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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30일 일요일

2차대전기 미영 연합군의 전차 손실에 대한 통계 : Survey of Allied Tank Casualities in World War II - (完)



쓸데없이 지루하게 이어진 이 연재물의 마지막 글 입니다. 이번 글은 독일의 전차 생산을 다룬 부록D와 독일의 전차 손실을 다룬 부록 E입니다. 전후에 나온 초기 연구인 만큼 전차 생산량이나 손실 원인에 관한 통계자료가 제대로 정리되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차대전기 독일군의 전차 손실에 관해 1950년대 초에 나온 연구이니 연구사적인 면에서 가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2차대전기 독일의 전차 및 자주포 생산량을 총 44,967대로 추산하고 있습니다.(1939~1940년 1,890대, 1941년 3,790대, 1942년 6,180대, 1943년 12,063대, 1944년 19,002대, 1945년 1월~3월 3,932대) 독일의 전차 생산량을 추정하는데 사용한 자료는 Intelligence Division에서 1949년 1월에 제출한 “The Munition Industry of Foreign Powers”와 미국전략폭격연구단이 1945년 10월 31일에 발행한 “The Effects of Strategic Bombing on the German War Economy”입니다.1)


여기서 제기하고 있는 의문은 독일의 공업 생산량이 1944년에 최고치를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시기 독일군이 극도로 심각한 장비 부족에 시달린 원인이 무엇이냐 하는 것 입니다. 미국이 입수한 독일 노획문서(기갑총감부 문서)에 따르면 1944년 1월 1일 기준으로 독일 육군은 437대의 6호전차, 1,386대의 5호전차, 1,558대의 4호전차, 2,439대의 75mm포 돌격포 등 총 5,820대의 주요 기갑장비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보고서 작성자는 이것이 총 10개 중전차 대대, 15개 기갑사단을 완편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944년 1월 부터 5월까지 총 3,571대의 전차와 2,550대의 돌격포가 생산됐는데 이것은 손실을 보충하고도 남을 수 있는 양이라고 평가합니다. 이에 따르면 같은 기간 동안 독일군의 기갑장비 증감 내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표1. 독일군의 기갑장비 증감 내역(1944년 1~5월)

인수
손실
증감
6호전차
478
217
+261
5호전차
1,468
620
+848
4호전차
1,463
973
+490
돌격포(75mm포)
1,803
1,309
+494
총 계
5,212
3,119
+2093
[표 출처: Technical Memorandum ORO-T-117, Survey of Allied Tank Casualities in World War II(1951. 3. 31), Appendix D, p.79.]


이 통계를 감안하면 1944년 6월 1일 기준으로 독일군은 698대의 6호전차, 2,234대의 5호전차, 2.048대의 4호전차, 2.933대의 75mm포 돌격포를 보유하게 됩니다. 보고서 작성자는 이것이 전 기갑사단을 편제의 3분의 2 수준으로 편성할 수 있는 규모라고 평가합니다.2) 미국전략폭격연구단의 연구에서는 같은 시기 독일군의 기갑장비 보유량이 11,000대에서 14,000대로 증가했으며 같은 시기 기갑장비 생산량은 7,272대로 평가하는데 보고서 작성자는 위의 통계에서 언급한 네 종류의 주요 기갑장비를 제외한 기타 기갑장비의 생산량을 고려한다면 이 추산이 타당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렇게 모아놓은 기갑전력이 1944년 여름 전역에서 그냥 녹아내립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1944년 6월 부터 9월까지 독일군의 기갑장비 손실 내역을 다음과 같이 추산합니다.


표2. 독일군의 기갑장비 증감 내역(1944년 6~9월)

인수
손실
증감
6호전차
376
509
-133
5호전차
1,435
1,474
-39
4호전차
1,080
1,915
-835
돌격포(75mm포)
1,691
2,333
-542
총 계
4,582
6,131
-1549
[표 출처: Technical Memorandum ORO-T-117, Survey of Allied Tank Casualities in World War II(1951. 3. 31), Appendix D, p.80.]

