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처음 구상하게 된 것은 대략 7~8년전(1986~87년) 이 책의 공동 저자 중 한 명과 매릴랜드 베데스다(Bethesda) 소재 육군 개념분석국(Concepts Analysis Agency) 국장이었던 밴다이버 3세(Edward B. Vandiver III)와 나눈 대화가 계기가 되었다. 우리는 그때까지 육군에서 기획(planning) 및 예산편성(budgeting)을 위해 사용되던 컴퓨터 전투 모델 중에서 실증된(validated) 것이 없다는 점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모델은 실제 세계의 경험을 안정적으로 모사할 수 있어야 ‘실증되었다’고 할 수 있다. 실증되지 않았다면 어느 누구도 모델을 활용한 계획이나 예측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
에드 밴다이버는 이렇게 말했다.
“문제는 우리가 우리의 모델에 입력할 현대 제병협동전투에 대한 역사적인 세부적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 입니다.”
그는 오늘날 사용할 모델이 묘사할 미래의 전쟁에는 대량의 전차가 투입될 것이기 때문에 (데이터를 확보할 대상으로는) 많은 수의 전차가 투입된 전투를 선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만약 중동에서 벌어진 1973년 10월 전쟁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는 점에 동의했다. 그리고 또한 우리는 이스라엘, 이집트, 시리아의 데이터를 입수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도 동의했다.
“그렇다면 벌지전투는 어때요?”
공동저자 중 한 명이 물었다. 밴다이버는 그것이 좋은 구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밴다이버는 그날의 대화에 대해 잊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우리들은 그러지 않았다. 그는 그의 사무실로 돌아가 제안서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짧게 말하자면, 몇 달 뒤 이 제안서는 밴다이버에게 보내졌고 승인되었으며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어 우리 회사는 나중에 공식적으로 “아르덴느 전역 시뮬레이션 데이터 베이스(The Ardennes Campaign Simulation Date Base)” 약자로 ACSDB로 알려진 작업에 들어갔다. 2년 뒤 ACSDB는 공식적으로 밴다이버의 개념분석국에 납품되었다.
ACSDB는 약 39메가바이트의 데이터가 포함된 엄청난(massive) 컴퓨터 프로그램이었다.
여기에는 1944년 12월 16일에서 1945년 1월 16일의 32일에 걸친 기간 동안 약 100개의 부대에 대한 매일 매일의 세부적인 정보가 담겨 있었다. 포함된 부대는 1개의 독일군 집단군, 4개의 독일군 야전군, 8개의 독일군 군단, 35개의 독일군 사단, 3개의 독일군 여단과 그외의 소규모 부대, 2개의 연합군 집단군, 2개의 미국 야전군, 6개의 미군 군단, 42개의 미군 사단, 미군의 소규모 부대, 1개의 영국군 군단, 2개의 영국군 사단, 2개의 영국군 여단, 독일공군 부대, 영국공군부대, 미국 육군항공대 부대가 포함되었다.
Trevor N. Dupuy, David L. Bongard and Richard C. Anderson. Jr, Hitler’s last gamble : The battle of the bulge, December 1944-January 1945, Harper Perennial, 1994/1995, pp.xv-xvi
사실 웃길 것도 없는 내용인데 이상하게 웃기더군요;;;; 80년대 중반의 39메가바이트라면 확실히 엄청난 용량인데 이걸 21세기에 읽자니;;;;
전자제품과 관련된 기술의 발전은 정말 눈에 확 띄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기술의 발전 정도가 높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일상생활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기술이라서 실제로 와 닫는 정도가 높은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