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자료가 있어서 하루 종일 하지(John R. Hodge) 중장 문서철을 뒤졌는데 쓸만한 것을 전혀 찾지 못했습니다. 허탕을 치면 정말 허무하고 우울해지죠;;;;;
그런데 자료를 뒤지다 보니 1949년에 작성된 주한미군 의무감실의 문서가 한 건 있었습니다. 1948년도의 의무활동 결산 보고서인데 잠깐 쉬어가는 셈 치고 보고서를 훑어 보다 보니 1948년도 성병 발병율에 대한 통계가 있더군요. 이 통계를 보니 작년에 John Willoughby의 논문을 언급하면서 인용한 표 하나가 생각났습니다. Willoughby가 인용한 미 제3군의 성병 발병율 통계에 따르면 유색인종이 백인에 비해 성병에 걸리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높았다고 하지요. 주한미군은 독일주둔 미군과 비교했을때 어떠했을까 궁금해 지더군요. 호기심에 해당 통계를 복사해서 비교해 보니 주한미군의 경우도 백인에 비해 유색인종의 성병 발병율이 높게 나타나더군요.
해당 보고서에 실린 1948년도 주한미군의 성병 발병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비록 독일 주둔 미군과 비교하면 낮지만 유색인종이 백인 보다 두 배 정도 높은 성병 발병율을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체 환자 중 82%에 달하는 2924명이 임질(Gonorrhea)에 감염되었고 10%인 360명이 매독(Syphilis) 환자입니다. 나머지 8%인 284명은 기타 성병으로 분류되어있고 구체적인 병명은 기록되어 있지 않군요.
이 문서 외에 역시 하지 중장 문서군에 들어있는 13번 Box의 문서철 두건은 모두 1947년부터 1948년 기간의 주한미군 의무관계 문건들인데 제가 확인해 본 바로는 70% 가까이가 성병관계(;;;;) 기록이었습니다. 특히 두 번째 문서철은 모두 성병관계 기록이더군요. 한번 구체적으로 읽어 볼까 하다가 시간이 없어서 덮었습니다. 이걸 일일이 분석해 본다면 아주 흥미로운 글을 한 편 쓸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당장 필요한 문건은 아니라서 분석은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잡담 1. 그러고 보니 빨리 스캐너를 하나 사야 겠습니다. 표 만드는 것 보다 그냥 스캔하는게 더 편할 것 같군요.
잡담 2. 그런데 역시 골치 아픈 물건들은 통신부호가 가득 섞인 전문들이죠. 어디 까지가 통신부호인지 알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