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귀도크놉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귀도크놉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06년 10월 26일 목요일

독일군 포로송환 완료 뒤 프라브다에 실린 어떤 기사

독일 연방공화국에서는 모든 선전기관들이 석방된 전쟁범죄자들을 영웅이나 순교자로 포장하는데 동원되고 있다. 귀향자들을 수용하는 프리들란트(Friedland) 수용소는 뻔뻔하게도 과거 히틀러의 앞잡이로 전쟁범죄를 저지른 전범들을 찬양하는 무대가 되고 있다. 이와 함께 소비에트 연방에 대해 비난까지 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리고 있다.

프라브다 1955년 10월 21일, G. Knopp, Die Gefangenen s.380 재인용


아데나워의 최대 업적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1955년 미송환된 독일인 포로들, 특히 주로 전범으로 분류된 무장 친위대나 고위 간부들의 송환을 성공 시킨 것이다. 무장친위대 소속의 포로들은 소련측에서 씨를 말려버릴 심산이었기 때문에 송환을 계속 거부하고 있었는데 이걸 성공 시킨 것이다.

이때의 일로 흐루쇼프는 "독일인들이 벌써 부터 거드름을 피우기 시작했다"며 내심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포로를 송환한 뒤에도 이런 식으로 심통을 부리기도 했던 모양이다.

어쨌건 별로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

2006년 10월 16일 월요일

Die Gefangenen - Guido Knopp

귀도 크놉(Guido Knopp)의 저작들은 대부분 방송용 다큐멘터리와 함께 기획됐고 독일 제 3제국 시기를 다루고 있다. 이중 일부는 국내에도 번역된 바 있다.

Die Gefangenen은 2003년 ZDF에서 방송된 다큐멘터리로 편성표를 보니 책 또한 다큐멘터리와 같은 구성을 취하고 있는 것 같다. 하긴, 그러고 보니 이건 크놉의 다른 책들도 마찬가지다. 어쨌건 2003년에 한 이 다큐멘터리는 아직 보지 못했으니 뭐라고 말 할건 없고 간단히 이 책을 훑어본 느낌만 적어볼까 한다.

첫 장은 스탈린그라드에서 생포된 포로들부터 시작해 바그라티온 작전까지 동부전선에서 생포된 포로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주제는 잘 알려져 있고 다른 저작들에서도 많이 다루는지라 특별히 흥미가 당기진 않는다.
두 번째 장은 영국에 잡힌 포로들의 이야기이고 세 번째 장은 소련에 강제 이송된 민간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강제 이송된 민간인들의 이야기는 이전에는 단편적으로 접했는데 이 책에서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네 번째 장은 포로생활치고는 팔자가 늘어졌다는 미국의 포로수용소에 대해 다루고 있다. 특히 이 장에는 재미있는 사진이 많다.(대표적인 것이라면 역시 콜라를 마시면서 즐거워하는 독일 포로들. 코카콜라 광고에 이 사진을 써먹으면 어떨가?)
다섯번째 장은 전쟁 종결 직후 독일내의 임시수용소에 수용된 포로들의 생고생을 다루고 있다. 이 주제는 우익 작가들이 “아이젠하워의 학살” 같은 선정적인 제목으로 즐겨 써먹는 소재이기도 하다. 그리고 프랑스에 끌려간 포로들의 이야기도 있는데 원래 유태인의 추방지로 고려됐던 마다가스카르에 독일 포로수용소가 설치됐다는 것은 꽤 아이러니하다.
마지막 장은 포로들, 특히 소련에 수용됐던 포로들의 귀환 과정을 다루고 있다. 어떻게 보면 2차 대전은 사실상 이 때 끝났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전쟁으로 완전히 붕괴된 한 세대의 이야기가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장이다.

간혹 2차 대전당시 독일인들이 겪은 고난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독일은 전범국이네” 어쩌구 하는 이야기들을 신물나게 듣게 된다. 글쎄? 하지만 역사적인 고통이 어떤 한 집단의 전유물 인 것 처럼 떠드는 것 보다 더한 위선이 어디 있겠는가. 어차피 전쟁은 모든 사람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모두를 피해자로 만들 뿐이다. 가끔씩 손가락질 당하는 사람들의 고통에 관심을 기울여 보는 것도 정신건강엔 나쁘진 않을 것 같은데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를 딱딱하지 않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 이책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오늘부터 조금씩 번역을 해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