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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14일 화요일

약간의 불만

조폭선생, 일본 극장가 접수


저는 나카마 유키에는 좋습니다만 '고쿠센'은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싫습니다.

고쿠센 극장판을 찍는다는 소문이 들릴 때 부터 영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뭐, 이렇게 툴툴거리긴 해도 어떻게든 구해서 보긴 하겠죠;;;;

'트릭'의 속편이나 나와줬으면 싶은데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이고;;;;

2009년 7월 3일 금요일

나를 분노(?!?!)하게 한 것들...

분노(?!?!)할 일이 두 건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조조로 본 트랜스포머.

쓸데없이 많은 시간을 인간들에게 할애해서 거지같은 영화가 되었습니다. 아무 쓸모 없는 주인공의 부모는 뭐하러 출연시킨 것인지.

그리고 악당 두목인 폴른이 부활한 프라임에게 순식간에 썰리는 것도 황당하더군요. 아 이거 너무 허무하잖습니까. 한 5분 이상은 치고 받고 싸워야지.

스트레스 풀려다 스트레스를 몇 배로 더 받았습니다.

누구 말마따나 터미네이터가 이것 보다 훨 나은듯....

화가 치솟아 영화 끝나자 마자 바로 나왔습니다. 엔딩크레딧이 나오면서 중간 중간 에필로그를 보여주긴 하던데 전혀 당기지 않더군요.

두 번째는 점심에 먹은 버거킹 스태커.

전형적인 사진빨에 속은 경우가 되겠습니다. 사진에는 매우 큼지막하고 푸짐하게 나와 있는데다 가격도 다른 것 들 보다 비싸서 기대를 하고 주문했는데...

스태커 더블이라고 나온게 롯데리아의 천원짜리 버거들 크기더군요.

게다가 세트로 먹는데 감자가 없습니다!!!!!

아니. 햄버거 세트에 감자가 없다니! 가격은 와퍼세트보다 더 비싼데!

이미 트랜스포머를 보고 짜증이 날 대로 난 상태였는데 버거킹에게 마무리 일격을 받았습니다.

이놈의 버거킹은 늘 속으면서도 새로운 낚시가 나오면 걸리고야 마니 악순환도 이런 악순환이 따로 없습니다;;;;;

짜증이 나니 일도 잘 안되더군요.

2009년 5월 10일 일요일

피의 책(The Book of Blood)

오랜만에 소설 책을 한 권 샀습니다. 생각해보면 저는 이상할 정도로 문학에 관심이 없어서 소설을 잘 읽지 않고 장르도 매우 제한적입니다. 소설을 많이 읽지 않다 보니 소설을 돈 주고 사는 경우도 매우 드문 편 입니다.

며칠 전 저녁에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조금 쌓인 포인트로 어떤 책을 사는게 좋을까 하고 고민을 했습니다. 그런데 때마침 제가 탄 가장 앞의 칸이 텅 비었고 반사적으로 작년에 재미있게 봤던 ‘미드나이트 미트트레인’이 머릿속에 떠오르더군요. 블로그에 미드나이트 미트트레인의 영화판 이야기를 했을 때 이준님이 원작 소설에 대해서 설명해 주신 일도 있고 해서 번역판이라도 구해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한동안 잊고 있다가 그날이 되어서야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한국어판 피의 책을 샀는데 생각보다 분량이 적었습니다. 클라이브 바커의 원작 단편집은 분량이 꽤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했는데 책의 표지 윗 부분에 Book of Blood ‘Best Collection’이라고 인쇄되어 있더군요. 단편 몇 개를 골라서 번역한 것이라 조금 아쉬웠습니다.

이 책에 실린 단편 중에서 피의 책(The Book of Blood), 미드나잇 미트트레인(The Midnight Meat Train), 피그 블러드 블루스(Pig Blood Blues), 섹스, 죽음 그리고 별빛(Sex, Death and Starshine), 스케이프고트(Scape Goat)는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좋은 번역의 기준은 다양하겠지만 소설의 경우는 재미있게 읽히도록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라서 번역도 잘 됐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영어판을 읽지 않았으니 확신은 못 하겠습니다만.

