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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25일 월요일

[번역글] 특수군사작전 2년차 : 몇가지 성과들, 향후의 전망

 가끔 미국이나 유럽쪽의 우크라이나 전쟁 연구에 인용되는 러시아 문헌들을 찾아서 번역기로 영역을 해서 읽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프로파간다를 감안해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조금씩은 나옵니다. 최근에 읽어본 글 중 흥미로운 것을 몇개 올려보려 합니다. 이 글은 Вестник Академии военных наук(군사과학학회보) 2024년 2호에 실린 Два года специальной военной операции:некоторые итоги, вероятные перспективы(특수군사작전 2년차: 몇가지 성과들, 향후의 전망)입니다. 필자는 가브릴로프(А. Д. Гаврилов), 그루디닌(И. В. Грудинин), 마이부로프(Д. Г. Майбуров), 노비코프(В. А. Новиков) 등 입니다. 글이 쓰여진 시점은 우크라이나의 2023년 반격을 막아낸 뒤 전략적 주도권을 되찾았지만 군수물자가 부족해 북한에 포탄을 지원받기 시작했고, 아직 북한군까지 참전하지 는 않은 2024년 초 입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민간인 공격을 규탄하는 등 러시아의 파렴치한 프로파간다로 가득차 있지만 러시아의 시각을 잘 보여주는 재미있는 내용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확대하지 않는 이유는 러시아가 정의와 휴머니즘을 추구하기 때문이라는 정신나간 소릴 하는데서는 기절할 것 같습니다. 꼬여있는 전황을 타개하기 위해 간접적으로 총동원을 촉구하는 부분이 주목됩니다.

 영어 중역이라서 번역의 질은 담보할 수 없습니다. 러시아인들은 대충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하고 참고삼아 읽으시면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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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군사작전 2년차: 몇가지 성과들, 향후의 전망


가브릴로프

그루디닌

마이부로프

노비코프


 '특수군사작전'이 개시된지 2년이 넘었으니 군사적, 정치적 측면에서 몇가지 평가를 할 수 있을듯 하다. 우크라이나와의 분쟁에서 러시아를 전략적으로 패배시키려는 범 서방의 지구적 목표가 성공하지 못했음은 명백하다. 러시아가 내부의 모순으로 분열해 붕괴할거라는 기대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러시아 대통령 선거 결과를 보면 푸틴에 대한 지지도가 거의 90%에 달한다. 러시아는 새로운 영토를 얻었다. 일부는 '특수군사작전' 초기에 루한스크와 도네츠크 공화국을 승인함으로서 획득했고 초기의 성공적인 작전으로 자포리자와 헤르손 주를 얻었다. 전투 작전에서 러시아군의 타격력은 크게 증가했으며 장병들은 귀중한 실전경험을 얻었다. 가장 큰 발전을 이룬 분야는 러시아의 군산복합체다. 러시아의 군수물자 생산은 크게 증가했다. 서방의 전례없는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경제는 '갈기갈기' 찢기기는 커녕 전례없는 회복력을 보여주면서 주요 지표가 확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 무시받았던 농업 부문도 기적적으로 부활했다. 러시아는 백년전 처럼 세계 상위권의 농산품 수출국 지위를 되찾았다.

 소련이 붕괴한 뒤 주권을 가지게 된 우크라이나는 (소련 덕분에) 상대적으로 발달한 공업과 농업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정치적, 경제적 독립성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서방의 재정 지원에 의지해 연명하는 처지가 되었다. 2024년에는 미국 의회의 대립때문에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자금지원이 지연되면서 '독립국' 우크라이나의 재정 정책은 막다른 골목에 몰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지도부는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문명화된 세계를 수호"해야 하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임금과 연금을 주기 어렵다면서 서방에 구걸하는 처지가 되었다. 미국 의회는 향후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높은 도널드 트럼프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부담을 유럽연합에 떠넘기려는 뜻이 있음을 염두에 두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저렴한 에너지 공급을 거부한 뒤 경제 및 사회-정치적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 유럽의 산업은 침체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도 높아지고 있다. 농민들은 길거리에 쓰레기를 쏟아붇고 관공서에 퇴비를 투척하고 있다. 사회복지도 축소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두 번째로 많은 원조를 하고 있는 독일의 군부와 정치 지도자들은 독일 국민들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에 재정 및 군사원조를 계속하려 한다.

 우크라이나의 하계 '반격'이 실패하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 낙관적인 선전선동과 최전선의 '가짜 뉴스'에 속아 한껏 높아져있던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사기는 곤두박질쳤다. 길거리에서는 군대에 보낼 사람들을 강제로 잡아들이고 있다. 무의미한 개죽음을 당하려고 모병소에 자원입대하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다.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을 실시한 이래, 즉 2023년 6월 4일 부터 2024년 2월 15일까지 입은 피해는 엄청나다. 우크라이나군의 피해는 전차 및 장갑차 15,000여대, 야포와 박격포 8,000문, 무인기 12,500여대, 항공기 571대, 헬리콥터 266대, 방공미사일체계 500문에 달한다. 적의 인명손실은 전사자와 부상자를 합쳐 약 430,000여명에 달한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이 교체되고 전략적 방어로 전환한 이래 하루 인명피해는 850명에서 950명 수준이다. 유럽에서 군사력이 강하다는 나라들이 보유한 전차는 우크라이나가 여름 공세에서 잃어버린 전차 보다 적다. 독일은 300여대, 튀르키예는 316대, 프랑스는 406대다. 유럽의 나토가맹국이 보유한 전차를 전부 합쳐도 최신 전차(독일의 레오파르트2, 영국의 챌린저2, 프랑스의 르클레르, 이탈리아의 아리에테) 2,300여대, 구형전차 4,000여대(미제 전차 2,500대 포함)에 불과하다. 또 과거 바르샤바 조약기구에 속했던 국가에 1,500여대의 소련제 탱크가 있다. 

 하계 공세를 시작할 무렵 우크라이나는 약 2,200대의 전차를 보유하고 있었고 나토 국가들이 추가로 전차 700여대를 지원했다. 실전 결과를 보면 서방의 최신 전차도 구형 전차들 처럼 격파할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군 고위층도 전투 부대에 배치된 전차와 장갑차의 50%를 잃었다고 말할 정도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경제 및 군사원조는 전례없는 규모이다. 우크라이나는 외국의 개입 없이는 국가로서 생존할 수 없는 지경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및 탄약 지원은 모든 '레드 라인'을 훌쩍 넘었다. 어떤 전문가들은 그들이 "수치심으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고 한다. 참고로, 현재 국제법상의 규범, 또는 지금까지 남아있는 국제법상의 잔재에 따르면 다른 나라에 재래식 무기, 군사장비, 탄약, 기타 군사관련 물품을 수출하는 나라는 전쟁 상태에 있는 걸로 간주해도 무방하다.

 예를들어 소련은 우방국인 베트남에 100문의 S-75 방공미사일체계와 7,000발의 미사일을 제공했고 이로인해 미국은 수많은 비행기와 조종사를 잃고 베트남에서 철수해야 했다. 또 6,000여명의 소련 군사고문단이 베트남을 도왔다. 그러므로 외국인 교관들이 서방 무기체계를 직접 운용한다고 해서 놀랄일은 아니다. 예를들어 2024년 1월 24일 우크라이나군 포로를 태운 Il-76 수송기가 미국제 패트리어트 방공 미사일에 격추된 사건이 있다. 참고로 국제법은 다른 나라에 군사원조를 할때 다음과 같은 사항을 준수하도록 요구한다.

 -원조한 무기를 민간인에게 사용하는 것을 금지함

 -어느 전쟁 당사국의 국민에 대한 대량학살 및 인종 청소를 금지함

 -원조한 무기를 테러 행위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함

 -핵물질 방호협약(CPPNM: Convention on the Physical Protection of Nuclear Material) 준수

 -군사 예산에 대해 표준화된 보고 체계 적용(원조 받는 국가의 재정 지출 중 보건 및 교육 예산이 국방비 보다 높을 때 원조를 가능하게 하는 등) 등

 지금까지 우크라이나가 마이단 혁명 이후 10여년간 모든 국제법을 위반했음을 보아왔다. 우크라이나는 서방에서 지원받은 무기를 아무 제약 없이 사용했고, 키이우 정권에서 조건을 위반하지 않겠다는 거짓 약속만 하는걸로 무기를 제공한 나라들은 만족했다. 게다가 '특수군사작전'이 시작된지 2년이 넘은 현재 독일의 장거리 타우루스 미사일, 미국의 F-16 전투기를 비롯한 각종 항공기도 지원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군이 큰 승리를 거두고 상황이 진전되어 우크라이나군에 더 효율적인 장거리 무기체계가 지원된다면 무력 충돌이 격화될 수 밖에 없다. 

