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 도구로서 육탄 10용사가 어떻게 사용되었는가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당시 육탄 10용사는 정부의 매우 좋은 선전대상이었습니다. '북괴'에 비해 물질적으로 열세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초인적인 정신력과 자기희생으로 '승리'를 이끌어 낸 원동력이었으니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국방부가 발간하던 『國防』1949년 6월호에는 육탄 10용사를 찬양하는 특집 기사가 여러 편 실렸는데 그 중 재미있는 글 하나를 조금 인용해 보겠습니다.
오호라 장재(壯哉)여! 오호라 비재(悲哉)여 육탄십용사!
그대들은 세계전사에 볼수없는 쾌거를 감행하였나니 이는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전투력의 극치를 세계에 선양하였다고 자부할 수 있는 것이다.
과학의 극도발달에 의하여 원자력 내지 우주선(宇宙線) 이용이 가능하다고 하는 금일에 있어서 그러한 신비력을 발양한 것은 다만 한국용사의 아름다운 희생에서만 수긍되는 것이니 이것은 세계만방의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전투정신이라고 자랑할 수 있는 역사적 기념비가 않일 수 없다.
과학의 힘을 믿고 싸우는 민족! 무기의 위력 만을 의지하고 싸우는 군대! 그것은 언제나 정신앞에 굴복하고 말 것이니 과학 보다도 무기 보다도 더 위대한 것은 군인의 정신 그것임을 새삼스럽게 강조하고 시픈 소이(所以)다.
대동아전쟁, 이른바 동양평화를 위하고 싸왔다는 제2차세계대전에 있어서도 원자탄의 히로시마 폭격이 제아모리 인간살생을 혹독히 하였다 하드라도 좀더 강렬한 전투력과 필사의 정신력이 대비하고 있었다면 원자력쯤은 문제밖에 있었을른지도 모른다. 과학을 무시하는 전쟁, 무기를 소홀히 하는 전법은 20세기 현금(現今)에 있어서 용인될 수 없는 지론일른지 모르지만 원자력이나 무기 역시 인간의 정신활동의 범위권에서만 가능할 수 있는 것임으로 나는 정신 제일주의를 고집하고 싶은 것이다.
세계전사를 들추어볼때 저 불란서의 쨘다-크의 기책도 오로지 정신에서 출발하여 정신에 끝이였고 나폴레온의 알프스 정복도 과학력이나 무기력(武器力)이 아니였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제2차세계대전에 있어서 일본이 패망하였다는 것은 물론 무기력, 과학력의 소치라고 하겠지만 그보다도 앞서는 것은 전국민의 정신쇠퇴에 기인함이 더욱 컷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전쟁은 군인만이 담당하는 것은 아니다. 전민족이 일심동체가 되어 전쟁에 임함으로써 언제나 필승을 기할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고금을 통해서 어느나라의 역사를 들추어 보드라도 잘 알수있는 것이니 용사를 길러낸 총후의 지성이 없다면 제아모리 출중한 군인이라고 하드라도 목숨을 나라에 받칠 동기를 맨들수 없는 것이라고 본다. 지금은 패망한 영웅이 되어 있는 독일의 히틀러나 이태리의 뭇소리니를 보드라도 그들은 어디까지나 과학력과 무력을 위주로한 정치운동이 아니라 정신력에 입각한 민족혼의 규합이였고 정신전투의 신봉자이였다는 것을 우리는 긍정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정신전투란 대체 무엇인가. 그것은 공산주의자들이 부르짖는 유물론적 이념이 아니라 자유를 사랑하고 평화를 찬미하는 우리 민주주의 신봉자들의 절대이념인 유심론(唯心論)적 세계관인 것이다.
李鍾泰, 「꽃으로 떠러진 十柱花郞」, 『國防』(1949. 6), 6~7쪽
당시 한국군의 궁색한 상황과 안보적 불안을 고려하면 이렇게 정신력을 극도로 강조하는 것도 이해를 못할 것은 없겠습니다만 정신력으로 원자력을 극복할 수 있다는 이야긴 좀 심하죠... 그나저나 민주주의 국가의 군인이 히틀러와 무솔리니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으니 이것도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