미드나이트 미트트레인을 읽으니 영화판과 다른 사소한 점이 몇 가지 있던데 원작의 주인공은 채식주의자가 아니더군요. 영화판에서는 주인공이 살인자를 추적하다가 점차 변화되어 가는 모습을 식성의 변화를 통해 나타냈는데 원작 소설의 주인공은 그냥 평범한(?) 식성의 소유자입니다. 단편 소설을 장편 영화로 각색하면서 늘어난 이야기를 매끄럽게 진행하기 위해서 세부적인 내용의 변화를 준 셈인데 꽤 훌륭한 각색이라고 생각됩니다. 나머지 이야기는 이준님이 예전에 설명해 주신 것들이라서 대략적으로 알기는 했지만 직접 읽는 것은 또 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수록된 단편, 스케이프고트는 스코틀랜드 북부의 헤브리디스 제도(Hebrides) 어딘가의 무인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단편이 풍기는 분위기는 클라이브 바커가 제작에 참여한 게임, 언다잉(Undying)의 마지막 부분과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조금 엉뚱하긴 하지만 한국 작가가 제주도를 배경으로 공포 소설을 쓰면 이런 느낌이 들지 않을까 싶더군요.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단편들도 있긴 합니다만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2008년 12월 13일 토요일

DVD 한 장

교보문고에 들렀다가 DVD를 한 장 샀습니다.


워너브라더스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헐값에 DVD를 처분하고 있더군요. 그렇지 않아도 배트맨 비긴즈는 꼭 사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야말로 헐값에 나와서 샀습니다. 나름대로 득템하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많이 씁슬하더군요.

2008년 12월 6일 토요일

007 - Quantum of Solace

주말이고 해서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원래는 어제 저녁에 서울아트시네마에서 하는 ‘와일드 번치’를 볼 생각이었는데 약속이 하나 생겨서 보지 못 했습니다. 와일드 번치는 예전에 재상영 했을 때 극장에서 한 번 보고 DVD도 샀지만 극장에서 한 번 더 보고 싶은 영화였는데 많이 아쉽더군요.

오늘 본 영화는 007 - Quantum of Solace였습니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나온 지난번 007도 그랬지만 새 007은 이전 시리즈들 같은 황당한 맛이 없습니다. 왠지 007 답지 않더군요. 원작 소설은 어떤 형식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영화판 007은 뭔가 황당한 짓을 하는 적이 있어야 하는데 이번 007의 악당들은 소박하게 수자원 확보 정도에 열을 올립니다.(;;;;) 최소한 우주 병기를 가진 북괴군 정도는 나와 주는게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전 시리즈들에서 줄기차게 나오던 007의 유치한 비밀무기도 없으니 더욱더 007 답지가 않았습니다. 007이 몸으로만 때우다니(;;;;;) 몸으로 때우는 첩보원은 이미 ‘제이슨 본’이라는 좋은 캐릭터가 있는데 007도 비슷한 짓을 하니 좀 별로였습니다.

나름 첩보물이라고 남미의 쿠데타나 미국과의 갈등 등 그럴싸 해 보이는 요소를 집어넣었지만 묘사 방식이 유치하다는 생각입니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약소국을 팔아먹는 강대국은 너무 많이 우려먹는 소재라 007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007은 007답게 여자를 꼬시면서 비싼 장난감을 가지고 황당한 악당을 때려잡아야죠. 진지하게 고민하는 척 하는 것은 007이라고 할 수 가 없습니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좋은 배우 같아 보이지만 그가 연기하는 007이라는 캐릭터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만약 제임스 본드가 아닌 다른 캐릭터였다면 불만이 없었겠지만 말이죠.

아. 물론 볼만한 영화이긴 했습니다. 제가 선호하는 007이 아니란 점이 문제였죠.

2008년 12월 2일 화요일

잡담

어제 2008년의 가장 중요한 일을 완료했습니다. 마무리가 뭔가 조금 이상하게 된 것 같긴 한데 뭐 중요한 일을 끝냈다는 것에 의미가 있겠군요.

그리고 역시 어제 2008년 하반기의 가장 중요한 일도 완료했습니다. 계약 때문에 추가적인 작업이 더 있어야 할 지는 모르겠는데 이 일 덕분에 10월 부터 11월 까지 두달 가까이 정신이 없었던 걸 생각하면 덜덜덜 합니다.

11월 마지막 주는 중요한 일 두가지 때문에 거의 정신이 없었는데 12월에는 조금 여유가 생길 듯 싶군요. 번동아제님이 소개해 주신 고려대학교 박물관의 특별전시를 볼까 생각중입니다. 어제는 중요한 일을 마친 김에 두달 가까이 가지 못했던 극장을 가 봤는데 볼만한 영화가 없어 그냥 돌아왔습니다.

그러고 보니 읽어야 할 밀린 책들의 압박도 있군요.

다음주에 짧게 여행을 다녀올까 하는 생각도 있긴 합니다.

그리고 '링 제로' DVD를 찾았습니다. 아흙 유키짱!!!