 러시아의 군사과학은 러시아에 대한 안보 위협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그리고 군사 기술 측면에서 문제점이 있음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그 원인은 러시아군 수뇌부가 아군의 전투력을 평가하고 잠재적인 적의 의도롤 파악하면서 너무나도 기만에 잘 넘어가고 생각이 짧은데 있다. '특수군사작전'에서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부대 운용이 나타났기 때문에 서방의 "협력국"에 대해 네트워크 중심전을 수행하고, 적국이 수행하는 범지구적 단위의 타격과 항공우주 작전을 효과적으로 격퇴할 준비를 갖추며, 짧은 기간에 적을 결정적으로 섬멸할 지상 작전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연구는 필요하지 않았다. 10여년 전 서방 국가들이 '평화를 애호하는 협력국'이라고 생각하고 군사훈련을 대테러작전 중심으로 전환하고 지상군의 구조를 여단과 군단 체제로 개편한건 치명적인 오류였다. 전술 차원에서는 대대전술단이 널리 활용됐다. 대대전술단에는 모든 병과가 포함되었고 기동력이 높았으며 지휘하기도 쉬웠다. 하지만 대대전술단은 파괴공작과 정찰대를 격퇴하고, 테러리스트들과 싸우고, 규모가 작고 무장이 허술한 적군을 상대하는 특정한 임무에 적합했다. '특수군사작전' 당시 전선은 1,200-1,300km에 달했는데 대대전술단으로 이런 전장에서 일어나는 전술 문제를 해결하는건 아주 힘들었다.

마찬가지로 '특수군사작전'을 준비하면서 서방의 '협력국'들이 러시아를 '전략적으로 패배'시키기 위해 전례없는 수준으로 단합하리라는 점을 예측하지 못한 점도 군사-정치적인 예측이 실패한 사례이다. 미국의 지도하에 거의 대부분의 유럽국가와 다른 미국의 위성국가(거의 50여개국)가 반러시아 전선으로 단결했다. 서방은 러시아에 대해 전례없는 수준의 제재를 연달아 부과했다. '특수군사작전'이 시작된 이래 총 15,821건의 제재로 이루어진 13개의 제재안이 통과됐다. 그리고 노르트 스트림 가스관이라는 세계 최구의 인프라를 파괴하는 전무후무한 테러 공작도 일어났다. 헝가리를 제외한 유럽 국가들은 자국의 경제에 해가 되는 걸 알면서도 러시아의 저렴한 에너지 자원을 거부하고 세배나 더 비싼 비용을 내면서 미국에서 수입을 했다.

러시아는 서방의 무기와 교관, 용병의 지원을 받는 유럽에서 두 번째로 강력한 군대와 대결하게 됐다.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제압한다는 초기의 목표는 실패했다. 혁명적인 사상을 가진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 깃발을 흔들고 꽃다발, 빵과 소금으로 러시아군을 열렬히 환영할 거라는 기대도 물거품이 되었다. 우리 군대를 맞이한 적군은 강하고 잘 훈련되었으며 우수한 무기를 갖췄으며, (정보 체계, 지휘 통제 체계, 통신장비, 현대식 무기와 장비, 다양한 정밀 유도무기 등) 필요한 모든 것을 서방에서 공급받을 수 있었다.

전투 작전의 규모와 결과라는 측면에서 '특수군사작전' 초기의 군사 작전을 평가하자면 그저 낙천적인 생각의 결과물이었다. 정면 3,500km-종심 800km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전역의 중요한 군사 시설은 장거리 정밀타격 무기로 일시에 타격할 대상이었다. '특수군사작전'을 시작하고 겨우 2주 동안 800여발의 지대지 및 공대지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사용한 걸로 추산된다. 이는 미국이 이라크 전쟁, 유고슬라비아 사태, 리비아 사태 당시 사용한 것 보다 두 배는 많은 숫자였다. 가장 최신의 고정밀 무기를 사용했다. 이스칸데르, 칼리브르, 킨잘, Kh-101, Kh-555, Kh-69 등 모두 매우 정확하고 치명적인 효율성을 가진 무기였다. 공중강습과 상륙작전도 병행됐다. 우크라이나군은 작은 집단으로 쪼개져 포위망에 갇히거나 요새화된 거점에 고립됐다.

 도네츠크 인민공화국 군대와 러시아군은 병력면에서 우크라이나군 보다 열세했는데, 이는 전통적인 군사학 기준과 반대되었다. 또 나토식으로 훈련받은 우크라이나군은 전쟁에서 암묵적으로 따르는 규범과 반대로 행동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자국 국민들에게도 무자비했으며 민간인을 지하실에 몰아넣고 인간방패로 사용했다. 초기 작전이 성공할 수 있었던 원인은 우크라이나군의 지휘통제가 무너지고, 우크라이나군의 방공 체계가 제압되었으며, 우크라이나군 비행장과 항공기 대부분을 격파해 공중우세를 달성하고, 우크라이나군 여단과 연대들의 전략적 기동성을 빼앗아 전장에서 효과적으로 고립시킬 수 있었던데 있다. 

 그 다음에는 우크라이나군이 서방의 강력한 지원을 받아 저항을 강화하면서 전쟁이 장기화되었다. 이 기간 중 양측은 각자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두었다. 미국이 80%를 소유하고 통제하는 서방의 모든 언론 매체들은 우크라이나 국민과 전 세계에 우크라이나가 곧 승리를 거두고 크름 반도를 탈환할 것이며 우크라이나 군이 모스크바를 점령하고 티파티를 열 거라고 선전했다. 하지만 실제 전장의 상황은 완전히 달랐고 지금은 전세가 러시아에 유리하게 역전되었다. 주된 이유는 미국의 우크라이나 원조가 지연되고, 미국이 유럽에 부담을 떠넘기려 했기 때문이다.

 '특수군사작전'을 2년 동안 수행하면서 군사조직과 전쟁수행에 있어 몇가지 특이한 점이 발견되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술적, 조직적, 기술적 혁신이 결합하면 군사혁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한다. 게다가   '특수군사작전' 수행으로 광범위하고 다양한 전투 경험이 공개적으로 논의되면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견해가 나오고 있다. 이는 미래의 전장에서 벌어질 전투의 새로운 경향과 본질을 설명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기인한다. 이토록 짧은 기간(사실상 실시간의)에 일어나는 전투 과정의 본질과 내용을 객관적인 평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때문에 연구자들은 전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재래식, 또는 최신 전투 수단의 역할과 위치의 관계에서 가장 보편적인 변화와 이것이 다양한 전투 임무를 해결하는데 기여하는 방식을 구별하고 설명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다음과 같은 사항은 특히 흥미롭다. 전차 부대는 제병협동전투(작전)의 핵심 타격 요소로서의 위치가 흔들리지 않을 것 처럼 보였지만 이제는 이것을 확신할 수 없다. 작전에서 전차를 운용한 경험에 관해서 여러 전문가들이 다양한 결론을 내놓고 있다. '투명한' 전장 상황에서 전차는 전혀 신뢰할 수 없으며 적이 보유한 다양한 무기(지뢰, 포병, 무인기)에 전차가 매우 취약하다는 주장부터 기술적으로 향상된 최신형 전차가 필요하며, 제병협동전투를 준비하고 수행하는새로운 조건하에서  새로운 전차 운용 방법을 개발하고 실증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동시에 요새화된 적 방어선을 전차 부대를 집중해서 돌파하는 전통적인 개념은 완전히 부적절하다는 결론도 내려졌다. 물론 미래의 전투 체계에서 전차가 차지할 위치는 시간과 전장 환경의 변화에 달려있겠지만, 한세기 동안 '전통적'이었던 적극적인 전차 운용 방식이 큰 변화에 직면했다고 말 할 수 있다.

 그리하여 전차의 공격으로 적 부대를 돌파하는 신속하고 기동적인 전투 작전 대신, 지상군 부대들은 장기간의 진지전을 수행하게 되었다. 적이 공들여 구축한 요새 지대를 점령하는 작전과 도시를 해방하는 작전은 특수한 부대 운용 방식과 많은 노력과 자원을 필요로 하는 독립적인 작전이 되었다. 시가전은 매우 복잡하고 공격측은 큰 손실을 입는다. 전통적인 작전술적 공세의 기본 교리(가장 가까운 목표와 차후 목표를 4-5일의 기간에 점령하는 등)는 더이상 적용되지 못하며 앞으로 한동안 그러할 것이다. 만약 3~4개의 제병협동군과 전차군이 공군과 해군의 지원을 받으며 대규모의 공세를 펼쳤다면 특수군사작전의 목표를 보다 일찍, 그리고 확실하게 달성하고 교전 상태를 끝냈을 것이다. 작전술의 원칙을 따랐다면 모든 병과와 병종의 화력을 사용해 3~4일안에 공세 방향의 적을 모두 소멸하고 당당하게 우크라이나 서부 국경에 도달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완전히 다른 성격의 작전으로 양측 모두 큰 인명 피해를 입었을 것이며, 광범위하고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을 것이다.

