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멜은 1944년 1월 16일 또다시 일선 시찰에 나섰다. 가장 먼저 방문한 부대는 노르망디의 제711보병사단이었다. 사단장 요제프 라이헤르트(Josef Reichert)는 해변 및 연안 지대에 장애물을 설치하는데 있어 롬멜의 의견에 동의하고 있었고 이미 사단 구역에 방어 시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단 포병은 적군이 해변에 상륙한 이후 포격을 가하도록 배치되어 있었다. 롬멜은 대신 적이 상륙하기 전에 타격할 수 있도록 포병 배치를 변경하라고 명령했다.
다음 이틀은 페캉(Fecamp), 볼벡(Bolbec), 생 발레리(St. Valery), 디에프(Dieppe) 일대에 배치된 제17공군야전사단을 시찰했다. 이 사단 지역에서는 방어 교리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징후가 보였다. 방어 전투를 내륙에서 전개한다는 가정에 따라 일부 벙커를 폐쇄하고 방치해 놓았다. 어떤 지역에서는 지휘관이 벙커를 아예 폭파해 버리고 주저항선을 내륙 안쪽으로 수마일 떨어진 지점으로 옮겨 놓았다.
디에프의 장교 식당에서 회의가 개최되었다. 롬멜은 특별 대우를 받았다. 진짜 커피 한 잔이 나온 것 이었다.(독일에서는 진짜 커피를 대신해 대용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대용 커피는 대개 귀리로 만들었다.) 하지만 롬멜은 방어 계획을 열정적으로 설명하느라 커피는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다. 루게(Friedrich Ruge)* 제독은 마이제(Wilhelm Meise)** 장군이 차갑게 식어가는 롬멜의 커피를 힐끗 힐끗 쳐다보는 것을 보았다. 루게 제독은 롬멜이 보지 않을때 롬멜의 커피 중 절반을 마이제의 커피잔에 따라 주었다. 롬멜은 설명을 마친 뒤 커피를 마시려다가 커피 절반이 사라진 것을 보고 놀랐다.
Mitcham, Samuel W., Desert Fox: The Storied Military Career of Erwin Rommel (Regnery History. Kindle Edition., 2019), Kindle Locations 3661-3672.
*B집단군 해군 참모
**B집단군 공병참모장