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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1일 월요일

와틀링과 레이놀즈가 평가하는 러시아의 군사적 목표와 역량

지난 2월 중순 RUSI 홈페이지에 올라온 잭 와틀링(Jack Watling)과 닉 레이놀즈(Nick Reynolds)의 칼럼을 번역해 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되면서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의 역량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없으니 "이거다!" 싶은 설이 눈에 띄지는 않습니다만 와틀링과 레이놀즈의 분석은 진지하게 읽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물론 이 글의 결론도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원조를 해 주어야 한다는 '매우 뻔한' 이야기 입니다. 모두가 잘 아는 이야기이지만 실행하기는 어려운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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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2024년 동안 우크라이나에서 추구할 목표, 그리고 러시아의 역량


 우크라이나를 지배하려는 러시아의 시도를 막아내려면 기본적으로 러시아가 이루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러시아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그리고 그 계획을 달성하기 위한 역량이 얼마나 되는지 이해를 하고 있어야 한다. 전쟁이 진행 되는 과정에서 러시아의 승리 공식에 관해 여러가지 설이 나왔었다. 그러나 현재 러시아 수뇌부는 승리를 어떻게 해서 달성할 것인지 명확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글은) 러시아의 의도와 역량을 설명하려고 하며, 러시아가 성공할 가능성에 대해서 평가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러시아의 전략적 목표들

 러시아는 여전히 우크라이나를 굴복시킨다는 전략적 목표를 고수하고 있다. 이제 러시아는 승리를 향해 가고 있다고 믿고 있다. 최근 러시아 협상단이 제시한 항복 조건을 보면 우크라이나는 지금 러시아군이 점령한 영토를 할양하고 여기에 더해 하르키우, 또는 오데사까지 할양하라는 내용이 있다. 또 나토에 가입해서는 안되며, 우크라이나 정부 수반은 러시아가 동의한 인물을 앉히라고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가 양보했다는 내용은 고작 우크라이나의 남은 지역이 유럽연합에 가입할 수 있다는 것 뿐이다.

 러시아가 이런 결과를 달성하려는 과정은 세 단계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첫 번째 단계는 우크라이나의 전 전선에 걸쳐 압박을 계속해 우크라이나군의 탄약과 예비 병력을 고갈시키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러시아의 정보 기관들은 우크라이나의 협력국들이 군사 원조를 지속하려는 의지를 꺾는 임무를 수행한다. 군사원조가 심각하게 줄어들어서 우크라이나의 탄약 재고가 고갈된다면, 러시아는 전장에서 큰 성과를 얻기 위해 대규모 공세 작전을 (설사 느리게 진행된다 하더라도) 개시할 의도이다. 공세 작전에서 성과를 거두면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가 내건 항복 조건을 받아들이도록 할 수 있다. 러시아군의 병력 보충과 산업 역량을 기준으로 봤을 때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시간 계획은 2026년까지 승리를 달성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에서 성공을 거둘 경우 러시아의 목표가 확대되고,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및 나토와 체결한 모든 중요한 합의사항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러시아가 협상을 통해 원하는 것을 얻어낸다 해도 그 다음에 우크라이나의 나머지 영토를 물리적으로 점령하거나 과감하게 또 다른 지역에 무력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러시아의 군사적 역량

 2023년 초 우크라이나의 러시아군은 조직력이 심각하게 와해되어 있었고 규모는 360,000명 가량이었다. 2023년 6월 우크라이나군이 공세를 개시했을때 러시아군은 410,000명 가량으로 증강됐고 조직력도 훨씬 강화됐다. 2023년 여름 기간 중 러시아군은 국경 지대와 점령 지역에 여러개의 훈련 연대를 창설했다. 그리고 바그너 그룹이 반란을 일으킨 뒤에는 군을 통일화 하려 하면서 용병에 의존하던 경향에서 탈피했다. 2024년 초 우크라이나 점령 지역에 배치된 러시아군 작전집단의 규모는 470,000명 규모이다.

 러시아군은 대대급 이상의 제대를 전통적인 소련식 편제로 되돌려 연대, 사단, 제병협동군 순으로 재편했다. 하지만 연대급 이하는 크게 다르다. 대대는 전선대대(Line Battalions)와 돌격대대(Storm Battalions)로 구성되어 소규모로 분산해서 싸우는 중대 집단으로 작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런 경향은 전장의 환경에 적응한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대규모 부대를 조율할 수 있는 훈련된 장교가 부족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현재 러시아군 초급장교의 상당수는 사병에서 진급해 축약된 간부 훈련 과정을 이수하고 임관하고 있다. 심한 경우에는 2개월간의 교육만 받고 임관한다.

 러시아군은 꾸준히 많은 손실을 입고 있지만 병력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러시아군은 작전을 대규모로 전개하면서 단절되지 않고 이어지는 전선을 형성할 수 있다. 러시아군 부대는 편제의 30% 수준의 손실을 입으면 전투력을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아 최전선에서 빠져 재편성에 들어간다. 러시아군은 현재 대규모 공세를 하는 대신 영토를 점령하고 고수할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군에게 작은 피해를 꾸준히 입히는 소규모 공격을 가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이런 방법으로 여러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아직 목표로 한 150만명의 병력을 확보하지는 못 했다. 하지만 현재 러시아군 모병관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싸울 계약병의 85%를 모집했다. 그래서 러시아 정부는 2025년 까지도 현재 수준의 소모를 감당할 수 있다고 믿는다.

 러시아군의 전투 장비를 보면 약 4,780문의 야포(이중 20%가 자주포), 1,130문의 다연장로켓포, 2,060대의 전차, 그리고 7,080대의 기타 장갑차량(주로 MT-LB, BMP, BTR)이 있다. 약 290대의 헬리콥터(이 중 110대가 공격헬리콥터)와 310대의 제트기가 이를 지원한다. 이런 무기체계들은 탄약이 부족해서 운용에 제약을 받고 있다. 특히 220mm 다연장로켓체계와 들쑥날쑥한 152mm 탄약 보급이 큰 문제다.  고속 제트기와 같은 일부 무기체계는 핵심적인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숙련된 조종사가 많지 않아서 제약이 있다. 러시아 공군의 조종사 손실은 Il-20과 A-50U의 장비 운용요원까지 포함하면 159명인데, 러시아 항공우주군 비행부대의 들쑥날쑥한 비행시간을 고려하면 심각한 역량 손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항공우주군은 꾸준히 상당한 규모의 소티를 하면서 항공기 탑재 무기를 발사하고 있다. 종합하자면, 우크라이나군이 꾸준히 상당한 수준의 소모를 강요하는한 러시아군의 질적 수준은 향상되지 않겠지만, 그래도 러시아군은 2024년 내내 지속적으로 공격 템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의 산업 역량

 현재 진행중인 작전을 지원할 러시아의 산업 역량을 보자. 러시아는 방위 산업을 상당한 수준으로 동원했다. 기존에 있던 시설의 작업 교대를 늘리고 생산 라인을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가동을 중단했던 시설도 다시 가동을 시켰다. 이렇게 해서 생산량이 크게 늘어났다. 예를들면, 러시아는 연간 1,5000대의 전차와 3,000여대의 다양한 기갑차량을 군대에 공급했다. 미사일 생산도 유사하게 늘어났다. 2023년 초 러시아는 9M723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한달에 6발 생산했고 재고량은 50발 수준이었다. 2024년 초가 되자 러시아는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매달 대량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스칸데르 미사일 사용량은 2023년 여름 이래 꾸준히 늘어났다. 뿐만 아니라 9M723 탄도미사일과 9M727 순항미사일을 합치면 재고량도 200발로 늘어났다. Kh-101과 같은 핵심적인 미사일의 재고량도 유사하게 늘어난 것이 관측되었다.

