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간 이글루스를 뜨겁게 달군 '전라도 떡밥'을 보니 지역감정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청년층이라 하더라고 그 영향력에서 완전히 벗어나긴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주말에 친구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우연히도 지역감정 문제가 잠깐 언급되었습니다. 그 중 가장 흥미로웠던 이야기는 만약 다른 민족집단이 상당한 규모로 존재할 경우에도 전라도 차별이 심했을까 하는 가정이었습니다.
친구 중 한명이 지적하기를, 다민족 사회의 경우 사회 내부의 갈등을 가장 만만한 소수집단에 발산하곤 하는데 남한에서는 그것이 전라도가 된 것 같다는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그렇다면 전라도 대신 두들겨 팰 더 만만한 대상이 존재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이야기를 나누던 모두가 그렇다면 상당한 규모의 화교 사회가 형성되어 있었다면 화교가 그 역할을 했을 것 같다는데 동의했습니다.
물론 화교 사회가 상당한 규모를 유지했다면 그 특성상 경제적으로도 영향력을 확보했을 테니 전라도 차별과는 다른 양상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 입니다. 사실 한국의 전라도 차별은 흑인차별에 가깝고 동남아시아의 화교는 유태인에 가깝죠. 물론 경제적으로 별 볼일 없는 오늘날의 화교는 흑인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만.
요즘은 외국인 이주자에 대해 적개심을 불태우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뭐, 저도 외국인 이주자들이 별로 반가운 입장은 아닙니다만 적개심까지 불태울 필요는 있는가 싶더군요. 전라도를 대체할 새로운 샌드백이 등장한 것인가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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