압박감을 덜었으니 마음이 아주 편해졌습니다.

※ 그러고 보니 이글루스에서는 며칠간 한바탕 논전이 벌어졌었군요.

2008년 11월 15일 토요일

큰일났다!

「링0 : 버스데이」 DVD가 보이지 않는다.

아니. 이 비좁은 방 밖으로는 나간적이 없는 DVD인데 도데체 어디로 간 것인가. DVD들 사이에 없는걸 보니 책장 어디쯤에 꽂혀 있는 모양인데 아무리 봐도 안보인다. 이럴수가!



아흙. 유키짱 지못미;;;



※ DVD를 찾으면 나카마 유키에 말고는 건질게 없는 이 졸작영화에 대해서 글이나 써볼까 합니다. 빨리 찾아야 되는데;;;;

2008년 8월 30일 토요일

미드나이트 미트 트레인(Midnight Meat Train)

국내 개봉 뒤 예상 보다 호평이 많아서 영화를 직접 보기로 했습니다.

과연. 걸작 까지는 아니더라도 호평을 받을 만 하더군요. 극장에서 공포영화를 본 것은 사일런트 힐 이후 처음인데 영화가 끝날 때 까지 심장이 덜덜덜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여지껏 봤던 공포영화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만 하더군요. 제 옆에서 부부동반으로 관람하던 분들도 계셨는데 부인 분께서 영화 중반 이후 마구 짜증을 내더군요;;;;; 아무래도 귀가한 이후 남편 분이 무사하진 못했을 거라는데 백원을 걸어볼까 합니다. 저는 서울극장 7관에서 봤는데 의외로 부인이나 애인을 동반하고 보러 온 분들이 많더군요. 아니. 하필 이런 영화를?

영화를 본 뒤 친구와 이야기 하면서 생각했지만 역시 이 영화가 덜덜덜 한 이유는 귀신이나 좀비 같은 것은 있을 리가 없지만 사람을 식용으로 가공하는 살인마는 있을 법 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실제로 외국의 연쇄살인범 중에서는 사람을 꿀꺽한 경우가 더러 있죠. 물론 영화 마지막에 나오는 괴물은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습니다만…
듣던 것 만큼 살인이나 시체를 가공하는 장면의 묘사가 잔인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설정이나 연출 때문에 매우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영화에서 가장 끔찍했던 장면은 마지막에 주인공의 애인이 살해당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정말 섬뜩하더군요.
전체적으로는 섬뜩한 영화였는데 영화 중간에 나온 마호가니와 퀸튼 잭슨(Quinton Rampage Jackson)의 격투나 영화 마지막에 주인공과 마호가니의 결투는 조금 웃겼습니다. 재미있었다고 해야 하려나… 잭슨은 마호가니와 치고 받고 싸우면서 웃기는 대사를 주절거리는데 그게 정말 웃깁니다! 그리고 주인공이 사람의 뼈를 가지고 마호가니와 격투를 벌이는 것을 보다가 무의식 중에 킬킬 거렸더니 옆자리의 아주머니가 저를 쳐다보더군요. 조금 뻘쭘 했습니다.
주인공이 살인범 마호가니를 추적하면서 점차 변화해가는 것도 흥미 있었습니다. 채식주의자인 주인공은 마호가니를 추적하다가 식성이 변화해 고기를 먹는 장면은 섬뜩했습니다. 손가락으로 스테이크의 육즙을 찍어먹는 장면이 정말 덜덜덜 하더군요.

꽤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도시괴담류의 이야기 거리를 아주 그럴싸하게 잘 가공했더군요. 마치 보통 라면으로 만든 근사한 요리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아직 원작을 읽어 보지 못했는데 한번 꼭 읽어봐야 겠습니다. 이런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재미있게 보실 수 있겠습니다.

2008년 8월 10일 일요일

다크나이트에 대한 감상

지난주에 올 여름 최고의 화제작인 ‘다크 나이트’를 봤습니다. 격찬을 받은 영화여서 그만큼 호기심이 더 했는데 다행히 충분히 칭찬받을 만한 근사한 영화였습니다. 물론 아쉬운 점이 있기야 합니다만.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점을 먼저 이야기 해 볼까 합니다.
이미 ‘배트맨 비긴즈’에서 보여줬지만 놀란 감독의 배트맨 세계관은 팀 버튼의 세계관과는 달라서 현실적인 요소가 제법 강합니다. 특히 이번 ‘다크 나이트’에서는 배트맨이 해외 출장까지 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배트맨 영화들이 고담시라는 가상의 공간에서만 이야기가 진행됐던 것과는 반대로 ‘다크 나이트’에는 홍콩이라는 실제 공간이 고담이라는 가상의 공간과 병존하고 있습니다. 사실적인 공간묘사에 걸맞게 등장하는 배트맨의 적들도 사실적(!)으로 묘사됩니다. 초반부 은행 습격장면이나 영화 중반의 추격 장면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고담시 SWAT팀의 존재는 마이클 만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 했습니다.

