다음으로는 무기박물관을 구경했습니다. 미술관에서 끊은 표로 이곳도 함께 구경할 수 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무기박물관은 돈을 내면 사진촬영이 허가가 됐습니다.

아. 역시! 돈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전시실을 가득메운 15~17세기의 화려한 갑옷들!








이 갑옷은 유일하게 바보같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도검, 총기류 등 다양한 무기들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다양한 수발총이 전시되어 있어 좋더군요. 문제는 쓸만한 사진을 제대로 못 건졌다는 것 입니다.


오스만 투르크군의 개인화기와 군장류

그러나 역시 기사의 갑옷은 말갑옷과 한 세트여야 뽀대가 나지요.


개인적으로 가장 멋졌던 전시물입니다

무기박물관을 구경한 뒤 궁의 안뜰을 구경하고 나왔습니다.


다시 테아터플라츠로 돌아나와서 시내 구경을 시작했습니다.

Hofkirche

드레스덴 투어버스. 이게 너무 타고 싶었으나 돈이 없어서...


중간에 왠 발굴현장이 하나 있더군요. 규모가 제법 큰 발굴현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성모교회(Frauenkirche) 까지 도착하니 슬슬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습니다. 아우. 한시간만 더 일찍 일어날것을!


성모교회는 1945년 공습의 흔적이 아주 잘 남아있었습니다. 복원한 부분과 공습에서 남은 부분이 뚜렷이 구분되지요.
1945년의 대공습으로 파괴된 성모교회의 잔해

유럽을 피바다로 몰아넣으신 루터선생...

겨울이라 해가 떨어지기 시작하니 바로 어둠이 깔렸습니다. 당장 다음날은 함부르크로 떠날 계획이라 어쩔수 없이 이 멋진 도시를 떠야 했습니다.


중앙역에 도착하니 밤이 됐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베를린행 기차가 연착되어 잠시 역에서 머무르며 군것질을 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