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14일 월요일

'트란지스터 걸'

옛날 속어 하나...

(전략)

위에 든 예로 보아 대개 일본어와 영어에서 온 외래어가 많음을 알 수 있는데 이와 같이 많이 범람하게 된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새로운 개념, 새로운 문물을 표현하기에 적절한 단어가 없을 경우 우리는 흔히 외래어로써 표현한다.

가령 학생들이 사용하는 속어 가운데 '트랜지스터 걸'이라는 것을 우리 말로 표현한다면 "진지하게 함께 토론이나 할 만한 위인(爲人)이 아니라 임시적인 노리개(즉 '트란지스터 라디오'와 같은)로 잠간 놀기에 편리한 여학생이라고 해야 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한마디로 '트란지스터 걸'이라고 표현한 데에 학생다운 기지(機智)와 유모어가 담겨있는 것이다.

또 어떤 경우에는 좀 더 언어 표현을 강하게 새롭게 하기 위하여 외래어 또는 외국어를 사용하기도 할 것이다.

姜信沆, 「對話속의 '노랑머리'」, 靑脈 第3號(1964. 11), p.52
※ 본문에서 '트랜지스터 걸' '트란지스터 걸' 등으로 다른 표기를 하고 있는데 원문 자체가 이렇습니다. 교정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더군요.

당대의 지식층이 읽던 잡지에서도 이렇게 여성비하를 공개적으로 하는 것을 보면 확실히 시대가 변하긴 변한 모양입니다. 요즘 저런 글을 썼다가는 당장 여성 단체의 공격에 곤욕을 치를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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