독일군은 1944년 여름 전역에서만 1943년 전체 손실에 맞먹는 기갑장비를 손실했지만 기갑장비 생산량의 증가로 손실의 3분의 2정도를 보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 보고서에서는 같은 시기 서부전선에서 독일군 기갑전력이 급감한 점에 주목합니다. 1944년 9월 말 기준으로 서부전선에 가용가능한 독일군의 기갑전력은 500대 내외로 평가하고 있으며 이것은 노르망디 상륙작전 이후 입은 손실의 25%정도만 회복된 것이라고 봅니다.3)  유독 서부전선의 독일군 부대가 기갑장비 부족에 시달린 원인에 대해서는 세가지 가설을 제기합니다. 첫 번째는 미국전략폭격연구단의 조사가 잘못되었을 가능성 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노획한 독일 문서와의 교차검증으로 신뢰성이 보장되었기 때문에 가능성이 낮다고 봅니다. 두 번째는 완전손실의 비중이 낮을 가능성입니다. 이것 또한 같은 시기 독일군의 손실 집계에서 누락된 기갑차량이 10~15%일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기각합니다. 세번째는 동부전선에 배치된 부대가 보충 우선순위를 받아 서부전선에 배치된 부대의 손실 보충이 지연되었을 가능성입니다. 이 세번째 가능성은 소련군이 하계 공세에서 대성공을 거두면서 파죽지세로 진격할 동안 연합군은 노르망디 교두보에서 진격이 돈좌되어 있었다는 점에서 가장 합리적인 추론이라고 봅니다. 동부전선으로 증원부대와 보충용 전차가 보내지는 동안 서부전선에서는 소모전이 전개되었고 결국 소모될 대로 소모된 기갑부대들이 무너지는 순간 철도교통의 어려움 등 여러가지 원인으로 인해 서부전선으로 증원을 하기에는 늦었다는 결론입니다. 그리고 독일군이 동부전선에 집중한 결과 서부전선의 연합군이 압도적인 숫적 우세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평가합니다.4)


다음의 부록E에서는 독일군의 기갑장비 손실 원인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보고서 작성자는 독일군 기갑장비 손실 원인에 대해서는 추후 보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 격파되거나 유기된 1,207대의 독일군 기갑장비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습니다. 아래의 표에서 각 학목별 비율은 해당 손실 원인 내에서의 비율을 산출한 것이고 가장 아래에 있는 비율이 전체 표본 내에서의 비율입니다. 구글 독스의 표 기능이 제한적이어서 표를 몇개로 나누었습니다.


표3. 포격에 의한 독일군의 기갑장비 손실(1944~45)
손실 원인
손실(숫자)
손실(비율)
75mm 혹은 76mm 철갑탄(AP)
66
12.5
75mm 철갑탄+고폭탄(HE)
2
0.4
90mm 철갑탄
6
1.1
전차(탄종불명)
125
23.6
전차+야포
100
18.9
대전차포
24
4.5
대전차포+야포
7
1.3
야포
14
2.6
철갑탄(구경불명)
127
24.0
APC(구경불명)
7
1.3
철갑탄(대전차포)
2
0.4
고폭탄
19
3.5
57mm 대전차포
3
0.6
자주포
1
0.2
포격(형식 불명)
26
4.9
포격에 의한 총 손실
529
43.8
[표 출처: Technical Memorandum ORO-T-117, Survey of Allied Tank Casualities in World War II(1951. 3. 31), Appendix E, p.87.]


표4. 성형작약탄에 의한 독일군 기갑장비 손실(1944~45)
손실 원인
손실(숫자)
손실(비율)
바주카포
53
4.4
[표 출처: Technical Memorandum ORO-T-117, Survey of Allied Tank Casualities in World War II(1951. 3. 31), Appendix E, p.87.]


표5. 항공기에 의한 독일군 기갑장비 손실(1944~45)
손실원인
손실(숫자)
손실(비율)
항공기 로켓
35
38.5
항공기 기관포
4
4.4
항공기 폭탄
7
7.7
전투기(무장 불명)
7
7.7
항공기(형식 불명)
38
41.7
항공기에 의한 총 손실
91
7.5
[표 출처: Technical Memorandum ORO-T-117, Survey of Allied Tank Casualities in World War II(1951. 3. 31), Appendix E, p.87.]


표6. 지뢰에 의한 독일군 기갑장비 손실(1944~45)
손실 원인
손실(숫자)
손실(비율)
지뢰
3
0.2
[표 출처: Technical Memorandum ORO-T-117, Survey of Allied Tank Casualities in World War II(1951. 3. 31), Appendix E, p.87.]


표7. 기타 독일군 기갑장비 손실(1944~45)
손실 원인
손실(숫자)
손실(비율)
복합적인 요인
5
55.6
수류탄
1
11.1
노 획
3
33.3
총 계
9
0.7
[표 출처: Technical Memorandum ORO-T-117, Survey of Allied Tank Casualities in World War II(1951. 3. 31), Appendix E, p.87.]


