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8월 17일 목요일

The Soviet High Command : A Military-Political History, 1918-1941 by John Erickson

어쩌다 보니 사정상 오랫만에 이 책을 더 읽게 됐다. 벌써부터 두꺼운 책 읽은 것이 귀찮아져 압박을 느끼던 차에 이 물건을 읽게 돼 압박이 더 심해지는 중이다.

하여튼, 이 책을 읽으면서 역시 에릭슨은 대단한 인간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냉전시기에 이 정도로 자료 조사를 했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일 아닌가. 책장을 넘길 때 마다 출간된 지 40년이 넘은 책에 위압감 마저 느낀다.

당시에는 상당한 수작으로 평가 받았던 매킨토시의 저작도 세월의 압박을 견디진 못 했는데 에릭슨의 저작들은 수많은 일차 사료가 공개된 90년대 이후에도 호평을 받는 것을 보면 역시 에릭슨은 '本座'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책 뒷부분에 달린 부록들은 모르는 사람에게 유식한 척 하고 싶을 때 베껴 쓰기 딱 좋게 정리도 잘 돼 있어 나같이 게으른자에게는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세월의 압박으로 중간 중간 저자가 확실치 않다고 인정한 부분도 있지만 당분간 영어권에서 2차대전 이전의 소련 군사사에 관해 이정도의 저작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 같다.(물론 나의 어설픈 짐작이 맞지 않는다면 더 좋겠지만) 비교적 최근에 나온 짐케의 저작이 비싼 가격에 비해 다소 실망을 안겨 준 걸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두꺼운 책이 모두 멋진 책은 아니지만 멋진 책 중에는 두꺼운 책이 많은 것 같다.

댓글 4개:

  1. 가능성이 낮지만 영어독해공부 제대로 하고 난뒤에 제일 첫번째로 접해봐야 할 저자 같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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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예 이걸로 영어 공부 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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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90년대 초에 도서관에서 road to 2부작을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납니다. 딸리는 언어능력에 비해 분량이 너무 많아 허덕거렸던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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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 역시 Road to 2부작을 보는데 영어 능력이 딸려 고생했습니다. 이놈들도 만만찮은 걸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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