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0월 25일 수요일

이라크가 정말 베트남 꼴이 나는 것인가?

얼마전 상국 황상께서 현재 이라크의 상황을 "구정공세"와 비교하셔서 신민들의 조롱거리가 되신 바 있는데 뉴스에 나오는 바그다드의 꼴을 보면 이건 정말 구정공세라고 말해도 될 만큼 엉망인 것 같다. 이러다가 이라크가 정말로 미국에게 제 2의 베트남이 되는 것은 아닌가 싶다.

고작 15만도 안되는 미군 중 10% 가까이가 바그다드에 묶여 있고 추가로 다른 지역에서 전투병력을 더 증원할 생각인 것 같다. 그렇다면 나머지 지역은?

당연히 이라크 정규군이 담당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 양반들을 믿을 수 있을까?

이번 뉴욕타임즈 기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이라크 정부군의 육성 상황이었다.

The American commander said the rebuilding of Iraq’s security forces was about 75 percent complete. He said almost 90 of the 112 American-trained Iraqi Army battalions are “in the lead” across Iraq, meaning they have taken over the primary combat role from Americans.


겨우 112개 대대라고 한다. 겨우 112개 대대...

이라크의 면적을 고려한다면 고작 112개 대대로 할 수 있는게 과연 무엇일까 궁금해 진다. 이걸로는 미군의 도움 없이 국경을 틀어막고 정부의 주요 거점을 방어하는게 불가능 한것 아닌가?

1966년 베트남에서는 현재 이라크보다 병력 상황은 다소 나은 수준이었지만 문제 해결에는 실패했다. 남베트남과 미군을 합쳐 172개 대대정도였던 것이다. 그런데 현재 이라크의 상황은 더 나쁘다. 그리고 병력은 더 적다.

결정적으로 베트남 전쟁때 보다도 미군의 병력 상황은 더 좋지 않다. 현재 상황에서 추가적인 병력 증파는 어려워 보인다. 베트남 전 당시 미군 전투병력은 1969년 112개 대대로 증강됐지만 결국 전쟁에 졌다. 그런데 현재 이라크에는 몇개 대대나 있는가?

베트남에서는 ARVN에 대해 막대한 군사 원조도 제공됐지만 이라크 정규군은 그런 것 조차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병력도 부족하고 장비와 기동력도 열세인 정부군이 면적은 432,162 제곱킬로미터나 되는 광대한 지역을 커버한다는 것 보다는 전여옥 여사의 언행이 순화되는 쪽이 더 쉬울 것이다.

본인의 짧은 지식으로 볼때도 이건 정말 구제 불능의 상황이다. 아무래도 럼즈펠드 공께서는 좀 더 욕을 드셔야겠다.

새삼 스레 sonnet님이 인용한 즈비그 선생 인터뷰의 한 토막이 생각난다. 몇 년 있다가 바그다드 미국 대사관 지붕에서 헬리콥터에 매달리는 이라크인들을 보게 되는 건 아닐까?

댓글 2개:

  1. 그런데 사실 미국은 슬슬 정리만 되면 뜰 궁리만 하고 있고,
    북부는 쿠르드족이 장악하고 있으며,
    무슨 베트남 처럼 국토가 정글로 뒤덮힌 것도 아닌
    사막이나 황무지가 대부분인데
    우선 주요 테러 대상지역나 방어지역은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 유역이니
    112개 대대면 최소한 이 방어지역은 어느정도 통제 가능하다고 본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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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티앙팡 / 문제는 그 사태가 심각한 지역의 전투는 현재 미군이 담당하고 있는데 과연 이라크 정부군이 미군의 임무를 넘겨 받을 능력이 있느냐 입니다.

    그리고 비 정규전에서는 거점방어에 그치는 수준이 아니라 최대한 많은 기동부대가 필요합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라크군 112개 대대를 가지고는 주요 거점 방어외에 다른 무언가를 제대로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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