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당사자들에게는 고역이지만 제 3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흥미로운 관찰 대상이다. 외국의 전쟁은 자국의 교리와 군사 기술에 대해 평가하고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유럽의 열강들은 남북전쟁에 큰 관심을 기울였고 북부연방과 남부연합 양측에 많은 수의 무관단을 파견했다. 이 책은 1988년에 발간된 물건인데 남북전쟁 시기 유럽 각국 무관단의 활동과 유럽 열강들이 남북 전쟁에서 얻은 교훈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였는가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저자는 무관단을 파견한 유럽 각국 중 3강이라고 할 수 있는 영국, 독일, 프랑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독일의 경우 20만에 달하는 인원이 연방군에 복무 했고 이들 중 상당수가 귀국해 고급 장교로 진급 했기 때문에 이들이 미국에서 겪은 경험이 이후 독일군의 발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는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다.
저자는 책을 두 부분으로 나눠서 1부는 남북전쟁 시기 영국, 독일, 프랑스 무관단, 혹은 자원병들의 활동에 대해서 다루고 있고 2부는 1870년대 이후 남북전쟁의 교훈이 이들 국가의 교리, 장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다루고 있다.
이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독일의 사례이다. 독일의 고급 장교단은 남북전쟁을 아마추어들의 전쟁이라고 폄하했고 철도의 운용 외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동시에 독일인들은 남북전쟁에 참전한 외국인으로는 가장 많았기 때문에 그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 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남북전쟁에 직접 참여한 독일 장교들이 이 전쟁에서 어떤 교훈을 얻었고 이것을 독일의 군사 교리에 어떻게 적용하려고 했는지에 대해서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책의 부록 중에는 남북전쟁을 주제로 한 독일 소설의 주인공이 누구를 모티브로 한 것인가에 대해서 짤막하게 다루고 있는데 꽤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