 이런 성과를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산업 생산력은 지속성과 신뢰성 측면에서 심각한 한계에 봉착했다. 예를들어 전차와 기갑차량은 80%가 신규상산이 아니라 기존 재고를 재생해 현대화한 것이다. 현재 비축되어 있는 장비의 숫자를 고려하면 러시아는 2024년 동안에는 생산량을 유지할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2025년이 되면 상태가 더 좋지 않은 장비까지 재생해야 할 것이며 2026년 즈음이 되면 비축된 장비를 거의 소모할 것이다. 재생 차량이 줄어들면서 신규 장비를 생산할 수 있는 여유 설비는 생기겠지만 러시아군에 공급할 수 있는 장비의 숫자는 심각하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미사일과 같은 러시아군의 복잡한 무기체계는 또 다른 약점이 있다. 이런 무기들은 서방에서 생산한 부품에 의존한다. 러시아는 일관성이 없고 느슨한 서방의 제재를 파고들어 필수적인 부품들을 지속적으로 획득할 수 있었지만 러시아 군수 산업을 겨냥한 일관성 있는 제재는 공급망을 무너트릴 수 있다. 현재의 결함 투성이 제재만으로도 러시아 군수 산업이 치르는 부품 비용은 30%나 증가했다. 그리고 러시아 군수산업은 대체할 부품을 획득하기 위해 투자를 했음에도 부품 공급을 늘리지 못하고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데 급급하다.

 하지만 러시아의 가장 심각한 한계는 탄약 생산인 듯 하다. 러시아 국방부는 2025년에 더 많은 영토를 점령하려는 열망을 현실화 하기 위해 2024년에 400만발의 152mm 포탄과 160만발의 122mm 포탄을 러시아에서 생산하거나 다른 곳에서 획득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의 군수산업계는 2023년에 100만발이었던 152mm 포탄 생산량을 2024년에는 130만발 까지 늘릴 수 있으나 122mm 포탄 생산량은 800,000발에 불과할 것이라고 러시아 국방부에 보고했다. 뿐만아니라 러시아 국방부는 5년 이상의 리드타임을 고려해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고 원자재 조달에 추가 투자를 하지 않는 이상 향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단기적으로 러시아가 지금 남아있는 대부분 상태가 좋지않은 300만발의 비축 탄약을 끌어 써야만 러시아군의 적절한 보급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러시아는 탄약 부족을 보충하기 위해 벨라루스, 이란, 북한, 시리아 등과 공급 및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시리아는 완제품 상태의 포탄이 아니라 포탄 껍질만 공급할 수 있을 듯 하다. 북한에서 조달한 약 200만발의 122mm 포탄이 2024년도에는 러시아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2025년에 예상되는 152mm 포탄의 심각한 부족을 벌충할 수는 없다. 러시아의 전체적인 포병 탄약 생산량은 위에서 언급하지 않았던 다연장 포탄을 포함해 연간 300만발 정도에서 정체될 듯 하다.


 결 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국가들이 우크라이나군에 충분한 지원을 하지 못한다면 러시아의 승리 공식은 타당성이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협력국들이 우크라이나군에 충분한 탄약과 훈련 지원을 계속해 준다면 2024년에 있을 러시아의 공격을 둔화시킬 수 있을것이며 이렇게 되면 러시아는 2025년에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다. 러시아가 공세에 필요한 군대의 질적 향상을 이룩하지 못해 2025년에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전망을 한다면 2026년에 우크라이나의 항복을 받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2026년 이후에는 소모로 인해 러시아군의 전투력이 물질적인 면에서 악화되고 러시아의 산업도 충분히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러시아의 전망은 시간이 흐를수록 나빠질 것이다. 러시아의 산업에 타격을 주려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국가들이 러시아의 군수산업 동원 역량을 목표로 하는 조치들을 시행하는데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성과를 감안하더라도 이는 충분한 잠재력이 있다.

 2025년까지 우크라이나가 저항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러시아의 승리 공식이 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러시아군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늘어난다 해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질적으로 압도할 수 있도록 충분한 동원 체계를 구축할 시간과 훈련 체계를 제공해야 한다. 러시아의 입지를 꾸준히 위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서 러시아가 협상을 모색하고,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종전 조건을 협상할 수 있도록 하는건 중요하다. 러시아가 추구하는 전쟁의 방향에 따라갈 때가 아니다.


2023년 4월 2일 일요일

우크라이나군의 소모에 대해 우려하는 분석

 Global Politics and Strategy 65-2에 우크라이나 전쟁 2022년 여름~가을 전역을 분석한 IISS의 가디(Franz-Stefan Gady)Center for Naval Analyses의 코프만(Michael Kofman)이 공동으로 집필한 글이 실렸습니다.

 

Ukraine’s Strategy of Attrition

 

가디와 코프만은 전쟁 발발 이래 우크라이나는 소모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러시아군에 대해 결정적인 타격은 입히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2년 우크라이나가 큰 성공을 거둔 하르키우와 헤르손 지구 반격에 대해서도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현 상태로는 장기적인 소모전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부정적인 예측을 하고 있어서 읽으면서 상당히 부담이 되었습니다.

두 사람은 현재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 방식을 다음과 같이 평가합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은 전술 단위에서 전쟁을 수행하는데 주로 소모전 방식으로 접근해 왔다. 기동전에서 작전적 성과를 거두려면 먼저 광범위한 소모가 있어야 한다. 이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대부분의 재래식 전쟁은 소모, 기동, 재편성의 양상을 띄기 때문이다. 미국이 지원한 하이마스와 같은 서방의 첨단 무기와 정보-감시-정찰 자산 지원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군은 지속되는 소모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미국이 지속적으로 정보 지원을 해 준 덕분에 우크라이나군은 하이마스를 사용해 장거리 정밀 타격을 수행할 수 있었다. (하이마스가 지원되기 전에는) 우크라이나군은 이런 장거리 타격 능력이 없었다. 하미마스는 러시아군의 포병 전력 우위를 감소시켜서 우크라이나군이 공세 작전을 감행하는데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었다.

우크라이나군은 기동전 이론에 입각해 러시아군의 지휘통제망과 보급소와 같은 핵심적인 지원 체계를 타격해 러시아군의 물리적, 심리적 응집력과 사기를 깎아 내리려 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기동과 정밀 타격 보다는 소모와 대규모 화력 투사를 해야 이를 달성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군 포병은 종종 단독으로 작전을 했으며, 우크라이나군이 병력 밀집도가 높은 준비된 방어선에 공세작전을 전개했을 때의 결과는 복합적이었다. 우크라이나군은 공세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전통적인 화력 투사와 반복적인 지상 공격을 결합했다. 러시아군의 지휘통제 체제와 탄약 보급 체계, 교통선에 대한 장거리 정밀타격은 우크라이나군의 기동전 수행 능력을 크게 향상시키지 못한 걸로 파악된다. 장기간의 소모전을 통해 기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기동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병력과 물자, 탄약 보급을 대폭 확충하지 않는 한 우크라이나군이 단기간에 군사적으로 성공을 거두기는 어렵다. 우크라이나군의 하르키우와 헤르손 공세는 우크라이나군의 강점 뿐만 아니라 한계점도 보여주었다.

Franz-Stefan Gady and Michael Kofman, “Ukraine’s Strategy of Attrition”, Global Politics and Strategy 65-2(2032), p.8

 

하르키우 반격 작전에 대해서는 미국이 제공한 정밀 타격 무기의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았으며 러시아군이 초기 패배의 충격에서 상당히 신속하게 회복했다고 평가합니다.

 

우크라이나군은 (하르키우) 공세작전에 최소 6개 여단을 투입했고 여기에는 제92기계화여단과 제3전차여단이 포함되어 있었다. 우크라이나군은 미국이 지원한 16대의 하이마스로 서방의 정보 지원을 받아 3개월에 걸쳐 정밀 타격을 실시했으며 러시아군 전선 후방의 탄약 집적소, 지휘소, 군수보급 허브, 철도 교차점, 교량 등 400여개의 목표를 타격하면서 공세를 준비했다.

