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22일 화요일

미국의 군사원조에 관련된 단편적인 이야기 하나

뜬금없는 잡생각이 들어서 써 봅니다.

백마고지 전투에 투입된 한국군의 4개 야전포병대대(제30, 50, 51, 52야전포병대대)는 1952년 10월 6일 부터 10월 15일까지 총 9일간 143,749발의 105mm 곡사포탄을 발사했습니다.  가장 많은 포탄을 발사한 제52야전포병대대는 9일간 56,056발을, 가장 적은 포탄을 쓴 제 50야전포병대대는 같은 기간 동안 17,343발을 소모했습니다.1)  1개 대대가 9일 동안 대략 35,900발 정도를 사용한 셈입니다. 거칠게 계산하면 하루 평균 대대 3,990발, 포대당 1,330발 이군요.

그런데 제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군 제4기갑사단 예하 제103기갑포병연대 소속의 105mm 5개 포대는 1943년 7월 5일 부터 9월 2일까지 대략 두달 정도 되는 기간 동안 105mm 곡사포탄 69,242발을 소모했습니다. 실제 전투기간은 46일이었는데2) 이걸 반영하면 하루에 5개 포대가 1,505발, 포대당 301발 정도를 쓴 셈입니다.

전투 상황의 차이가 있으니 양자의 단순 비교는 무리라 하더라도 재미있지 않습니까. 포탄 한발 만들지 못하는 제3세계의 군대가 미국의 원조만으로 손꼽히는 산업국의 군대 보다 더 많은 포탄을 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미국의 바짓가랑이만 붙드는건 절대 안될 일이지만 미국이 있으면 편해지는게 사실은 사실입니다.^^




1) Bryan R. Gibby, “The Battle for White Horse Mountain: September-October 1952”, Army History(2013, Fall), p.42.
2) ”Stellungnahme zu dem Bericht der II./(Sf.) Pz.Art.Rgt 103 vom 20.8.43”(1943. 9. 7), H16/186, RG242 T78 R619,  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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