 포병은 전술 및 작전술 차원에서 주된 파괴 수단으로서의 지위를 확인했고, 정찰용 무인기를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정밀유도탄약 사용이 늘어나면서 그 지위가 더욱 강화됐다. 특수군사작전 지역에서 신형 크라스노폴 유도포탄을 사용하면서 포병의 효율성이 크게 향상됐다. 20세기에 개발된 크라스노폴 유도포탄은 신형 레이저 유도 체계를 통합해 새로운 쓰임새를 얻었다. 개량된 크라스노폴 유도포탄은 이동하는 목표에 대해서도 80%의 명중율을 보장한다. 이와 같은 유도포탄은 D-20 곡사포와 므스타-B 곡사포, 아카치야 자주포, 므스타-S 자주포(개량형 포함), 칼리챠-SV 자주포, 말바 자주포  등이 사용한다. 포병부대가 표적 식별 능력을 획득함으로서 포병은 새로운 수준에 도달했다. 특정한 화력 임무에서 모든 단계의 적 화력 자산을 신속하게 정찰하고, 이를 통합 목표 배분 체계에 통합하는 능력이다. 필요한 데이터를 전송하는 체계만 갖춰지면 화력 임무를 거의 실시간으로 수행하고 목표 식별에서 교전에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 할 수 있다. 게다가 적의 화력 교전 체계가 가진 새로운 능력은 필요할 경우 여러가지 형식의 정찰 및 화력 장비, 그리고 다양한 유형의 부대들을 단일한 정찰 및 화력 모듈로 통합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무기가 지정된 목표와 교전하도록 보장할 수 있는 능력을 크게 향상시킨다.

 극초음속무기를 포함한 고정밀 무기 체계도 광범위하게 사용됐다. 이스칸데르, 칼리브르, 킨잘, 그리고 다양한 공중발사, 그리고 해상발사 순항미사일 등으로 방산업체와 같은 우크라이나의 핵심 군사 인프라를 정밀하게 타격했다. 이른바 정밀 무기를 이용한 대량보복은 우크라이나를 비무장화하는 임무에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2022년 3월 9일 흐멜니츠키주(Хмельницька область) 스타로코스탼티니우(Старокостянтинів)에 있던 우크라이나군과 나토군의 지휘통제통신센터는 킨잘 극초음속미사일에 공격받았다. 푸틴 대통령이 2018년 대국민 담화에서 새로 개발하는 사르마트 미사일과 지르콘 미사일에 관해 이야기 했을때 서방은 이를 사전선거운동이라고 비웃었다. 또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은 2017년 12월에 실전 시험을 했다.

 '특수군사작전'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양상은 방공무기체계가 유인항공기에 우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이는 군사전문가들조차 예측하지 못한 현상이었을뿐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는 수십년간 지속되어온 항공기의 폭격이 방공무기체계에 우위를 보이던 경향이 완전히 역전된 것이다.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전장에서 도전받지 않던 유인 항공기의 우위도 끝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된다면 작전술과 전술 차원에서 공군력을 운용하는 근본적인 기반 자체가 본질적으로 바뀔 수 밖에 없다.

 무인기의 발전과 정찰, 타격, 전자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운용하는 것은 진정한 혁명적 발전이다.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쪽 모두에게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군은 2024년 2월 초 무인기 운용인력을 훈련시키고 전투에 투입할 인력과 수단을 군의 독립된 병종으로 만들었다. 소형 무인기가 대규모로 운용되고 그 규모도 갈수록 늘어나면서 전장은 '완전히' 투명한 상태가 되었고, 부대 뿐만이 아니라 장갑차 한대, 병사 한명 조차 들키지 않고 움직일 수 없다. 소형 무인기 집단에 단독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공무기체계는 없다. 소형 무인기 집단에 대응하려면 전자전을 비롯한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모두 사용해야 한다.

 러시아군이 다양한 종류의 무인기를 대규모로 운용한 것은 우크라이나군에게 진정한 재앙이었다. 가장 중요한 기종으로는 란셋 무인기와 10여종에 달하는 파생형이다. 란셋은 전차, 보병전투차, 병력수송장갑차, 야포 등의 기갑장비와 고정 목표물에 큰 위력을 발휘했다. 란셋1과 란셋3 무인기는 시리아에서 실전 시험을 거친뒤 여러 차례 개량을 했다. 란셋은 지형 지도를 탑재해 위성 통신에 의존하지 않기때문에 전자전으로 교란하기가 어렵다. 또한 레이저에 대한 방어가 가능하며 폴리머 복합재로 만들어져 방공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으며, 유도체계도 갖추고 있다. 공격용 무인기는 전차와 보병전투차가 가장 취약한 상면을 타격한다. 공격용 무인기가 사용하는 탄은 장갑차량의 정면과 측면 장갑을 관통하기 어렵다. 약 50여년전 미국은 "몰려오는 소련 전차"들을 상대하기 위해 '어설트 브레이커(Assault Breaker)' 정찰타격체계(Reconnaissance and Strike System)을 개발했는데, 이 무기체계는 장갑 목표물을 탑재한 탄약으로 정밀 타격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현대 무인기의 시초격이다.) 우연히도 수년전 새로운 기술 환경을 바탕으로 이 계획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

 현재 러시아 국내의 군산복합체는 란셋 무인기와 그 파생형을 대량 생산하고 있다. 오부호프(Обухов) 공장 한곳만 해도 3교대 근무로 1달에 3,000여대의 란셋 무인기를 생산한다. 또한 이란의 샤헤드-136 무인기를 기반으로 신형 추진 체계와 재밍 방어능력을 가진 게란-2 무인기의 대량 생산도 시작되었다. 전술 차원의 전투 임무를 수행하는데 소형무인기의 역할과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므로 적 무인기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무기체계를 개발하고 러시아군의 무인기 전력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포병 전력을 강화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경제적, 정치적 문제는 대구경 포병 탄약이 매우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다. 현재 러시아의 군산복합체는 포병 탄약 생산을 늘리는 문제를 극복하는데 있어 우크라이나 보다 훨씬 성공적이며 전선에 배치한 포병 무기의 숫자도 더 많아서 우크라이나군 보다 화력면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특수군사작전' 2년차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우크라이나군의 포병 탄약은 거의 다 고갈됐으며 나토 국가들의 탄약창도 고갈되기 직전이다. 또 유럽과 미국은 다시 탄약을 생산하면서 자원, 예산, 기타 경제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래에도 대구경 포탄 수요가 유지될 지 확실한 보장이 없어서 생산량을 급격히 늘리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대구경 포탄 생산을 늘리려는 미미한 시도가 있기는 하다. 특히 독일의 숄츠 총리는 새로운 포탄 공장을 건설하는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또 미국은 2025년까지 연간 포탄 생산량을 120만발로 늘릴 계획이다.  이에 비해 러시아의 군산복합체는 1년에 대구경 포탄 450만발을 생산할 수 있다.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약속한 1백만발의 포탄 중 고작 30만발만 보내졌다. 물류 및 재정 문제로 나머지 포탄을 보내는게 지연되고 있다. 그결과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에 비해 10배 이상의 우위를 가지고 있다. 

 무인기를 대규모로 운용하는 현상은 극히 소수의 전문가만이 예측했다. 우리는 무인기의 대규모 운영으로 인해 공격 무기의 가격과 타격할 목표물의 가격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경향이 나타났고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가장 최첨단의 무기 체계가 단순하고 저렴한 무인기, 또는 무인기를 포함한 복합 타격 체계에 효과적으로 공격받고 있다. 이러한 경향이 초래한 현상은 육해공 모든 분야의 전투의 물질적 환경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만약 이런 현상을 초래하는 조건이 계속 유지된다면 서방 진영의 군대가 압도적인 기술적 우위로 '원주민' 군대를 압도하는 식민주의 전쟁은 종말을 맞을 것이다. 아주 가까운 미래에는 저항하는 민중과 정부를 '직접 상대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도륙하는 행위도 과거의 일이 될 것이다. 또한, 재래식 무기체계 전체의 상성관계가 무너지고 무기체계와 이를 운용하는 플랫의 비용과 효율성의 새로운 균형점을 찾게 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악명높은 현대적  '포함 외교'의 주된 수단인 미국의 공군력과 나토 국가들이 보유한 소수의 항공모함은 애물단지로 전락할 것이다.