많은 분석가들이 우크라이나군이 하르키우 반격에서 성공을 거둔 핵심 요소가 하이마스라고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다른 전선으로 병력을 이동시킨 점을 감안하면 하이마스로 하르키우주의 러시아군 보급 체계를 타격한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평가할 만한 근거가 희박하다. 비록 최소한 러시아군의 지휘소 세곳이 하이마스 타격에 당하기는 했으나 언론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하르키우 방면에 하이마스가 배치된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했던 걸로 보인다. 러시아군은 군수보급 허브를 재배치하고 지휘소를 강화하고 기만책을 강화하여 하이마스 포격의 효율성을 지속적으로 감소시킨 걸로 보인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예비대 운용을 늦추고 방해하거나, 다른 곳으로 예비대를 돌리도록 하거나 보급선을 차단하는 결정적인 종심전투를 수행하지 못한 걸로 판단된다. 러시아군의 주요 문제는 후방 지역이 타격 받는게 아니라 보병 부족, 예비대 부족, 소모된 부대를 순환시킬 능력 부족 등 최전방의 병력이 전반적으로 부족한 데 있었다. 소모와 우크라이나군의 기만 때문에 러시아군이 하르키우 방면 증원과 헤르손 방어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를 받은 것인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포병 소요는 한달에 90,000발 정도였다. 여름 기간 내내 이 정도 규모가 유지되었다. 즉 야전포병의 화력에 대한 의존이 매우 컸음을 보여준다. 겨울 기간 중 러시아군의 포병 사격이 크게 감소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원인은 전투의 강도가 약해지고 방어해야 할 전선이 단축되면서 포병 사격 소요가 감소한데 있을 수도 있다. 하이마스로 인해서 러시아군이 탄약 집적소를 하이마스 사거리 밖으로 이동시키고 보급 체계를 재조직 하도록 강요당한 결과 러시아의 군수지원 효율이 감소하고 포병 사격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하이마스가 실전에 투입된 직후인 여름 전역 기간의 몇 개월 사이에 일어났다. 러시아군이 포병 탄약 사용에 제약을 겪은 더 중요한 요인은 가용한 탄약의 재고와 탄약 생산 능력으로 보인다. 지금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을 수 있다.

수개월에 걸쳐 격렬한 포병 대결이 지속되는 환경에서 소모의 핵심적인 요소는 양측 모두 막대한 사상자를 감당하면서 반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돈바스에서 전개된 여름 전역에서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은 소모되었으며 그 결과 러시아군은 하르키우주에서 병력을 빼서 다른 지역을 방어하기 위해 재배치해야 했다. 이렇게 해서 우크라이나군은 이지움 방면에 국한된 공세를 개시하기 전 6개월에 걸친 소모로 인한 이점과 넓은 전선에 배치된 러시아군의 구조적 결핍에 따른 이점을 누릴 수 있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우크라이나군의 하르키우 작전은 정밀 유도 탄약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하기 어렵다. 오히려 지속적인 소모 등의 요인으로 러시아군이 방어하는 면적에 비해 적은 병력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군이 기동을 할 수 있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러시아군은 7월부터 8월에 걸쳐 우크라이나군이 하르키우 방면에 집결하는걸 관측할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부군집단 예하의 우크라이나에 배치한 가장 강력한 지상군 부대들을 남부 우크라이나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결정을 내렸다. 바흐무트 방면에서 싸우던 부대와 중부군집단 소속의 부대들은 증원군을 차출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하르키우 방면에는 심각하게 소모되어 응집력이 결여된, 효과적으로 방어를 할 수 없는 부대들만 남아 있었다.

마지막으로, 하르키우 공세 초기 단계에서는 러시아군의 지휘 통제 체계가 와해되는 징후가 있었다. 러시아군 수백명이 생포되고 수많은 장비가 노획당했다. 하지만 러시아군 지휘부가 총체적으로 마비되고 와해되지는 않았다. 초반에 패배를 당하자 서부군집단 사령관은 중부군집단 사령관을 지냈던 인물로 교체됐다. 새로운 서부군집단 사령관은 러시아군에 대한 확고한 통제를 회복하는 임무를 맡았다. 새로운 사령관은 처음에는 오스킬 강을 따라, 다음에는 크라스나 강을 따라 새로운 임시 방어선을 구축했으며 러시아군은 여러 차례 지연전을 수행했다. 러시아군이 오스킬 강을 건너 감행한 역습은 실패했다. 하지만 새로운 방어선을 구축하고 조율된 역습을 감행할 수 있었던 점으로 미루어 볼 때 하르키우 전선에서 러시아군의 지휘 통제 체계가 전면적으로 붕괴되었다고 볼 수 는 없다.

Gady and Kofman, ibid., pp.10~12.

 

헤르손 공세에 대한 평가는 조금 더 부정적입니다. 일단 우크라이나군이 장기간의 소모전을 전개한 결과 큰 피해를 입은 반면 러시아군 주력을 섬멸하는데 실패했다고 지적합니다. 이 지적은 타당하다고 생각됩니다.

 

하르키우 전선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군의 헤르손 공세도 준비단계에서 소모전이 전개되었다. 하지만 하르키우와 달리 헤르손 전선의 소모전은 매우 어렵게 진행됐다. 우크라이나군은 헤르손 전선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 러시아군은 드니프로 강 때문에 보급지원에 어려움이 있었다. 드니프로강 우안은 크름 반도에서 시작되는 러시아군의 보급선과 두개의 자동차 도로와 두개의 철교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리고 헤르손의 러시아군은 인훌레츠 강 때문에 분단되어 있었다. 즉 공세가 시작되면 헤르손 전선은 더 고립될 수 있었다. 수개월간 하이마스로 타격을 당해 러시아군의 보급로는 카호우카 댐을 지나는 교량 한 개와 선박 운행으로 제한되었다. 우크라이나군은 헤르손 방면에 상당한 숫자의 여단을 집중했으며 야포와 하이마스, 드론과 고정익 항공기로 지원했다. 러시아군은 역습을 가할 처지가 아니었기에 우크라이나군은 주도권을 쥐고 공세를 가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하르키우 전선과 달리 헤르손 방면은 러시아군의 병력 밀집도가 높았고 여기에는 남부군 집단 및 동부군 집단, 정예 부대인 공수군 등의 정규군 부대가 포함되어 있었다. 게다가 소집된 예비역과 새로 동원된 병력이 증원되었다. 그래서 우크라이나군은 여러 겹의 러시아군 방어선에 직면했다. 양측은 야포와 로켓포, 공격용 드론을 이용해 힘겨운 소모전을 전개할 수 밖에 없었다.

우크라이나군은 북부, 중부, 남부 등 3개 축선에서 진격하려 했다. 세 방향에서 진격해 드니프로강 우안에 배치된 러시아군을 교란하고 여러 방면에서 포위하여 궁극적으로는 소모된 러시아군이 강을 건너 퇴각하도록 만들려는 의도였다. 우크라이나군은 하르키우 전선과 유사하게 2022년 봄 이래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국지적인 공격을 실시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전선의 상황은 유동적이었고 많은 마을이 여러 차례에 걸쳐 주인이 바뀌었다. 우크라이나군은 공세를 개시하기 전 두 달에 걸쳐 포병, 그리고 보다 중요한 하이마스 체계를 이용해 러시아군의 보급 중심지와 교량, 중요한 기간시설을 타격했다. 8월 말 개시된 최초의 공세는 금방 돈좌되었고 막대한 사상자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휘관을 교체한 뒤 10월 초 공새를 재개해 드니프로 강을 따라 진출하여 돌출부를 형성했다. 하지만 러시아군인 이 돌파구가 확대되는걸 막으면서 우크라이나군의 차단 작전과 장거리 정밀 타격에도 불구하고 방어 포격을 지속할 수 있었다.

전황이 불리해지자 러시아군 지휘관은 방어 전략으로 전환하고 병력을 보존하려고 했다. 이렇게 되자 우크라이나군은 유리하게 소모전을 전개하면서 러시아군이 어쩔 수 없이 철수하도록 강요했다. 러시아군은 수주간에 걸쳐 질서정연하게 철수했으며 운용 가능한 장비들도 함께 가져갔다. 서방의 분석가들은 장거리 정밀 타격으로 러시아군에 막대한 타격을 입혔을 거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장거리 정밀타격으로는 헤르손에 배치된 30,000~40,000명 규모의 러시아군이 철수하는걸 방해할 수 없었으며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방어선을 붕괴시키지도 못했다. 러시아군은 상대적으로 큰 손실 없이 철수했다.

Gady and Kofman, ibid., pp.12~13.

 

2023년 하계 전역을 앞둔 시점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어느 정도 공격 능력을 회복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2022년 추계 전역에서 상당한 작전적 성공을 거두긴 했으나 피해도 무시못할 수준이었다고 평가합니다.

