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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24일 수요일

Me 262에 대한 미군 시험조종사들의 평가

작년 10월의 어느 화창한 주말 버니지아주에 있는 스미스소니언 항공우주박물관 분관을 방문한 일이 있습니다. 본관을 압도하는 전시물에 그야말로 정신없는 하루가 되었습니다.

다른 많은 박물관 처럼 스미스소니언 항공우주박물관에서도 항공우주관련 저술을 한 저자들을 초청해서 친필서명본을 판매하는 작은 행사를 하고 있었는데 제가 방문한 날은 미공군 예비역대령 새뮤얼(Wolfgang W. E. Samuel)씨가 와 있었습니다.

Wolfgang W.E. Samuel 미공군 예비역대령
냉전시기를 경험한 조종사의 경험담도 재미있겠다 싶어 이 양반의 책도 두 권 사고 짧은 영어로 몇가지 질문을 해 봤습니다.

가장 재미있었던 이야기는 전후 Me 262를 시험한 미육군항공대 조종사들의 회고담이었습니다. 새뮤얼씨는 상당수의 시험조종사들이 Me 262의 성능을 높게 평가했고 특히 P-80보다 우수한 기종이라고 평가했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2차대전 당시 P-47을 조종했고 전후에 Me 262의 시험비행을 담당했던 밥 스트로벨(Bob Strobell)은 미육군항공대의 공식보고서에서 Me 262와 P-80의 비행성능이 거의 동등하다고 평가한 것이 틀렸다고 주장하고 Me 262가 P-80 보다 훨씬 우수한 기종이라고 말했다고 하는군요. 그리고 스트로벨 외의 다른 시험조종사들도 Me 262를 더 우수한 기종으로 평가했다고 합니다. 또다른 Me 262의 시험조종사였던 월터 매컬리(Walter J. McAuley)는 Me 262가 P-80보다 비행성능은 우수하지만 조종성과 기계적 신뢰성이 낮은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고 합니다.

Me 262와 P-80의 비교평가에 대해서는 대중적으로 유명한 척 예거의 평가가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예거는 두 기종의 성능이 거의 대등하다고 평가했지요. 두가지의 대립하는 주장을 보면 최고속력이나 상승속도 같은 계량가능한 지표 외에도 조종사의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많다는게 흥미롭습니다. 새무얼씨도 조종사 출신이다 보니 이 문제를 열심히 설명해 주었는데 제 영어가 짧은데다 항공용어를 섞어 쓰다보니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하여튼 새무얼씨도 개인적으로 기계적 신뢰성을 제외하면 Me 262를 매우 높게 평가한다고 하더군요.

새뮤얼씨는 그 밖에도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 주었는데 제 영어실력이 부족하다 보니 모두 알아듣지는 못했습니다. 그 덕에 책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서 사진에 나온 두권의 책을 다 사게 됐습니다. American Raiders : The Race to Capture the Luftwaffe's Secrets을 읽어보니 새뮤얼씨가 설명해 준 이야기 중에서 알아듣지 못했던 부분도 이해가 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