 심오하고 복잡한 국제 정치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우크라이나 정권을 무장해제하고 탈나치화하려는 '특수군사작전'의 복잡성과 다면적인 성격은 군사술의 발전에 있어 수많은 경향을 만들어내고 있다. 미래의 전쟁과 분쟁에서 이런 새로운 경향들은 더욱 강화되고 계속해서 지배적인 영향력을 끼칠것이다. '특수군사작전'에서 매우 두드러졌으나 영향력은 끼치지 못할 다른 경향들은 앞으로 사후 분석의 대상으로만 남을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가장 일반적인 경향들과 비교했을때, 무력 충돌의 결과가 통신 환경에 따라 전적으로 좌우되는 경향은 앞으로도 계속 중요하고, 그 중요성도 커질 것이다. 스타링크 시스템은 이런 경향을 보여주는 시초격이라 할 수 있다. 스타링크 시스템 처럼 신속하고 고도로 조직화된 데이터 전송 시스템이 없으면 무기 체계 개발, 미래 전쟁에서 군사 조직 및 기타 조직을 운용하는 방식을 발전 시킬 수 없다. 군사작전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데 있어 통신 체계는 너무나 중요하므로 통신 장비를 다양화하고 적의 강력한 방해공작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예비 장비, 정비 수단, 복구 수단을 갖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특수군사작전'을 준비하고 수행하는데 관한 세부적인 사항을 통해 앞으로의 전망, 성과, 영향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특수군사작전'의 공식적인 최종 목표는 우크라이나 정권을 비군사화하고 탈나치화하는 것이며, 이 목표는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서방은 우크라이나를 이용해 "러시아를 전략적으로 패배"시키려는 그들의 소망을 현실화하려 한다. 동시에 원래 러시아를 봉쇄하는 목표의 명분으로 내걸었던 것을 최근에 바꾸는 점이 주목된다. 이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무찌르지 못하게 막는다." "우크라이나가 패배하지 못하게 한다.", 또 우크라이나가 패배한다면 세계의 자원을 식민주의적으로 재분배하면서 재정적, 경제적 번영을 유지하는 "서구 문명"의 존속에 치명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명분을 주로 말하고 있다.

 단합된 서방의 지원을 받는 강력한 군대를 가진 우크라이나를 비군사화하고 탈나치화하려면 우크라이나 정권을 완전히 항복시키고 말살해야한다. 비군사화는 전쟁을 포기하게 하고, 무장을 해제하고 추후에도 무기 획득과 생산을 금지시키고, 요새와 군사시설을 해체시키고 군대를 보유할 가능성을 없애는 것이다. 지금의 우크라이나 정권은 비군사화에 자발적으로 동의하지 않을 것이므로 우크라이나 군대를 철저하게 패배시켜야 비군사화가 가능하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정부는 법적으로 러시아와 어떠한 협상도 할 수 없게 제약을 걸었으며, 지금까지 이루어졌던 합의도 서방의 요구로 취소됐다. 또 한편으로 어떠한 서방의 정부 기관을 배제하고 우크라이나 정권과 타협을 이룬다 하더라도 그 결과를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없다. 그러한 대표적인 사례가 민스크 합의다. 서방의 협상 대상국들은 나중에 협상 과정의 진정한 목표는 우크라이나가 서방에서 피할수 없다고 간주하는 러시아와의 군사적 대결을 보다 효과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버는 것이라고 하면서 협상 자체가 거짓이었음을 드러냈다. 나토가 동쪽으로 더 팽창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명시한 것, 우크라이나가 1991년 소련에서 분리독립할 당시 헌법에서 중립국 지위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도록 명시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터커 칼슨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비나치화란 신나치즘 운동을 금지하고 생활 속에서 나치 사상과 행동을 버리지 않고 지키려 하는 사람들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 문제는 본질적으로 현재의 우크라이나 정권을 무조건 교체하고 입법부 단위의 국가 기관에 해결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정권은 권력을 잃을때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있으므로 평화적인 문제 해결 방법을 모두 거부하고 끝까지 권력을 움켜쥐려 할 것이다. 또한 서방도 우크라이나의 내부 자원이 완전히 바닥날때까지 지원을 계속할 것이다. 그러니 러시아에게는 한가지 선택지 밖에 없다. '특수군사작전'의 목표를 단호하게 달성해야 한다. 우리 필자들은 '특수군사작전'의 핵심 결과는 필연적으로 나치즘 부활의 근원이며, 한치의 영토만 남아있더라도 러시아의 국가 안보에 철저한 위협이 되는 우크라이나라는 국가를 철저하게 말살하는 것이라고 본다. 우크라이나 국가의 말살은 각 지역의 역사적 기원과 국민들의 민족 구성에 따른 우크라이나 국토 분할로 이어질 것이다.

 전선에서 결정적인 변화가 없는, 전문가들이 뚜렷한 발전이 없는 일종의 교착상태라고 해석하는 이상 이 분쟁은 몇년 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군이 숫적으로 우세하고 (서방의 군사 및 기술 원조를 받아 특히 첩보 및 정보에서 기술적 우위를 가진) 현재의 병력 비를 고려하면 '특수군사작전' 목표를 신속하게 달성하는 건 비현실적이다. 틀림없이 서방은 앞으로 전쟁을 확대하려 할 것이다. 확전의 다음 단계는 이미 유럽의 군사, 정치 지도자들이 공공연히 발표하고 논의한 바와 같이 F-16, 타우루스 미사일 같은 장거리 타격 수단을 지원하는 것이리라 본다. 유럽연합은 물론 미국도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재정을 지원하려는 다양한 방안을 고안하고 실행하려 한다. 나토군을 우크라이나에 직접 배치하는 방안(프랑스는 유럽 국가의 연합군을 결성해 이를 준비하려는 의도가 있다.) 나토 주요 국가들이 무기와 군용장비를 생산하는 기업들에게 금융 및 경제, 기타 다양한 우대 조치를 통해 군산복합체를 강화하려는 시도, 러시아의 종심 깊이 위치한 중요한 전략 시설을 파괴하려는 계획 등이 공공연하게, 그리고 치밀하게 조율되어 공개되고 있다.

 서방의 전략가들은 이제 공공연히 이번 분쟁에 핵무기가 사용될 가능성을 논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영내에서 전술핵을 사용할 가능성 뿐만아니라 나토 회원국 중 하나(아마도 러시아를 전략적으로 패배시키기 위해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국가)에 대한 선제 타격을 감행할 가능성까지 논의하고 있다. 이런 추측을 하는 이유는 러시아 지도층과 러시아 국민을 협박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다. 하지만 서방에서 이런 논의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우려스러운 일이다. 서방 국가들이 꾸준하고 일관되게 확전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아직까지 적의 도발에 대해 대응하지 않은 러시아의 군사-정치 지도자들의 입장은 명백히 비대칭적이다. 서방은 이 분쟁에 말려드는 길을 걷고 있다. 방탄모, 의료장비 등의 개인보호장구류 같은 인도주의적 지원으로 시작해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장거리 무기 공급과 같은 노골적인 개입, 유럽에게 전적으로 파괴적인 러시아와의 완전한 경제적 단절과 중국과의 부분적인 단절, 군사-정치 영역에서 우크라이나와 서방 정보 기관의 직접적인 테러행위(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파괴와 같은)에 대한 노골적인 지원등이다.

 현재까지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은 2022년 2월 24일 이후 러시아에 적용한 군사적, 정치적, 경제적 조치에 대해 단 한번의 대응도 받지 않았다. 서방 동맹은 '확전 경쟁'에서 러시아에 대해 8-10 단계 앞서나가면서 무기고가 바닥나고 있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러시아 지도부가 이토록 자제하는 진짜 이유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한가지 짐작되는 것은 러시아가 이렇게 자제함으로서 서방을 포함한 전 세계에 러시아가 정의, 휴머니즘, 그리고 식민주의 엘리트 집단만이 아닌 전 인류가 공평한 발전을 이룩해야 한다는 원칙을 견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러시아가 서방에 대응 조치를 많이 취하지 않는 이유는 서방 동맹국 뿐만 아니라 그들의 우두머리인 미국을 은유적인 "군사-정치적 싸움"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라고 여겨진다. 마치 우크라이나 해군보병대가 정예 부대들을 꾸준하고 체계적으로 도살장에 밀어넣게 하는 것 처럼 말이다. 타당한 평가인지 확신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수준의 정보만으로 판단할때 갈수록 쇠락하는 유럽 경제가 제살을 깎아먹는 과정이 진행중이며 점차 가속화되는 것이 확실하다. 서방 국가 중에서는 미국 경제만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이유는 정상적인 사회 경제의 발전 법칙에 따른 것이 아니라 주로 국방비를 과도하게 지출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동맹국의 경제를 뜯어먹기 때문이다.