 

지난 겨울 기간에 우크라이나는 추가로 전투력을 확보하고 러시아군의 국지적인 공세를 저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크레민나 외곽에서 점진적으로 성과를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202211월부터 20232월에 걸쳐 러시아군에게 주도권을 내주게 되었다. 우크라이나군은 헤르손 전선에서 입은 피해를 복구해야 했으며, 기후도 악화되었고 러시아군이 바흐무트에 대한 압박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장기적인 전쟁 지속 능력을 파괴하기 위해 기간 시설을 공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원을 돌려야 했다. 중포병과 방공포병 탄약과 같은 물자 부족도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 노력을 저해하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2023년 내내 지속될 걸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는 탄약을 대량으로 소모하고 있는데 탄약 공급과 생산 능력은 안정적이지 못하다. 우크라이나군은 하루에 2,000발에서 4,000발 가량의 포병 탄약을 소모하고 있는데 이것은 외국의 생산능력과 서방 국가들의 비축량을 웃도는 수준이다. 또한 전차포와 야포의 포신과 같은 각종 무기체계가 많은 사격량으로 인해 소모되면서 갈수록 문제가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서방으로부터 원조받은 350문의 야포 중 3분의 1 가량이 운용 불가 상태에 있다. 서방 국가들이 생산량을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중기적으로는 부족한 수량을 이미 압박을 받고 있는 미국의 비축분에서 충당해야 한다.

총동원 덕분에 우크라이나군의 인력은 전반적으로 충분한 편이며 대규모의 예비 전력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훈련을 잘 받고 숙련된 인력이 사망하고 있으며, 특히 우크라이나군의 최정예 부대는 소묘율이 높아서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군은 지역방위군은 제외하고, 동원편성한 예비 부대를 포함해 대략 40개의 기동여단을 보유했다고 추정된다. 미국에서 추산한 사상자 규모와 지금까지 알려진 우크라이나군의 장비 손실을 고려하면 우크라이나군의 기동 여단 중 상당한 숫자가 소진되어 전쟁 중에 재편성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우크라이나군 사령관 잘루즈니 장군과 또 다른 우크라이나 장군은 지난 9월 이런 글을 썼다. “전략적 상황을 완전히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의심할 바 없이 2023년 전반에 걸쳐 연속적인 반격을 감행하는 것이다. 반격을 쉬지 않고 감행한다면 더 이상적일 것이다.” 잘루즈니 장군은 우크라이나군의 의도와 구상에 따라 차이가 있겠으나, 대규모의 공세작전을 수행하려면 1개 혹은 그 이상의 작전(작전-전략적) 집단이 필요하며 작전집단은 각각 10개에서 20개 사이의 제병협동여단으로 편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모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 모두에 현저하게 영향을 끼치고 있어서 어느 한 쪽도 상황을 호전시키기 위한 대규모의 제병협동 기동전을 감행할 수 없어 보인다. 핵심적인 문제는 우크라이나군이 얼마나 빨리 공세에 필요한 잠재력을 회복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군에 대한 지속적인 지상 공세를 시작할 수 있느냐이다. 현재 편성된 기동여단들의 전투 효율성을 회복하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려주는 지표 중 하나는 지난 수개월간 양측의 주요 전술 단위는 대대나 여단이 아니라 중대 규모였다는 점이다. 한 서방 분석가는 러시아측의 자료에 근거해 20226월 기준으로 우크라이나군의 중대전술집단은 20~25대의 궤도식 보병전투차량과 10~12대의 전차, 6~12문의 자주포, 최대 6대의 다연장 로켓포, 250~450명의 병력으로 편제된다고 추정했다. 사상자 추정치와 장비 손실 추정치를 감안했을 때 현재 우크라이나군의 중대전술집단의 규모는 더 작아졌을 걸로 보인다.

Gady and Kofman, ibid., pp.14~15.

 

결론 부분에서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더 많은 원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우크라이나가 봄 기간 중 여러가지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는 한편으로는 또다른 대공세를 위해 부대를 증편하면서 동시에 러시아군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려 한다. 우크라이나의 전쟁수행 전략을 분석해 보면 세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1,000km에 달하는 전선에서 러시아군을 더 많이 소모시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전선의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압박을 가해 러시아군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러시아군이 충분히 약화되면 기동전 방식의 공세 작전(제병협동 작전으로 수행하는게 이상적이다.)을 시작하는 것이다.

서방의 원조로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크게 개선됐지만 우크라이나군이 추가로 작전적 수준의 돌파를 달성하거나 전략적 성과를 얻을 수 있을 만큼 화력 우세를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인지는 확실치 않다. 전황 분석이 축적될수록 장기간의 대치상태가 될 거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미국 국방부와 다른 동맹국의 국방부는 제병협동훈련 과정을 더 확대하고 더 다양하고 많은 정밀유도무기를 지원해야 한다. 제병협동작전 능력이 크게 향상된다면 우크라이나군은 보병전투차량과 전차, 자주포와 방공무기체계 등 다양한 무기체계를 효과적으로 통합 운용하여 전장에서 질적 우세를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제병협동 훈련과 정밀 타격능력을 질과 양적으로 더 강화한다 하더라도 우크라이나군이 소모전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Gady and Kofman, ibid., pp.17~18.

 

저는 개인적으로 작년 우크라이나군의 성과를 매우 높게 평가했는데 이 글을 읽으면서 매우 암담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 글 또한 많은 분석 중 하나일 뿐이고 현재 우크라이나군의 실태가 어떤지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 일단 올해 상반기 중에 공세 작전이 시작될 수 있을지, 그리고 공세작전이 시작된다면 어떻게 진행 될 지 지켜봐야 겠지요.

2022년 10월 10일 월요일

[번역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관한 몇가지 생각 제병협동 전쟁수행, 대대전술단, 그리고 어항속의 전쟁

 

지난 929일 미국 육군협회 웹사이트에 재미있는 글이 한편 올라왔습니다.

 

Reflections on Russia's 2022 Invasion of Ukraine: Combined Arms Warfare, the Battalion Tactical Group and Wars in a Fishbowl | AUSA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졸전을 거듭하고 있는 러시아 지상군의 조직구조상의 문제를 지적하는 내용입니다. 비슷한 비판을 하는 연구자들이 많아서 이 글이 아주 특출나지는 않습니다만 글에서 제시하는 비유가 상당히 괜찮습니다. 이 글의 저자인 아모스 C. 폭스(Amos C. Fox)는 미육군의 현역 중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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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관한 몇가지 생각

제병협동 전쟁수행, 대대전술단, 그리고 어항속의 전쟁

 

아모스 C. 폭스

 

들어가며

2014년 봄에 시작되어 2015년 봄에 소강상태에 들어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다시 시작됐다. 2022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재침공한 사건은 공식적으로 국가간의 전쟁을 중앙의 무대로 불러왔다. 지금 전개되는 전쟁의 전면에 국가라는 행위자가 나타났다. 러시아는 이번 침략 전쟁에서 공개적으로 정규군을 동원하고 있다. 2014~2015년 크름과 돈바스 분쟁에서 취했던 모호한 접근 방식을 그만둔 것이다.

러시아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권좌에서 축출하고 키이우에 러시아가 통제하는 괴뢰 정권을 세우기 위해 2022223일 세 방면에서 침공을 개시했다.1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벨라루스 국경과 우크라이나-러시아 국경에 점진적으로 병력을 배치한 뒤 벨라루스의 마지르-고멜 회랑에서 키이우 방면으로, 러시아의 벨고로드에서 하르키우 방면으로 공격을 개시하고, 러시아의 로스토프 방면에서는 도네츠크 공화국과 루한스크 공화국에 병력을 증강했다.2

전쟁이 일어나자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의 전략에 문제가 많고 그의 계획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푸틴의 생각했던 러시아 군대와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태도는 완전히 틀렸다. 러시아군은 가장 기세를 올리고 있던 20223월 말 키이우 외곽의 안토노프 공항을 점령하고 하르키우 방면으로 돌파해 들어갔으며 마리우폴을 통해 돈바스와 크름 반도를 연결했다.3 하지만 이런 승리는 오래가지 못했다. 안토노프 공항을 점령한 러시아군은 며칠도 못 버티고 패주했고 우크라이나군이 공항을 탈환했다.4 러시아군은 키이우를 포위 점령하려 했지만 우크라이나군은 능동적인 기동방어로 이를 격퇴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을 키이우에서 벨라루스의 공격 개시 지점으로 몰아냈다.5 러시아군은 하르키우를 포위하는데 실패했고 이 도시를 우크라이나군의 통제 하에서 빼앗지 못했다. 러시아군은 남부에서는 다소나마 성공을 거두어 헤르손, 멜리토폴, 마리우폴 등의 도시를 점령했다.6 그리고 도네츠크 인민군과 루한스크 인민군의 지원을 받아 여전히 돈바스를 통제하고 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러시아군이 남은 지역들을 지켜낼 능력은 불확실해지고 있다.

