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봉 뒤 예상 보다 호평이 많아서 영화를 직접 보기로 했습니다.
과연. 걸작 까지는 아니더라도 호평을 받을 만 하더군요. 극장에서 공포영화를 본 것은 사일런트 힐 이후 처음인데 영화가 끝날 때 까지 심장이 덜덜덜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여지껏 봤던 공포영화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만 하더군요. 제 옆에서 부부동반으로 관람하던 분들도 계셨는데 부인 분께서 영화 중반 이후 마구 짜증을 내더군요;;;;; 아무래도 귀가한 이후 남편 분이 무사하진 못했을 거라는데 백원을 걸어볼까 합니다. 저는 서울극장 7관에서 봤는데 의외로 부인이나 애인을 동반하고 보러 온 분들이 많더군요. 아니. 하필 이런 영화를?
영화를 본 뒤 친구와 이야기 하면서 생각했지만 역시 이 영화가 덜덜덜 한 이유는 귀신이나 좀비 같은 것은 있을 리가 없지만 사람을 식용으로 가공하는 살인마는 있을 법 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실제로 외국의 연쇄살인범 중에서는 사람을 꿀꺽한 경우가 더러 있죠. 물론 영화 마지막에 나오는 괴물은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습니다만…
듣던 것 만큼 살인이나 시체를 가공하는 장면의 묘사가 잔인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설정이나 연출 때문에 매우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영화에서 가장 끔찍했던 장면은 마지막에 주인공의 애인이 살해당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정말 섬뜩하더군요.
전체적으로는 섬뜩한 영화였는데 영화 중간에 나온 마호가니와 퀸튼 잭슨(Quinton Rampage Jackson)의 격투나 영화 마지막에 주인공과 마호가니의 결투는 조금 웃겼습니다. 재미있었다고 해야 하려나… 잭슨은 마호가니와 치고 받고 싸우면서 웃기는 대사를 주절거리는데 그게 정말 웃깁니다! 그리고 주인공이 사람의 뼈를 가지고 마호가니와 격투를 벌이는 것을 보다가 무의식 중에 킬킬 거렸더니 옆자리의 아주머니가 저를 쳐다보더군요. 조금 뻘쭘 했습니다.
주인공이 살인범 마호가니를 추적하면서 점차 변화해가는 것도 흥미 있었습니다. 채식주의자인 주인공은 마호가니를 추적하다가 식성이 변화해 고기를 먹는 장면은 섬뜩했습니다. 손가락으로 스테이크의 육즙을 찍어먹는 장면이 정말 덜덜덜 하더군요.
꽤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도시괴담류의 이야기 거리를 아주 그럴싸하게 잘 가공했더군요. 마치 보통 라면으로 만든 근사한 요리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아직 원작을 읽어 보지 못했는데 한번 꼭 읽어봐야 겠습니다. 이런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재미있게 보실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