 또한 2년간 '특수군사작전'을 치르면서도 러시아는 아직 사용하지 않은 수단들이 남아있으며, 장소와 시간, 적에게 끼칠 영향력을 선택할 수 있는 뚜렷한 우위를 가지고 있다. 러시아가 대립을 더 격화하기 위해 고를 수 있는 첫번째 수단은 러시아 영토내의 시설과 민간인을 공격하는 부대와 무기체계를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미국과 나토 국가들의 첩보 및 정보 자산을 목표로 삼는 것이다. 탐지와 목표물 지정, 목표에 무기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고정밀 무기 체계의 직접 통제하는 것이 서방 군사전문가들의 참여하에 이루어지고 있으니 이 문제를 첫 번째로, 최우선 순위에 두 해결해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서방이 "방관자"인척 한발 빠져있는 편안한 상태에 있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영토 깊은 곳을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해도 감소시킬 수 는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의 민간 목표를 타격하는 빈도가 크게 늘어나면서 민간인 피해가 증가하고 있으며 중요한 후방의 정부 및 군사 시설이 파괴되고 있어 민감한 정치적, 선전적 요소가 되어 양측의 대중 여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서방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강력한 적을 맞아 군사적 대결이 장기화되면서 비극적이지만 인력 자원을 포함한 러시아의 국부를 대규모로 사용하는 등 거대한 러시아의 국방 잠재력을 끌어낼 수 밖에 없게 되었는데, 이는 사회경제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밖에 없다. 전장의 상황을 고려하면 '특수군사작전' 전선에 배치된 러시아군의 전투력이 확고한 우위를 달성하고 전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결정적인 행동을 취할 필요가 있다.

 신뢰할 수 없는 서방과 협상을 해서 분쟁을 외교적으로 해결하겠다는 희망은 부질없다.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있는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끝내겠다고 발언한 것은 그냥 선거운동 구호라고 봐야 한다. 서방의 이익을 위한 슬라브인의 싸움은 더 커지고 서방은 계속 후원할 것이다. 서방 엘리트 집단의 자질은 아주 저급하며 정치적으로 매우 편향되어 있어 동등한 입장에서 상호간에 이익이 되는 대화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게다가 서방 엘리트들은 자국의 이익을 희생하면서까지 미국을 기쁘게 하고 미국의 의도를 이행하려는 억제할 수 없는 욕망을 가지고 있어서 유럽연합과 나토가맹국의 대중들은 그들의 지도자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리고 있다. 서방 정치인들은 우크라이나의 전쟁터에 정치적 자산을 모두 걸어놓았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우크라이나가 "비참한 최후를 맞을때 까지" 원조를 해야한다는 주장을 반복할 수 밖에 없다.

 서방 엘리트들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면서 전세계에 그들의 제국주의적 본질을 드러냈으며 문명간의 충돌을 계속할 것임을 확인해 주었다. 따라서 현재 서방 지도자들은 그들의 예외적인 존재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으며 가장 냉소적인 표현 조차 피하지 않고 있다.(주제프 보렐[Josep Borrell, 당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유럽은 정원이다. 우리는 정원을 만들었다. 모든 것이 작동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지금껏 인류가 만들어낸 체제 중에서 정치적 자유, 경제적 번영, 사회적 통합이 가장 이상적으로 결합했다. 나머지 세계, 세계의 다른 대부분의 국가들은 정글이다. 정글이 정원을 침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블링컨[Antony Blinken] 미국 국무장관은 "전반적으로 우리는 자발적인 동맹과 협력에 기반한 강력한 네트워크라는 상대적인 이점을 가지고 있다. 만약 국제적인 체제라는 식탁에 앉지 못한다면 메뉴판에 올라가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사실상 서방의 모든 지배 엘리트들이 이런 성향을 드러내고 있으니 (최소한 지금의 정치 체제하에서) 서방의 대표들과 건설적인 접촉을 하겠다는건 허망한 일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러시아의 국가적 안보를 강화하는 목표를 이룩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공개적으로 선언한 목표를 완전히 달성하여 '특수군사작전'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지난 2년간 우크라이나에서 '특수군사작전'을 수행하면서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근본적인 상황이 러시아군에 유리하게 바뀌었다. 우크라이나의 '하계공세'는 실패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막대한 군사장비와 병력을 잃었다. 서방의 무기와 군사장비 지원에도 불구하고 전황에는 이렇다 할 영향이 없었다. 러시아 국내의 군산복합체가 모든 종류의 군사장비, 무기, 탄약 생산을 늘리면서 소모전을 하는 것도 유리하다. 정찰, 지휘, 통신, 전자전, 무인무기체계, 정밀유도무기, 기타 무기 체계도 많이 개발되어 전장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특수군사작전'의 목표를 완전히 달성하려면 국가와 사회의 조화로운 발전하에 군사, 정치, 경제적 도전을 골고루 해결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러시아가 전쟁은 이겨도 평화를 얻지 못했던 저주를  무슨 일이 있어도 벗어나야 한다. 우리가 역사적으로 경험한 것에서 배워야 할 때이다.

2020년 2월 2일 일요일

[번역글] 독일은 군대를 더 키우고 강화해야 한다


블룸버그의 오피니언란에 재미있는 글이 실렸네요. 엉망진창인 독일의 안보상황에 우려하는 독일인이 외국 매체를 통해 자국의 현실을 질타하는 내용입니다. 위기의식을 느끼는 사람들이 이런 주장을 계속하고는 있으나 독일연방군이 회복되려면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군요.





독일은 군대를 더 키우고 강화해야 한다


안드레아스 클루트(Andreas Kluth)


최근 독일 기갑차량 승무원들은 폴크스바겐의 미니버스로 훈련을 하고 있다. 푸마 장갑차 4대 중 3대는 정비 중이기 때문이다. 하염없이 정비 받을 날 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는게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 원인은 부조리하기 짝이 없는 관료주의에 있다. 독일군은 배낭, 방탄복, 방탄모, 모자 같은 군장류를 보급받는데 수년이 걸린다. 군대 정원은 20,000명 가까이 미달이다. 청년들이 군대에 가고 싶어하질 않기 때문이다. 장교들은 입대 기준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고 불평하고 있다. 신병들은 날이 갈수록 뚱뚱해지고, 허약해지고, 멍청해지고 있다.”

이 이야기는 독일 연방의회가 임명한 감찰관 한스 페터 바르텔스(Hans-Peter Bartels)가 독일연방군을 조사한 결과이다. 바르텔스는 충격적인 결론을 내렸다.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면 현재의 독일연방군은 나토와 서방 동맹국의 통합방위에 충분히 기여할 수 없다.

사실 독일의 동맹국들은, 동쪽의 폴란드부터 서쪽의 미국에 이르기 까지 이 문제점을 오래전부터 잘 알고 있었고 비판을 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를 지적한 방식은 외교적으로 부적합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전임 미국 대통령들도 이 문제를 지적해왔다. 조지 부시 대통령도 독일 정부에게 이 문제를 두고 격렬하게 비판했었다. 이들은 독일이 더 이상 무임승차를 해서는 안되며 국방비 투자를 감축해서도 안되고, 공동의 임무에 있어서 책임을 경감하려고 해서도 안된다고 말해왔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독일 정부는 동맹국들의 비판을 정중하게 듣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2014년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침공했을 때 많은 독일 관료들이 독일은 국제적으로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해 말 웨일즈에서 열린 나토 회담에서 메르켈 총리는 다른 동맹국 정상들과 함께 10년 내로 국방비를 최소 GDP2%으로 증액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독일 정부는 이때 한 약속을 지키려는 의지가 없어 보인다. 바르텔스는 베를린의 어느 누구도 진지하게 국방비를 GDP2%로 증액할 생각이 없는듯 하다.”고 지적했다. 사실 독일 정부는 냉전이 끝난 뒤 크게 삭감했던 국방비를 다시 증액하기 시작했다. 밑바닥에서부터 말이다. 액수만 놓고 보면 작년 독일의 국방비는 432억 유로(476억 달러)였다.(사실 불합리한 관료주의 때문에 이걸 다 쓰지도 못했다.) 올해에는 451억 달러가 될 것이다. 또한 추가로 예산을 더 증액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바르텔스는 이정도 규모로는 국방비를 2024년까지 GDP1.5% 수준으로 증액한다는 인색한 목표조차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제2차세계대전 전후의 독일 문화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미국 국내선을 탔을 때 기장이 하는 방송을 들었다. 군인이 탔다고 하자 기내의 모든 승객이 열렬하게 박수를 쳤다. 독일은 그 반대다. 2차세계대전이 끝나고 10년뒤인 1955년 서독이 군대를 새로 만들었을 때 군인들이 군복을 입고 외출을 했다가 시비를 걸리는 일이 종종 있었다. 독일인들은 세계대전을 두번이나 일으켰다는 죄책감으로 인한 트라우마 때문에 반전, 반군사적인 정체성을 가지려고 했다.

이러한 과거사에 대한 반응은 이해할 수 있는 것 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이러한 반응은 좀 괴상한 자부심으로 변질되었다. 오늘날 독일인은 전쟁을 하지 않고 무역을 하지 않는다라는 말은 절대적인 기도문 처럼 되어버렸다. 독일은 사실상 자국의 국방과 국제질서에서 져야 할 정치적 부담을 미국에게 외주를 줘버렸다. 미국 만큼은 아니지만 프랑스와 영국도 독일의 부담을 나눠지고 있다. 그러면서 많은 독일인들, 특히 좌파 정치인들은 기고만장하여 독일의 동맹국들이 전쟁광이라는 훈계나 늘어놓고 있다. 그러면서 독일은 경제 강국의 지위를 유지하며 국제질서를 악용하고 있다.