게다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제공권을 장악하지 못했다. 제공권 비슷한 것 조차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영어 신문)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202297일까지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항공기 237, 헬리콥터 208, 무인기 880대를 격추시켰다고 한다.7 러시아군이 공중 우세를 달성하지 못해서 우크라이나 지상군은 러시아 지상군이나 러시아 공군의 방해를 거의 받지 않고 작전을 펼치고 있다. 그 결과 키이우 등지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우크라이나군과 국제의용군은 러시아군 50,000명 이상을 사살하고 러시아군의 전차 2,097, 야포 1,194, 다연장로켓포 300대를 격파했다. 개전 이후 6개월 동안 러시아군의 총 인명손실은 70,000에서 80,000명 정도로 추정된다.8 아무리 봐도 이런 손실 규모는 충격적이다. 우크라이나군은 훌륭하게 싸웠고 러시아군은 졸렬하게 싸웠다. 게다가 러시아군의 군율은 심각한 수준이고 사기도 바닥을 치고 있다. 러시아군에는 약탈 행위와 탈영, 각종 범죄가 판을 치고 있다.9

2014-2015년의 돈바스 분쟁 당시 러시아군은 무시무시한 존재로 비춰졌다. 그런데 어째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이렇게 엉망진창인가?10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함이 가장 큰 원인임은 분명하다. 우크라이나군은 매우 실용적이다. 이들은 한가지 전투 방식이 다른 방식들 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군은 상황을 평가해 전술적 승리를 달성할 수 있는 올바른 방법과 수단을 적용한다.11 그리고 우크라이나군의 전술 행동을 보면 제병 협동 작전의 가치를 인정하고 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작은 승리를 전술적 성공과 작전적 성공으로 이어가는 능력이 있다. 러시아군이 전쟁 초기에 패배하자 키이우와 하르키우 방면에서 병력을 철수시켜 돈바스 방면에 재배치한 점은 우크라이나군이 계속해서 승리를 거두고 있다는 지표다.12

반면 러시아군의 작전적 수준과 전술적 수준의 능력은 참담하기 짝이 없다. 러시아군의 수준은 혐오스럽다. 이뿐만이 아니다. 러시아군은 사기가 아주 낮고 군율이 무너졌다. 러시아군에 관해서는 여러가지 견해가 있고 여기에 따르는 여러가지 설명이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러시아군의 한심한 성과가 비효율적인 훈련, 잘못된 지휘 및 통제(C2) 방식, 그리고 러시아군이 빠져 있는 작전 환경에 부적합한 조직 구성에 기반하고 있음을 논하고자 한다.

 

훈련, 지휘 및 조직 : 성공적인 전쟁 수행을 떠받치는 기둥

성공적인 군사작전은 위협 요인과 작전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전력으로 제병협동 작전을 수행해야 달성할 수 있다. 제병협동 작전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유능한 지휘관 아래에 모든 종류의 무기를 활용해 전투와 작전을 효과적으로 통합-조율해 수행할 수 있도록 적합하게 편제된 부대가 있어야 한다. 2022223일 이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양상을 보자. 수많은 정책 결정자와 분석가, 군인들이 러시아군을 치명적인 전쟁 기계라고 두려워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지난 수개월간 일어난 사건들을 보면 러시아군은 제병협동 작전을 수행하기에는 훈련과 자산이 부족하고, 지상군은 작전을 수행하는 전역에 적합하지 않게 조직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런 점들을 보면 러시아군은 형편없는 지휘를 받고 있다. 그리고 러시아군이 전투 편제의 단위로 만든 임시편제 대대전투단은 적합하게 조직된 제병협동부대가 아니다. 또한 러시아군은 규율이 잘 잡힌 전투 조직도 아니다. 이런 미흡한 점은 러시아군의 사기와 규율의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소규모 교전과 전투에서 패배하는 문제는 말할 나위도 없다.

 

훈련 : 제병협동 전쟁수행

러시아는 매년 순환 형식으로 자파드 연합 연습과 보스토크 연합 연습을 실시한다. 이 두 연습은 러시아군이 전략, 작전술, 전술 단위에서 스트레스 테스트를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연습 기간에는 제병 및 병종간 협동, 전술 및 장거리 작전지속능력, 그리고 분산된 지휘통제(C2) 등 세가지 능력을 시험하고 평가 하는게 중점이다. 그리고 이런 연합 연습에는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회원국들도 참여해 상호 운용간에 발생하는 문제들을 시험하고 공동 지휘통제의 해법을 개발한다.13

이러한 연합 연습에서는 제병협동전술과 제병협동작전이 초점이 될 수 밖에 없다.14 제병협동전쟁수행은 (전차 대 전차 같은) 체계 중심의 전쟁수행과 반대된다. 제병협동전쟁수행은 그 대신 다양한 층위의 전투 수단을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해 한 병과의 취약성을 다른 병과의 힘으로 상쇄한다.15 그리고 적합하게 조직화되고 통합된 제병협동 부대는 또 다른 것을 보완할 수 있다. 적군이 아군의 한 병과에 대응할 때 또 다른 병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다.16

지형도 제병협동 전쟁수행에서 중요한 요소다. 군사이론가 로버트 레온하드(Robert Leonhard)는 적의 위치를 불안정하게 하는 것, 즉 적을 가장 취약한 지형으로 몰아붙이는 게 제병협동작전에서 중요한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해야 제병협동 부대의 잠재적 장점을 극대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17 예를 들면 전차 부대는 적 전차 부대와 직접 교전을 피하는게 좋다. 전차 한 대가 개활지에서 산개한 적 경보병과 싸운다면 상대적으로 공평한 대결이 될 것이다. 하지만 대전차 화기를 가진 경보병 부대는 시가지나 울창한 삼림지대 같은 빽빽한 지형에서 전차 부대에 대해 큰 우위를 가진다.18

우크라이나군은 물량 면에서 불리하다고 보이기는 했지만 다양한 병과를 보유하고 있어서 이를 바탕으로 작은 규모의 제병협동 작전은 물론 통합된 제병협동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물질적 기반을 마련했다.19 동시에 우크라이나군은 제병협동 전쟁수행과 제병협동 작전을 가능하게 하는 C2 체계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실제로 지금까지 설명한 역학, 즉 대전차화기를 보유한 경보병이 전차의 기동이 제한되는 지형에서 전차를 상대하는 전투는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보여주는 패러다임이 되었다.20 우크라이나 보병 부대가 러시아 기계화 부대를 시가지, 침수된 도로, 삼림지대로 유인한 뒤 불리한 지형에 빠진 적을 대전차 화기의 사거리 내에서 격멸했다는 보고가 여러건 있었다.21 그 결과 우크라이나군이 전장에서 보여준 강력함이 러시아군의 형편없는 훈련과 전술을 드러냈다.

반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과 완전히 정 반대의 군대였다. 개전 초 45일간 러시아가 그나마 우세했던 때 조차 러시아군은 중앙화 되어 예하 부대를 조율할 지휘부나 총사령관이 없었다.22 앤소니 킹(Anthony King) 교수는 지휘는 의사결정의 술(art)이자 과학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지휘의 목적, 즉 의사결정의 목적은 전투력을 조직화하여 군사적 효율성을 증대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23 러시아군은 단일한 작전 지휘관을 두고 정보를 교환할 사령부를 두는 대신 복잡하기 짝이 없는 C2 네트워크에 의존했다. 이렇게 해서는 합동군 차원의 제병협동 작전을 수행하기는커녕 작전 조차 조율할 수 없다. 그 결과 러시아군의 작전은 제병협동의 장점을 끌어내지 못한채 수행됐다.24 이런 사례는 수도 없이 많지만, 러시아군이 키이우 외곽의 안토노프 공항을 점령하고 유지하는데 실패한 사례는 이런 문제를 잘 보여준다.25 그리고 이번 전쟁에서 여러 번 있었던 포위전을 봐도 러시아군의 지휘통제 문제와 훈련 부족 문제를 알 수 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을 우회해서 포위하려 하면 불리한 지형으로 끌려들어갔다. 이런 점을 봐도 러시아군의 문제를 알 수 있다. 전쟁 초기 러시아군이 키이우와 하르키우를 포위하려 시도한 작전이 정확하게 이런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대대전술단

대대전술단은 2010년대 초 항시 준비태세를 갖춘여단의 병력 충원 문제가 제기되는 와중에 러시아 지상군의 오래된 구조와 인적 자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등장했다.26 많은 경우 러시아군의 차량화소총병여단의 편제에서 실제로 전투력이 있는 병력은 1개 대대 규모에 불과했다. 러시아군의 사단들은 서류상으로만 존재했기 때문에 전투를 수행할 수 있는 대대전술단을 조금 밖에 편성하지 못했다. 레스터 그라우(Lester Grau), 찰스 바틀스(Charles Bartles), 마이클 카우프만(Michael Kaufman)을 비롯한 연구자들은 최근 수개월간 대대전술단의 역사와 편성을 재검토 하고 있다. 최근의 연구들은 대대전술단에 대해서 (기존과는) 다른 설명을 하고 있다.

