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7일 수요일

돌아왔습니다.

어제 귀국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은 가벼운 두통과 이코노미석의 어린아이들 울음소리로 굉장히 끔찍했습니다. 그나마 기내식이 위안거리였지만 너무 조금 주더군요. 흐흐흐.

돌아와서 라면 한개 끓여 먹고 바로 잤습니다. 많이 피곤한가 했는데 평소 처럼 눈이 떠지더군요. 오늘 하루를 더 쉬고 일을 시작할 생각입니다.

블로그는 조만간에 공개로 돌려 놓겠습니다.

2013년 2월 4일 월요일

독일 야전군의 작전일지에 관한 잡상

이곳에 온 뒤 시간이 날 때마다 마이크로 필름실에 있는 독일 노획문서들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시간이 별로 많지 않아서 많은 문서를 보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 제2기갑군, 제3기갑군, 제4군, 제9군의 작전일지를 대략이나마 훑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작전일지들의 틀은 같지만 세부적인 내용에서는 차이가 보인다는 것 입니다. 독일 야전군의 작전일지는 일정한 작전이 끝난 뒤 정리한 일지와 그 일지에 부속되는 문서들로 구성된 부록으로 포함됩니다. 작전일지도 중요하지만 연구자들에게 더욱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일지의 기초자료가 되는 부록이라 하겠습니다. 이 부록의 구성은 기본적으로 야전군의 참모부가 작성한 일지와 그 예하제대, 혹은 상급제대간의 교신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재미있게도 일지의 구성은 조금씩 차이가 나는데 예를 들어 1943년 말 이후 제4군과 제9군은 작전참모부의 일지가 각 부서별로 세분화 되어있고 특히 대전차전 담당 참모Stopa, Stabsoffizier für Panzer-Bekämpfung의 보고서가 별도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반면 제3기갑군은 작전참모의 일지에 모든 정보가 통합되어 있는 식 입니다. 제3기갑군의 작전일지에는 대전차전 담당 참모의 기록이 매우 소략합니다. 제9군의 대전차전 담당 참모의 일지는 꽤 상세해서 1944년 7월 이후의 경우에는 야전군 예하 제대들의 기갑차량 및 대전차포 현황은 물론 매일 매일의 전차 손실, 적 기갑차량 격파에 대한 정보가 매우 풍부합니다. 제4군의 경우는 보병용 대전차화기에 대한 정보도 상당히 상세한 점이 장점입니다. 그 밖에 제9군의 작전일지는 하위 제대의 병력 현황에 대한 정보가 다른 야전군 보다 상세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상당한 장점이지요. 다른 야전군의 경우는 병력 현황에 대한 정보가 불규칙적으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시간이 조금 더 넉넉해서 다른 야전군과 하위 제대의 일지들도 살펴볼 수 있다면 더 흥미로운 점을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략 훑어보면서 느낀 감상은 야전군 수준의 자료만으로도 제법 미시적인, 바꿔 말하면 꽤 재미있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많이 발굴해 낼 수 있겠다는 것 입니다. 물론 하위 제대의 자료까지 찾아볼 수 있다면 더 좋겠습니다만 불행히도 시간적인 여유가 없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