하지만 약간 불만인 점도 있긴 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액션 장면의 연출이 영화의 전반적 수준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 입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지적하셨지만 중반의 추격 장면에서는 공간의 이동이 자연스럽지 못하게 처리되어 마치 편집을 하다 만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배트맨 비긴즈에서도 액션 장면의 연출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더러 있었는데 ‘다크 나이트’에서도 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는 중요 등장인물인 하비 덴트의 묘사가 부족하다고 생각됩니다. 영화 전반부에서는 매우 정상적인 인물로 묘사되던 하비 덴트는 약혼자의 죽음을 계기로 범죄자로 돌변하는데 삼류 신파극이 아닌 이상에야 이것은 한 인간을 극단적으로 변화시키는 동기로는 크게 부족하다는 생각입니다. 투 페이스도 꽤 매력적인 캐릭터여서 조금 더 잘 살렸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더군요.

마지막으로는 이 영화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 되는 ‘조커’입니다. 이미 많은 매체에서 조커 연기에 대해 히스 레저 최고의 연기 등으로 격찬을 했는데 훌륭한 연기이기는 하지만 그 정도의 격찬이 어울리는 수준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미친놈(!) 연기는 기본만 해도 그럴싸하게 보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 영화에서 히스 레저의 연기도 기본 이상을 한 것이라고 봅니다. 오히려 판타지적 색채가 강한 팀 버튼의 영화에서 잭 니콜슨이 소화했던 조커가 히스 레저의 조커보다 한 수 위라고 생각됩니다. 히스 레저의 연기에 대한 격찬은 그가 비극적으로 삶을 마쳤기 때문에 덧 씌워진 후광효과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네. 물론 히스 레저의 연기는 좋았습니다.

영화를 보는 중간에 여성 분들 중에는 극장을 나가는 분들도 조금 있었는데 대체적으로 여성 보다는 남성들의 호응도가 더 높았던 것 같습니다.

2008년 8월 7일 목요일

Street of Fire도 속편이 나올까?

가끔 들르는 영화 블로그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하나 올라왔습니다.

Albert Pyun Takes on 'Streets of Fire' Sequel?

예전에 비디오로 여러번 봤던 영화인데 과연 속편이 만들어 질지 궁금하군요. 미국 영화계 소식을 보면 유별나게 리메이크나 속편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나오다 나오다 이런 영화도 속편 이야기가 나오는군요.

이 영화는 당시 거물이었던 월터 힐 감독이 야심차게 만들었으나 하필이면 그 해 혜성처럼 나타난 터미네이터의 그늘에 가려버린 물건입니다. 그리고 이야기 구조는 엄청나게 단순해서 어린양 같은 아둔한 사람에게 딱 맞는 영화이기도 하죠. 줄거리라고 해봐야 폭주족이 예쁜 여가수를 납치해가니 그 여자의 전 애인인 주인공이 샷건 한자루 챙겨들고 가서 구출해 오는 것 입니다. 그런데 이 어린양은 왜 이런 단순한 영화를 여러번 봤느냐?

여주인공이 전성기의 다이안 레인(Diane Lane)이었거든요. 요즘은 나카마 유키에(仲間由紀恵) 빠돌이로 지내고 있습니다만 예전에는 다이안 레인을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어차피 속편이 나오더라도 다이안 레인은 나오지 않을테니 볼 일은 없겠군요.

2008년 2월 16일 토요일

세 달 만에 극장에서 영화를 봤습니다.

세 달 만에 극장에 갔습니다. 영화를 자주 보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보통 한 달에 두 번 정도는 극장에 가는 편이니 한참 만에 간 셈 입니다.

오늘은 두 편의 영화를 봤습니다.