러시아군의 편제 구성과 러시아군이 실전에 적용하기 위해 적용한 편제간의 괴리는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효율성을 발휘하는데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주요 훈련 연습에서 필요에 따라 편제 부대를 투입하고 임무를 부여했다. 즉 특정한 임무에 맞춰서 부대를 편성했다.27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때도 대대전술단 편제를 사용했는데 대대전술단과 전역 사령부, 그리고 전역 사령관 사이에 제대로 된 지휘통제(C2)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상황을 다른 각도에서 보면 러시아군은 특정한 방식으로 편성과 훈련, 장비를 갖추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가 준비한 것과 다른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때문에 전장의 러시아군은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다. 지휘통제의 문제 때문에 최소한 12명의 러시아군 장성이 전사했고,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심각한 보급 문제가 발생했다.28

지금까지 러시아군의 대대전술단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여준 성과를 보면 이 편제는 이번 전쟁에 부적합한 편제다. 그라우와 바틀스는 최근 RUSI(Royal United Services Institute)를 통해 발표한 글에서 대대전술단은 국지전, 저강도분쟁, 대반란전에 적합한 편제라는 견해를 보였다.29

소규모의 대대급 제병협동 임무부대인 대대전술단은 2014-2015년의 돈바스 전쟁에서는 임무를 잘 수행했다. 왜냐하면 이때는 전장이 상대적으로 좁았기 때문이다. 돈바스 전선은 길이가 대략 420km(260마일) 정도이고 러시아의 괴뢰 정권인 도네츠크 인민공화국과 루한스크 인민공화국의 근거지였다.30 우크라이나 정부가 통제하는 지역과 도네츠크 인민공화국, 루한스크 인민공화국이 통제하는 지역의 경계선에서 러시아와의 국경선까지의 거리는 대개 96km(60마일) 내외이다. 러시아까지의 거리가 짧을 뿐만 아니라 도네츠크 인민군과 루한스크 인민군은 러시아의 남부군관구 및 서부군관구에서 이어지는 안전한 보급선에 가까운 전장에서 작전을 했다. 러시아가 도네츠크 인민공화국과 루한스크 인민공화국에 제공하는 지원은 이 두 군관구에서 대부분 담당했다.

러시아는 남부군관구의 제8제병합동군을 통해 도네츠크 인민군과 루한스크 인민군을 통제했다.31 러시아는 괴뢰군을 두개의 야전군으로 편성하고 기본 전투 편제로 대대전술단을 적용했다.32 도네츠크 인민군과 루한스크 인민군에서 편성한 악명높은 대대전술단 중에는 소말리아 대대와 스파르타 대대가 있다. 소말리아 대대는 최근 뉴스에 보도되기도 했다. 소말리아 대대를 지휘하는 티무르 쿠릴킨 중령과 다른 장병들이 도네츠크 인민공화국 국방부 장관 데니스 푸실린으로부터 치열했던 마리우폴 전투의 공적으로 수훈을 받았다.33

공개된 자료들을 보면 도네츠크 인민군과 루한스크 인민군 덕분에 러시아군은 돈바스 전쟁에서 우위를 누릴 수 있었다. 도네츠크 인민군과 루한스크 인민군이 불리할 때 러시아군 대대전술단이 투입됐다. 러시아군 대대전술단이 괴뢰군을 지원하기 위해서 러시아 영내의 전방전개기지에서 60-70마일 정도만 이동하면 됐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20148월 루한스크 공항 전투와 일로바이스크 전투, 20152월의 제2차 도네츠크 공항 전투와 데발체베 전투가 이 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34 하지만 공개되어 있는 자료 만으로는 2014-2015년의 돈바스 전쟁 당시 러시아군과 도네츠크 인민군, 루한스크 인민군의 대대전술단이 어느 정도의 규모와 비율로 참전했는지 분석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점은 러시아군과 러시아 괴뢰군의 대대전술단들이 좁은 전장, 즉 길이가 420km 정도 밖에 안되는 전장에서 작전을 했다는 사실이다. 러시아군의 대대전술단의 이동과 전술보급, 지휘통제는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의 안전한 도로망을 따라 최전방의 전투진지, 보급소, 지휘소까지 이어졌다. 전방까지 이동 거리가 짧고 도로망도 안전한 상황에서 러시아군의 대대전술단이 경험한 상황들이 지금 러시아군의 작전 수행과 사기, 군율에 영향을 끼쳤다.

첫 번째는, 2014-2015년 돈바스 전쟁에 투입된 러시아군 대대전술단은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의 집결지에서 최전방의 전투 지역까지 이동할 때 정찰 계획, 최전방 정찰부대와의 조율 및 통신이 필요 없었다. 현재 시점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2014-2015년 돈바스 전쟁의 상황이 얼마나 큰 차이를 보이는가를 감안하면 이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러시아군 대대전술단은 세심한 정찰을 할 필요도 없이 도로를 따라 고속기동을 해서 일로바이스크나 데발체베의 괴뢰군과 접촉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러시아군은 이동 중 전술정찰 계획이나 정찰에 필요한 자산, 정찰대와의 협력을 아예 준비하지 않았던 듯 하다.

2014-2015년에 러시아군과 돈바스의 괴뢰군은 돈바스 전역에 강력한 방어 진지를 구축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방어군을 몰아내려면 잘 구축된 방어선을 공격해야 했다. 하지만 2022년 전쟁에서는 작전 상황이 달라졌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키이우와 하르키우 같은 도시를 방어 거점으로 만들었다. 대도시들은 우크라이나군의 방어 거점과 공격 거점이 되었다. 러시아군 대대전술단은 정찰이 부족하거나 효과적이지 않았고, 때로는 아예 정찰도 하지 않아서 진격 할 때 장님이나 다름 없었고, 주요 도시로 진격하는 과정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채 함정으로 들어갔다. 게다가 러시아군 대대전술단은 정찰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진격을 멈추거나 방어로 전환했을 때 훨씬 유연하고 적절한 장비를 갖추고 사기도 왕성한 우크라이나군의 먹잇감이 되었다. 최근 미국 해병대 사령관 데이비드 버거(David Berger) 장군이 언급한 바와 같이 러시아군의 전술 제대는 자신들의 전방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진격할 때는 자신들이 어디로 가는지를 모르고, 진격을 멈추었을 때는 누가 오는지도 모르는 상태였다.35 러시아군의 대대전술단은 현지 정찰을 실시할 능력이 없어서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에 막대한 인명 및 장비 손실을 입힐 수 있었다.