표8. 독일군 기갑장비 손실(비전투 손실, 1944~45)
손실 원인
손실(숫자)
손실(비율)
기계고장/지형적 요인
49
9.4
승무원에 의한 유기
222
42.5
자 폭
251
48.1
총 계
522
43.2
[표 출처: Technical Memorandum ORO-T-117, Survey of Allied Tank Casualities in World War II(1951. 3. 31), Appendix E, p.87.]


보고서 작성자는 독일군 전차 손실에서 승무원에 의한 유기나 자폭의 비율이 극도로 높은 점에 주목합니다. 또한 지뢰에 의한 손실이 연합군에 비해 낮은 점도 주목할 만한데 주된 원인은 연합군이 공세를 펼치는 입장에서 방어전을 수행하는 경우가 드물었고, 독일군이 지뢰로 손상을 입은 전차를 회수해 정비하는 능력이 탁월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5)


그리고 미 제9군에서 독자적으로 수행한 연구 결과도 제시하고 있는데 이 연구에서는 총 8,190대의 독일 기갑차량 잔해를 표본으로 했다고 합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독일군 기갑차량의 손실원인은 포격이 53.5%, 항공기가 22%, 자폭 및 유기가 24.5%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9군의 연구에서는 항공기의 공격으로 손상을 당해 유기된 경우도 항공기에 의한 격파로 분류하고 있습니다.6)


그리고 1945년 5월 24일 미 제7군 정보참모처에서 포로가 된 독일 장성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도 부록으로 실려있는데 독일 장군들은 기갑장비의 손실 원인을 다음과 같이 평가했습니다.7)


구데리안: 동부전선의 손실은 60~70%가 기계 고장으로 인한 손실, 15%가 전차포 및 대전차포 포격, 5%가 야포, 5%는 지뢰, 나머지는 기타 원인

가이어 폰 슈베펜부르크Leo Geyr von Schweppenburg: 항공기와 전차의 합동 작전이 가장 큰 손실 원인.

디트리히Josef Dietrich: 30%가 기계 고장으로 인한 손실, 10%가 항공기 공격으로 인한 손실, 15%가 대전차포에 의한 손실, 45%가 전차포에 의한 손실, 야포에 의한 손실은 경미한 수준.

하우서Paul Hausser: 장거리 기동으로 인한 기계고장이 전차 손실의 20~30%. 부대 이동 중 입은 손실을 제외한 손실을 100%로 했을때 15%가 기계고장, 20%가 항공기로 인한 손실, 50%가 전차포 및 대전차포에 의한 손실, 15%가 야포의 포격에 의한 손실. 독일 전차병들은 연합군의 전차와 대전차포를 위협적인 상대로 인식했음.


다음으로 1945년 3월 19일 미 제3군 사령부 병기참모처에서 작성한 “Examination of Cause for Rendering Tank Inoperative”가 부록으로 실려있는데 비록 표본이 적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흥미롭습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100대의 3호전차와 4호전차, 30대의 5호전차와 6호전차의 잔해를 분석한 결과를 싣고 있습니다. 이 결과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표9. 3호전차와 4호전차의 손실원인(미 제3군 병기참모처 분석, 표본 100대)
손실원인
대수
바주카포
8
90mm 철갑탄
4
75mm/76mm 철갑탄
47
지뢰
1
기계고장/지형적 요인
40
[표 출처: Technical Memorandum ORO-T-117, Survey of Allied Tank Casualities in World War II(1951. 3. 31), Appendix E, p.101.]


표10. 5호전차와 6호전차의 손실원인(미 제3군 병기참모처 분석, 표본 30대)
손실원인
대수
바주카포
9
90mm 철갑탄
2
75mm/76mm 철갑탄
19
기계고장/지형적 요인
6
[표 출처: Technical Memorandum ORO-T-117, Survey of Allied Tank Casualities in World War II(1951. 3. 31), Appendix E, p.101.]


이 보고서에 실려있는 파괴된 독일 전차의 피격 부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상으로 이 보고서의 요약을 마칩니다. 유사한 보고서가 몇건 더 있으니 다음번에는 비교 차원에서 이것들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주석
1) Technical Memorandum ORO-T-117, Survey of Allied Tank Casualities in World War II(1951. 3. 31), Appendix D, p.77.
2) Ibid., Appendix D, p.79.
3) Ibid., Appendix D, p.80.
4) Ibid., Appendix D, pp.81~83.
5) Ibid., Appendix E, p.88.
6) Ibid., Appendix E, pp.88~89.
7) Ibid., Appendix E, p.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