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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11일 목요일

1954년에 제안된 어떤 한국군 해병대 개편안

한국전쟁 직후 한국군의 재편성 시기의 기록을 보면 꽤 재미있는 것이 많습니다. 특히 미국측이 검토하다가 폐기한 한국군 편제를 보면 아주 재미있지요. 여기서는 1954년에 검토되었던 한국군 해병사단 창설안 중 하나를 이야기 해 볼까 합니다. 1954년 5월 17일자로 되어 있는 미해군 군사고문단 소속의 해병대 군수고문관이 작성한 문서를 보면 한국군 해병여단을 미군 해병사단의 편제에 근접하는 규모로 확대개편하고 이에 필요한 지원부대를 편성할 경우 필요한 군수지원품목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에 따르면 한국군 해병여단을 사단으로 확대 개편하기 위해 필요한 추가 전투장비는 다음과 같습니다.*

카빈(M2) : 876정
소총 (M1) : 2,206정
자동소총(M1918A2) : 212정
권총(M1911A1) : 1,247정
기관총 (M1917A1) : 118정
기관총(50구경 M2) : 87정
유탄발사기 : 1,400정
105mm 유탄포 : 42문
155mm 유탄포 : 18문
3.5인치 바주카포 : 320문
60mm 박격포 : 53문
81mm 박격포 : 89문
4.2인치 박격포 : 30문
75mm 무반동포 : 15문
화염방사기 : 188대
전차 (M26/M4A3 105mm) : 85대
40mm 대공포 : 32문
LVT-A : 18대
LVT-4 : 224대

이 안에 따르면 한국군 해병대를 사단급으로 확대개편하고 지원부대를 증편하는데 필요한 비용은 총 2786만6452달러가 소요되었고 여기에 1년치의 군수품을 합하면 총 비용은 8500만3349달러에 달했습니다. 한국전쟁 발발 직전 미국정부가 한국에 대한 군사원조를 위해 1950년 회계연도 예산으로 배정한 비용이 1천만 달러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엄청난 규모의 지원이 아닐수 없었습니다.(그 사이의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더라도) 지원내역에 들어있는 장비를 보면 M-26전차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것은 당시 한국 육군에 배치되고 있던 전차가 M4A3E8이었다는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것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만약 이 원조안 대로 한국 해병사단을 편성했다면 장비상으로 한국군 최강의 전력이 되었을 것이 틀림 없습니다.

물론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듯 여기에 언급된 원조안은 채택되지 못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한국 육군 20개 사단 계획에 필요한 예산만 해도 막대한 규모였기 때문에 해병대까지 요란하게 무장시킬 비용이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많은 경우 실현되지 못하고 폐기되는 계획들은 실제로 실행되는 계획보다 근사한 법이지요.

*'Expansion Program for the Korean Marine Corps plus support for one(1) year, Cost of', RG 330, 330.2 General Records of the Office of the Secretary of Defense(OSD), 1941-87, 330.2.4 Records of Other Special Assistants, Entry 185, Van Fleet Report Files, Box 11, Korean War Corps Expansion Program

2007년 1월 12일 금요일

천하무적(?) 미 해병대

어느 나라나 해병대는 드센 모양입니다.

다음의 이야기는 그레나다 침공당시 미국인 대학생들을 구출하러 출동했던 슈워츠코프(Norman Schwarzkopf, 당시 소장)가 해병대에 헬리콥터 지원을 요청했을 때 있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그 명령은 따를 수 없습니다.”

“이봐, 지금 무슨 소릴 하는건가?”

“우리 해병대는 육군을 해병대의 헬리콥터에 태울 수 없습니다.”

“이봐, 대령. 지금 상황 파악을 못 한 모양인데 우린 수행해야 할 임무가 있다. 인질로 잡힌 학생들을 지금 당장 구출해야 한단 말이다. 지금 해병대 전투 병력은 그렌빌을 확보하러 이동 중이고 해병대 헬리콥터는 바로 지금 여기 있지 않나? 학생들을 당장 구출하려면 해병대 헬리콥터로 레인저를 수송해야 한단 말이다.”

“지금 헬기를 투입하겠다면 해병대를 동원하겠습니다. 우리 해병대가 학생들을 구출하면 되지요.”

그 해병 대령은 완강히 저항했다.

“그럼 해병대를 투입하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

그 대령은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대답했다.

“최소 24시간 입니다.”

“내 말 똑똑히 들어라, 대령. 이건 메칼프(Joseph Metcalf) 제독의 지시에 따라 소장인 내가 대령인 너에게 직접 명령하는 것이다. 내 명령을 따르지 않는다면 군법회의에 회부할 줄 알아라.”

해병대 대령은 그제서야 내 명령을 따르기로 했다.

Dale R Herspring, The Pentagon and the Presidency : Civil-Military Relations from FDR to George W. Bush p.289, Norman Schwarzkopf, It doesn’t take a Hero, p.246에서 재 인용


육군 소장에게 대드는 해병대 대령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