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잘 안돼서 United States Army Logistics : An Anthology 1권을 끄적거리고 있는데 남북전쟁 당시 미육군의 급식규정에 대한 구절이 눈에 들어옵니다. 제가 먹는걸 좋아해서 이 책을 처음 샀을 때 따로 표시해둔 부분인데 다시 봐도 흥미롭습니다.
1861년 미육군의 급식규정은 다음과 같았다는군요.(병사 1인/1일)
1. 20온스의 소금에 절인 쇠고기 또는 보통 쇠고기 또는 12온스의 보통 돼지고기 또는 베이컨
2. 18온스의 밀가루 또는 20온스의 옥수수
3. 1.6온스의 쌀 또는 0.64온스의 콩 또는 1.5온스의 말린 감자
4. 1.6온스의 커피콩 또는 0.24온스의 차
5. 2.4온스의 설탕
6. 0.54온스의 소금
7. 0.32질(Gill = 1/4파인트, 0.118리터)의 식초
여기에 대해 같은 책의 본문은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습니다.
United States troops were generally well-fed.
넵. 저도 여기에 동의합니다.(다른 분들 께서는?^^)
개인적으로 재미있는 점은 급식규정에 쌀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 입니다. 전체 급식에서 차지하는비중을 보면 별로 많은 양은 아닌데 어쨌든 감자와 비슷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862년에는 급식량을 1861년 규정보다 조금 더 늘렸다고 합니다. 미육군은 더 잘 먹게 됐다는 이야기.
일이 손에 안 잡혀서 두서없이 주절거려 봤는데 이번주에 할 일을 끝내는 대로 ‘슐리펜계획에 대한 논쟁’을 더 쓸 생각입니다. 본편 외에 번외편도 하나 준비 중인데 빨리 올려야죠. 사실 처음 ‘슐리펜계획에 대한 논쟁’을 계획했을 때 보다 소개할 논문과 서적이 조금 더 늘어났습니다. 번외편을 쓸 때 같이 소개하도록 하지요. 제가 게으른데다 연재도 한달에 한 두 편 쓰는 수준이라 진도가 지지부진 합니다. 겨울에 여유가 생기는대로 연재 속도를 좀 높여야 겠습니다. 제 글을 쓰는 것도 아니고 남의 글을 소개하는 수준인데 참 느리죠;;;;;
뭐, 하지만 그렇다고 날림으로 쓸 수도 없는 일이죠. 그저 느긋하게 기다리겠습니다.
답글삭제감사합니다. 사실 제가 글을 읽기 쉽게 요약하는 것도 아니라서 많이 찔립니다.
삭제안녕하세요, 항상 글 잘 읽고 있습니다. ㅎ
답글삭제저 급식규정은 당연히 북군이겠죠? 식초는 영양을 위해 들어간건가요?
슐리펜 계획 포스팅 천천히 곱씹어 보며 읽고 있습니다. 건필하세요!
연방군 규정 맞습니다.
삭제안녕하십니까? 이 글에서 말하는 급식규정은 per Day인가요? per Week인가요? 양만으로는 감을 못 잡겠는데 본문에 명확히 언급이 안 되어 있어서요.
답글삭제아. 제가 그걸 적지 않았군요. 병사 한명의 하루 보급입니다.
삭제이미 19세기부터 병사들을 돼지로 만드는 미쿡의 급식이군요. ^^
답글삭제아마 동시대에 전 세계 어디에도 저렇게 먹을 수 있는 병사는 없었을 것 같습니다.
저 식단을 사진으로 찍어 보면 아주 실감날 것 같은데요.
미국은 이때 부터 병사들을 잘 먹였던 것 같습니다. 같은 책에 1차대전 당시의 식량 보급도 나와있는데 역시 만만치 않은 수준이더군요.
삭제덕텍에 북군 장교 어떤분이 이렇게 썼다고하죠
답글삭제우리식단은 참 단조롭다~
아침은 베이컨 건빵 커피
점심은 건빵 베이컨 커피
저녁은 커피 건빵 베이컨~
(같은시간 남군은 쫄쫄굶었다고도 하던~)
네. 말씀하신대로 작전중 일종의 전투식량으로 지급되는 식량이 바로 1파운드의 건빵과 3/4파운드의 절인 돼지고기, 그리고 커피였는데 이걸 보통 3~8일치로 지급받았으니 질리는 것도 당연할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전장에 나가 8일 내내 건빵과 돼지고기만 먹으면 물리긴 할 듯 싶습니다.
삭제보통은 전쟁이 지속될수록 급식량이 줄어든다는데(1차대전 시기 구호:"덜 먹고 덜 싸자") 미국은 되려 늘어나는군요.
답글삭제네. 이 책에서도 일반적으로 잘 먹었다고 쓰고 있는걸 봐서는 군대의 식량사정이 꽤 괜찮은 편이었던 것 같습니다
삭제저 규정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아님 무슨 비리나 현실적 한계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미국은 자국 군인들에게 그리 풍족하게 보급을 해준 역사가 의외로 짧습니다. 게다가 미국 자체도 양대 대전 이전에는 경제적으로 궁휼한 면이 많은 나라였죠.