한 편은 시사회 부터 호평이 줄을 이었던 '추격자'고 다른 한 편은 뭔가 요상한 제목으로 개봉한 '명장'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추격자는 평론가들의 호평이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수작이었습니다. 이 영화가 장편 데뷔작이라고 하니 감독이라는 양반은 내공이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
비슷하게 정신세계가 기묘한 살인자의 이야기를 다룬 '세븐데이즈'는 도입부가 지나치게 요란해서 다소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추격자'는 약간의 추격 장면을 제외하면 매우 느리게 진행되는 점이 신선했습니다.(물론 느리다고 해서 지루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미 스포일러가 충분히 돌고 있으니 흥미를 잃은 분들도 더러 계실 듯 한데 이야기는 평범(?) 하지만 그걸 끌고 나가는 방식이 대단히 훌륭합니다. 단 하루 동안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진행이 정신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그 예상이 말 그대로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진행 방식과 함께 인물 묘사와 배우들의 연기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주연인 김윤석은 이런 이야기에 제법 어울리는 인간쓰레기 부류를 연기하고 있는데 이 인물은 사건이 진행되면서 인간성이 개선됩니다. 이런 종류의 인간은 잘못 묘사하면 굉장히 유치해져서 영화를 말아먹을 공산이 큰데 다행히도 그런 참사를 피했을 뿐 아니라 상당히 설득력 있게 묘사됐습니다. 연쇄살인범의 묘사도 좋았지만 주연배우 만큼 인상 깊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 만큼 잔인하지는 않았습니다. 충분히 사지절단 피칠갑 영화가 될 수 있었지만 그랬다면 역효과가 났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결말이 매우 우울한데 허접한 해피엔딩 보다는 바람직 했다고 생각됩니다.

다음으로 '명장'은 제목이 다소 요상해 지긴 했습니다만 좋은 영화였습니다. '영웅' 이래로 허우대만 그럴싸한 중국제 '대작' 영화들이 계속해서 신경질을 나게 했었는데 명장은 다행히도 물량을 잘 활용한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세 명의 등장인물들이 의형제의 의리에 목숨을 거는 바른생활 마초들이라 정은 가지 않더군요. 이연걸은 '영웅'에서 대의를 위한답시고 자신의 목숨을 버리더니 '명장'에서는 대의를 위해 수많은 사람을 도륙하고 의형제까지 죽입니다. 중국인들이 대작영화에서 '대의'를 뺀다면 더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2007년 11월 3일 토요일

킹덤

역시나 국내의 평론가들은 “미국 만세다” 아니면 “아랍인들을 무능하게 묘사했다”는 등 부정적인 평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 영화를 보고 나니 그런 비난이 일리가 없는 건 아니지만 좀 과하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이 영화의 도입 부분은 꽤 재미있게 잘 만들어 졌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건국에서 911테러까지의 역사적 사건 전개를 압축적으로 정리하고 지나가는데 마치 잘 만든 브리핑을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특히 세계 1위의 산유국과 세계 1위의 석유 소비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의 관계를 그래픽으로 묘사한 것은 아주 재미있는 장면이었습니다. 이렇게 영화의 배경 설정을 설명하고 넘어가는 것은 괜찮은 방식 같습니다.

국내 평론가들이 지적했듯 후반부에 FBI의 수사요원들이 일당백의 총잡이로 돌변하는게 약간 깨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총격전 장면이 잘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 정도는 충분히 애교로 봐 줄 수 있습니다. 도로에서 테러리스트들에게 기습을 받은 뒤 그대로 그들의 근거지까지 추격해 벌이는 마지막 결전은 매우 박진감 넘치고 신납니다. 그리고 상영시간이 두 시간도 안되니 만큼 피곤하더라도(???) 주인공들이 수사도 하고 총도 쏘는 쪽이 역할을 나눠 더 많은 등장인물을 출연시키는 것 보다 나은 것 같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평론가들이 동의했듯 영화 후반부의 총격전 장면은 압권입니다. 여주인공인 제니퍼 가너는 남자들이 돌격소총이나 카빈 종류를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MP5를 사용하는데 이건 여성임을 고려한게 아닌가 합니다. 제작자가 총기 매니아인 마이클 만이니 충분히 그럴 듯 싶더군요. 영화 막판에 주인공들이 엄청난 전투력을 발휘해 테러범들을 일방적으로 학살하는 게 좀 그렇긴 하지만 재미는 있더군요.

사우디인에 대한 묘사가 부정적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 하기가 조금 그렇습니다. 이 영화에서 사우디인들은 미국인들이 없으면 기초적인 수사도 못하고 피의자에 대한 고문이나 하는 등 한심하게 그려지고 있긴 한데 만약 사우디인들이 미국인들 없이도 수사를 잘 하는 것으로 묘사되면 주인공들이 개입할 여지도 없어지니 영화 자체를 만들 수 없지 않겠습니까?

영화는 매우 비관적인 전망을 담으며 끝납니다. 결국 석유로 인한 미국과 사우디의 괴이한 관계는 계속해서 엉망으로 전개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암시하며 끝나는데 유치한 해피엔딩으로 때우지 않았다는 점에서 후하게 평가할 수 있을 듯 합니다.