독일 정계 지도자들 중 일부는 이런 구조를 더 이상 지속할 수 없음을 알고 있다. 2010년에 독일 연방 대통령 호르스트 쾰러(Horst Koehler)는 독일이 무역로 보호와 같은 국익을 지키기 위해 더 많은 해외파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시 격렬한 비난이 확산되었고 그야말로 히스테리 적이었다. 쾰러 대통령은 사임할 수 밖에 없었다. 더 강한 군대가 필요하다고 하면 독일 정계에서 매장당한다는 것을 많은 정치인들이 알게 되었다.

이래서는 안된다. 세계는 위험한 곳이다. 나토는 수많은 위협에 직면해 있다. 그리고 유럽통합군은 그저 공허한 꿈에 불과하다. 유럽의 가장 큰 위협은 여전히 러시아이다. 스웨덴 국방부의 연구자들은 러시아가 지난 10년간 군사력을 강화했으며 하이브리드 전쟁과 재래식 군사력, 그리고 신형 미사일 배치를 통한 핵무기 위협 등으로 유럽을 무찌르거나 협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누가 독일 국민들에게 이것을 말할 것인가? 하나는 메르켈의 뒤를 이어 연방 총리가 될 것으로 꼽히는 후보 중 한명인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국방장관이다. 크람프-카렌바우어 국방장관은 독일군이 주도하는 시리아 파병을 주창하기도 했으며 아프리카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는 프랑스와 더욱 긴밀히 협력할 것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크람프-카렌바우어 국방장관이 이런 주장을 할 때 마다 대중적 지지도는 폭락했다. 

결국 남는 것은 메르켈 뿐이다. 메르켈은 총리 연임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밝혀서 레임덕 상태가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대중의 신망이 높으며 믿을 수 있는 인물이다. 메르켈 총리는 14년간 집권하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같은  수많은 위기를 거쳐왔다. 지금 그녀는 리비아 내전을 비롯한 다른 분쟁들을 중재하려는 중이다. 그리고 미국이 유럽 평화를 보증하는 역할에서 발을 빼려는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제 메르켈에게 남은 기간은 2년 뿐이다. 메르켈은 남은 재임 기간 동안 독일 국민들이 군대에 대한 생각을 바꾸도록 촉구하는 역사적인 논쟁을 시작해야 한다.

2018년 1월 13일 토요일

[번역글] 지금이라도 대북 선제타격을 해야 한다

생각난 김에 대북선제공격을 지지하는 칼럼을 하나 더 번역해 봅니다.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론은 대부분 한국이 희생되더라도 미국이 직접 타격을 받는 위협에 처하기 전에 행동을 해야 한다는 논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작년 12월 미해군사관학교 기관지 Proceedings에 실린 미해군 예비역 대령 애덤스의 글도 이런 논리를 바탕에 깔고 있습니다. 애덤스는 현역시절 SSN-763, SSGN-729B의 함장을 지냈으며, 7함대 사령부에서 작전기획을 담당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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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앨런 애덤스

북한이 핵미사일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능력은 날이 갈 수록 강화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미국을 시험하지 말라고 경고했다.i) 그는 과거 북한의 도발에 대해 화염과 분노라는 말로 경고한 바 있었기에 한국 국회에서의 연설은 많은 외교정책 관계자들을 불안하게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북핵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으로 인해 미국이 북한에 대해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선제 공격을 준비한다는 견해가 확산되고 있다.ii) 하지만 북한의 적대 행위를 미리 막지 못한다면 그 결과도 파괴적이기는 마찬가지다.


합리적인 행위자가 있어야 억제가 가능하다

많은 군 수뇌부와 외교 전문가들은 미국이 북한을 선제공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iii) 이들은 미국의 대북군사행동이 한반도에 파멸적인 전쟁을 불러오고 중국과의 군사적 대립을 격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이 내세우는 대안은 미국 정부가 중국으로 하여금 오랜 동맹국인 북한을 자제하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라는 것이다. 외교적 노력이 실패할 경우 합리적인 대안은 미국이 소련에 대해 했던 것 처럼 억제 정책을 쓰라고 주장한다. 이 전문가들은 미국이 북한의 핵폭탄에 위협을 받으며 살아가라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을 억제할 수 있느냐는 핵심적인 문제지만 아무도 그 답을 모른다. 문제는 미국이 외교적 해법을 고수해야 한다고 하는 전문가들이 김정은이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주장한다는 점이다.iv) 이들은 자신들이 주장하는 억제에 대한 정치학 이론의 기반을 잊어버린 모양이다. 저명한 하버드대의 교수 그레이엄 앨리슨은 결정의 엣센스(Essence of Decision)라는 저서에서 억제 전략이 성공하려면 합리적인 정책 결정자들이 존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앨리슨의 이론은 항상 옳았다. 미국의 대북정책의 성패여부는 거의 전적으로 북한 정권의 합리성 여부에 달려있다.

외교적 해결책을 통해 북한의 적대 행위를 억제하자고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북한 정부가 비이성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앨리슨과 다른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합리적이라고 하지만 이 또한 모순적이다.v) 앨리슨은 만약 북한에 국지적인 타격을 가할 경우 김정은은 즉히 한반도에서 자살적인 전쟁을 감행할 것이라고 주장한다미국에게 군사적으로 맞서는건 합리적인 대응이 아니다.

사실 김정은이 정신나간 뚱보 꼬마’vi)인지 아니면 북한 지배집단이 생각하는 북한의 국익을 위해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행위자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이 둘 사이의 차이는 결정적이다. 김정은이 어떤 인간인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북한의 도발 행위의 본질을 파악하려면 북한에 대해 국지적인 군사행동을 취한 뒤 그 대응 방식을 보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북한이 도발을 반복하지 못하게 하자

지난 수십년간 북한의 도발에 대해 약한 반응만 했기 때문에 북한이라는 수수께끼를 이해하는게 갈수록 어려워졌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외교 및 경제적인 채찍과 당근으로 대응하는 동안 북한 정권은 갈수록 공격적이 되었다. 북한을 국지적으로 타격한다면 북한의 핵 개발을 방해하는 한편 북한의 적대 행위에 대한 미국의 인내심이 어디까지 인지 알려줄 수 있을 것이다.

1953년 휴전협정 체결이래 북한의 도발은 비슷한 방식으로 되풀이 되어왔다.

-진정성 없는 우호적인 제스쳐를 취함
-국제사회는 북한의 표리부동한 제스쳐를 거부함
-북한이 격렬하고 호전적인 위협을 함
-북한이 국지적으로 군사적 적대 행위를 함
-국제사회의 분노가 가라앉고 나면(간혹 국제사회가 북한에 양보할 때도 있음) 같은 방식으로 다시 도발을 계속함

최근 몇년새 북한의 도발 주기는 짧아졌으며 도발 행위도 더욱 호전적이되었다.(한국 해군 초계함 천안함 격침,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은 어떠한 도발을 하건 간에 미국이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하고 있다. 북한이 포격과 핵실험 같이 국지적인 적대행위를 한 뒤 호전적인 언동을 내뱉는 행동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은, 북한 정권이 미국의 예방 공격을 막으면서 내부적으로 반미감정을 선동해 정권의 내적 정당성을 확보하려 한다는 것이다.

김정은의 호전적인 행동은 합리적일 뿐 아니라 효율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북한은 미국이 군사 행동을 취할 경우 한반도에 전면전이 발발한다는 신화를 계속 퍼트리면서 미국의 행동을 저지하는 한편 핵폭탄과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왔다.

이제 미국은 그 방법이 합리적이건 아니건 간에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을 중단시킬 전략을 짜야 한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북한 정권이 이런 저런 지연 전술을 통해 시간을 벌고 이를 통해 그들의 오랜 염원을 달성할 수 있다는 생각을 못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vii)

키신저도 다른 전문가들과 마찬가지로 중국을 통한 문제 해결을 추구한다. 유감스럽게도 중국은 북한을 억제할 생각이 없거나 또는 그럴 능력이 없는 듯 하다. 또한 중국은 미국과 북한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후원을 그만둘 의도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이 북한을 국지적으로 타격할 경우 중국이 미국과 전쟁을 할 것이라고도 볼 수 없다.

앨리슨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북한을 공격할 경우 미국과 중국이 투키디데스의 덫에 걸릴 것이라고 주장한다. 즉 새롭게 부상하는 강국이 기존의 패권국을 몰아내기 위해 전쟁을 한다는 주장이다.viii) 하지만 중국은 매우 신중하며 미국과 군사적으로 대결할 능력이 없음을 잘 알고 있다. 그러니 미국이 북한을 국지적으로 타격한다고 해서 중국이 쓸데없이 과민반응을 해 위기를 자초할 가능성은 낮다.

