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Rabe의 The Most Dangerous Area in the World를 읽는 중이다. 1998년에 읽은 뒤 8년간 방치해 두고 있던 녀석인데 이번 연휴를 맞아 책장 정리를 하다가 한 번 더 읽는 중이다. 이 책에서는 케네디 행정부의 남미 군사원조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인상적이다. 중남미 군사원조에 대한 부분은 대충 아래와 같은 내용이다.
미국의 중남미에 대한 군사원조는 40년대 중-후반부터 아이젠하워 행정부까지 다른 제 3세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중장비를 갖추고 정규전에 적합한 구조를 갖추도록 하는데 중점이 두어졌다. 물론 40년대 이전까지 주로 유럽식으로 되어 있던 무기체계를 미국식으로 고치는 것 역시 이 시기 군사원조의 핵심이기도 했다.
그런데 중남미는 특별한 외부의 위협이 없는 지역이다! 설마 흐루쇼프가 잠수함 타고 쳐들어 오기야 하겠는가.
당시 상원의원이던 케네디는 아이젠하워 행정부의 군사원조를 “삽질”에 불과하다고 생각했고 여기에 바티스타 정권이 카스트로의 아마추어(?) 군대에 박살나자 이런 생각을 더욱더 굳히게 됐다.
케네디가 집권 초부터 비정규전에 큰 관심을 보인 것도 중남미를 염두에 뒀던 것이고 이에 따라 군은 물론 국내 치안유지를 위해 경찰에 대해서도 대규모 원조가 주어졌다. 이렇게 해서 케네디 행정부 시기 중남미 국가에 대한 군사원조는 아이젠하워 행정부에 비해 연평균 50% 이상이 증가됐다.
그런데 미국방부는 막대한 원조에도 불구하고 남미 국가들의 군대의 실력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크게 실망했다고 한다. 저자는 케네디 행정부의 막대한 군사원조를 받은 남미국가들의 군대에 대해 출처를 표기하지 않은 미국방부 보고서의 한 구절을 인용해 다음과 같이 평하고 있다.
“대부분의 중남미 국가의 군대는 전문성이 결여된 장교단과 부사관집단이 지휘하는 형편없이 장비되고 훈련된 징집병으로 구성돼 있다.”
저자의 결론은 케네디 행정부의 중남미 군사원조는 삽질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이렇게 전세계에 걸쳐 밑빠진 독에 물 붓기를 했던 50-60년대의 미국을 보면 정말 대국(???)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