2007년 7월 7일 토요일

검은집

얼마전에 CGV 무료초대권을 몇 장 얻었는데 정작 CGV에는 트랜스포머와 기타 몇 개의 영화가 스크린을 독식하고 있더군요. 트랜스포머도 무료초대권으로 이미 봤기 때문에 몇 개 안 되는 영화 중 아직 안 본 영화를 찾다 보니 결국 "검은집"을 보게 됐습니다.

이 영화는 재미있는 인물이 될 수 있었을 주인공과 살인범을 너무 재미없게 묘사했습니다. 배우들은 열심히 연기했지만 주인공은 너무 착하기만 해서 짜증이 나고 살인범은 조용히 있다가 영화 후반부터 갑자기 미쳐 돌아가 황당합니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순간까지 착하기만 한 주인공은 최악입니다. 죽을 위기에 처했는데도 남 걱정이나 하고 자빠졌으니 이런 인간에게 어떻게 감정 이입이 되겠습니까! 주연 배우인 황정민의 연기는 좋았지만 그가 연기하는 인물 자체가 너무 비현실적이었습니다. 살인범을 연기한 유하의 연기도 역시 나쁘지는 않았지만 역시나 황정민과 마찬가지의 이유로 꽝이었습니다.

쓸데없이 잔인한 신체훼손이 많이 나오는 것도 지겹습니다. 이야기 전개상 납득할 만한 피칠갑장면은 그럭 저럭 봐 줄 수 있지만 별다른 이유 없이 멀쩡한 사람 눈을 꿰메고 보험금을 받기 위해 두 팔목을 절단하는 장면은 끔찍하다기 보다는 짜증을 돋궜습니다.
영화의 후반부에 펼쳐지는 지하실에서의 대결도 황당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주인공은 아무 이유 없이 살인범을 상대로 도망만 다닙니다! 다리를 저는 30대 여자를 상대로 도망만 다니는 남자 주인공이라니! 게다가 살인범은 격투 와중에 한쪽 눈을 잃고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황인데도 역시 주인공은 애인을 데리고 도망만 칩니다. 물론 도망조차 제대로 못 가니 구경하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부아가 치밀 지경이었습니다. 만약 미저리에 나온 우락 부락한 여자였다면 공감을 해 줄 수 도 있지만 얼굴도 곱상하게 생긴데다 호리호리하고 한 쪽 다리를 절며 또 한 쪽 눈도 없는 여자를 상대로 도망만 다니니 어느 누가 납득할 수 있겠습니까.

비현실적인 등장인물들의 행태는 제외하더라도 아쉬운 부분은 더 있습니다. 이야기를 주인공과 살인자 두 명을 중심으로 압축했다면 좀 더 좋았을 듯 싶은데 특히 주인공의 애인은 납치되는 것 말고는 별로 쓸 데가 없는 등장인물이었습니다. 애인이 소개시켜준 정신과 의사도 뜬금없이 나왔다가 뜬금없이 시체가 되더군요. 영화의 마지막 장면 또한 별로 필요한 장면 같지는 않았습니다. 나름대로 관객의 등골을 서늘하게 해 주겠다고 넣은 것 같은데 그런 종류의 결말은 다른 영화에서 너무 지겹게 봐 왔습니다.

전체적으로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습니다. 하지만 시나리오는 너무 허술하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소재는 무난했지만 그것을 잘 다룬 것 같지는 않습니다. 공짜로 본 게 그나마 다행입니다.

2007년 6월 9일 토요일

줄기의 권능은 무한하기도 하여라...

삼거리 무스탕 소년의 최후(2005)라는 영화의 한장면 입니다.


핵심 부분을 확대하면...


대략 이런 내용입니다.

이 영화가 만들어진것이 2005년이니 줄기세포의 허무개그적 성격을 파악하고 넣은 장면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하여간 웃겼습니다. 영화 자체는 별로였으나 이런 자잘한 요소들은 마음에 들더군요.

이 영화는 DVD도 동대문에서 3,000원 정도에 팔리고 있으니 한번 사 보셔도 경제적 부담은 되지 않을 성 싶습니다. 씨네 21에 관련 기사가 하나 더 있더군요.

2007년 4월 16일 월요일

Die Walküre

잠시 유튜브에서 동영상 구경을 하던 중 꽤 재미있는 영상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이미 보신 분들도 많으실법한 독일의 전시 선전물입니다.


이 선전영화의 마지막 부분에는 슈투카의 전투장면이 있는데 배경음악이 Die Walküre입니다.

