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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12일 월요일

고조선 역사 부활 국민대축제라는 행사

고조선 역사부활 국민대축제

언제 이런 행사를 준비한 건지 놀랍군요. 세상에는 참 쓸데없이 낭비되는 돈이 많다는걸 실감하게 됐습니다. 국사교과서에 삼국유사에 기록된 고조선의 건국을 "역사적 사실"로 인정한다는 발표가 나온 뒤 이를 축하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하는데 굉장히 난감합니다.

이 행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국학연구원이라는 괴이한 단체의 경우 예전 부터 돌아가는 모양새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국사교과서 개정과 함께 내놓은 성명을 보니 역시 굉장히 위험한 곳 이더군요.

국학연구원이 지난 7일 내놓은 성명을 보면 도데체 이 양반들이 뭘 하자는 건지 알수가 없습니다.

이 양반들의 성명 중 일부를 발췌하자면..

국학연구원은 "식민사관에 젖어 자국의 역사 축소에 앞장서온 국내 학계는 그동안 한국의 역사문화에 대한 양심과 책임을 저버렸음을 뼈아프게 반성해야 한다" 며 "교육인적자원부의 용단을 계기로 국내 상고사연구 변화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이번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자국의 역사 축소에 앞장서온 국내 학계에 반성을 촉구한다고 하는 군요...

그리고 그 다음이 더더욱 가관입니다.

이날 국학연구원은 ▲단군 조선의 건국 전후사에 관한 문헌고증 연구를 존중하고 국사교육에 수용하는 방안 적극 검토 ▲단군 이전의 신시와 환국의 역사 연구 심화 ▲한국사의 외연을 한반도에 국한시키지 말고 고구려, 발해, 금, 요, 원, 청, 일본 열도로 뻗어나간 역사를 밝혀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한국사 왜곡에 맞서야 함 ▲민족 고유의 선도문화 연구 강화 ▲사대주의와 일제 식민사관과 사회주의 유물사관에서 벗어나야 함 등 5개 연구 제언도 함께 제시할 예정이다.

역시 이들은 충성스런 환국의 신민이었습니다. 환국의 역사 연구 심화? 도데체 뭘 가지고? 황당고기 같은걸 들고 역사 연구를 할 바에는 차라리 반지의 제왕을 가지고 유럽 고대사를 하는게 나을 듯 싶습니다. 반지의 제왕은 재미라도 있지...

그리고 발해까지는 그렇다 치고 금, 요, 원, 청은 도데체 뭐 하자는 수작인지.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고 싶은지 아무 말이나 마구 늘어 놓는군요... 이렇게 도처에서 환빠가 암약하고 있다는게 끔찍합니다.

아. 참고로 11일 행사에서는 고조선 전통무예 "천부신공" 이라는 것도 시연했다고 합니다.

이런게 있다는 걸 오늘에야 알았으니 이 어린양이 얼마나 민족정신이 부족한지 알겠습니다.

2006년 12월 5일 화요일

어이쿠!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21시를 조금 넘긴 시각, 급히 필요한 책이 있어 서점에 갔다가 이것을 보게 됐다.

그리고 저자명을 보는 순간...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느낌이었다.

예전 부터 이덕일씨의 저작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불만이 많았다. 물론 비싼 종이를 써 가며 책을 내는 이상 독자와의 소통이 매우 중요한 요소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역사를 서술한다면 사료에 대한 접근과 취사선택, 비판에 엄격해야 하는데 이덕일씨의 저작은 그게 잘 안돼있다.

이번에 새로 나온 이 책은 그 모든 것의 결정판이다. 책 후반부에 환단고기와 규원사화를 인용해 치우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실소를 금치 못할 지경이었다. 분명히 이덕일씨는 사학과에서 전문적인 역사 글쓰기를 배운 사람이 맞을 텐데 어떻게 환단고기나 규원사화를 들먹일 수가 있단 말인가?

어떤 아는 사람이 이덕일씨는 전형적인 상업적 글을 쓰는 사람으로 팔리기만 하면 어떤 소재라도 쓸 것이라고 했는데 그 사람의 예상이 적중했다. 명색이 사학 전공으로 학위를 받은 사람이 환단고기를 들먹이는 종말적인 상황이 왔다.

맙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