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다리가 잘리고 다친 부상병들을 치료할 수 있는 약들은 소련과 동구 여러 나라에서 보내 주었다. 내가 알기로는 동독, 체코, 헝가리, 소련 순으로 약이 많이 들어왔다. 소련의 약은 포장이라든지 생김새가 싸구려 같다는 느낌이 들었던 반면에 동독 것은 아주 매끈했다.
이를 보고 나는 동독의 과학 수준이 높다고 생각했다. 동독에 대해 그런 인상을 가지고 있었기에 1980년대 말, 동독이 붕괴되었을 때 나는 너무나도 허망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훌륭한 기술을 갖고서도 나라 하나를 유지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니 기가 막혔다.
심지연 편, 『역사는 남북을 묻지 않는다』(소나무, 2001), 228~229쪽
*정확히 말하면 Made in DDR인데 농담이니 그냥 넘어가 주십시오.
** 위에서 인용한 책은 간첩으로 남파 됐다가 22년간 감옥생활을 한 이구영의 회고록입니다. 사회주의자이면서 남쪽 출신이긴 했는데 박헌영 계열은 아니라서 숙청 과정에서도 무사했던 양반입니다. 회고록에 이런 저런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은데 책 자체도 별로 비싸지 않으니 흥미있는 분들은 한 번 읽어 보십시오.
역시 덕국의 장인정신이란.....-_-
답글삭제동독이라지만 썩어도 준치이니 말입니다.
삭제그 때 동독 뿐 아니라 공산권이 도미노처럼 차례로 무너지는 걸 tv로 보면서 어린 마음에도 참 허무하다고 느꼈습니다.
답글삭제그 해 마지막은 크리스마스날 챠우세스쿠가 총살 당하는걸로 장식해주더군요.(그때 전 국민학생...)
저는 그때 아주 신났습니다. 특히 차우세스쿠가 총살 당할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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