중국이 북한의 적대 행위를 제지하지도 못하고 북한의 급속한 핵개발 및 미사일 개발을 막지도 못했다는 사실은 이제 외교적 노력이 소용없음을 보여준다. 북한이 도발할 때 마다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상황만 악화되었다. 신중한 선제 타격을 감행해 최소한 부분적으로 나마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개발을 저지해야 할 시점이 왔다.


확전(Escalation)에서 긴장 완화(De-escalation)로의 이행

국지적인 타격은 북한의 특정한 도발에 초점을 맞춰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북한이 다음번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하려고 발사대에 올리는 순간 타격하면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선제타격을 감행하기 위해 동맹국, 특히 남한 및 일본과 신중하게 협의할 필요가 있다. 미리 준비한 전술 및 전략적인 계획에 따라 신중하게 선제타격을 감행한다면 확전을 막을 수 있다.

미국이 선제 타격을 감행할 경우 김정은도 마지못해 무력으로 대응할 생각을 할 수 있다. 김정은이 합리적이라면 선제 공격을 받아도 확전을 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확전을 하는 것은 불확실의 영역이다. 그러므로 북한이 사이버전을 펼치거나 2010년에 천안함을 격침했던 것 처럼 해상에서 적대행위를 취할 것에 대응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 선제 타격과 함께 북한의 보복에 대한 대응책을 사전에 준비한다면 미국의 확전에서 긴장 완화로 이행하는전략이 성공할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다. 미국의 선제 공격에 대한 북한의 대응은 그것이 합리적이건 비합리적이건 간에 미국과 동맹국이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취할 정책에 영향을 줄 것이다.

미국이 핵무장을 한 북한과 공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국지적인 타격을 지지해야 한다. 그들의 주장대로 김정은을 억제할 수 있다면 김정은은 미국의 공격으로 사상자가 발생하더라도 자신의 귀중한 정권을 지키는 쪽을 택할것이다. 북한이 국지적인 선제타격에 대응해 서울을 포격하고 전면전을 일으킬 정도로 비합리적이라면 차라리 때가 늦기 전에 공격하는 쪽이 낫다. 가까운 장래에 북한이 호놀눌루, 도쿄, 투먼을 타격할 수 있는 핵미사일로 무장하고 나서 전쟁을 하는 것 보다는 전장을 한반도로 국한할 수 있는 지금 전쟁을 하는게 덜 위험하지 않겠는가.


[i] Kevin Liptak, “Trump Tell North Korea: ‘Do Not Try Us,’” CNN Politics, 8 November 2017,www.cnn.com/2017/11/07/politics/president-donald-trump-south-korean-addr...
[ii] Sara Malm, “NATO Warns of ‘Devastating Consequences’ if Trump Carries Out a Military Intervention in North Korea,” 13 October 2017, DailyMail, www.dailymail.co.uk/news/article-4977850/NATO-warns-devastating-consequences-war-Korea.html
[iii] CDR George Capen, U.S. Navy (Ret.), “The United States Should Not Punch First in Korea,”Proceedings Today , 12 September 2017, www.usni.org/magazines/proceedings/2017-09/united-states-should-not-punc... .
[iv] Sandy Fitzgerald, “Former Joint Chiefs Mullen: Trump Rhetoric Limiting Options,” NewsMax, 13 August 2017, www.newsmax.com/Politics/muellen-trump-rhetoric-limits/2017/08/13/id/807... .
[v] Graham Allison, “Thinking the Unthinkable with North Korea,” The New York Times , 30 May 2017,www.nytimes.com/2017/05/30/opinion/north-korea-nuclear-crisis-donald-tru... .
[vi] Mallory Shelbourne, “McCain Calls North Korean Leader a ‘Crazy, Fat Kid,'” The Hill, 22 March 2017, thehill.com/blogs/blog-briefing-room/325338-mccain-calls-north-korean-leader-a-crazy-fat-kid.
[vii] Henry A. Kissinger, “How to Resolve North Korea,” The Wall Street Journal , 11 August 2017,www.wsj.com/articles/how-to-resolve-the-north-korea-crisis-1502489292 .
[viii] Graham Allison, “Can North Korea Drag the U.S. and China into War?” The Atlantic , 11 September 2017, www.theatlantic.com/international/archive/2017/09/north-korea-us-china/5... .

2018년 1월 11일 목요일

[번역글] 북한을 폭격할 때가 아니다

얼마전 올린 에드워드 러트웍의 기고문에 대한 반론이 여기 저기서 나오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러트웍의 글이 실렸던 포린 폴리시에 올라온 루벤 갈레고(Ruben Gallego)와 테드 루(Ted Lieu)의 반론을 소개합니다.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두고 미국 내에서 많은 논쟁이 이뤄지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상황 자체가 상당히 위협적이라고 봅니다. 미국내의 논쟁이 가능한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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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벤 갈레고, 테드 루
 
에드워드 러트웍은 얼마전 포린 폴리시에 기고한 글에서 핵을 보유한 북한과의 전쟁을 지지했다. 이건 잘못된 생각이다. 북한을 공격한다면 미국의 이익을 훼손하고 미국의 우방을 심각한 위험에 빠트릴 것이다.
 
우리만의 생각이 아니다. 작년 가을 우리는 국방부에 북한을 공격할 경우 발생할 위험성에 대한 평가를 요청했다. 국방부는 김정은이 보유한 핵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서는 지상군을 투입해야만 하고 인구 25백만명의 한국 수도권이 북한의 포병, 방사포, 탄도미사일의 사거리에 있다는 점을 덧붙였다. 이정도의 설명이 불충분하다면 의회조사국의 평가도 있다. 이에 따르면 전쟁이 시작될 경우 개전 초반에만 30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한다고 한다.
 
북한의 핵 시설을 타격하려 한다면 김정은은 고전적인 핵을 쓰지 않으면 지는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김정은도 핵 보복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 아니면 수천문의 방사포와 야포 등의 재래식 수단을 동원해 수만명의 미국인, 일본인, 한국 민간인과 연합군을 죽일 수 있다. 김정은이 어떻게 행동하건 간에 우리는 말 뿐인 승리를 얻는데 그칠 것이고 실질적으로는 패배한 것이나 다름이 없을 것이다. 핵 억지를 위한 여러가지 방법 중 진짜로 승리하는 것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러트웍은 서울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지하철역 등을 보강하자고 주장한다. 그는 대피소를 아무리 강화해 봐야 서울 시가지가 파괴되는걸 막지 못함을 모르는 모양이다. 대피소가 서울 시민은 물론 서울에 거주하는 미국인과 다른 국가 사람들로 북적이게 될 거라는 점도 생각을 않는 듯 하다. 재래식 전쟁이 시작되자 마자 서울이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된다는 점도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확전 상황으로 치닫는다면 중국이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 정부는 한반도의 평화는 물론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한국과의 사이에 완충지대를 유지하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 중국이 국익을 수호하기 위해 개입하도록 하는 짓은 현명하지 못하다.
 
우리는 북한을 군사적으로 타격하기 보다는 비군사적 수단을 사용하는 쪽이 현실적이고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정부는 이미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한 협상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위험한 정책과 선을 그었다. 이렇게 긴장을 완화하는 방식을 가능한 확대해 나가야 한다.
 
비군사적으로 성과를 거두려면 김정은 정권의 돈줄, 석유 공급원, 밀수 루트를 끊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합리적인 미국 외교관과 공무원들을 지원하고 힘을 실어줘야 한다. 북한 집권세력을 위해 돈세탁을 해 주는 중국 은행들을 공개해서 망신을 주고, 이들이 미국의 제재조치를 위반했다고 지명해 국제 금융 시스템에서 축출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리고 북한과 중국의 사이를 갈라놓는다면 김정은 정권도 그들의 목적 달성이 어려워 진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보다 중요한 일은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들의 국방력을 강화해 김정은 정권에 맞서 통일된 국제 전선을 형성하는 것이다. 우리의 동맹국들이 강력해야만 제재조치가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국제적인 공조 체제를 만드는 것이야 말로 진짜 외교적인 수완이 필요하다. 트럼프 정권은 아직 이에 필요한 외교적 수완을 보여주지 못했다.
 
핵심은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경우 불과 수일 만에 수십만명이 사망할 것이고, 전쟁이 끝날때 즈음에는 희생자가 수백만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의 우리 동맹국들을 고려해야 하며 미군은 북한 핵문제에 있어 보다 현명하고 신중한 접근 방법을 취해야 한다.

2017년 2월 27일 월요일

[번역글] Merkel and Whose Army?

폴더를 정리하다가 번역하려고  긁어놨다가 까맣게 잊어먹은 글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트럼프 당선 직후 멘붕해서 독일 찬양가를 부르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독일 연구자의 포린 폴리시 칼럼 “Merkel and Whose Army?”인데 내용이 하드 파워를 중시하는 제 취향에 딱 맞아 번역을 해 봅니다. 자국의 문제를 냉철하다 못해 시니컬하게 비판하는 점이 아주 좋습니다. 제목은 좀 의역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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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그런데 군대는?


