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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11일 금요일

MRE에 대한 유명한 일화

C 레이션에 대한 아래의 글에서 MRE(Meal Ready-to-Eat) 이야기가 나왔군요. MRE 이야기가 나온 김에 MRE에 대한 유명한 일화 하나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1991년 초, 걸프전 직후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족 구호활동 당시의 이야기 입니다.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라서 많은 분들이 잘 아실 것 같네요.

병사들은 피난민들에게 MRE를 공급했는데 대부분의 병사들과 마찬가지로 쿠르드족들 또한 이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쿠르드 피난민들은 MRE의 내용물을 낯설어 했으며 또한 그 맛에 대해서도 신통치 않게 생각했기 때문에 일단 아사의 위험을 피한 뒤에는 더 이상 그것을 먹기를 거부했다. 그 무렵 위생과 건강상태가 개선되었고 병사들은 감자, 밀가루, 설탕, 쌀, 그리고 식용유와 같은 식재료들을 보급받아 배급했다. 피난민들은 그 뒤로 자신들의 요리를 만들어 먹을수 있게 되었다.

Robert H. Scales. Jr, Certain Victory : The U.S. Army in the Gulf War, Brassey, 1994/1997, pp.345-347

과연 Meal Rejected by Ethiopians, Meal Rejected by Everyone이라는 명성에 걸맞는 일화라 할 수 있겠습니다.

2009년 9월 9일 수요일

한국전쟁 중 미군 전투식량에 대한 이야기 하나

한국전쟁이 2년 차로 접어든 1951년 8월, 1년 간의 실전경험(!!!)을 바탕으로 미군의 전투식량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 졌습니다. 재미있는 내용 일부만 발췌해 보겠습니다.

1. 먼저, C형 전투식량 중 여러 품목이 다양한 이유 때문에 전투 부대로 부터 기피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품목의 전투 식량은 폐기되거나 노무자들에게 주어지고 있다.

a. C형 전투식량 중 대부분의 부대에서 기피하는 품목은 다음과 같다.

Corned beef hash : 전투식량에서 제외할 것.(should be deleted)
Beef stew : 전투식량에서 제외할 것.
Beef & Noddle : 전투식량에서 제외할 것.
Meat & Beans : 전투식량에서 제외할 것.
Ham & lima Beans : 지나치게 짜다.
Hamburgers & Gravy : 차가울 경우 (먹기가 곤란함).
Sausage Patties : 차가울 경우 (먹기가 곤란함).

b. 갑작스러운 이동과 일부 전투 상황에서는 항상 식량을 데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불가능 하다. 그렇기 때문에 Hamburgers & Gravy, Sausage Patties, 그 밖의 기름기가 많은 종류의 식량은 극도로 추운 날씨에서는 먹을 수가 없다.

c. 일부 C형 전투식량 생산업자들이 낮은 질의 식재료(특히 고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그로 인해 전투식량의 질이 저하되고 전투식량 중 기피되는 품목이 늘어나게 된다.

Troop Acceptability of Type "C" Rations(1951. 8. 14), Food and Container Institute. R&D Project Case Files; RG 92 Records of the Office of the Quartermaster General

제 관심을 끄는 것은 "should be deleted"라는 평가를 받는 전투식량입니다. 어느 정도 맛이 뭐 같았기에 대부분의 전투 부대에서 만장일치(?!?!)로 퇴출을 요구했는지 궁금해지더군요. 먹어 볼 수 만 있다면 정말 먹어보고 싶습니다.
두 번째는 c항목의 내용입니다. 군납업자들이 뭐같은 고기를 써서 맛이 없다는 지적인데 이부분은 꽤 의외더군요. 미서전쟁 당시 불량 통조림이 납품되었다는 이야기는 어디에선가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한국전쟁 당시까지도 이런 불량업자들이 남아있었을 줄이야.

덤으로. 미군 병사들이 선호한 전투식량은 다음과 같았다고 합니다.

2. C형 전투식량 중 병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품목은 다음과 같다.

Frankfurters & beans
Beans w/pork & tomato sauce
Ground meat & spaghetti

Troop Acceptability of Type "C" Rations(1951. 8. 14), Food and Container Institute. R&D Project Case Files; RG 92 Records of the Office of the Quartermaster General

기피 식품들과는 달리 왜 선호되는 지에 대한 설명이 없습니다. 하긴, 맛있다는데 달리 할 말이 더 있겠습니까.^^;;;;

이 보고서가 올라가자 얼마 뒤 육군부에 근무하는 장교들을 대상으로 위의 보고서에서 언급한 전투식량들의 시식회가 열립니다. 이 시식회에 참여한 장교들은 다음과 같은 평가를 했습니다.

4.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평은 좋은 편이었다. 그러나 시식회에 참석한 장교들 중 일부는 다음과 같은 불만을 제기하였다.

a. Beans with pork and tomato sauce: 뻑뻑한 감이 있다. 토마토 소스를 더 넣어야 한다.
b. Hamburgers with Gravy: 육즙(Gravy)이 너무 많으며[육즙을 먹지 않으면 충분한 칼로리를 섭취할 수 없다.] 맛이 형편없다.[양파를 더 넣으면 맛이 좋아질 지 모른다.]
c. Sausage Patties with Gravy: 육즙이 너무 많다. 그러나 맛은 매우 좋다.
d. Meat and Beans with Tomato sauce: 고기가 너무 질기고 불규칙하게 썰려있다. 매우 맛이 없어 보이는 모양이다.
e. Chicken and Vegetables with Broth: 피망(Bell Pepper)맛이 너무 진하다. 닭고기 살은 너무 가늘고 걸쭉하다.
f. Ham and lima Beans: 맛이 너무 짜고 햄은 지나치게 기름지다.

Military Operations Office "C" Ration Luncheon Test(1951. 8. 17), Food and Container Institute. R&D Project Case Files; RG 92 Records of the Office of the Quartermaster General

전투부대가 퇴짜를 놓은 일부 품목은 육군부의 장교들도 비슷한 평을 하는 것으로 봐서 정말 맛이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얼마나 맛이 없었던 것인지 호기심이 생길 지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