답글삭제게다가 그 풍족한 생산력이란 것도 이민계 유럽인들의
자존심적인 애국심이 발휘한 면도 있으니(일부의 예이긴 하겠지만 질병에서 면제됐다고 자살하는 총각이나 전쟁에 남자들만 갈 순 없다고 자원한 여성 조종사같은 케이스는 다른 나라에선...;) 미국은 알면 일수를 모르겠는 나라입니다;;;
규정 상에는 무심하게 보이는 저 밀가루와 소금과 설탕이 그 악명높은 '이빨 부러뜨리는 건빵'의 재료인 건가요 ㄷ ㄷ ㄷ ;;;
답글삭제네. 그 덜덜덜한 물건입니다.
삭제외인부대원 꼬레앙이라는 소설에서 본것 같았는데
답글삭제대규모 전투를 치르기 전날 푸짐한 식사를 보고 한국인 병사 왈
"이 정도 식사가 자주 나온다면 군대생활도 할만하겠는데."
이런식으로 말하는것을 본적이 있는듯한데(본지 10년 가까이 되어 기억이 가물가물)
미국은 백년전부터 푸짐하게 먹이고 있었군요.
그래도 싫다는 사람들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삭제디씨 밀겔에서였나 문제 중년님-요즘은 이글루 활동이 좀 뜸하시던데-도 예전에 각국 전투 식량을 역사별로 정리해 두셨죠.
답글삭제그런데 라이미 소리 들었던 영국 해군에서 이미 식초는 괴혈병 예방에 도움이 안된다는 결론을 도출해 놓은 때인데 괴혈명 예방용으로 식초를 줫을 거같지는 않고, 요즘 MRE에 들어가는 타바스코 작은 병하고 같은 개념이엇을까요? (당시 그나마 싸게 보급할 수 있는 소스란게 식초였으니. 이거야 피쉬 앤 칩스에 식초뿌려먹는 영국인들이 더 선구자지만^^)
소설 제 7 기병대에서도 인디언 전쟁 나간 기병대원들이 "제길, 이건 10년된 빵이야. 이런 걸 어떻게 먹으라고.""이 고기좀 봐. 이게 살코기야 가죽이야?"이런 대화 나누면서 투덜거리며 식사준비하는 모습도 있었죠. 양이야 많지만 고기를 소금에 절인 건지 소금을 고기에 절인 건지 모를 염장 고기에 벌레의 성-이빨 부수는 물건 먹으려면 미군 병사들도 불만이 대단했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저 커피도 볶지 않은 생 커피 원두를 줬다는데...그걸 도대체 어떻게 먹으라는 건지...^^;;;
그래도 전투중이 아니면 밀가루로 빵을 구워줬다하니 조금 낫지 않았겠습니까. 물론 작전중에는 건빵과 절인고기만으로 삼시 세끼를 때워야 했으니 좀 끔찍했겠습니다만.
삭제그로부터 20여년 후 동아시아의 어떤 나라에서는 군인들이 그동안 받지 못했던 12개월치 쌀 배급을 받게 되는데, 군인들이 받은 쌀은 고작 1개월치였는데다 개중에는 모래가 섞인 것도 있었고 물에 젖어 썩은 것도 있었으니..... -0-;;;;
답글삭제;;;;;
삭제1. 익히 짐작하셨겠지만...
답글삭제식초는 다용도 조미료였죠.
궂이 럽스카우트의 예를 들지 않아도 끔찍한 맛의 고기고 식초로 적당히 대충
눈가림이 아니라 입가림 할 수 있었고 푸성귀도 적당히 먹을 수 있게 해준데다...
물에 타서 먹을 수도 있었죠. (요즘 나오는 타먹는 식초가 그냥 나온건 아니란
거죠.)
생각보다 요 신맛이란거 꽤 중요합니다.
2.커피는 야전 취사장에서 볶을 수 있었고 수완 좋은 병사라면 알아서 잘 볶아
서 커피를 '끓여' 먹었다죠.
간단한 방법 하나:
- 주전자 또는 냄비에 넣고 뚜겅을 덮은 다음
- 잿불속에 파붇어서 적당히 뒀다가
- 적당히 익은(?) 것같으면 물을 붓고 삶는다.
- 주머니에 담고 개머리판으로 내려쳐서 밯는다도 가능.
간혹 이 커피콩이 물물 교환용으로 써먹힌 적도 있답니다.
개중에는 반란군의 담배와 바꿨다 라는 전설적인 이야기도 있죠.
문제중년님 // 몇년전에 터키애들한테서 커피콩째로 끓인 커피를 얻어먹는 적이 있었는데 생각보다는 꽤 괜찮더군요.
삭제미군들이 먹은건 어땠을지 궁금합니다.
밀가루나 옥수수는 맞지만 소금과 설탕(혹은 그에 상응하는 당밀)은 거의
답글삭제별개로 보심 됩니다.
빵만들 때 소금이 들어가지만 같이 들어가는 유지류가 제외된 점을 본다면
별개로 보는게 합당하겠죠.
더하여 저 때 건빵에는 설탕류를 거의 안썼습니다.
과연 미리견 상국의 힘은 밥힘이 뒷받침을 한다능!
답글삭제역시 잘먹이는게 최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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