슈투카의 전투장면에 Die Walküre를 배경음악으로 집어 넣으니 분위기가 훨씬 낫습니다. 어쩌면 코폴라가 지옥의 묵시록의 전투장면에 Die Walküre를 집어넣은 이유가 독일의 선전필름에서 영향을 받은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어쨌건 바그너는 천재가 맞는 모양입니다. 저런 근사한 음악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

2007년 4월 1일 일요일

28 weeks later 예고편

28 weeks later 예고편

올 여름에 개봉하는 모양입니다.

예고편 내용을 보니 쑥대밭이 된 영국을 재건하기 위해서 "미국"이 개입하는데 뭔가 꼬여버리는 모양입니다. 런던 시가지를 폭격하는 미군 비행기도 나오는 걸 보면 좀비와 미군이 시가전을 벌이는 내용도 꽤 많을 것 같습니다. 흐흐흐.

1편의 주인공들은 나오지 않는 것 같군요.

개인적으로는 피 튀기지 않는 이런 형식의 좀비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꽤 기대가 됩니다.

2007년 3월 18일 일요일

300

비수기의 절대강자(?) “300”을 보고 왔습니다.

다른 이야기는 다 필요 없고 그저 마초를 위한 마초 영화더군요.

민주주의, 자유 같은 식상한 이야기를 꺼내긴 하지만 이건 그저 양념에 불과합니다. 페르시아 사자가 와서 복종을 요구하자 우리의 주인공은 잠시 고민하는 척을 하고는 바로 사자를 우물에 멋지게 처넣지요. 그리고 바로 싸우러 나갑니다. 별 이야기 없습니다. 싸움을 거는데 우리의 대(大)마초 스파르타인들이 그냥 있을 수는 없지요.

물론 이것만 가지고는 이야기가 안 되겠는지 중간 중간 스파르타 내의 부패한 정치인과 왕비의 이야기를 넣긴 하는데 이건 정말 불필요한 사족이지요.

중요한 것은 우리의 헐벗은 근육맨들이 말 그대로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적들의 살과 뼈를 분해해 준다는 것입니다. 어찌나 일방적인 싸움인지 페르시아군이 더 불쌍하더군요. 끝없이 밀려드는 엑스트라들은 거의 대부분 스파르타 마초들에게 단 한칼에 사지가 절단됩니다. 그나마 정예부대라는 “임모탈”들도 거의 일방적으로 도륙당하기는 마찬가지지요. 페르시아군은 코뿔소, 코끼리 등 인간 이외의 것들도 끌고 옵니다만 이 짐승들 역시 대마초들의 망토 자락 하나 건드려 보기도 전에 도륙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쓸데없는 사족이었던 여왕과 스파르타 의회 이야기만 뺀다면 제법 볼만한 영화였습니다.

약간 의외였던 것은 반지의 제왕에서 온화하고 사려깊은 성격으로 나왔던 David Wenham도 스파르타 대마초 일당의 일원으로 나온다는 점 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스파르타 마초들 중 가장 미남이 아니었나 싶군요.

2007년 3월 7일 수요일

데자뷰 - (3)

할리우드 영화 300에 내재된 오리엔탈리즘

영화는 다르되 기사는 어디에선가 많이 본 듯한 기사다. 내용도 익숙한 내용이다. 정말 예전에 썼던 기사에 명사만 고쳐서 내 놓은게 아닐까?

2007년 2월 5일 월요일

최고의 육상영화 아포칼립토

되는 일도 없고 잠도 안오는 지라 야심한 시각 외출하여 아포칼립토를 보고 왔습니다.

일단 이 영화는 중반 부터 열심히 달리기 시작해 영화가 끝날 때 까지 달립니다.

네. 정말 열심히 달립니다. 느리게 달리면 죽을 판이니 주인공은 정말 열심히 달립니다. 이런식으로 한 천 명 정도 모여서 한 달정도 달리면 아마존에 8차선 고속도로 하나쯤 뚫을 수 있지 않을까 싶더군요.
주인공은 돌칼과 몽둥이를 휘두르는 마야 전사들에게 쫓기고 시커먼 표범에게 쫓겨 다닙니다. 표범보다 빨리 뛰는 걸로 봐선 100m 단거리에 내보내도 좋을 것 같더군요.

