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강기천姜起千 해병대 사령관과 술을 먹게 되었다. 해병대 준장 하나를 대동하고 나온 강 사령관은 육군사관학교 생도처럼 단정한 자세로 앉아 맥주잔에 조니워커를 가득 따르더니 단숨에 마셔버렸다. 그리고 내게로 잔을 넘겼다.솔직히 50%정도 존경스러운 이야기입니다. 왠지 이것이야 말로 한국인이다 싶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ㅋㅋㅋ. 인용한 책에 따르면 결국은 김상현 의원이 세번째에는 복수(!?)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이것 또한 한국인 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 의원, 내일은 일요일 입니다.”
“강 장군, 내일은 일요일이 아니라 목요일 입니다.”
“우리가 오늘 밤 뻗어서 내일 아침 출근을 하지 못하면 그게 바로 일요일 아닙니까?”
이런 식으로 두 번을 만났는데 두 번 다 내가 졌다.
김성동, 『한국 정치 아리랑 : 한 정치인이 살아온 대한민국 현대사』, (동녘, 2011), 170쪽
이런 소소한 일화는 별로 중요한 일은 아니지만 묘하게 사람을 잡아 끄는 맛이 있어서 좋습니다. 자서전류가 매력적인 이유이기도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