한스 쿤드나니Hans Kundnani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독일에서 ‘엄마’라고 불린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선출된 직후 전 세계의 부정적인 반응을 고려하면, 조만간 다른 나라들도 메르켈을 그렇게 부를지 모른다. 트럼프가 미국이 “자유세계의 지도국” 역할을 그만둬야 한다는 뜻을 내비칠 수록 메르켈의 독일을 가장 유력한 대안이라고 보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메르켈 본인도 인정한 것 처럼 그런 생각은 말도 안된다. 메르켈은 지난 11월 20일 총리 4선에 도전하면서 한 연설에서도 이 생각을 밝힌 바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독일의 국력이 항상 유럽이라는 지역에 국한됐다는 점이다. 독일은 전 세계적 규모의 강대국이 아니며, 아시아에 있는 취약한 서방의 동맹국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러니 독일은 미국을 대신해 ‘자유 유럽의 지도국’ 정도나 될 수 있을까 싶다.


사실 독일은 ‘자유 유럽의 지도국’ 조차 버겁다. 만약 리더쉽이라는 단어를 순수하게 ‘도덕적 상징성’에 국한한다면 독일은 그 기준을 충족할 지 모른다. 물론 그러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리더쉽에는 냉전 이래로 다른 국가의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확고한 군사적 보장을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독일은 그럴 능력이 없다. 독일의 군사력은 최소한도의 수준인데다 독일인들은 그나마 가지고 있는 정치적, 문화적 국력 조차 발휘할 의지가 없다.
뉴욕 타임즈의 캐롤 지아코모는 미국 대선 직후 독일이 “나토에서 미국을 대신할 지 모른다”는 예측을 했다. 하지만 어떤 나라가 장갑차에 기관총 대신 검은색으로 칠한 나무막대기를 달고 다니는 나라에게 그 역할을 맡기려 들겠는가. 독일이 2014년 나토 훈련에서 그러지 않았던가.


그냥 단순히 독일과 미국의 국방비만 비교해도 답이 나온다. 2015년 기준으로  IISS의 통계를 보면 미국의 국방예산은 5975억 달러였다. 하지만 독일의 국방예산은 367억 달러로 미국의 12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독일의 국방예산은 프랑스(468억 달러)나 영국(562억 달러) 보다도 적다. 게다가 프랑스와 영국은 미국과 같은 핵무기 보유국이다. 현재 프랑스와 영국의 정치적 상황이 엉망이긴 해도, 군사력의 관점에서 보면 이 두 나라가 독일 보다는 ‘자유세계의 지도국’에 더 적합할 것이다.


독일의 국방예산 규모는 독일의 경제력과 비교했을때 더 심각하다. 나토 가맹국들은 GDP의 2퍼센트를 국방예산으로 지출해야 한다. 하지만 미국을 제외하면 오직 그리스, 에스토니아, 폴란드, 영국 등 4개국만이 이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독일은 고작 1.3퍼센트만 국방예산으로 지출했는데 이것은 나토 가맹국 중에서도 최하위 수준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1.2퍼센트 미만으로 까지 떨어졌다. 겨우 올해에 와서야 메르켈은 GDP의 2퍼센트를 국방비로 지출하겠다고 공표했다. 트럼프가 당선된 직후 독일 총리는 재차 이 목표를 표명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독일 정부가 실천한 것은 2017년에 국방예산을 8퍼센트 증액하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GDP의 고작 1.22퍼센트가 됐다.


국방예산도 그렇고 독일군의 능력도 마찬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냉전당시 독일연방군은 소련의 유럽 침공을 막기 위해 대규모의 병력을, 약 50만의 병력과 레오파르트2 전차 2,500대를 보유하고 있었다. 현재 독일연방군은 176,752명과 레오파르트2 전차 200대로 줄어들었다. 병력면에서 보면 130만에 달하는 미군의 7분의 1 남짓한 규모다. 독일 공군은 109대의 유로파이터 타이푼과 89대의 구식 토네이도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미국 공군은 수많은 F-35, F-22, F-16, F-15를 보유하고 있다. 해군을 비교하면 그 격차가 더 크다. 미 해군은 12개 항모전투단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 해군의 가장 강력한 군함은 프리킷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달랑 10척이다.


올해에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독일 국방부장관은 향후 15년간 군장비에 1300억 유로(14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부 예산은 신규장비 구매에 편성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예산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장비를 유지보수하는데 사용될 것이다. 일련의 보고서들이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이 장비들은 2010년 이래의 국방예산 감축으로 운용할 수 없게된 것들이다. 즉 독일군은 전투력을 증강하는게 아니라 겨우 현존 전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예를들어 독일 공군의 유로파이터 109대 중 42대, NH90 헬리콥터는 겨우 2대만 운용가능한 상태이다. 그리고 2014년 나토훈련에서 있었던 악명높은 검은 나무막대기 사건의 원인은, 독일연방군 내부 보고서를 인용한 독일 공영방송 ARD 보도에 따르면 중기관총이 부족해서 발생한 일이었다.


독일의 낮은 국방예산 수준과 독일연방군의 부족한 능력은 독일의 전략 문화에 그 원인이 있다. 독일인은 물론 다른 나라 사람들도 이 원인이 독일이 과거 일으킨 군사적 재난에 대한 반동이라고 설명한다. 이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의 현상은 지난 25년간 진행되었던 일이다. 독일은 1990년 통일 후 첫 10년간 군사력 사용 문제에서 프랑스 및 영국과 협력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런 경향은 독일이 1999년 코소보 전쟁에 개입하면서 절정에 달했다. 독일의 대외정책에서 “또다시 전쟁을 해서는 안된다”는 구호가 “아우슈비츠를 되풀이 하지 말자”로 바뀌는 듯 했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치르면서 독일의 군사 개입이 실패라는 인식이 확산되자 “또다시 전쟁을 해서는 안된다”는 기조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독일은 2011년 리비아 문제에 군사적으로 개입하지 않기로 했다. 많은 독일인들이 이 결정을 지지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사태라는 전략적 충격 조차 독일인들의 군사력 사용에 대한 인식을 바꾸지 못했다. 지난 여름 독일 외무장관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는 독일도 참여한 나토 군사훈련을 ‘무력 도발’이라고 했다.


독일인들은 자국을 평화세력(Friedensmacht)로 보는 경향이 있다. 이 단어는 원래 냉전당시 동독이 자국을 칭하면서 사용했으며 1980년대에 녹색당에서 활동하다가 극우 정당으로 전향한 전직 독일공군 대령 알프레트 메흐터샤이머가 1993년 독일에 적용한 것이다. 독일인들은 미국 처럼 군인을 영예롭게 여기지 않는다. 미국 군인들은 공항에 들어설 때 미국인들로 부터 박수 갈채를 받지만 독일 군인은 그럴 일이 없다. 그래서 독일 연방군은 모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독일 국방부는 모병을 위해 TV 리얼리티 쇼 까지 끌어들였다. 지난 5월 라이엔 국방장관은 2023년까지 독일군을 7,000명 증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어떻게 이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독일인들의 태도도 조금 바뀐 것 처럼 보이기도 한다. 최근 독일연방군사사-사회과학 연구소가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설문 대상자의 절반이 국방예산을 증액해야 한다고 답했는데 이것은 2000년 이래 처음 있는 현상이다. 그리고 대부분이 독일 연방군 증강을 지지했다. 하지만 독일인들이 발트 3국이나 폴란드 처럼 러시아를 위협으로 느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여론이 급변한 원인은 난민 문제였다. 난민 문제를 러시아 보다 독일에 더 위협적으로 느끼는 것이다. 독일인들은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키는 것 보다 난민이 독일을 휩쓰는 것을 더 우려해 안보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한 듯 하다. 최근 정부가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독일인의 다수는 안정화 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훈련 강화를 지지하고 있다. 전투 작전을 중요시 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다.


물론 21세기에는 군사력보다 경제력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병합한 사건이나 아시아에서 전개되는 영토 분쟁과 군비경쟁에 미뤄 볼때 설득력이 없다. 독일 처럼 수출, 즉 해외 시장에 극단적으로 의존하는 국가에게 있어 경제력은 국력의 근원이면서 약점이다.


독일이 유럽 바깥에서는 군사력이건 경제력이건간에 하드파워를 발휘할 수 없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메르켈은 기껏해야 ‘자유 세계의 도덕적 지도자’ 정도나 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최근 유로 위기에서 메르켈이 보인 행태를 보면 그 조차도 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메르켈을 성토할 그리스인, 스페인인, 이탈리아인이 넘쳐난다. 설사 메르켈이 자유세계의 지도자가 된다 해도 전체주의의 부활을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 보다는 이오시프 스탈린이 교황에 대해 했다는 질문이 떠오를 것이다.


“그래 교황은 몇개 사단이나 가지고 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