두 번째는 러시아군 대대전술단이 2014-2015년의 실전경험, 즉 러시아 영내의 집결지에서 최전방의 전투 지역으로 이동할 때 짧고 안전한 도로망을 이용했기 때문에 전투지속능력 면에서 여러 문제를 일으켰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러시아군 지휘관들은 우크라이나군과 접촉했을 때(우크라이나군의 존재를 파악하거나 직접 목격했을 때, 또는 공격을 받았을 때) 전술 이동을 하지 않았다. 즉 러시아군 지휘관들은 적의 영역에서 이동할 때 사상자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한 계획이나 조치를 취한 경험이 부족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안전한 지역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좁은 전역에서 사상자가 발생하는 경우 보다 훨씬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마찬가지로 러시아군 대대전술단은 적대적인 영역에서 이동하다가 우크라이나군과 조우했을 때 차량 관리를 엄격하게 하지 못했다. 20222월 말부터 3월 초 사이에 러시아군이 수많은 차량을 버리고 많은 러시아군 사상자가 버려졌다는 뉴스가 쏟아져 나온 점이 이런 문제점을 보여주었다.36

세 번째 문제는 대대전술단의 통신 및 지휘통제가 수준 이하였다는 점이다. 최전선 진지에서 러시아 영내의 집결지까지 연결되는 안전한 통신선이 있는 좁은 작전 지역에서 러시아군 대대전술단은 적과 조우하더라도 지휘통제 문제를 우려하지 않았다. 게다가 러시아군은 전술적으로 보안통신을 하는데 무신경했다. 대신 러시아군은 보안이 보장되지 않거나 보안 수준이 낮은 통신망에 의존했다. 러시아군은 전술상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서 집결지나 군관구에서 지휘관을 전방으로 보내 최전방에서 문제를 해결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현재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겪고 있는 통신과 지휘통제상의 결함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인다. 또한 이 덕분에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 보다 한 발짝 앞서서 행동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군은 대대전술단을 통째로 전멸시키거나 전장에서 러시아군 장군들을 사살하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세베르스키 도네츠강을 도하하려던 러시아군 대대전술단 1개를 전멸시킨 사건은 이 점을 잘 보여준다.37 요약하면, 러시아군 대대전술단의 통신 및 지휘통제 문제, 그리고 우크라이나군이 우수한 기량으로 러시아군에게 입힌 피해 같은 것들은 (러시아군 총참모장) 발레리 게라시모프의 리더쉽으로 인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형편없는 통신 방식 때문에 러시아군 지휘부의 노드와 중요한 전장 능력을 식별해 목표를 선별한 뒤 제거할 수 있었다. 통신에 기반한 목표 선정으로 적군에게 큰 혼란을 일으키고 피해를 입힌 것이다.

 

어항속의 전쟁과 연못 속의 전쟁

지금까지 언급한 세 가지의 문제점은 러시아군의 장점이 대규모 전역 보다는 소규모 전역에서 극대화 된다는 가설을 뒷받침 한다. 넓고 불안정한 전장 보다는 지리적으로 좁은 지역에서 숫적 우위를 달성하고 유지하는게 훨씬 쉽기 때문이다. 좁은 전역은 여러가지 문제점을 은폐해 주었다. 좁은 전장에서는 넓은 전장 보다 훨씬 더 빨리 문제점에 대응하고 이를 바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구조적인 문제나 작전적인 문제가 기술적인 문제나 전술적인 문제 보다 부각되는 일은 없었고, 지리적 문제(거리, 지형 및 인공 또는 천연 구조물)와 적군과의 접촉으로 문제가 드러나기 전 까지는 그림자 속에 가려져 있었다.

2020년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간에 벌어진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은 어항속의 전쟁을 관찰하기에 좋은 출발점이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이 벌어진 지역은 면적 1,700평방마일(4,400제곱킬로미터)에 인구는 145,000명이었다. 텍사스주의 면적은 268,596평방마일(695,660제곱킬로미터)에 인구는 2,900만명이다. 미국에서 가장 작은 주인 로드아일랜드는 1,055평방마일( 2,732제곱킬로미터)이다. 2020년의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은 로드아일랜드 주 보다 조금 넓은 지역에서 일어났다. 전역의 기준에서 보면 나고르노-카라바흐는 매우 좁았다.

이 전쟁에서 아제르바이잔군은 최신예 드론과 정밀 타격 무기, 다연장로켓포, 중포병을 사용해 대치상태에서 6주 만에 아르메니아군을 격파했다.38 제한적인 지형과 구식화된 방공망, 그리고 무방로 노출된 지상군과 형편없는 전술 때문에 아르메니아군은 순식간에 작전적으로 고착되었고 이 덕분에 아제르바이잔군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39

좁은 전역, 지상군에 장애가 되는 지형, 시대에 뒤떨어진 아르메니아군, 현대화되고 제병협동 전쟁수행능력을 갖춘 아제르바이잔군 등의 요인이 전장에서 시너지를 일으켜 아제르바이잔군의 접근 방식은 효율적으로 보였다. 보다 넓은 전장에서는 이 방식이 덜 효율적이었을 것이다. 많은 관찰자들이 이 상황을 보고 아제르바이잔군의 전쟁 방식이 미래의 전쟁 방식이 될 것이며 전차의 시대는 () 끝났고 지상전도 () 종말을 맞았다고 요란하게 예언을 했다.40 이런 평가의 문제는 드론 한 대당 면적 같은 무기 체계의 전장 밀집도를 고려하지 않아 전후관계가 맞지 않다는 점이다. 사실 이런 관찰자들은 좁은 전역의 지상전의 메커니즘을 과대평가해 보다 넓은 전장에 적용하고 있는데, 이것은 무기 체계와 병력의 규모가 전장의 면적에 맞춰 늘어나지 못할 경우 나타나는 전장 효율성의 변화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좁은 전역에서 적을 상대로 했을 때는 보다 빠르고, 싸고, 쉽게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돌을 물에 던질 때 나타나는 효과는 좋은 비유다. 돌 하나를 어항에 던지면 연못에 던질 때와 같은 파급 효과가 있다. 하지만 돌의 질량이 같다고 할 때 연못에 던질 때 보다는 어항에 던질 때 훨씬 큰 충격을 준다. 어항은 매우 작지만 연못은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돌을 어항에 던졌을 때 나타나는 충격을 똑같이 연못에 주려면 훨씬 더 큰 돌을 던져야 한다. 2014-2015년의 돈바스 전선이나 2020년의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선 같은 전역은 어항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한 전장 효과는 전쟁 수행 방식이 전쟁에 끼친 영향 보다는 환경적 요인이 전쟁에 끼친 영향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달리 말하면 좁은 전역에서는 드론, 정밀 탄약, 다연장 로켓포 같은 무기 체계의 효과가 극대화된다. 이런 환경에서는 방어군이 엄폐하거나 위치를 바꿀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 대신 공격자의 공격을 온전히 받아내게 된다. 보다 넓은 전장에서는 기동과 목표 식별, 거리 같은 요인이 보통 혁명적이라거나 게임 체인저라고 칭찬을 받는 현대 기술의 효과를 희석시킨다. 그러므로 관찰자들은 어항속의 전쟁”, 즉 아주 작은 전역에서 벌어진 전투의 결과를 전쟁 수행의 혁명이라고 약을 파는 자들에게 현혹돼서는 안된다.

어항에 던진 돌맹이논법으로 보면 러시아군의 대대전술단은 2014-2015년의 돈바스 전쟁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       전장이 매우 좁고 전쟁이 좁은 지역에 국한되었다.

-       대대전술단은 러시아에서 최전선까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었고 전력 손실 없이 전투 준비를 갖춘 상태로 도착할 수 있었다.

-       최전선의 대대전술단을 지원하는 보급선이 매우 짧고 적의 방해도 받지 않았다.

-       후방의 문제는 필요시 최전선에 가까운 도네츠크 인민공화국과 루한스크 인민공화국의 영역에서 해결하거나 러시아 영내로 안전하게 퇴각해서 해결할 수 있었다.

-       통신과 지휘통제 문제는 가까운 후방의 사령부에서 신속하게 극복할 수 있었다.

관찰자들은 전역에 특화된 조직 구성, 또는 임무에 특화된 조직 구성이 특정한 환경에서 성공을 거두었다고 해서 이것을 보다 큰 전장에 적용하거나 좁은 영역의 임무를 넘어가는 범위까지 적용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인력 부족 문제를 극복하고 좁은 전역의 대반란전을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러시아군의 대대전술단은 보다 넓은 전역, 적의 공격을 받는 교통선, 단호한 적군을 상대로는 맞지 않았다. 대부분의 러시아 병사들이 보여주고 있는 형편없는 규율과 낮은 사기는 대개 대대전술단의 한계가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생각된다.

대대전술단에 대한 비판을 정리하자면, 이 편제는 좁은 전장에서 장점을 극대화 할 수 있었을 뿐 보다 큰 전역에 걸맞는 규모의 편제는 아니었다. 그러므로 2014-2015년 돈바스 전쟁이나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에서 도출한 교훈은 그 맥락에 유의하면 그만이고 이를 새로운 전쟁 법칙이나 미래 전쟁의 전조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같은 방식을 반대되는 개념에도 적용할 수 있다. 작은 전장에서 전쟁을 수행할 때 나타나는 부정적인 측면은 쉽게 극복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군 구조, 전쟁 수행 교리와 전략에 잠재적으로 해악을 끼칠 수 있는 요인들이 감춰지게 된다. 이런 문제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군이 겪고 있는 문제에서 나타난다. 러시아가 자랑하던 대대전술단은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4-2015년의 전쟁에서 러시아군이 얻은 틀린 긍정적 교훈과 나쁜 습성이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싸우고 있는 러시아 지상군을 방해하고 있다.

