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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4일 목요일

한국에 남아있는 일본 육해군 항공대 비행장의 흔적들


 일본은 대한제국 시기부터 한반도에 슬금슬금 군사시설을 건설하기 시작했고, 이것은 2차대전 말기로 가면서 더욱 심해졌습니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현재 한국 방방곳곳에는 아직도 일본군이 건설한 군사시설의 잔해들이 남아있습니다. 밀양의 육군항공대 격납고처럼 문화재 지정이 되어 보호받는 경우도 있고 무안 처럼 아직 문화재 지정이 되지 않아 지속적으로 철거되는 경우도 있지요.

 개인적으로는 특히 일본이 본토결전에 대비해 규슈방면 지원을 위한 후방기지로 건설한 한반도 남부의 비행장 유적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현재 남아있는 비행장 유적들은 주로 1944~45년 시기에 집중적으로 건설된 것이 특징입니다.

제가 답사했던 곳의 사진들을 올려봅니다.


1.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비행장(일본해군항공대)

현재 남아있는 일본군 비행장 유적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알뜨르비행장일 것입니다. 제주도는 일본군의 결7호작전에 따라 45년에 필사적으로 방어준비가 이루어졌던 지역입니다. 하지만 알뜨르비행장은 이미 중일전쟁 이전인 1931년에 건설되어 중일전쟁 당시 오무라(大村)해군항공부대의 기지로 사용될 정도로 오래된 곳 입니다. 그리고 전쟁이 격화되면서 제주도 방어의 주력이 육군으로 넘어가면서 육군 레이더기지가 근처에 설치되는 등 육해군공용기지로 바뀌게 되지요.1)

 일본해군은 1943년 말 알뜨르비행장 확장공사를 하면서 20개의 콘크리트 격납고를 건설했습니다. 현재 남아있는 격납고의 외형은 비교적 양호한 편 입니다.





2. 밀양시 상남면 기산리ㆍ연금리 (일본육군항공대)


밀양시 상남면에는 전쟁 말기 일본육군항공대가 건설한 콘크리트 격납고 두 개가 남아있습니다. 밀양과 아래에서 이야기할 무안군의 비행장은 일본육군항공대 관할이었습니다. 1944년까지 한반도 남부(충청도, 전라도, 경상도)의 육군항공대 비행장은 대구에 위치한 제45항공지구사령부의 관할이었습니다.

朝鮮軍残務整理部, 『朝鮮軍関係史料 2/2』, p.0280-2.

 그러다가 1944년 말 부터 본토결전준비로 인해 일본육군항공대가 대대적으로 증강됩니다. 이것은 화북에 있던 일본 제5항공군이 본토결전 준비를 위해 1945년 5월 20일 경성에 사령부를 설치하는 것으로 절정에 달합니다. 이무렵 밀양에 주둔한 것이 확실한 항공부대는 제176야전비행장설정대, 제10비행장중대, 제1활공비행대 등입니다.2) 조선군잔무정리부가 남긴 기록에는 항복당시 제5항공군 예하부대 목록과 병력 현황만 있을뿐 주둔지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없네요.

朝鮮軍残務整理部, 『朝鮮軍関係史料 2/2』, p.0281.

 현재 밀양시 상남면에는 기산리에 1개, 연금리에 1개 등 총 2개의 격납고가 남아있습니다.

 기산리의 격납고는 사유지 한가운데에 있어서 사진 촬영이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연금리의 격납고는 민가로 개조되어 사용되다가 방치됐습니다. 기산리에 있는 격납고 보다는 촬영이 편합니다.











3. 무안군 현경면ㆍ망운면 (일본육군항공대)

 무안은 현재 일본군의 비행장 관련 유적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지역입니다. 하지만 그 중에 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없어서 계속해서 남아있는 유적들이 철거되고 있습니다. 제가 최근에 확인한 바로는 무안군 현경면과 망운면 일대에 콘크리트 벙커 1개와 콘크리트 격납고 6개가 남아있었습니다. 하지만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기도 어렵고 지역 주민들의 인식도 좋지 않아 언제 남아있는 것도 철거될지 모르겠습니다.

 현재 남아있는 격납고의 위치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현경면에 5개(A, B, C, E, F), 망운면에 1개(E)를 확인했습니다. 전부 확인하지 못해서 추가 조사를 할 예정입니다.


 먼저 평산 3리(통정)과 평산 4리(유수정)에 있는 격납고의 사진을 올리겠습니다. 편의상 평산 3리 통정에 있는 것을 A, 평산4리 유수정에 있는 것이 B와 C로 칭하겠습니다.

 A 격납고입니다.








70년이상 방치되어 상태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 입니다만.

 B 격납고 입니다.










C격납고는 현재 창고로 개조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현지 신문의 설명에 따르면 고구마 저장고로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A, B, C 격납고의 구체적인 위치는 아래와 같습니다. 가까운 곳에 몰려있어 찾는데 어려움은 없습니다.



다음은 D, E, F 격납고입니다. 재미있게도 D격납고는 현경면과의 경계인 망운면에 위치해 있습니다. 딱 경계면에 붙어있어서 저는 처음에 D격납고도 현경면에 있다고 착각했을 정도입니다.


망운면 목동리의 D격납고 사진입니다. 밭 한가운데에 있어서 사진을 찍기 어려웠습니다. 농한기에 다시 가서 조사할 생각입니다.




 다음은 현경면 송정리의 E격납고 입니다. 현재 쓰레기장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현경면 송정리의 F격납고 입니다. 여기는 민가로 개조되어 사용된 흔적이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여기도 쓰레기장입니다. 현경장례식장 바로 옆에 있어 찾기는 가장 쉽습니다.










4. 부산광역시 강서구 대저2동 신평마을 (일본해군항공대)

부산광역시 강서구 대저2동, 즉 김해공항 옆에도 일본해군항공대가 사용하던 격납고 세 곳이 남아있습니다. 재미있게도 이곳들은 아직까지도 민가로 사용되고 있어서 외형 자체는 꽤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이곳이 대한민국 공군 소유의 국유지이기 때문에 건축물 신설이나 철거가 어려운게 그 원인인 듯 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조사해서 관련정보를 업데이트 할 계획입니다.



1) 츠카사키 마사유키(塚崎昌之), 「제주도에서의 일본군의 '본토결전' 준비: 제주도와 거대 군사 지하시설」, 조성윤 엮음 『일제말기 제주도의 일본군 연구』 (보고사, 2008) 64~72쪽.
2) 양영조 편, 『일제 조선주둔군과 625전쟁 일본소해대』 (국방부군사편찬연구소, 2016), 32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