달리기를 하다가 나무에 오르고 또 수영을 하고 독침을 쏘고 몽둥이 대결을 펼치는 걸 보니 이걸 가지고 마야5종 경기를 만드는 것도 좋겠다는 잡상이 들었습니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아주 피가 흥건한 영화라는 점 입니다. 첫 장면의 짐승 사냥에서 후반부의 인간 사냥(?)에 이르기 까지 베고 찌르고 다양한 방식으로 피를 튀깁니다. 뭐, 그래도 잔인한 장면은 적당히 편집하면서 잘 넘어 갔습니다. 만약 심장 꺼내기까지 직접 보여줬다면 비위가 약한 관객들이 난리가 났겠지요.
이 전에 멜 깁슨이 만들었던 The Passion of the Christ도 그랬던 걸 보면 이 양반 피 보는걸 즐기는 듯 싶습니다. 위험한 인물이군요.

꽤 재미있었습니다. 소재도 특이했고 다루는 방식도 꽤 만족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한 줄로 요약하면

불의 전차 이후 최고의 육상영화


가 되겠습니다.

2007년 1월 15일 월요일

묵공 - 밋밋한 부대찌개 같은 영화

지난 주말에는 ‘묵공’을 봤습니다.

‘완벽한 공성전’ 어쩌고 하는 광고 문구 보다는 안성기 아저씨가 나오고 또 원작 만화 자체도 꽤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개봉 전부터 굉장히 호기심을 끌던 영화였습니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나니 아쉬운 부분이 많이 남습니다. 물론 열심히 만들었고 볼거리도 그럭 저럭 많긴 합니다만… 전체적인 느낌은 마치 밋밋한 부대찌개 같았습니다. 먹을건 많이 들어가 있는데 맛은 밋밋한. 그냥 그럭 저럭 볼만한 영화더군요.

가장 큰 문제는 감독이나 편집자의 역량 문제인 것 같습니다.
영화 내내 긴장감이라곤 끌어내지 못하니 재미가 없을 수 밖에요. 조나라의 10만 대군이 조그만 성 하나를 공격하러 온다는데 그다지 긴박한 느낌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이건 거의 감독의 자질 문제가 아닌 듯 싶더군요. 비슷한 예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반지의 제왕 두번째 편의 헬름 협곡 전투는 압도적인 적에게 포위당한 긴박감을 잘 묘사했습니다. 그런데 묵공에서는 함락당하면 주민들이 모두 몰살당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긴박감을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그냥 적이 오니 싸우고 그래서 이겼다는 것 말고는 모르겠더군요.
그리고 영화 중간에 혁리가 조나라 진영을 염탐하러 갔다가 추격 당하는 부분에서도 갑자기 어두운 밤에서 환한 대낮으로 건너 뛰는 등 편집자의 재능을 의심케 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등장 인물들은 많고 조연들도 저마다 한마디씩 해대는데 이걸 제대로 이어 붙이지 못하니 영화는 산만하고 엉덩이는 아파왔습니다.

두번째 문제는 주인공의 압도적인 지략입니다. 그의 라이벌(?)이 되야 할 조나라의 ‘명장’이라는 항엄중은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기 때문에 굉장히 맥빠지는 대결이 이어집니다. 첫번째 공격은 나름대로 재미있었으나 그 뒤로는 밋밋한 전개가 계속되더군요.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도 혁리는 완전히 절망적인 상황을 어처구니 없이 뒤집어 버립니다. 도데체 언제 지하에 갱도를 다 파 놓았다는 것인지.
적을 가지고 놀 정도로 압도적인 능력을 가진 주인공은 잘 묘사하기가 힘듭니다. 잘못하면 너무 일방적인 이야기가 이어지기 때문에 재미가 없지요. 묵공은 바로 이런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내더군요. 주인공이 너무 뛰어나 적장 항엄중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에 긴장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런 이야기에서는 위기의 완급조절이 필요한데 그런게 전혀 없이 일사 천리로 이야기가 진행되니 뭐…

여기에 더해 시나리오를 쓴 사람의 자질도 약간 의심스럽더군요. 주연 배우들 외에도 조연들도 비중이 제법 큰데 비중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이 때문에 이야기가 산만하고 엉덩이가 쑤시는데 일조를 했습니다.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이어지다가 갑자기 조연들이 튀어나와 극의 흐름을 끊더군요. 조연들에 대한 불필요한 묘사 보다도 혁리와 항엄중의 대결에 집중했다면 훨씬 볼만한 영화가 됐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야기 진행의 밋밋함을 제외하면 그럭 저럭 영화였습니다. 초반의 전투장면은 인민해방군을 엑스트라로 동원해서 규모가 크고 제법 전쟁하는 분위기를 느끼게 해 줍니다. 쓸데 없이 날아다니는 액션이 없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전체적으로 매우 밋밋한 영화였습니다. 또 보고 싶진 않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