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27일 일요일

두 편의 한국전쟁 드라마...

KBS와 MBC에서 제작한 두 편의 한국전쟁 드라마를 조금 뒤늦게 봤습니다. 아직 시작단계입니다만 살짝 난감하더군요.

"고증" 문제는 여기저기서 비판 받은 것이고 사실 저는 "고증"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는 않는 입장이라 이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다소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MBC의 '로드넘버원'이 약간 더 난감한데 한국전쟁 직전 빨치산 토벌전에서 중상을 입은 주인공이 행방불명 된 것 때문에 약혼자가 다른 남자와 사귀게 된다는 설정은 황당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2년뒤라는 자막이 뜨는걸 보니 시간상으로 볼 때 주인공이 1948년 말 쯤 부상을 당한 듯 싶은데 도데체 1950년이 될 때 까지 어디에 있었길래 약혼자와 연락이 두절된 것 입니까?

이건 거의' 진주만'의 이야기구조를 모방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 같습니다. '진주만'의 이야기도 난감하기 짝이 없었지만 그래도 진주만에서는 주인공이 격추되어 프랑스를 통해 탈출하느라 연락이 두절되었다는 개연성이라도 있습니다. 하지만 '로드넘버원'은 그것도 아닙니다. 어차피 주인공이 빨치산과의 전투직후에 구조되었으니 살아남았을 텐데 뭐하느라고 약혼자에게 연락도 안하고 있다가 1950년에 나타난 건지 모르겠습니다;;;;

도데체 한국에서, 탈영한 것도 아닌 군인이 2년 동안 연락이 두절된다는게 말이나 됩니까;;;;

전투장면의 엉성함 같은거야 참고 볼 수 있지만 논리적이지 못한 이야기전개는 정말 실망스럽습니다. 물론 앞으로의 전개에 따라 좀 더 그럴듯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수도 있겠습니다만.

KBS의 '전우'는 그점에서 약간 나은 것 같습니다. 물론 주인공의 애인이었던 북한군 장교의 존재가 조금 꺼림칙하긴 합니다만.

잡담하나. 사실 얼마전에 본 노스페이스(Nordwand)의 감상문을 쓸까 했는데 이 멋진 영화를 어떻게 이야기 해야 될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서 쓰지 못하고 있는 중 입니다. 그러던 차에 로드넘버원을 보고 엉성한 서사구조에 감명(?) 받았습니다.

댓글 13개:

  1. 로드 넘바원을 보던 중 반공 에로물의 정수 등짝 페티쉬를 계승하는 듯한 장면이 있어 설레였는데 알고보니 미성년자.... 흨흨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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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엠비씨에서 BOB를 모방한 드라마를 제작한다길래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군요.
    여명의 눈동자 성공이후 역사드라마를 사칭한 판타지물에는 무조건 삼각관계를 집어넣으려고 하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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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그나마 전우는 삼각 관계가 없는 것 같아서 로드 넘버 원보다는 좀 나을 것 같습니다.(최수종-이태란 커플이 있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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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공중파의 한계 같습니다. 전문적으로 나가기에는 위험도가 크니 이것 저것 섞어 잡탕을 만들어 버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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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저는 앞으로 둘 다 보지 않을 생각입니다. 일단 내용이 재미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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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1. 로드.는 무려 원작 소설판도 있는데 디씨나 뉴데일리나 유용원 사이트에서 글 올리는 꼬꼬마들의 전쟁소설만 못한 안습구조더군요

    2. 대사에 보면 더군다나 소지섭이 전사 통지서 받은후에 빨치산들과 용감히 싸워서 빨치산들도 두려워한다는 이야기가 나오죠. 그렇게 공세웠으면 최소한 훈장통보나 신문 인터뷰라도 딸거 아닙니까.

    3. 전우의 경우도 적어도 발표된 문건을 본다면 아스트랄로 피테쿠스의 영역입니다. 다만 전에 찍은게 워낙 개판인지라(겨울 설원 장면) 두회 분량을 버리고 다시 찍었습니다.(그래서 겨울인데 푸르른 산하가 보이죠) 문건의 내용대로 "소련고문관과 미국 장성--;;을 교환하면서 벌이는 저격전 싸움"이나 "각국 유엔군과의 만남"이나 "형제의 나라 터키"드립은 없을거라고 봅니다만.

    4. 전우는 그래도 위장 안하고 (나 좀 쏴달라고 핑크빛 옷 입고 다니닌) 화장하는 이인혜와 좀 있으면 나올 여자 해병 이채영을 넣으면 삼각관계가 아닌 다른 츠자들의 향연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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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2. 정말 황당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3. 헐퀴^^;;;;

    4. 그냥 알바트로스 같이 막나가는 반공에로물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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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왜요, 전가의 보도인 기억상실증 내지는 그동안 다른 여자 만났다가 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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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그냥 그 옛날 백마고지를 다시 보고 싶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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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로드 넘버 원은 아직 봤는데 평들이 다들 별로더군요. 전우는 1회만 봤는데 평양전투신에서 그냥 절망했습니다. 특수효관의 한계는 우리나라 TV드라마 제작비의 한계로 이해했습니다만 연출이 80년대 드라마 전투신에서 나아진 것이 하나도 없더군요.

    이빨로 수류탄 안전핀 뽑아 던지기는 기본이고 적이 중기관총을 쏴대는 정면에서 (불과 50m도 안되는 거리의) 나무판자로 된 도로장애물 뒤에 엄폐하고 응사하는 한국군들 모습은 할말이 없더군요. 그장면에서 한국군은 아무도 쓰러지지도 않고 (총탄이 스치지도 않습니다) 심지어 멀쩡히 서서 뒤에서 동료가 던져주는 소총을 받아 사격해서 적 중기관총 사수를 사살하기까지 하는데 너무 어이가 없었습니다. 중공군과의 대검 격투 장면까지 오면 뭐 더이상....

    그저 많이 폭발하고 그래픽발라대고 팔다리 날아간다고 실감나는 전투신이 나오는 게 아닌데.... 고증 이전에 전투신 연출이 이러니 뒤는 뻔하겠다 싶어 1회만 보고 접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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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바...반공 에로물 으잌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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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아 그건 가능해요.... 그당시로 입영통지서나와도 나가지 않고 도망가도 나중에 서류가 유실돼서 처벌 받지도 않고 그런일도 생기기 때문이죠.... 예전에 귀순한 인민군 예기를 그린 단막 드라마가 있었는데, 귀순당시 관여한 남한장교가 다 죽거나 실종되는 바람에..귀순하면서 유리한 정보를 제공해서 전투를 유리하게 만들은것도 다 날아가고..결국 인민군폐잔병자격으로 잡혀갔습니다...혼란시국이라서 가능한 충분히 가능한 일이긴 하지만 그런 설명이 드라마에 좀 부실하게 나왔나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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