나쁜 습성 뿐만 아니라 좁은 전역에서 전쟁을 수행하는데 최적화된 러시아군 대대전술단의 구조와 지원체계는 중간 규모나 대규모의 전장에서 전쟁을 수행하는데 부적합하다. 대대전술단의 작은 규모, 임시적인 구조, 그리고 편제상의 C2와 전투지속을 가능케 하는 네트워크로부터 유리되어 있다는 점은 대대전술단이 중간 규모나 대규모 전장에서 전쟁을 수행하는데 문제를 일으킨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이 보여준 성과를 놓고 보면 대대전술단을 전쟁에 투입하기에 완전이 부적합한 편제라고 볼 수는 없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막아내고 러시아 국경으로 몰아 낼수록, 특히 돈바스 지역과 크름 반도에 가까운 지역에서는 대대전술단이 지금까지 보다는 좀 더 잘 싸울 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러시아군의 대대전술단은 2014-2015년에 성공을 거두었던 지역에 가까운 좁은 전장에서 작전을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이 졸전을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하지만 러시아군이 제병협동작전을 펼치지 못하는 점과 러시아 육군이 좁은 전역에서는 유용하지만 넓은 전역에는 부적합한 대대전술단 편제에 의존하는 점 때문에 우크라이나군의 단호함은 전쟁 전 기간에 걸쳐 모든 관찰자들을 놀라게 할 수 있었다. 러시아군의 형편없는 전투력과 졸렬한 지휘는 러시아군의 훈련이 부족하고 사기가 낮다는 점을 드러냈다. 이런 문제점은 우크라이나에 있는 러시아군에서 탈영이 많이 일어나고 있고 수많은 잔혹 행위를 저지르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2014-2015년의 돈바스 전역 같이 좁은 전역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은 중간 규모, 혹은 더 매우 넓은 규모의 전장에서 일어나는 문제 보다 쉽게 극복할 수 있었다. 또한 좁은 전역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은 중간 규모나 대규모의 전장에서 나타나는 문제 보다 신속하게 파악해서 대응할 수 있다. 그리고 좁은 전역에서 극대화된 긍정적인 유용성과 긍정적인 결과들을 보다 큰 전역의 작전에서 거두려면 훨씬 많은 기획과 시간, 자원, 투자가 필요하다.

대대전술단 편제는 돈바스 전쟁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전투지속능력, 지휘통제, 지휘 체계의 통일성 문제 등을 극복하지 못했다. 사실 대대전술단의 임시적인 성격은 통상적인 군사작전에 내재된 엔트로피적 측면을 가속화 했다. 그리고 전쟁이 시작되고 6개월 동안 나타난 국제인권법 및 제네바조약 위반 사례들은 러시아군의 관습적인 지휘 및 지원 문제와 연관되어 있는 듯 하다.41 그러하다면 대대전술단은 러시아의 군사작전에 도움이 되었다기 보다는 오히려 해로운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정책 입안자와 군사 연구자, 그리고 군인들은 소규모 분쟁이나 전쟁에서 도출된 교훈과 이러한분쟁에서 작용한 메커니즘이 전쟁의 양상을 바꾼다는 요란한 주장에 주의해야 한다. 대대전술단을 포함한 모든 편제 구조, 그리고 아제르바이잔군이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에서 사용한 것을 포함한 모든 전쟁 방식을 보다 규모가 큰 전장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고, 더 큰 성과를 거둘 수도 없다.

 

주석

  1. Mason Clark, Karolina Hird and George Barros, “Russian Offensive Campaign Assessment, February 23,” Institute for the Study of War, 2022.
  2. Mykhailo Minakov, “The War on Ukraine: the Beginning of the End of Putin’s Russia,” Wilson Center, 28 February 2022.
  3. Mason Clark, Karolina Hird and George Barros, “Russian Offensive Campaign Assessment, March 30,” Institute for the Study of War, 2022.
  4. Katherine Tangalakis-Lippert, “Satellite Images Show Russian Troops Have Withdrawn from Antonov Airport outside of Kyiv,” Business Insider, 2 April 2022.
  5. Jim Garamone, “Russians Retreating from Around Kyiv, Refitting in Belarus,” DoD News, 4 April 2022.
  6. Mason Clark, Karolina Hird and George Barros, “Russian Offensive Campaign Assessment, May 6,” Institute for the Study of War, 2022.
  7. Kyiv Independent, “These are the indicative estimates of Russia’s combat losses as of Sept. 7, according to the Armed Forces of Ukraine,” Twitter post, 7 September 2022.
  8. Colin Kahl, “Pentagon Estimates Casualties Between 70-80K in Ukraine War,” C-SPAN, 8 August 2022, video, 1:04. 
  9. “Ukraine: Russian Forces’ Trail of Death in Bucha,” Human Rights Watch, 21 April 2022.
  10. David Shlapak and Michael Johnson, Reinforcing Defense on NATO’s Eastern Flank: Wargaming the Defense of the Baltics (Santa Monica, CA: RAND, 2019). 
  11. Jack Watling and Arthur Snell, “Ukraine War Update: Dr. Jack Watling,” Doomsday Watch podcast, 20 July 2022.
  12. Elissa Nadworny, “Russian Forces Appear to be Withdrawing from Kyiv, Moving to Cities in South and East,” National Public Radio, 2 April 2022. 
  13. Dave Johnson, “Vostok 2018: Ten Years of Russian Strategic Exercises and Warfare Preparation,” NATO Review, 20 December 2018. 
  14. Joint operations and jointness—the integration and unified action of multiple services—is captured under the phrase “combined arms” within this paper. 
  15. Robert Leonhard, The Art of Maneuver: Maneuver-Warfare Theory and AirLand Battle (New York: Ballantine Books, 1991): 92.
  16. Leonhard, The Art of Maneuver, 98.
  17. Leonhard, The Art of Maneuver, 97.
  18. Leonhard, The Art of Maneuver, 99–103.
  19. Watling and Snell, “Ukraine War Update.”
  20. John Ismay, “Ukraine is Wrecking Russian Tanks with a Gift from Britain,” New York Times, 18 March 2022.
  21. Mark Cancian, “Will the United States Run Out of Javelins Before Russia Runs out of Tanks,” 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12 April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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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 Cooper and Schmitt, “Russia’s War Lacks a Battlefield Commander.” 
  25. Katherine Tangalakis-Lippert, “Satellite Images Show Russian Troops Have Withdrawn from Antonov Airport outside of Kyiv,” Business Insider, 2 April 2022.
  26. Roger McDermott, “Moscow Resurrects Battalion Tactical Groups,” Eurasia Daily Monitor 9, no. 203 (2012).
  27. Michael Kofman, “Zapad-2021: What to Expect from Russia’s Strategic Military Exercise,” War on the Rocks, 8 September 2021.
  28. Julian Barnes, Helene Cooper and Eric Schmitt, “U.S. Intelligence is Helping Ukraine Kill Russian Generals, Officials Say,” New York Times, 4 May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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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 420 kilometers is the distance between London and Middlesbrough, England. In American terms, 420 kilometers is 261 miles, just slightly less than the distance between Dallas and San Antonio in Texas.
  31. Andrew Bowen, Russian Military Buildup Along the Ukrainian Border (Washington, DC: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202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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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 Brendan Cole, “Pro-Russian Fighters with Nazi Patches Gets Medal for Killing ‘Nazis,’” Newsweek, 4 April 2022.
  34. Amos Fox, “Russian Hybrid Warfare: A Framework,” Journal of Military Studies 10, no. 1 (2021): 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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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9. Robert Bateman, “No, Drones Haven’t Made Tanks Obsolete,” Foreign Policy, 15 October 2020.
  40. John Antal, “Top Attack: Lessons Learned from the 2nd Nagorno-Karabakh War,” Army Mad Scientist Podcast, podcast, 1 April 2021; Peter Suciu, “Does the Nagorno-Karabakh Conflict Prove the Tank is Toast,” National Interest, 5 October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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